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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난 꼬마 어린이 현식이는 무을풍물의 자랑거리입니다. 저 작고 앙증맞은 손으로 꽹과리를 치며 신명나게 한 판 노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깊었답니다.
▲ 무을풍물의 자랑이자 마스코트 김현식 어린이 9살난 꼬마 어린이 현식이는 무을풍물의 자랑거리입니다. 저 작고 앙증맞은 손으로 꽹과리를 치며 신명나게 한 판 노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깊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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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오늘 여기서 무을풍물잔치를 한다네?"
"와! 우리 오늘 운 좋은데? 그동안 해마다 때를 놓쳐서 한 번도 못 봤는데, 어쩐 일로 일요일에 다 하네 잘됐다. 오늘은 마음먹고 사진 찍으러 나왔는데 잘하면 좋은 사진도 찍을 수 있겠다."

이렇게 신나고 좋은 일이 또 있을까요? 그동안 행사가 많아서 자전거도 자주 타지 못하고 또 가까운 곳에는 거의 다 돌아본 터라 오늘(7일)은 가까운 금오산에 가서 사진을 제대로 담아보려고 나왔어요. 그런데 바로 오늘 이곳 금오산 잔디마당에서 '무을풍물잔치'를 펼친다네요. 해마다 열리는 행사인데도 늘 우리 일정과 맞지 않아서 한 번도 못 봤지요. 운 좋게도 드디어 오늘, 뜻하지 않게 좋은 볼거리를 구경하게 되었네요.

화려한 삼단 고깔이 무척이나 돋보입니다. 무을풍물은 역사도 오래 되었지만, 영남 풍물의 바탕이 된 풍물패랍니다.
▲ 무을풍물잔치 화려한 삼단 고깔이 무척이나 돋보입니다. 무을풍물은 역사도 오래 되었지만, 영남 풍물의 바탕이 된 풍물패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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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풍물의 바탕이 되는 '무을풍물'



언뜻 보면 다른 풍물패와 비슷해보이지만, 크고 화려한 고깔과 삼단 띠를 서로 엇갈려 매는 것이 다르답니다. 또한 북이 장구보다 앞서는 것도 남다르지요. 구미시 문화의 자랑거리, 무을풍물을 여러분께 소개하게 되어 무척이나 기쁘답니다.
▲ 무을풍물 언뜻 보면 다른 풍물패와 비슷해보이지만, 크고 화려한 고깔과 삼단 띠를 서로 엇갈려 매는 것이 다르답니다. 또한 북이 장구보다 앞서는 것도 남다르지요. 구미시 문화의 자랑거리, 무을풍물을 여러분께 소개하게 되어 무척이나 기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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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려는 '무을풍물'은 역사도 오래 되었고, 그 옛날, 구미시 무을면 상송리 연악산 수다사에서 정재진이란 스님이 풍물 가락을 처음으로 만들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그렇게 시작된 무을풍물은 영남지역 풍물의 바탕이기도 하답니다. 6·25 이후, 이남문 상쇠가 김천 금릉군 개령면으로 이사하여 김천에서 이름난 빗내농악(무형문화재 제8호)으로 발전시키기도 했답니다.

그 때문인지, 첫 번째 마당인 '질굿(인사굿)을 시작으로 열두 번 째 마당인 '춤메구(덧빼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마당을 펼치는데, 그 바탕이 불교문화와도 가깝고, 전투농악과 농사굿 형식 등 여러 가지가 어우러져 참으로 웅장하고 경쾌한 풍물놀이랍니다.

열두 마당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제대로 짚어가며 그 뜻을 새기면서 구경하면 더욱 좋겠지만, 그 뜻을 하나도 모르지만, 그저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흥이 나고 어깨춤이 덩실덩실 흘러나옵니다. 실제로 놀이가 펼쳐지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구경꾼들 사이에서 하나씩 나와서 춤을 춥니다. 아이들도 신명나는 가락에 흥이 나는지 풍물놀이패의 놀이에 맞춰 빙글빙글 돌기도 하면서 뛰어다닙니다.

