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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아이건강국민연대와 함께 '한국의 아이들이 위험하다' 기획기사를 내보냅니다. 영양불균형, 가공식품 섭취, 체력 약화, 실내 위주 생활 등으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병들고 있습니다. 아이들 건강 문제는 이제 손 잘 씻고 이 잘 닦는 옛날식 사고방식으로는 해결할 수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오마이뉴스>와 아이건강국민연대는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아이들 건강 문제가 폭넓게 논의돼 국정지표로 선정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이번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말]
사탕수수나 사탕무우에서 정제된 자연산 감미료인 설탕은 대표적인 중독성 물질이다. 식품업계는 이런 설탕을 탄수화물, 당, 감미료, 설탕이라는 이름으로 필요에 따라 사용하고 있으나 설탕은 탄수화물에서 분리하여 사용하여야 마땅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설탕과 함께 사용하는 합성 감미료들에는 사카린, 아스파탐, 시클라메이트, 아세설팜, 수크랄로오스 등이 있는데 합성감미료는 가격도 저렴하고 칼로리도 적어 설탕 대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설탕보다 더 문제가 많다.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자작나무에서 뽑아낸다는 자일리톨, 스테비아 잎에서 추출한 스토비오사이드 등을 사용하여 안전성을 강조하며 판매를 촉진하고 있는데 이것들도 설탕처럼 정제된 것들이기에 일정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포유류는 구강이 기본적으로 단맛을 즐기는 구조여서 단맛에 길들이기 시작하면 쓴맛, 신맛 등 다른 미각들은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이렇듯 단맛은 중독성을 일으킬 뿐 아니라 필요 이상의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그러기에 어려서부터 아예 단맛에 길들이지 않는 식습관을 기르는 것이 평생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어린이들이 찾는 기호 식품인 청량음료, 아이스크림, 과자 ,초콜릿, 씨리얼, 케이크 등은 거의 대부분 설탕 덩어리다. 이러다 보니 10대 후반 아이들의 50%는 이미 설탕 중독 현상을 보이고 있고 중독현상을 보이는 아이들의 절반은 심각한 설탕 중독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탕과 합성감미료는 수없이 많은 질병을 일으키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설탕은 백혈구 활동을 저하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혈당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신경을 날카롭게하고 충동성을 강화하며,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유발하여 비행청소년을 만들고,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시켜 중독성을 일으키며, 비타민과 미네랄 부족을 초래하고, 위의 소화 작용과 단백질 흡수를 방해하며, 비만을 일으킨다.

결론적으로 설탕은 비만 ⁃ 당뇨 ⁃ 골다공증 ⁃ 암 등 습관성 질병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보아야 한다.

설탕은 전세계적으로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02년 국민 1인당 1년 소비량이 약 23.4Kg이나 된다고 하니 2007년 현재는 약 25Kg 내외로 추정된다. 식생활유형을 분석하면 아이들의 소비량이 어른들보다 몸무게 당 섭취하는 양에서 약 2배는 되리라 본다.

설탕의 하루 권장량은 학자들마다 차이가 있는데 하루 5~27g 사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설탕에 대해서는 조금 너그러운 편이다. 이유는 설탕과 관련한 선진제국의 산업구조 때문이며 여기에 각종 연구의 미흡이 한몫하고 있다. 그럼에도 WHO는 몸무게 1Kg 당 0.5g은 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총권장량은 1일 27g으로 제한하고 있다.

탄수화물이 몸속에서 당으로 분리되어 흡수되기에 우리 몸은 특별하게 설탕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하루 권장량은 성인은 10g, 어린이는 5g 이하이면 적절하리라 판단된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성인은 약 4Kg, 어린이는 약 2Kg 정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 1인당 25Kg을 소비하고 있으니 얼마나 많은 양의 설탕을 소비하는지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현재 시판되는 가공음료, 과자류, 제빵류, 통조림, 술, 담배 등 모든 가공식품에는 설탕이나 합성감미료를 사용한다고 보아야 한다. 설탕과 전혀 무관할 것 같은 담배를 예를 들면 영국산 담배는 설탕이 평균 17%, 미국산 담배는 설탕이 평균 10%, 한국산 담배는 설탕이 평균 6%, 프랑스산 담배는 2%라고 한다.

