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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무상급식 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과 오세훈 시장은 이제부터라도 국민 앞에 겸손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떳떳하고 당당하게 처신하라"고 주문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무상급식 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과 오세훈 시장은 이제부터라도 국민 앞에 겸손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떳떳하고 당당하게 처신하라"고 주문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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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정가의 핵심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쏠리고 있습니다. 언론은 연일 여론조사를 벌이고 있고, 누가 가장 적절한 후보인가 물밑에선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민주당이 가장 격하게 싸우는 분위기입니다. 2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서로 댓거리 하며 말다툼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습니다. 살짝 보실까요?

손학규 대표 : "서울시장에 임하는 민주당의 자세는 첫째 둘째 셋째도 겸손이다. 다른 야당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신중한 당내 절차를 밟아 서울시민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야 한다. (중략) 천정배 최고위원에게 의원직 사퇴 재고를 요청했다. 정기국회 앞두고 이명박정부의 반민생 법안을 막으려면 국회 의석 한 석이 아쉽고 중요하다. 서울시장 출마 생각하는 의원들, 절대로 의원직 사퇴를 하지 말아줄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

천정배 최고위원 : "당 일각에서는 서울시장선거의 조기 과열을 걱정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안이한 태도다. 서울시장 후보 선출, 반드시 경선해야 한다. 무늬만 경선이어서는 안 된다. 당대표와 지도부는 관리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선거가 두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우물쭈물해서는 안 된다. 의원직 사퇴를 만천하에 공표했는데 번복하라니. 어제도 모욕감을 참을 수 없을 만큼, 손 대표의 정치적 저의가 의심스럽다.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려고 했는데 내가 걸림돌이 된 건가. 당원과 서울시민들의 냉엄한 판단에 저 자신을 맡기겠다."

분위기 썰렁하죠? 단어 선택도 격한 수준입니다. 평탄하게 잘 지내던 두 사람이 이렇게 팽팽하게 맞붙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요? 대충 상황을 보면 이해는 됩니다.

우선 천정배 최고위원의 상황을 보지요. 29일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와 함께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천 최고위원은 민주당 후보 가운데 6.0%를 얻어 5위를 했습니다.

한명숙 전 총리가 33.9%를 얻어 1위, 뒤이어 추미애 의원이 7.5%로 2위, 김한길 전 의원이 7.0%로 3위, 박영선 의원이 6.9%로 4위, 그리고 천 최고위원인 것이지요. 그밖에 이계안 전 의원(1.9%) 김성순 의원(1.1%) 이인영 전 의원(0.7%) 전병헌 의원(0.1%) 등이 거론됐지만 모두 2% 미만에 머물렀습니다.

손학규와 천정배, 그리고 정동영

여러 후보군들 가운데 천 최고위원이 존재감을 드러내자면 당내 경선을 통해 민주당의 후보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 일단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것이지요. 곽노현 서울교육감의 '2억 전달' 폭탄선언 기자회견 때문에 기사가 묻히긴 했습니다만, 천 최고위원은 28일 의원직과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서울시장 선거에 전념하겠다는 뜻이지요. 

그러나 손 대표가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습니다. 정기국회 앞두고 단 한 석이 아쉬운 판에 너무 진도를 빼지 말아달라는 당부인 것이지요. 한나라당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서 그나마 진보개혁적 의원들이 빠져나가면 내년 총선을 앞둔 마지막 정기국회를 어떻게 치를 수 있겠나 하는 탄식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손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천 최고위원을 비롯 서울시장 후보 출마자들에게 의원직 사퇴를 하지 말라고 권유한 데는 나름의 속뜻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외부영입을 위한 작업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지요. 당내 경선을 통한 후보 결정이 아니라 당 밖의 인사를 추천하는 방법으로 당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그 비판의 대열에 섰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후보들이 서울시장 후보로 많이 거론되고 의지를 표명하는 것은 당 입장에서는 행복으로 봐야 한다"며 "이걸 단속하고 제어하려는 것은 실패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지난 6.2 지방선거의 경선 실패가 시장 낙선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기억하라"며 "설사 한명숙 후보가 다시 도전한다고 해도 경선에 참여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게 확실히 승리하는 방법"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관리에 착수해야 하고 그것이 대표와 지도부의 임무라고 강조했습니다. 6.2 지방선거의 우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선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며 그래야 젊은 층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향하는 길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지요.