구미시 금오산 넓은 잔디마당에 모인 구경꾼들은 우리네 전통가락인 풍물패의 놀이마당을 보며 모두 흥겨워합니다.
▲ 구경꾼도 신이 납니다. 구미시 금오산 넓은 잔디마당에 모인 구경꾼들은 우리네 전통가락인 풍물패의 놀이마당을 보며 모두 흥겨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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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모를 돌리는 걸 보면 무척이나 신기합니다. 빠르고 경쾌한 리듬에 맞춰 넓은 마당을 몇 바퀴씩 도는 걸 보면...
▲ 상모 돌리기 상모를 돌리는 걸 보면 무척이나 신기합니다. 빠르고 경쾌한 리듬에 맞춰 넓은 마당을 몇 바퀴씩 도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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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이 무동을 타고 서로 마주보며 서있어요. 이날 평택농악과 청도 차산농악이 함께 공연을 하였는데, 위 사진은 평택농악의 '무동놀이'랍니다.
▲ 평택농악 무동놀이 어린 아이들이 무동을 타고 서로 마주보며 서있어요. 이날 평택농악과 청도 차산농악이 함께 공연을 하였는데, 위 사진은 평택농악의 '무동놀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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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이 머리에 수건을 쓰고 빛깔 고운 옷을 입은 모습이 무척이나 귀엽고 예쁘네요.
▲ 평택농악 무동놀이 어린아이들이 머리에 수건을 쓰고 빛깔 고운 옷을 입은 모습이 무척이나 귀엽고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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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을 주체할 수 없는 우리네 얼쑤!

금오산 넓은 잔디마당에는 무을풍물보존회에서 무을풍물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어요. 1996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우수상(문화부장관상)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주춤했던 맥을 다시 이어 '무을풍물보존회'를 조직하고 해마다 공연을 한답니다. 지난 2004년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을 하기도 했지요.

올해 여든살이 되신 김창선씨가 그 옛날 60년 앞서 찍은 사진이랍니다. 18살때부터 무을풍물과 함께 해온 산 증인이시랍니다. 소고를 맡아서 공연을 펼치는데, 여느 젊은이 못지않은 솜씨와 신명이 넘친답니다.
▲ 무을풍물 옛 사진 올해 여든살이 되신 김창선씨가 그 옛날 60년 앞서 찍은 사진이랍니다. 18살때부터 무을풍물과 함께 해온 산 증인이시랍니다. 소고를 맡아서 공연을 펼치는데, 여느 젊은이 못지않은 솜씨와 신명이 넘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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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에는 지금도 무을풍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창선(80)씨가 60년 전에 찍은 사진이 있었어요. 놀이가 끝나고 단원들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듣는데, 지금까지 전통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것을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여기는 게 보이더군요.

단원들 대부분이 고깔을 벗고 보니, 거의 60~80세까지 되는 어른들이셨어요. 18살에 처음으로 시작했다는 김창선 단원은 소고를 맡고 있는데, 그 몸짓이 젊은 사람 못지않게 신명나고 흥겹습니다.

"해마다 이렇게 풍물잔치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연습은 따로 하시는 건가요?"
"농사일이 덜 바쁘면 한데 모여서 한 번씩 꾸준히 연습을 하지. 농한기 때는 자주 모이서 해여, 그래야 이리 좋은 공연을 하지."

단원들을 보니, 9살 어린이부터 젊은 청년, 아주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모두 모였더군요. 무을풍물이 깃발(농기)을 날리며 첫째 마당에 들어서는데 가장 앞에 귀여운 남자 아이가 눈에 띄었어요.

