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1.13 08:59최종 업데이트 21.01.1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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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위한 수업>(인터뷰·글 마르쿠스 베른센, 기획·편역 오연호)을 읽은 독자들이 '행복한 배움', '행복한 우리'를 만들어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글은 독후감 대회 가작 수상작입니다.[편집자말]

교실 ⓒ pixabay

 
<삶을 위한 수업>을 읽은 사람들의 생각은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이렇게 좋은 교육제도를 그대로 우리나라에 가져올 수는 없을까?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교육을 제공할 수는 없을까? 성장기의 내가 이런 교육을 접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때 아이들을 가르쳤던 사람으로서 아쉬움과 부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는 막중한 부담감이 뒤따른다. 아이들은 금방이라도 부서지기 쉬운 존재들이다. 그러면서도 우스꽝스러운 멘트 한 마디에 금세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떻게든 변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들이기에 가르치는 이는 항상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 말 한 마디, 가벼운 미소 따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가르치는 이의 감정이나 상황, 가치관은 말할 것도 없다. 가르치는 이는 아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아주 중요하다'는 말로는 그 무게를 다 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이다.


이 책 <삶을 위한 수업>에는 그 일을 멋지게 해내는 10명의 덴마크 교사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이뤄낸 성과와 교육관은 하나같이 본받아야 할 것들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들을 본받을 수 없는 처지이다. 해방 이래 지금껏 형성되어 온 관습과 문화가 덴마크와는 너무나 다르다. 또 부익부 빈익빈 속에서 파생된 극단적인 교육열 때문에 우리는 '좋은 제도'가 무엇인지를 알면서도 '좋은 제도'를 실행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리는 어쩌면 잘못된 교육제도와 문화의 희생양일지도 모르겠다. 질문이 허용되지 않는 수업 시간, 높은 성적을 요구하기만 하는 입시 제도, 인구 대비 엄청나게 많은 대학들과 그 학교들 사이에 매겨지는 등급들...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압박한다. '완벽주의'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완벽하지 못한 스스로를 비난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상처를 받아온 부모님들에게 비난받으며 살아왔다. 우리도 그런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비난할지도 모른다. 상처가 대물림될지도 모른다. 이 대물림을, 업보를 우리 대에서 끊어내야 한다.

어떻게 끊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적어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극단적인 경쟁의 상처를 덜어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행복한 교육'을 이뤄낼 수 있을까? 이런 문제들을 고민하다가 오연호 작가의 전작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바로 '사랑'. 답은 '사랑'이었다. 

작은 수업 하나가 한국 사회를 바꾼다면 
 

'삶을 위한 수업' 책 표지, 마르쿠스 베른센 (지은이),오연호 (편역) ⓒ 오마이북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이다. 교육열이 극단적으로 치닫는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사랑 실천'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점점 잃어간다. 그 때문에 부모자식 간의 사랑, 친구와 이웃 간의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초등학교 '바른 생활'부터 시작해서 중학교 '도덕', 고등학교 '윤리'를 배우지만, 그 과목들은 이론적이기만 할 뿐, '실천'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우리는 '사랑 실천'을 배우기도 전에 '경쟁'부터 배운다. 옆 사람을 제치고 1등을 하는 법, 옆 친구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가는 법을 배운다. 아니, 강요받는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그래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자랄수록 상처만 더 많아진다.
이 때문에 아이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수업 시간이 각 학급, 학년마다 시행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었다.

수업 시간에 '사랑을 실천하는 법'을 가르친다면 학교 공부 이외에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협동하고 배려하고 함께 무언가를 성취하는 법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혼자 무언가를 획득하는 것보다 함께 했을 때 성취감을 느끼는 시간이 많아져야 아이들도 '경쟁'의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사랑 실천'을 자연스럽게 몸으로 습득하게 될 것이다. '함께 성취'를 통한 '사랑 실천'의 경험이 많을수록 아이들의 내면도 행복으로 가득 찰 것이고, 학교에도 사회에도 선한 영향력이 더 널리 퍼지지 않을까? 

행복한 교육은 가르치는 이가 행복할 때 가능한 일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가르침을 받는 이도 행복해야 한다. 양자가 모두 행복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행복한 교육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당장 교육제도 개혁을 일으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냥 작은 수업 하나, '사랑 실천' 수업부터 해 보는 것이다. 그 수업 하나로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들의 교육관이 아주 조금씩, 천천히 바뀌지 않을까? 그 수업들이 쌓이고 쌓여서, 경쟁보다 사랑이 만연한 사회로 발전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삶을 위한 수업 -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

마르쿠스 베른센 (지은이), 오연호 (편역), 오마이북(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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