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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산골 학살터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 스무 번째 강좌 <우리 역사 오천 년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맡아주신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과 함께한 거창양민학살사건 학살터 탐방에서
▲ 박산골 학살터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 스무 번째 강좌 <우리 역사 오천 년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맡아주신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과 함께한 거창양민학살사건 학살터 탐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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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것이라 해서 역사에서까지 죽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의 역할은 초혼이다. 사자가 자신들과 더불어 묻어버린 미래를 우리에게 되돌려줄 때까지 사자와의 매화는 끊어져서는 안 된다." - 헤이너 뮐러 (Heiner Muller)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 글의 향기, 책의 기운)를 나누고자 하는 연구공간 파랗게날의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 우리 곁의 명승고택에서 열린다. 문학, 역사, 예술, 철학, 말과 글 등 다양한 인문학적 교감을 나눌 예정이다.

파괴된 위령비 박산 합동묘역 위령비는, 1954년 음력 3월 3일 박산골학살터 희생자 517명을 이곳으로 이장, 3개소 묘역을 조성, 1960년 건립되었으나, 1961년 5월 16일 군사정부는 유족회를 반국가단체로 규정, 유족회 간부 17명을 구금하고, 경남도지사의 개장명령에 의해 “정”으로 위령비는 파손되어 땅에 파묻히는 능지처참의 수난을 겪었다.
▲ 파괴된 위령비 박산 합동묘역 위령비는, 1954년 음력 3월 3일 박산골학살터 희생자 517명을 이곳으로 이장, 3개소 묘역을 조성, 1960년 건립되었으나, 1961년 5월 16일 군사정부는 유족회를 반국가단체로 규정, 유족회 간부 17명을 구금하고, 경남도지사의 개장명령에 의해 “정”으로 위령비는 파손되어 땅에 파묻히는 능지처참의 수난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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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건전한 진보, 합리적 보수'를 기약코자 김형국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성유보 전 한겨레신문 편집국장을 모시고 강좌와 대담, 토론의 자리를 마련한 데 이어 가을의 끝자락인 오는 26일(토) 오후 1시 오일칠앙모루(경남 거창군 신원면 대현리 551. 거창사건추모공원 합동묘역 추모각)에서 열린다. 역사의 아픔을 미래의 희망으로 승화하고자 '그리고 더 깊고 더 넓은 우리 시대 이야기'란 주제로 그림과 영화와 강좌로 어우러진 '빛과 소리제 2'가 마련된다.

제1부 '평화·그림·깃발'의 <자색 가지 사이 찰랑이는 햇살. 아, 햇살!>에서는 최순녕·이용석·배정하·박재철·정혜정·안성구·남궁옥·이윤정·김지애·신옥 등 홍익대 미술대 대학원을 나온 현직 화가 및 교수들이 참가하며, 이들과 대화하면서 그림으로 미래를 그려보는 예술꿈나무는 60명으로 선착순 신청을 받는다. 제작된 그림들은 이날부터 국화꽃이 전시되는 보름간 추모공원 합동묘역 언덕에 70여 개의 깃발로 세워 넋을 위로하게 되며, 이후 순회 전시될 예정이다.

애기묘  719명의 피학살자 중 채 열다섯 살을 채우지 못한 아이가 359명.
▲ 애기묘 719명의 피학살자 중 채 열다섯 살을 채우지 못한 아이가 35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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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평화그림 그리기 마당이 마련되는데,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오일칠앙모루 현장에서 신청하고 그릴 수 있다.

제2부 '답사와 해설'은 거창사건의 현장 청연골·탄량골·박산골 학살터를 함께 답사하며 해설을 듣는다. 오후 1시 오일칠앙모루 앞에서 출발한다.

제3부 강좌와 영화의 '비는 마음' <비념>은 제주 4·3사건을 담담하게 객관적으로 그려낸 임흥순 영화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비념>을 함께 관람하고 감독의 영화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눈다. 임흥순 감독은 <숭시>, <나는 접시>, <긴 이별> 등을 감독했으며, 특히 <비념>은 슬픔이 아닌 생명을 아우르는 경계 넘기를 시도한다. 임 감독은 오멸, 장건재 감독과 더불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영화로 주목받는 한국 영화계의 유망한 감독이다.

오일칠앙모루 불에 타 엉킨 주검 더미에서 크기에 따라 유골을 골라내 남자묘, 여자묘, 아이묘로 구분하여 만든 무덤 너머 언덕에서 오일칠앙모루가 내려다보고 있다.
▲ 오일칠앙모루 불에 타 엉킨 주검 더미에서 크기에 따라 유골을 골라내 남자묘, 여자묘, 아이묘로 구분하여 만든 무덤 너머 언덕에서 오일칠앙모루가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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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칠앙모루로 찾아가는 길은, 서울에서 거창까지 서울남부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각 10여 회의 고속버스가 운행되고 3시간 30분이 소요되며, 거창읍에서 신원면 거창사건추모공원까지 하루 19회의 완행버스 및 직행버스가 운행되는데 40여 분이 소요된다. 자가용으로는 올림픽고속도로 거창나들목으로 나와 거창읍에서 신원면 과정리를 거쳐 추모공원으로 가거나 산청나들목에서 나와 신원 방향으로 향하면 된다.

연구공간 파랗게날의 인문학 강좌는 인문학을 아끼는 누구에게나 열린 무료 시민강좌로 진행하며, 인문학 연구 및 강좌의 지속성을 위해 연구회원과 후원회원을 모시고 있다. 

여는 마음 
"정작 알지 못했습니다, 숨 쉬며 살아가는 우리 곁에 어떤 사연들이 배어 있는지. 객지 청계천 어느 헌책방에서 우연히 맞닥뜨린 '거창사건'은 가슴에 커다란 돌덩이로 날아들었습니다. 뛰는 박동과 끓어오르는 슬픔. 봄여름가을겨울 꽃 피고 잎 지는 저 산과 저 들 새 소리에 섞여 속살대는 이야기들이 실상 눈 감지 못한 영령들의 소리 죽인 울음이었다니. 켜켜이 쌓인 책 무더기 속에서야 그들을 만난다는 게 참담하고 부끄러웠습니다.

1951년 설빔도 채 벗지 않은 정월 초나흗날, 일부 어리석은 군인들이 '백성 없는 나라가 어디 있소!'라고 외치는 대한민국의 양민 칠백열아홉 명을 들짐승처럼 들과 산으로 몰아 총질해대, 하얀 눈밭에 튄 선혈이 엄동설한 검붉은 꽃밭처럼 무성하였다니. 열다섯 살을 채 못 채운 아이 삼백쉰아홉, 육순을 넘긴 노인 예순 등 처참한 주검들 위로 마른 나무를 덮고 기름을 뿌려 불태웠으니, 하늘이 울고 땅이 울고…. 아직 감지 못한 시선에 비친 자색 가지 사이 찰랑이는 마지막 햇살이 얼마나 애절했을지….

청연골 여든넷 생명, 탄량골 백 생명, 박산골 오백열일곱 생명, 그리고 열여덟 생명. 그들과 함께 묻힌 미래를 하나하나 되돌려줄 때까지 되뇌어 아로새겨, 다시는 이 땅이 전쟁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를, 다시는 이 땅에 광란의 살육이 춤추지 않기를, 두 손 모읍니다. 저 산 저 들에 흩뿌린 피, 파랗게 날 돋아 꽃 되고 잎 되어 생명의 숲으로 일어서시길."

덧붙이는 글 | 강좌문의 : Daum카페 '파랗게날'.
이이화 기자는 연구공간 파랗게날 대표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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