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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된 국내 의료진이 4명으로 모두 간호사라고 밝혔다. 의료진 감염비율이 외국에 비해 낮다 하더라도, 감염자가 간호사에 국한됐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이 글은 지난 16일 코로나19 현장에서 근무하는 김수련 간호사가 보내온 현장 간호사들의 증언 및 피해 사례다. 김 간호사는 "풍부한 사례를 알리기 위해 여러 제보 내용을 흐트리고 뭉쳤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김 간호사의 글을 두 편으로 재구성해 싣는다.[편집자말]
 
경북대병원 '코로나19' 음압병실 10일 오전 대구광역시 경북대병원 음압병실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다. 간호사들이 온몸을 보호하는 D급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고 있다.
 한 음압병실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다. 간호사들이 온몸을 보호하는 D급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고 있다(기사에 언급한 병원과는 무관합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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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들은 거주 지역 병원에 입원합니다. 대구·경북은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의 코로나19 환자들은 각 병원에서 관리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보는 다수의 간호사들은 어디서 온 걸까요?

앞서 보건복지부가 대구경북지역 자원 의료진 모집공고를 냈듯 병원 내에서도 공개모집으로 간호사들의 지원을 받아 운영했다면 참 좋았을 것 같습니다. 실상은 간호사 선생님들 대부분 일방적인 지시를 받고 업무를 맡았습니다. 

다음은 그 분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스크에 이름 써놓고 재활용해라"
   
A병원은 간호사도, 병동도 많은 지역의 대표적인 대학병원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네 개 병동 간호사들에게 급히 명령이 내려옵니다. 병동을 비우고, 코로나19 확진자들을 돌보라는 거죠. 간호사들은 갑작스레 코로나19 환자를 받습니다. 고심해서 결정을 내리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족들을 만나 설명하고, 이런 건 없습니다.

이 분들은 감염병동 경력 간호사들이 아닙니다. 행동지침이나 관련 장비, 물품 사용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감염력이 강한 코로나19의 특성상 더더욱 필요합니다. 하지만 병원은 어떤 교육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참 뒤에야 교육을 했지만 단 한 번뿐이었습니다. 그 교육을 받고 온 의료진들이 다른 의료진들에게 보호장구 어떻게 입는 거냐, 벗을 땐 어떻게 하는 거냐고 다시 물어봅니다. 병동에 들어가서는 장갑 교환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교육의 의미가 없었던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 병동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보호장비가 엉망입니다. 마스크에 이름을 써놓고 재활용하라고 합니다. 지침도 마련된 게 없습니다. 소독제를 몇대 몇 비율로 희석해야 하는지, 소독제 뿌린 것을 말려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세부적인 것 하나 물어볼 곳이 없습니다. 

사용한 기계는 어떻게 처리하고 면회는, 사망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병원에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뒷짐만 진 채 어떻게 하나 보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보니 지침을 깔끔하게 정리해 공유하고 관리 서식을 만드는 것은 현장에서 환자를 보는 간호사들의 몫입니다. 이 과정에서 논문도 왕창 찾아봅니다. 어느새 간호사들은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눈 감고도 꿰뚫게 됩니다. 

코로나19(와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영상의학과가 담당할 일의 일부도 간호사가 도맡게 됩니다. 엑스레이 촬영의 일부를 보조하는 겁니다. 청소도 간호사들의 몫입니다. 바쁜 와중에 복도와 병실 걸레질을 합니다. 간호사들의 넋이 나가기 시작하자 청소 여사님들이 투입됩니다. 문제는 이분들도 보호복도, 감염관리 부분 청소에 대해서도 교육받은 바가 없었다는 겁니다.

환자 간호일도 하고, 코로나19 매뉴얼도 만들고, 병실 내부 소독도 책임지고, 보조인력들 교육 맡아 보호장비 지급하라고 병원측에 끝없이 요구하는 것도, 간호사들의 일입니다.

폐쇄병동을 의료진 숙소로 제공한 병원

A병원은 코로나19 현장 간호사 절반에게는 게스트하우스를 구해주고, 반은 폐쇄병동을 쓰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원이 이것도 희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식대도 문제였습니다. 밥을 제공받지 못한 간호사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간호하는 사람에게만 도시락을 주고, 책임 간호사는 식당에서 사 먹으라고 했습니다. 병동이 10층, 식당은 1층입니다. 책임 간호사들은 모든 현장 업무를 총괄합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 동선 문제로 식사를 거르기도 했습니다.

A병원의 간호사 선생님들은 위험 수당도 받지 못했습니다. 현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도 국가의 지원을 받는 병원에 파견된 자원봉사자들은 수당을 받고, 이곳 간호사들은 수당 한 푼 없이 모든 위험을 감내한 겁니다.

이런 와중에 A병원은 신규 간호사를 코로나19 현장에 계속 투입하고 있습니다. 대구 코로나19 거점병원처럼 보건복지부가 인력 수급을 책임져주는 형태가 아니라서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열흘간 교육과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확진 병동에서 일주일 만에 모든 업무를 익힌 후에 직접 환자를 돌봅니다. 업무가 미숙한 신규 간호사가 코로나19 대처에 실수하지 않을까, 경력 간호사들은 애가 탑니다.

현재 코로나19 이후 A병원 내 4개의 병동이 모두 비워지면서, 해당 병동에 있던 환자들은 일제히 다른 병동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중환자실에 있던 환자들이 다른 병동으로 옮겨지면서 돌봐야 할 환자들의 중증도가 치솟습니다. 온갖 다른 과 환자들이 뒤섞였습니다. 일반 환자들을 돌보는 간호사들도, 모두 극심한 과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간호사들은 계속 현장에 내몰립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데 담당하는 부서가 없다, 그럼 간호사가 갑니다. 담당 부서가 어떤 사정으로 당장 현장에 나갈 수가 없는데 환자는 위급하다, 간호사들이 합니다. 코로나19 환자한테 이게 필요한데 제공을 안 해준다, 간호사들이 합니다.

필요에 의해 가장 앞자리로 내몰린 간호사들은 불안을 어깨 위에 짊어집니다. 불안은 안 보여요. 간호사들의 눈에만 보입니다. 

(2편 맨 앞에 섰던 간호사들, 또다시 파묻힐 겁니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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