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인생을 사노라면 일을 할 때가 있고, 쉬어야할 때가 있는데, 젊은 시절은 열심히 일을 해야 할 때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또 젊음의 패기로 도전하는 일에서 실패를 맛볼 수도 있지만, 그 실패까지 소중한 경험으로 삼고 일어설 수 있는 나이이기에 일컫는 표현일 것이다. 그래서 기성세대는 어떤 측면에서는 젊음 자체가 부럽고, 무엇에든 도전해볼 수 있어 젊을 때가 좋을 때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필자는 '80년대를 젊은 청춘으로 보냈다. 돌아보면 '80년대를 대표하는 가장 큰 역사적 사건이 바로 '광주민주화운동'이다. 당시 대학 2학년이었는데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5월 18일부터 휴교령이 내려져 학교를 가지 못하게 되었다. 바로 그날, 광주사태라고 명명하던 유혈사태가 벌어진 것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시시각각 뉴스를 통해 접한 상황 소식은 계엄군에 대항하여 일부 폭도 시민들과 북한의 지령을 받은 불순분자들이 합세하여 공공기관을 탈취하는 등 폭동을 일으켜 계엄군들을 증원 투입하여 진압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안심하라는 내용이었다. 지금처럼 유투브 등 다양한 온라인 언론매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언론통제 하에 TV와 신문에서 나오는 보도를 대다수 국민들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진상이 하나둘 밝혀지니 당시 언론 보도가 비상계엄 하에 통제, 조작된 허위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러한 '광주민주화운동'을 위시하여 80년대는 군부독재 정권에 항거하여 젊은이들이 흘린 피와 민주화 투쟁의 역사이었으며, 마침내 1987년 국민들 손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는 지금의 대통령직선제를 쟁취한 것이다.

언론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필자는 젊은 시절 '광주민주화운동'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띄엄띄엄 보았던 것이다. 이재명 대선후보도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들이 일으킨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고, 그래서 부채 의식을 갖고 살아왔다고 언급하였는데 그때 그 시절 다수의 언론이 우리를, 아니 젊은이들을 그렇게 만들었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매우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는데 올바른 역사 인식, 역사관이었다. 지금 20·30세대는 자기 한몸 건사하기 힘들다고 말할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좀 더 크게 떠서 세상을 넓게, 멀리 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영화 '밀정' 포스터
 영화 "밀정" 포스터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관련사진보기

 
여기서 우리는 각자의 삶이 역사의 중심에 서 있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 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삶의 자세가 달라지지 않을까? 영화 <밀정>을 보면 이런 명대사가 나온다. 의열단 단장 정채산(이병헌 분)이 자기를 좇는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 분)과 함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그를 향해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어디에 올려야 할지를 정해야 할 때가 옵니다. 이 동지는 어느 역사 위에 이름을 올리겠습니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결국 이정출은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 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요즘 ESG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첫 자를 딴 용어인데 경영과 투자의 패러다임이 되고 있으며, 행정의 영역에도 정책의 주요 지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시대정신이 된 ESG가 내포하고 있는 핵심 개념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고 생각한다. 기업경영이든 국가경영이든 역사적 인식하에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고, 정책을 추진해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땅은 후손으로부터 빌려온 땅'이라는 제하의 칼럼을 오래 전에 신문에서 읽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며, 세대 간에 역사 인식을 공유하며, 성숙한 토론문화를 정착시키고, 사회와 국가를 지속가능하게 꽃피우는 그 날을 꿈꾸어 본다.
봄은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이자 국립안동대학교 교수입니다.


댓글2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경북 안동에 있는 국립안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입니다. 균형발전 및 지방소멸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는 스타일입니다. 전공과 관련하여서는 산업 및 경제 분야의 기사들을 눈여겨 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