손에 꽹과리(풍물에서는 쇠라고도 하고 매구라고도 함)를 들었는데, 저렇게 어린 아이가 이런 걸 어떻게 할까? 하고 몹시 의아했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보통 어린이들처럼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한테 떼라도 쓰는 듯 삐쭉빼쭉하며 투정부리는 것처럼 보였는데, 막상 마당에 들어서니 꽹과리를 잘도 칩니다. 게다가 상쇠의 몸짓을 그대로 따라하는 걸 보니, 타고난 '신명꾼'이더군요.

무엇보다 못해도 40분 남짓 되는 시간 동안 몸놀림이 하나도 틀리지 않고 잘 따라하는 게 퍽이나 신기합니다. 몸짓 하나도 모두 외우고 몸에 배어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겠어요? 참 놀라웠어요. 이렇게 어린 아이도 우리 것, 풍물을 익히고 공연까지 할 수 있다는 게 내가 봐도 매우 자랑스러웠답니다.

위부터 차례대로, 권창동(60)징수, 김상수(75)징수, 김창선(80)소고수 (이분이 바로 앞서 60년전 사진속 어른이시랍니다.), 그리고 아래 왼쪽은 지금 현재 무을풍물 회장님이신 황진일 어르신 , 오른쪽은 태평소 가락으로 풍물패를 이끌어주던 분이지요.
▲ 무을풍물 단원들 위부터 차례대로, 권창동(60)징수, 김상수(75)징수, 김창선(80)소고수 (이분이 바로 앞서 60년전 사진속 어른이시랍니다.), 그리고 아래 왼쪽은 지금 현재 무을풍물 회장님이신 황진일 어르신 , 오른쪽은 태평소 가락으로 풍물패를 이끌어주던 분이지요.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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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을풍물과 또 다른 농악대

무을풍물은 옷차림부터가 다른 지역의 풍물과는 많이 달랐어요. 머리에 쓴 고깔은 무척이나 크고 화려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석탑을 뜻하는 삼단 고깔이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불교문화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또 북이 장구 앞에 서고 굿가락에 맞춰 오른발이 먼저 나가는 게 남다른데 다른 지역과는 다른 것이라고 하더군요.

무을풍물잔치에 다른 지역의 풍물패들도 함께 공연을 했는데, 평택농악과 청도 차산농악이 있었답니다. 언뜻 보면 서로 비슷한 옷차림에 비슷한 놀이 형식으로 보이는데, 다른 것도 많이 눈에 띄더군요. 고깔 빛깔이 모두 하얀빛이라든가, 바지저고리에 덧입은 쾌자 위에 두른 빨강, 노랑, 파랑, 삼색 띠를 두른 차례라든지 모양 등이 서로 조금씩 달랐어요.

이날, 무척이나 인상 깊었던 놀이랍니다. 평택농악의 '무동놀이'
▲ 무동놀이 이날, 무척이나 인상 깊었던 놀이랍니다. 평택농악의 '무동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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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무동을 태우고도 중심을 잘도 잡습니다. 게다가 저렇게 빙빙 돌기까지 하네요. 아이들의 낯빛에도 무섭거나 두려워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더라고요. 또 삼층으로 탑쌓듯이 무동을 태우고도 모자라서 양쪽에 어린이 두 명이 더 올라섰어요. 팔을 활짝 펴고 중심을 잡는데, 어휴 저러다 떨어지면 어쩌나? 했지만 참말로 훌륭하게 잘해내더군요.
▲ 무동놀이 저렇게 무동을 태우고도 중심을 잘도 잡습니다. 게다가 저렇게 빙빙 돌기까지 하네요. 아이들의 낯빛에도 무섭거나 두려워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더라고요. 또 삼층으로 탑쌓듯이 무동을 태우고도 모자라서 양쪽에 어린이 두 명이 더 올라섰어요. 팔을 활짝 펴고 중심을 잡는데, 어휴 저러다 떨어지면 어쩌나? 했지만 참말로 훌륭하게 잘해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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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방식도 조금씩 달랐는데, '청도차산농악'은 총을 든 사냥꾼과 양반이 함께 풍물패 가락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고 구경꾼들 사이를 오가며 장난끼가 넘치는 익살스런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평택농악'은 어린이 단원이 많은 게 남달랐어요.

