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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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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인사,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윤석열 현 대전고검 검사."

2017년 5월 19일 오전, 윤영찬 당시 국민소통수석이 발표를 마치자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아"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윤석열, 그는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사건 수사로 좌천된 뒤 한직을 전전하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으로 복권한 인물이었다. 게다가 윤 지검장은 전임보다 다섯 기수보다 낮았다.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검찰에선 매우 이례적 인사였고, 그 자체가 파격이었다.

파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6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윤 지검장을 신임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했다.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 실시 후 최초로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또 다시 전임보다 다섯 기수 낮은 인사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명 이유로 "후보자는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 3개월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변심인가 악연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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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법무부 업무보고 후 윤석열 검찰총장을 콕 집어 '지시'했다.

"검찰총장에게도 지시합니다.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검찰 내부의 젊은 검사들, 여성 검사들, 형사부와 공판부 검사들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주길 바랍니다."

문 대통령은 또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직접 검찰을 향해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문 대통령은 조국 장관 관련 수사를 언급하며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는 데도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 검찰은 성찰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1차 경고였다. 다음날(28일) 서울시 서초구 대검찰청 일대는 검찰개혁을 외치는 시민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층 더 강경해졌다. 하루 전 윤석열 총장은 "검찰 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검찰은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이러한 입장을 수 차례 명확히 밝혀왔고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완고한 태도를 보였다.

적폐청산 대 검찰개혁
  
'적폐 청산' 기조 아래 긴밀하게 협조해온 청와대와 검찰이었다. 그러나 '조국 대전'의 한가운데에서 둘은 계속 부딪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그 수위가 높아져간다.

한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법농단 수사 등을 하면서 (정부가) 검찰 특수수사에 너무 (힘을) 몰아줘버렸다, (조국 장관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지금 그들의 힘을 빼려고 하니까 (상황이) 이상해졌다"며 답답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아무리 경고해도 검찰은 꿈쩍 안 할 거다,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엄청난 무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검찰을 제어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들이다.

하지만 그는 "검찰이 전투에선 이겨도, 전쟁에선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지난 한 달 동안 70여 곳 이상 조 장관 관련 압수수색을 진행한 검찰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24일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성인 501명 가운데 49.1%가 검찰의 조 장관 관련 수사가 '과도하다'고 응답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 42.7%는 '적절하다'고 답했지만 여론이 검찰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모양새다(관련 기사 : 검찰의 '조국 가족' 수사, "과도하다" 49.1%>"적절하다" 42.7%).

제동장치 없어... 충돌만 거듭
  
그렇다고 검찰도 멈출 수 없다. 촛불집회 후에도 수사팀은 변함없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조사를 준비 중이다. 사모펀드 문제로 얽힌 조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 사전구속 만료가 10월 3일까지라 정 교수는 그 전에 검찰에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도 당장 묘수가 없다. 수사에 개입하는 것은 금기다. 두 번에 걸쳐 나온 대통령의 메시지도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30일 문 대통령 역시 이 점을 고려한 듯 조 장관의 검찰개혁안을 두고 "당장 추진하면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위축시킨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장관과 관련된 수사가 종료되는 대로 내용을 확정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총장에게 임명장을 건네며 "민주적 통제를 받고 국민들을 주인으로 받드는 검찰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또 "여러모로 국민들 기대가 아주 높다, 저도 기대를 많이 한다"고 했다. 윤 총장은 "저희(검찰)는 본질에 더 충실하고, 헌법과 국민들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두 달 전 함께 웃던 그들은 지금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청와대와 검찰, 검찰과 청와대의 연이은 충돌을 많은 이들이 불안, 초조, 긴장 상태로 지켜보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이번 주 초반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9.9.30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이번 주 초반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9.9.3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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