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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는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다른 대표 작품이다.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참혹함, 그 속에서 겪는 아픔을 각자의 방법으로 이겨내고 성장하는 주인공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며,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또 1980년대 디스코 열풍과 함께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팝아티스트 Bee Gees의 히트 곡 제목이기도 하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사실 '누구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인가'라는 뜻인데, 정확한 의미는 '종은 그대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울린다' 이다. 전쟁의 실상을 잘 표현한 소설인데, 총소리와 폭격소리는 마치 종소리 같으며, 언제나 죽음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헤밍웨이는 소설 제목에 영향을 준 존 던(1572~1631)의 시를 소개한 바 있다.

"나 자신이 이 인류의 한 부분이니, 친구의 죽음은 곧 나의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라.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 알아보려 하지 마라. 그것은 곧 너를 위하여 울리는 것이므로."

좀 더 생각해보면 종은 전쟁, 죽음, 종말 즉, 정상적인 생활을 잃은 것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며,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의 종말을 나타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전쟁은 어디에서나, 어느 국가에게나 있었던 것이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전쟁과 평화의 역사'라고 표현한다면 너무 진부하고 단편적인가. 하지만 이런 근본적인 물음 앞에 서보면 어떨까. 국가 간의 전쟁은 왜 발생하는 것이며, 국민들은 무엇을 위해 전쟁에 참여하고, 죽음을 경험해야 하나? 우리의 아픈 역사 속에 투영해보면, 일제 강점기 강제 부역과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동원된 조선인의 희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정치권에서 불거진 '선제타격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21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21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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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주장해 시끌시끌하다. 이 표현을 접하면서 필자는 1994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 남·북회담에서 북한측 수석대표가 '전쟁이 나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요지의 협박성 발언을 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 언론에선 일부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며, 마트에서 라면사재기 하는 현상 등을 보도한 것으로 기억한다. 선제타격론 이슈가 대선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면서 대선 후보들 간에 날선 공방이 오가고 있다.

지난 2월 3일 방송 3사 합동 초청으로 열린 1차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심상정 후보는 "국민들은 정치 초년생인 윤석열 후보가 선제타격을 운운하면서 전쟁 가능성을 거론한 것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하자, 윤 후보는 "민주당 정부에서 만들어놓은 국방백서에도 3축 체계, 선제타격 킬체인이 있다. 선제타격인 킬체인은 전쟁을 억지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이재명 후보도 자신의 SNS를 통해 "선제타격 주장으로 군사갈등 부추기며, 제2 총풍 시도하는 윤 후보가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을 키우는 4대 요인의 하나라는 해외군사전문가의 분석"을 소개하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대통령의 제1 의무다"라고 했다.

이에 앞서 1월 12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찾은 이 후보는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면 180만이 사망할 것이고, 국토는 완전히 초토화돼서 해방 이후로 돌아갈 것"이라며 "싸워서 이기는 것은 하책이요,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것이 중책,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평화가 최고의 안보"라고 강조했다.

한국전쟁의 상흔, 벌써 잊었나
 
러시아 장갑차 호송대가 지난 18일 크림반도의 한 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인근에 탱크와 기타 중화기를 보유한 10만명의 병력을 집결시켰으며 서유럽에선 이를 침공의 전초전으로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장갑차 호송대가 지난 18일 크림반도의 한 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인근에 탱크와 기타 중화기를 보유한 10만명의 병력을 집결시켰으며 서유럽에선 이를 침공의 전초전으로 우려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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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는 그래서 무엇보다 안보와 국방이 중요하다. 현대사만 보더라도 한국전쟁이 얼마나 끔직한 상흔을 남겼는가를 너무나 잘 알기에,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안되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2008년 해외 파견교수로 미국에서 1년을 보낸 적이 있었다. 당시에 다수의 미국 사람들은 남한 대통령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은 잘 알고 있는 것을 보고 한·미 관계를 생각하며 다소 의아해한 기억이 난다.

이후 한국은 한반도 상황을 일차적으로 남·북의 문제로 보지만, 미국 국민들은 미·북 관계로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드 배치 문제도 결코 간단치 않지만, 분명한 점은 한반도가 더 이상 주위 열강들의 전략적 대치 지역으로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쟁은 곧 민족의 죽음, 국민들에게 있어선 최대 비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지구촌 한구석에서는 국가와 국가 간의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국가내의 정부군과 반군 등 어떤 형태로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국경이다. 전쟁 일보 직전의 상황 속에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개최 여부, 미국의 러시아 경제 제재 조치에 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관련 기사: 푸틴 '군대 진입' 초강수에... 바이든, 제재 명령 '맞불').

이런 상황에서 '선제타격' 운운이라니, 대선 후보들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무엇를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인가,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라고 말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이자 국립안동대학교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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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 있는 국립안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입니다. 균형발전 및 지방소멸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는 스타일입니다. 전공과 관련하여서는 산업 및 경제 분야의 기사들을 눈여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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