빛깔 고운 옷을 입은 아이들이 머리에 수건을 쓰고 춤을 추는 몸짓이 무척이나 귀엽고 예쁘답니다. '무동놀이'라고 하는데, 이 놀이마당 가운데에서 어른들 어깨 위에 무동을 타고 그 위에 또 태워서 한바탕 돌고 노는데 아슬아슬하면서도 참 재미있었지요. 어린 아이들이 그 높은 곳에 올라가서도 중심을 잘 잡고 낯빛 또한 생긋이 웃는 모습이 여간 잘하는 게 아닙니다.

신명이 넘치는 우리네, 예로부터 그랬다지요? 오늘 이 무을풍물잔치를 보면서 우리 나라 전통악기의 기본이 되는 북, 장구, 꽹과리, 징 이런 것들이 내는 울림이 참으로 묘하게 느껴집니다. 태평소(호적, 날라리라고 함) 가락에 맞춰 울려 퍼지는 풍물패의 장단은 무척이나 단조로운 리듬이지만, 북소리에 가슴이 쿵쾅거리고 꽹과리 소리, 징소리, 장구 소리에 저절로 어깨가 들썩여지니 말이에요.

누구라도 이런 풍물패의 소리를 듣는다면,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겠지요? 놀이가 끝날 때까지 손뼉을 치며 구경하던 구경꾼들도 마지막엔 모두 나와 저마다 손수 꽹과리도 쳐보고 징도 치면서 덩실덩실 춤을 춥니다. 나도 사진기를 팽개치고 나가서 한바탕 그들과 어울려 춤추고 싶은 걸 꾹 참느라고 혼이 났네요.

우리 지역에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역사를 지닌 훌륭한 풍물패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뿌듯하고 자랑스럽답니다. 이날 멋진 공연을 펼쳐준 무을풍물놀이와 평택농악의 '무동놀이' 동영상을 함께 올립니다. 아마 보고 있으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일 거에요.

▲ 무을풍물잔치 지난 7일, 구미시 금오산 잔디마당에서 '무을풍물축제'가 열렸습니다. 오랜 역사와 구미시 문화의 자랑거리인 이 잔치의 놀이마당을 편집하여 소개합니다. 이틀에 걸쳐 이 행사가 열렸는데, 첫째 날엔 '무을풍물'이 나게된 곳인 구미시 무을면 상송리 '수다사'에서 열렸고 둘째날에는 구미시 금오산에서 열렸답니다. 모두가 신명나게 놀아보는 즐거운 시간을 소개합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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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농악 무동놀이 무을풍물축제에 다른 농악대에서도 함께 했답니다. 그 가운데에 평택농악의 '무동놀이'가 무척 인상 깊었답니다. 어린 아이들이 무동을 타고 중심을 잡으며 한바탕 신나게 돌며 노는 모습을 동영상에 담았습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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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구미시의 자랑거리인, 무을풍물은 지금 현재 황진일 회장님을 비롯하여 여러 단원들이 함께 그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지요. 앞으로도 구미시의 자랑거리인 '무을풍물'을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1963 10월 전국농악경연대회 우승
1964년 전국농악경연대회 우승
1965년 전국농악경연대회 우승
1966년 5월 영남민속경연대회 특등상
1966년 10월 전국민속경연대회 우승
1996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농악부문 우수상
2004년 5월 전주대사습놀이 농악부문 국무총리상
2004년 6월 정읍황토현농악 경연대회 우수상
2005년 10월 전국민속예술축제 장려상



태그:#무을풍물, #구미 금오산, #평택농악, #풍물패, #무을풍물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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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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