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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가운데서도 아주 작은 아칸소 주지사 출신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가 현직 대통령인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42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유명한 슬로건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이었다.

걸프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큰 인기를 누렸던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결정적 이유가 미국경제의 불황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만이 컸고, 클린턴 후보가 이를 전략적 포인트로 삼아 공약과 정책을 내세운 것이 주효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재선까지 8년의 임기 동안 경제가 호황을 누리면서 그 유명한 '지퍼 게이트'의 도덕적 치명상에도 불구하고 클린턴은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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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대선 때만 되면 후보들은 경제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경제 전문가,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하고, 어떤 분야보다도 경제 공약과 정책 제시에 공을 들인다. 돌아보면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잘 살아보세' 슬로건을 기치로 이어온 경제 성장 정책에 모든 국력을 쏟아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한국 전쟁 이후 세계 최빈국가에서 7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올라선 것 아닐까.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그룹의 총수로서 경제대통령이라 불렸던 고 이건희 회장이 지병으로 쓰러졌던 몇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본다. 당시 뉴스를 접한 순간 필자의 머릿 속에는 덜컥 '한국경제가 혹시나' 하는 걱정이 자리잡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 삼성의 회장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은 삼성 뿐만아니라 한국경제에 혼란과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었다.

경영을 승계받은 이재용 부회장 역시 경제사범으로 감옥을 가면서 삼성 경영에 공백이 생기는 등 일련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삼성그룹은 무난하게 잘 돌아갔고 한국경제에 타격은 없었다. 한마디로 짧게 말해서 "대한민국은 이제 기업도, 국가도 어느 정도 기본 체력을 다져놓은 나라"라고 표현하면 좀 지나친 것인가.

한편 '멸공'으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한때 주가폭락으로 기업에 어려움을 초래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태, 이것을 흔히 '오너리스크'라고 한다. 롯데그룹 형제의 난, 대한항공 그룹의 가족 사태 등 조용하다 싶으면 한 번씩 터져 나오는 재벌 일가의 사건들, 급기야 다른 상황이지만 광주 아파트 건설 붕괴로 최대 위기를 맞게 된 현대산업개발까지 무엇을 말하는가? 가족중심, 그리고 성과중심 경영 폐해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오너리스크'... 기업이 이러할진대
 
17일 오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 용산사옥에서 광주 아파트신축공사장 외벽붕괴사고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에서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17일 오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 용산사옥에서 광주 아파트신축공사장 외벽붕괴사고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에서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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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표현하는 '주먹구구식 경영'이 적당히 통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가족중심의 경영이 갖는 폐단 때문만은 아니고, 이제는 정말 경영의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경영해야 할 때이다. 왜냐하면 재벌 중심의 국내 기업생태계특성상 대기업 최고경영자의 판단과 실행력에 구성원과 주주, 나아가 국가경제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이 이러할진대 하물며 국가는 어떠해야 할까, G7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 대통령은 어떤 인물이 되어야 하는가?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은 막강한 권력을 갖지만 엄밀히 보면 국민 주주들로부터 5년간 국가경영을 위임해서 맡는 대리인, 달리 표현하면 한시적인 전문경영자가 아닐까.

역대 대통령 가운데 예를 들면, 5공화국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군부 출신이었지만 비교적 각료들은 잘 뽑았다고 평가받는 측면이 있다. 문민정부때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대통령이 건강은 빌릴 수 없지만 머리는 빌리면 된다"라고 표현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 중진국이던 때이었고, 지금은 선진국의 대열에 올라있는 대한민국이다.

현 정부에 대한 아쉬움도 경제를 위시한 몇몇 분야의 각료 등용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지금, 결국은 국가경영 측면에서 보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인재의 등용, 즉 인사관리를 잘해야 하는 것이다. 

경영자의 능력, 통찰력과 조정력... 설 연휴 토론회가 기대되는 이유

경영자의 일반적 자질 세 가지를 꼽자면 통찰력, 조정력, 실행력이 될 수 있다. 급변하는 환경과 미래를 예측하고 선재적으로 대응하는 통찰력(FOResight),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통합하는 조정력(Coordination),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계획한 것을 추진하는 실행력(Execution)이 그것이다. 기업 경영자를 넘어 국가 최고경영자에게는 이를 줄인 'FORCE'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침 민족의 명절인 설 연휴기간에 대선후보들의 TV토론회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되어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참에 유권자들은 토론회 과정에서 비록 충분한 검증시간이 되지는 않겠지만 누가 국가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고 있는지 꼼꼼히 비교하면서 시청하면 좋겠다.

이를테면, 어떤 국가경영 비전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 국가재정을 어떻게 마련하고 운영할 계획인지, 인재는 어떻게 등용할 것인지, 반도국가의 운명인 강대국 사이에서 외교 문제를 어떻게 국익 차원에서 풀어갈 것인지, 사회적 약자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정책까지 세심히 챙기는가. 나아가 책상머리가 아닌 국민 삶의 현장을 직접 찾으면서 민생을 챙기는 후보는 누구인지 등을 말이다.

이제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주주들은 ㈜대한민국 최고경영자(CEO)로 누구를 뽑아야, 나와 우리의 미래가 나아질 것인지의 관점에서 매의 눈을 부릅뜨고 살펴보아야 한다. 국가경제를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도 이젠 제대로 국가경영을 해야 되지 않을까? 그렇다. 문제는 경영이고, 해답은 전문성((It's the management, FORCE)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국립안동대학교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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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 있는 국립안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입니다. 균형발전 및 지방소멸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는 스타일입니다. 전공과 관련하여서는 산업 및 경제 분야의 기사들을 눈여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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