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일본 SEALDs를 벤치마킹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 자유발언 하는 청소년 일본 SEALDs를 벤치마킹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 엄재연

관련사진보기


5일 낮 광화문 광장에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일치단결하고 있을 때, 조금 떨어진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2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조금 색다른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행동 Vol. 2(아래 국반청2)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7개의 동아리와 3개의 고등학교가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첫 번째 순서는 초은고등학교의 시국선언이었다. 초은고등학교 학생들은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을 비판하면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데, 윗물이 맑지 않고 어떻게 아랫물이 맑기를 기대하는가"라고 한 뒤 이날 시국선언에 참여하지 못한 학우들의 말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그 다음으로는 주최단체인 국반청2의 115 시국선언이 이어졌다.115 시국선언에는 총 2451명의 청소년들이 서명했고,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추천한 총리에게 모든 권한을 넘기고 철저히 국정을 방관"할 것과 "그럴 자신이 없다면 하야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국정교과서에 차은택씨가 개입한 정황이 확인되는 등 11월 28일에 공개될 국정교과서를 신뢰할 수 없으므로 국정화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삶과 근현대사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한국사'라는 과목만으로는 근현대사를 충분히 공부할 수 없다. 근현대사 과목을 추가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11월 28일에 국정교과서 공개를 강행할 시 하루 전인 27일에 청소년 시위를 진행할 것을 예고했다.

집회 진행 방식 또한 기존과는 달랐다. 광화문 광장 시위에 비해 음향 장비가 약했던 탓에, 발언자는 작은 앰프와 마이크를 들고 작은 돌 의자 위에 올라가 발언을 하고, 참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주변을 빽빽이 채웠다. 이 시위 방식은 2015년 일본에서 벌어진 실즈(SEALDs)의 아베 정권 퇴진 시위와 같다.

이 외에도 크리스마스 캐럴인 '창밖을 보라'를 개사한 '가카를 보라'를 이른바 '떼창'(큰 무리의 구성원들이 같은 노래를 동시에 부르는 것)했고, 아이유의 노래 'Red Queen'의 가사 일부를 구호로 사용하는 등 기존의 집회와는 달리 좀 더 젊고 활기넘치게 진행되었다.

청소년들은 낙서된 국정교과서 표지를 피켓으로 사용했다.
▲ 낙서된 교과서 청소년들은 낙서된 국정교과서 표지를 피켓으로 사용했다.
ⓒ 엄재연

관련사진보기


이 시위에서 사용된 피켓 또한 주목을 받았다. 주최측에서는 가상 국정교과서 표지를 나눠 주었는데 표지 한가운데는 박정희가 자리잡고 있었고 '박근혜, 최순실, 차은택' 공저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으며, '교육부' 라는 문구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프랑크푸르트 망명정부'라고 적혀 있었다. 청소년들은 각자 이 표지에 개성있는 낙서를 해 피켓으로 사용했다.

이 날 집회는 오후 4시경에 주최 측이 준비한 음향장비의 배터리가 소모됨과 동시에 종료됐다. 청소년들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가카를 보라'를 부르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태그:#최순실, #청소년시국선언, #집회, #국정교과서, #청소년행동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이 정도면 마약, 한국은 잠잠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