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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화성시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자 시절 홍순권씨가 운영하던 웹사이트 초기 화면. 이 사이트는 며칠 전에 폐쇄되었다.
 한나라당 화성시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자 시절 홍순권씨가 운영하던 웹사이트 초기 화면. 이 사이트는 며칠 전에 폐쇄되었다.
ⓒ 인터넷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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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뉴라이트 인사 공천' 후폭풍이 결국 '내부 반란'으로 이어졌다.

이인수 전 민주당 과천시장 예비후보가 10일 "민주당이 한나라당 출신 뉴라이트 인사를 과천시장 후보로 공천함으로써 김대중, 노무현 전직 대통령의 올곧은 정신과 유지를 계승하지 못하고 자멸하는 길을 택했다"며 민주당을 탈당, 국민참여당에 입당했다.

민주당 경기도당 공천심사위는 지난 4월 29일 홍순권 전 민추협 전문위원을 과천시장 후보로 공천했다.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결정이었다. 홍 후보는 지난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선대위의 경기도당 특보를 맡았던 인물로, 2007~2008년 선거 당시 경기도 화성시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기 위해 다른 후보와 경쟁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에 반발, 지난 5일부터 단식농성을 진행해왔다. 과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지난 4일 성명서를 내고 "공천이 이대로 확정된다면 민주당은 영원히 과천지역에서 반민주정당으로 비판받을 것이고 역사의 조롱거리로 남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공천을 조건 없이 철회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홍순권 후보는 민주당 과천시장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한나라당 위해 목숨 바치겠다던 후보 공천? 안상수 데려다가 당 대표 시켜야"

이 후보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얼치기 좌파정권이라고 매도하고 '한나라당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말한 홍순권씨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전면 부인해온 사람"이라며 "차라리 안상수 의원을 데려다가 민주당 대표를 시키는 게 낫지 않겠냐"고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이 자리에서 엄숙히 선언하는 바이다, 민주당은 사망했다"며 "사망한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참여당 당원들과 함께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김진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경선에서 경쟁하고 있는 유시민 후보를 지목해 "두 전직 대통령의 유지를 더 잘 계승하고 있는 후보", "본선경쟁력이 더 높은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민주당으로선 경선일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지역 일꾼 한 명을 뼈아프게 잃은 꼴이 된 셈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이 후보는 김형탁 진보신당 과천시장 후보 공개 지지도 선언했다. 그는 "류강용 민주노동당 후보와 김형탁 진보신당 후보를 만나 야권 단일 후보 논의를 재개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류 후보와는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며 "김형탁 후보와 함께 과천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표 되면 누구든 끌어들이는 민주당, 이번 사태 계기로 각성해야"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은 이 같은 이 후보의 결정에 환영의사를 밝혔다.

국민참여당 경기도당 과천지역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인수 후보가) 국민참여당 입당 및 과천시장 단일화에 대해 어떠한 반대급부도 요구하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우리는 그의 결단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참다운 자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며 위로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홍순권 후보의 과천시장 후보 공천 확정에) 과천의 많은 민주시민들의 우려와 항의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과천의 민주당원 및 민주당 소속 지방선거 후보들의 행태를 보면서 우리는 개탄을 넘어 절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음을 밝힌다"며 "민주당은 과천시민을 모독하는 뉴라이트 인사 시장 공천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진보신당도 이 후보의 김형탁 후보 공개 지지 선언을 환영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 후보의 선택은 민주당이 지역별 야권 단일화를 성실하게 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그것을 성실히 하겠다는 후보 대신 당의 정체성에도 반하는 뉴라이트 인사를 공천한 것에 대한 '사필귀정'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부패선거를 비판하고 있지만 정작 민주당도 표가 되면 누구나 끌어들이는 선거를 하고 있다는 점이 방증된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 후보가 김형탁 후보를 공개 지지한 것을 계기 삼아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홍 후보에 대한 외부의 비판은 나도 옳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후보가 홍 후보를 비판하면서 그와 똑같이 당적을 옮긴 것이 그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태그:#지방선거, #뉴라이트, #과천시, #홍순권, #이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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