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9 13:37최종 업데이트 20.12.2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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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위한 수업>(인터뷰·글 마르쿠스 베른센, 기획·편역 오연호)을 읽은 독자들이 '행복한 배움', '행복한 우리'를 만들어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글은 독후감 대회 우수상 수상작입니다.[편집자말]
어렸을 때 나의 꿈은 교사였다. 학생들에게 내가 가진 지식이나, 정보, 경험 등을 나누고 소통하고 아이들의 참된 성장을 지켜보면서 함께 웃고 울며 성장하고 싶은 뜻을 품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지금 나의 직업은 교사는 아니다. 학생들과 거의 마주칠 일이 없는 직업을 갖고 있다.

얼마 전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의 결혼식에서 옛 짝꿍을 만났다. 고등학교 때에도 무척 공부를 잘 했고 실제로 교대에 갔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인연이 끊겼던 친구다. 우연히 다시 만났다.


그 친구는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의 목표이자 꿈인 교사가 실제로 되어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이뤄낸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속 얘기를 들어보니 힘들게 몇 번의 낙방 끝에 교사가 되었다고 했다. 희미하게 웃으면서 "이제 막 초보 교사 티가 벗겨졌는걸. 아직 많이 부족해" 라며 수줍어하는 친구에게 정말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해주었다.

그리고 며칠 뒤 친구가 나에게 아직도 책을 자주 읽고 많이 읽냐고 물어왔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랬더니 친구가 <삶을 위한 수업>이라는 책을 추천해 주었다. 본인의 직업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이기에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매일 노력하고 배움의 가치를 아는 나도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퇴근 후 그 날 바로 서점으로 갔다.  

'삶을 위한 수업' 책 표지, 마르쿠스 베른센 (지은이),오연호 (편역) ⓒ 오마이북


그리고 단숨에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삶을 위한 수업>을 교사인 친구가 왜 내게 추천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친구는 교사인 신분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며 현장에서 느끼는 자신의 고민을 나와 공유하고 싶어했고, 나와 고등학교 시절 나눴던 생각 공유에 대한 추억 소환으로 이 책을 건넸다고 생각한다.

결혼식 때 밥을 먹으며 내가 물었다. 우리가 학생 시절일 때와 지금의 교육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느냐고, 중학교 아이들을 컨트롤 하고 가르치는 일이 어렵지 않냐고 물었다. 친구의 대답은 우리가 학생일 때인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다만 요즘 아이들은 더 여유가 없다고 했다. 오히려 이기적이고 조급한 개인주의 성향을 지닌 아이들이 더 늘어났다고 했다. 자신 또한 아직은 초보 교사이고 정해진 진도를 빼기 위해 마음이 급하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성장 속도나 학습 속도에 발맞춰 관심과 조언을 해 주지 못하는 환경이 아쉽다고 했다.

아마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에 가까운 덴마크 교사 이야기를 내게 소개해 주고 싶었나 보다. 자율적이고 여유로운 환경과 올바른 교육 철학 확립에 대해 공감을 원하는 의미에서 이 책 <삶을 위한 수업>을 추천했다고 생각한다. 비교적 외국 아이들은 자신만의 확고한 소신을 갖고 원하는 진로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예전 고등학교 짝꿍 시절에 나눴던 대화들이 떠올랐다. 다양한 문화를 잘 흡수하고 배타적이지도 않으며, 자기 주도적으로 자유롭게 진로를 선택하고 대학을 갈지 안 갈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외국의 문화와 환경적 분위기에 대해 떠들던 그 시절이.
 

ⓒ 오마이뉴스

 
그때 우리는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던 고등학교 1학년이었기 때문이다. 왜 이 과목을 배우고 학습하고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의 시간을 갖기 전에 공부를 해야 했다. 정해진 과목들을 소화하고, 외우고, 이해하고 수능이라는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암기 위주의 학습을 강요당했던 시절이었다.

좀 더 발전적이고 주도적으로 나만의 속도로 이해하고 성장하는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학교나 가정에서 그런 면학 분위기와 자율성,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우리나라, 내 주변 사람들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삶의 방향성을 찾고, 자신의 적성에 가까운 직업을 갖고, 결혼을 해서도 아이들에게 자율과 자유 스스로 선택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법에 대한 교육을 하고 가르칠 수 있는 여유가 존재하지 않았을까? 

나는 성인이 된 지금도 열심히 학습을 하고 있다. 학생 시절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자유롭고 행복한 공부를 하고 있다. 특히 스스로 선택하고, 관심을 갖고, 계획을 세워 공부를 하고 있다. 공부의 주제도 자유롭다. 자기계발, 카피라이팅, 재테크, 블로그 운영 등 시간이 부족할 정도이다.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성인이 되어서 스스로 선택해서 행복해 하며 몰입하는 공부가 내 삶을 위한 진정한 학습이자 수업이지 않나 싶다. 내가 진심으로 원해서, 선택해서 내가 공부를 이어가고 그 과정을 즐기며 행복한 배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교육도 앞으로는 이런 방향으로 바뀌어 나가길 바란다. 덴마크 교사가 환하게 웃는 사진 밑에 써 있던 이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학생들은 자기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젊은 어른'이에요. 우리 교사들은 학생이 예의를 지키며 자기 나름의 주장을 펼칠 때 당연히 존중해야 합니다." - <삶을 위한 수업>  137쪽

그렇다. 이게 바로 빛나는 삶을 위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진정한 수업이다.


삶을 위한 수업 -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

마르쿠스 베른센 (지은이), 오연호 (편역), 오마이북(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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