설탕 함유량이 가장 많은 영국산 담배를 피우는 영국인이 전 세계에서 폐암 발병율이 가장 높다고 하는데 설탕이 2%인 프랑스는 폐암환자가 영국의 1/3 수준이라고 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설탕과 담배 잎이 함께 타들어가면서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웰빙 바람이 불면서 무가당 무설탕음료, 무설탕소주가 시판되며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지만 설탕을 대신한 자연산 감미료 혹은 합성감미료를 사용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문제는 해결이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합성감미료는 칼로리가 낮아 비만에는 도움이 되나 장기 복용 시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합성감미료는 가격 경쟁력이 있어 각종 가공식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의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단맛을 즐기지 않는 식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필자는 민주화 운동 관련하여 두 번 투옥된 적이 있는데 담배보다 자판기 커피가 더 생각이 많이 났다. 교도소는 담배나 커피의 반입이 금지되어 있는데 나는 투옥되기 전에 자판기 커피를 하루 5잔 내외를 즐기는 식습관을 갖고 있었다. 당시는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자판기 커피 속에 들어 있는 설탕 때문이라는 것을 한참 후에야 터득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담배를 끊으면 자기도 모르게 단맛을 찾게 되는 것도 담배 속에 있는 설탕의 중독 현상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설탕을 끊는 것이 담배 끊는 것보다는 쉽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담배 중독자나 알콜 중독자는 담배와 술에 들어 있는 설탕탓에 설탕 중독 증상을 겸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단맛에 길들여져 설탕에 중독된 아이들의 현재 상태와 아이들의 미래를 점검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장년에서 수없이 많은 습관성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능력에 비해 학력이 떨어진다.
셋째,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일으키거나 비행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많다.
넷째,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많다.
다섯째, 과음을 할 가능성이 많다.
여섯째, 심한 중독자는 키가 덜 자랄 수 있다.
일곱째, 성장기 비만으로 자랄 가능성이 많다.
 

우리는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사랑으로 만나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을 살고 태어난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 나를 키운 것은 물과 바람과 땅과 햇빛을 자양분으로 한 먹을거리다. 이 먹을거리가 과학이라는 이름과 결합하면서 자연의 질서를 깨뜨려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나 사탕무우를 먹는 사람은 건강하나 여기서 추출한 정제된 먹을거리인 설탕을 먹는 사람은 오만가지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중독성 물질인 설탕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단맛에 길들여지기 쉬운 인간의 신체구조와 조금이라도 많이 팔아야 하는 가공식품 업계의 상술 그리고 먹을거리에 무지한 부모들의 의식구조가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 입맛을 단맛에 길들이지 않으려면 다음과 같은 수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가공되지 않은 물을 잘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단맛에 길들여지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요구르트를 포함한 단맛 나는 가공음료다.
둘째, 모유 수유다. 분유는 일정한 단맛이 있어 아이들의 미각을 단맛에 길들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셋째, 이유식 때 단맛의 농도를 낮춰야 한다.
넷째, 보육시설 혹은 어린이집에서 가공식품으로 간식을 제공하는 풍토를 없애야 한다.
다섯째, 이미 다 자란 아이라면 설탕의 문제점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눠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와 같은 조건 속에서 설탕 섭취를 줄인다는 것은 가공식품을 줄이는 것이고, 담배와 술을 절제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중년과 노년을 염두에 둔다면 아이들의 먹을거리에 관심을 둬야 한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단맛에 길들이지 않는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용중 기자는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총장을 맡고 있습니다.



태그:#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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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건강과 관련한 기사를 쓸려고 합니다. 정보화 사회로 진척되면서 나타나는 가장 큰 병리현상이 자라나는 세대의 건강 문제이고 이 중심에 아이들 비만이 있습니다. 급증하는 아이들의 비만에 대해 심층있는 기사를 써서 널리 알리고 성장기 비만 방어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조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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