"쇄신연대 계파이익 때문은 아니겠지요?"

정 최고위원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반드시 민주당 내부의 민주적이고도 공정한 경선절차가 치러져야 하고, 그것으로 후보가 결정돼야겠지요. 이를 부인하거나 부정할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공당으로서 당연히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그에 따라 적합한 후보등록 절차를 거쳐 경선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그 절차가 생략된다면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정당이라고 하기 어렵겠지요.

다만, 이런 점은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29일 공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와 최고위원간 설전을 보면, 이게 혹시 민주당 계파 싸움으로 변질될 우려는 없나 생각하게 됩니다. 당내 DY계(정동영계)로 분류되는 쇄신연대 소속의 천 최고위원이 선도에서 치고 달리고, 정 최고위원이 뒷받침해주는 형국이라면 이걸 외부의 시선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결국 민주당 당내에서 계파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시도가 시작된 게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지요.

지난 2007년 대선 민주당 내부 경선이 준 반면교사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계파를 동원해 당내에서 조직선거를 해버리면 이것을 누가 공정한 경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민주당 내부 경선이 꼭 이렇게 진행된다고 단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민주당 내부의 이 같은 자중지란과 관계없이 국민적 여론은 서울시장 후보군을 찾아 부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국민은 "내가 무엇이 되겠다"는 사람보다는 "이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지요.

출전한 선수가 모두 1등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게임의 법칙상 모두가 1등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가려내야지요. 어떤 사람이 가장 적합한 후보인지를. 어쩌면 이미 서울시민 가슴 속에서는 "나는 이 사람" 이렇게 정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민주당 당 밖에서는 소위 야권통합운동이 한창입니다. 국민들은 이 운동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운동그룹이 합세한 '혁신과 통합'이 10.26 보궐선거에 대해 어떤 정치방침을 정할지 적이 궁금해들 합니다. 야권통합의 견인차가 될 후보는 누굴까 궁금해들 하겠지요.

선거분석전문가들은 서울시장 선거를 철저한 인물선거라고 분석하더군요. 대통령선거에 맞먹는 인지도를 가져야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입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 또한 인물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입을 모으더군요.

 17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혁신과 통합' 민주진보통합추진기구 제안자 모임 회견에 참석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여는 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17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혁신과 통합' 민주진보통합추진기구 제안자 모임 회견에 참석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여는 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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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통합'의 정치방침은 무엇일까

또 다음달 25일 통합전당대회를 치르게 될 진보정당들이 10.26 보궐선거에 어떻게 임할지 정했다는 얘기를 아직까지 듣지 못했습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이정희 대표, 이상규 전 서울시당 위원장이, 진보신당에서는 노회찬 전 대표, 신언직 전 서울시당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도 경선을 통한 후보단일화든, 그밖에 다른 방법이든 후보를 정하겠지요.

국민참여당 또한 내부 방침을 정해 선거에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야권은 여전히 복잡한 함수관계에 놓여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렇게 따지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잘 아시는 것처럼 지난 6.2 지방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야권후보단일화를 해내지 못한다면 선거에서 이기기 난망한 수준이기 때문이지요.

이와 관련 '혁신과 통합' 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근 민주당 내부의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쓴 소리를 합니다. 국민은 마음에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게 아니냐는 것이지요.

그는 "내년 대선의 구도가 손학규-문재인으로 짜여지면서 대권에 도전장을 낼 정동영 최고위원의 마음이 급해진 게 아니냐"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당내 파열음도 감수하고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의 한국정치 현실은 민주당 빼고도 안 되고, 민주당만으로도 안 되는 아주 절묘한 상황입니다. 또 야권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낙선하는 선례는 이미 수차례 겪었습니다. 실제 힘을 합쳤더라도 그 속에 진정성을 담지 못하면 낙마하는 것도 봤습니다.

국민을 보고, 국민의 의견에 따라, 국민과 함께, 뚜벅뚜벅 가는 정치인이 결국 승자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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