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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뉴스와의 차별화를 선언하며 기자와 프로듀서의 결합으로 생활에 밀접한 뉴스를 표방한 <뉴스투데이>. 경성뉴스보다는 연성화된 뉴스를 중시하고, 기존 뉴스에서 자세히 다룰 수 없었던 내용을 심층보도 하겠다는 기획의도로 지난해 5월 3일 첫방송을 시작했다.

방송 초기에는 속보성 있는 내용이 없고 '시사기획'이 시의성과 무관한 아이템이 대부분이어서 '뉴스도 없고 투데이도 없다'(매비우스 99년 5월 모니터 보고서 참조)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뉴스, 매거진, 문화탐험류 교양정보가 혼재된 백화점식 나열로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찾지 못했던 초기 모습에서 1년이 지난 지금, <뉴스투데이>의 모습은 어떠한지 살펴보자.

<뉴스투데이>는 김진수, 황정민 아나운서가 진행하며 하루평균 10개 내외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방송 3사의 저녁종합뉴스가 하루평균 30-40여개의 뉴스를 전하는 것에 비하면 1/3 수준이다. 뉴스 꼭지수가 적은 만큼 각각의 꼭지는 평균 2-3분, 길게는 7분여 동안 방송되기 때문에 뉴스의 면면이 비교적 상세히 전달되는 장점이 있다.

저녁종합뉴스에서 비중있게 다뤄지는 정치, 경제정책 등에 대한 뉴스는 제외시키거나 단신으로 보도하는 대신 생활경제 관련 뉴스를 비중있게 소개하는 차별화된 모습도 보인다.

26일 방송된 '이제 남성도 부엌일'이 대표적인 예. 통계청의 자료를 근거로 기혼남성의 1/5이 가사일에 참여하며 일요일엔 1/8이 장보기 등의 쇼핑에 함께 하는 것으로 생활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비중있게 전달했다. 같은날 <9시뉴스>에서는 같은 자료를 근거로 성인들의 하루 노동시간이 8시간을 넘는다는데 초점을 두고 보도해 같은 아이템을 다른 시각으로 전달했음을 알 수 있었다.

태아의 성(性)을 감별한 의사에게 면허정지 처분은 과하다는 법원의 판결에 여성계가 반발하고 있다는 '면허정지는 심하다?'(26일), 울산시 터미널에서 포상금을 노리고 쓰레기 투기 현장을 카메라로 촬영해 고발하는 감시 카메라 때문에 거리가 깨끗해졌다는 '역시 고발이 묘약'(26일), 불법주차 단속이 구청과 견인업체의 이해관계 때문에 부당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음을 고발한 '단속인가, 돈벌인가'(27일) 등을 자세히 보도한 것도 <뉴스투데이>의 성격을 잘 드러낸 것이었다.
그러나 정보력과 속보성이 떨어지는 기획물은 여전하다.

롤러 브레이드와 킥보드가 인기를 끌고 있으니 '보호장구 꼭차라'는 내용과 성형수술을 하려면 '올 여름 수술해요', '직업 성영역 파괴', '쓰레기 댐'(이상 25일), 시중에서 유통되는 음식에 세균이 발견됐고 여름 보양식도 가려먹어야 한다는 '조심해서 드세요'(27일), '피서 절정 체증시작'(28일) 등은 이미 뉴스라는 이름으로 전달될 새로움이나 정보가 전혀 없는 내용이다.

세태 묘사를 빌미로 특정회사를 홍보하는 듯한 홍보성 아이템과 볼거리 중심의 흥미유발을 위한 아이템도 거슬린다.

올여름 노출패션이 유행한다고 소개한 '더워서 벗었어요'(27일)는 특정회사 디자이너가 나와 유행을 설명하고 패션쇼 같은 장면을 연출해 노출패션으로 옷입기를 조장한다. 명동이나 대학가 등 어느 특정지역에서만이 흔하게 볼 수 있는 노출패션을어느 거리에서고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같은 날 보도된 '디지털 짝 맺어주기'의 경우도 특정 회사의 커플매니저를 찾아가 그들이 일하는 것과 그 회사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행사를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다.

28일 방송된 '짭짤한 효자상품'은 극장에서 판매되는 팝콘과 음료가 시중가 보다 비싸서 극장의 수익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며 극장내 독점영업을 부추기고 있다. 극장에서 입장료 수입에 버금가는 수입을 간식판매로 얻고 있는 것은 외부에서 산 간식의 극장내 반입을 금하고 독점영업을 하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을 고발하는 것이 뉴스 프로그램의 역할이 아닌가 묻고 싶다.

'여름 특수 음료전쟁'(28일)은 노골적으로 특정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미과즙 음료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특정 상품의 광고를 그대로 보여주고, 특정 상품에 대해서만 상품이 화면에 드러나게 한 것이다. 선사시대를 재연한 오픈세트가 관광명소로 개발될 수 있다며 영화 '단적비연수'의 촬영현장을 소개한 '그곳에 가고싶다'(28일)도 마찬가지. 선사시대 세트보다는 영화 촬영중인 배우들 인터뷰를 통해 영화홍보에 더 치중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자체 제작하지 않은 것을 편집만 해서 방송하면서 자사 프로그램 홍보에 이용하는 것이다. 환경스페셜에서 방송할 '두꺼비의 사랑'(26일)이나 여름특집 8부작 '인체 대탐험'(28일)의 예고편에 해당하는 내용을 뉴스로 전한다. 더구나 자체적으로 취재한 것도 아닌 내용을 편집만 해서 보여주면서 다른 꼭지들의 2배 이상 길게 방송하는 것은 무성의한 제작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뉴스투데이>가 정착해가면서 기존 뉴스와의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심층적인 보도와 시사성 있는 기획물로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찾기보다는 일회적인 흥미유발성 아이템에 치중하고 있어 제 자리를 찾았다고 보기 어렵다. 해설과 분석이 있는 뉴스, 일상생활에 유용한 정보가 있는 <뉴스투데이>는 아직 희망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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