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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추기경의 선종(善終)과 노 대통령의 도종(道終)
남명선생의 민암부를 실현하신 노 대통령

사람은 죽는다. 다만, 어떻게 죽느냐에 따라 그 의미만 다를 뿐이다.

죽음은 그 자체를 의미하는 死(즉을 사), 단순히 수명의 다함의 卒(다할 졸), 할 일을 모두 마침의 終(마칠 종), 하던 일을 손 털고 가는 逝(갈 서)가 있다. '死=歹+匕' 조합으로서 시체(뼈앙상할 알歹) 앞에 무릎을 꿇은(몸기己 또는 숟가락 비匕) 모양으로 죽음을, '逝=手+斤+辶' 조합으로 삶에서 손(손 수手)을 끊고(도끼 斤) 걸어 감(걸을 착 辶)을, 逝去(서거)는 할 일을 후사(後嗣)에게 맡기고 손 털고 걸어서 저승으로 감(去)을 의미한다.

'道=首+辶'조합으로 지도자(머리 首)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걸을 착辶) 일을 의미하고 도종(道終)은 학문·정치의 이상적인 삶을 행하여 마침을 의미하고 선종(善終)은 선한 삶을 행하여 마침을 의미한다. 죽어 저승으로 감을 死去(사거)라고 하고 이를 높인 말을 逝去(서거)라고 한다. 가장 바람직한 삶과 죽음의 형태는 도종(道終)과 선종(善終)으로 자연의 순리에 동화된 상태를 말한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죽음을 선종(善終)이라고 했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도종(道終)이라 할 수 있을까?

공자님은 '조문도석사가의朝聞道夕死可矣: 아침에 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했다. 도문, 도행, 도종(道聞, 道行, 道終)중에서 도문(道聞)의 단계만 '얻어도 죽어도 좋다'고 하셨다.

박정희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측면에서 높이 평가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위민사상과 경제건설의 통치자로서 도문, 도행, 도종을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국장(國葬)을 하지 않았을까?

노 대통령은 사회 안전과 질서유지의 측면에서는 높이 평가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위민사상의 정치와 행정, 그리고 탈권위주의와 민주주의의 정치와 통치자로서 도를 듣고, 도를 행하고, 도를 마쳤다고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건국 60년사에서 발전중심과 권위로 굳어진 정치형태를 분배와 복지, 그리고 탈권위주의의 정치로 바꾼 분이 아닐까?

남명선생은 민암부에서 백성은 물이요 군주(권력자)는 배라고 하시면 民意(민의)를 거슬리는 군주는 백성이 엎을 수 있음을 알리고 희구(希求)하셨습니다. 노대통령은 물의 힘으로 분배와 복지, 탈권위주의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 남명선생님의 염원을 이루신 분이 아닐까?

남명선생님은 경의(敬義)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셨다.

人之愛正士(인지애정사)
好虎皮相死(호호피상사),
生卽欲殺之(생즉욕살지)
死後方稱美(사후방칭미)

바른 선비, 위민정치 사랑하는 국민,
호랑이 가죽 좋아하는 것과 같아,
살아생전에 죽이고자 해 놓고,
죽은 후에 그 이름 아름답다 하네!

노대통령께서 진정으로 바른 선비이시며 호랑이 가죽이 아닐까? 살아 생전에 그렇게 죽이고자 해 놓고 돌아가시자 그 이름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필자는 감히 노 대통령을 남명선생님의 민암부를 실현하신 분, 도종(道終)을 하신 분으로 모시고 싶다. 그 분의 진정한 뜻을 받들어 국민이 화합하는 화쟁(和爭)을 하였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석종근 기자는 남명학연구원 이사 겸 진해지부장입니다.



태그:#석종근, #남명사상, #민암부, #노 대통령, #위민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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