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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 출연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아래는 9일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와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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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인터뷰>

-<팟짱> 애청자분들도 그렇고. 표 의원님을 많이 보고 싶어 했습니다. 인사 말씀 먼저 해주십시오.
"안녕하세요. <팟짱> 여러분, 그동안 간헐적으로 현장 라이브로 뵌 적도 있고요. 몇 달 전에 라이브 인터뷰를 한 적도 있지만, 언제나 여러분의 성원, 격려 혹은 따가운 비판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의를 위한 싸움, 함께 해나가길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이 오랫동안 이 방송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선거 기간 동안 카페에서 방송한 기억이 있는데요. 어깨띠를 두르고 거리를 누비시던 기억이 나네요. 4월 초였나요?
"4월 초였죠."

-네, 그랬던 것 같은데요. 직접 의정 활동을 해보시니 어떻습니까?
"정신이 없고요. 해야 할 일이 많고요. 한도 없고, 끝도 없고요. 법안 만들기 위해서 3개월 반 이상 조사하고, 토론하고, 자문받아서 첫 법안이 이제야 나왔습니다. 어린이안전기본법. 다른 법안도 마찬가지로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기본적인 입법 활동 이외에도 보시다시피 현장에 문제가 있으면 가서 말씀 듣고, 이야기 나누고 싶고요. 당내에서도 다양한 권력 구조 개편이나 우병우, 홍만표 게이트마다 저희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은근슬쩍 묻어갈 수 있어서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대검이나 이런 현장에 방문도 하고요. 여전히 끝나지 않은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에 대한 공판장도 열리면 가고요. 상당히 많은 일을 하고는 있는데, 여러분께 시원하게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왔구나' 보여드릴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정말 여러 가지 현안도 있고, 당내 일이 있어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인데요. 기대가 크거든요. 이번 국회가 여소야대 정국이라 기대가 크지만, 시원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성주 얘기부터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방송 전에 보셨겠지만, 의원님이 노래 부르고 춤추는 모습을 자료 화면으로 보내 드렸는데요. 원래 춤을 잘 추셨어요? 장래희망이 아이돌은 아니셨나요?
"저는 예술, 예능에는 재주가 전혀 없어서 몸치, 음치 여러 가지 야단을 많이 맞고... 문제는 제가 뭐라고 할까요? 에너지가 넘쳐요. 뭘 해도 제가 잘해서 하는 게 아니라 시키면 웬만하면 하고요. 필요하다고 하면 하거든요. 그날도 결코 제가 잘한 건 아닌데, 어떻게든 성주 군민들께 재롱을 부려 드리고 싶다. 그래서 22일째였거든요. 22일 동안 매일 계속되는 전혀 익숙지 않은 시위, 농성 현장에서 마음이 상당히 아프신 것 같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위로를 드리고 싶어서 있는 것, 없는 것 꺼내서 재롱을 부려 봤습니다."

-<오마이TV> 영상을 통해 다시 볼 수 있고요. 이런 질문이 들어 와있네요. '표 의원님, 성주에서 율동 하시면서 엄청 우셨다던데 정말 우셨나요?', '혹시 울보세요?'.
"제가 어떤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냐면, 경로잔치다. 그냥 어르신들 즐겁게 해드리자는 생각을 하고, 머리 비우고 흔들었는데요. 객석에 계신 분들이 박수를 막 쳐주시는데 눈물이 흐르시는 거예요. 즐거워하시면서... 저도 모르게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는데, 눈에서 땀이 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울보라는 얘기는 어릴 때 많이 들었어요. 조금만 억울하면 울고, 야단맞으면 울고, 공포 영화 보다가도 울고..."

-오늘 단독입니다. '표창원 의원, 울보 맞다'. 그랬군요. '그 상황에서 즐겁게 춤추고 노래 불렀지만, 성주 군민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울 수밖에 없었다'. 저도 할머니하고 얘기를 나눠 봤는데요. 손자를 껴안고 우시던데요. '우리가 여기서 살 수 있겠느냐'. 의원님도 거기서 춤을 추시면서도 느끼셨네요.
"눈물의 의미와 깊이가 국민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눈물이 그렇잖아요. 감정이 순간적으로 건드려져서 나오는 눈물이 있고요. 오랜 기간 쌓인 아픔과 고통에 대해 왜 그런지 들여다보고 이해한 뒤에 나오는 눈물이 다른 것 같아요. 그날 나온 눈물은 후자였던 거죠. 단순하게 '우리 큰일 나는 것 아니야?', '아이들한테 문제 있는 것 아니야?'라는 첫 번째 눈물이 있었다면 그 이후에 '사드가 무엇인지', '꼭 필요한지', '왜 성주여야 하는지' 많은 토론을 하셨더라고요. 그런 가운데 그간 87%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청와대와 대통령이 우리에게 이해하지 못할 희생을 강요하는 상황을 어떻게 납득해야 할까? 이런 많은 것들이 담긴 눈물이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눈물의 깊이가 다르다'는 건데요. 직접 만나본 성주 군민은 어땠는지 여쭈고 싶어요. 지금 새누리당은 '김제동 씨의 발언이 노골적인 선동이다', 성주 군민이 선동당해서 사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몰아가고 있거든요.
"선동당하실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22일째 농성 중이셨는데요. 그 기간 내내 학습하셨어요. 알고 싶으셨던 거죠. '정말 사드가 우리에게 피해를 끼치는가', '왜 여기여야만 하느냐', '대한민국에 사드가 필요한가'. 처음에는 김천에도 이런 반응이 있지만, 님비가 있었죠. '여기 말고 다른 곳이어야지'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부분에서 완전히 탈피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만약에 객관적으로 따져봐서 사드가 우리나라 안보에 필요하면, 성주가 최적지라면 우리가 받아 들여야지'를 전제로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런 전제에서 정말 사드가 필요한지 아무리 따져 봐도 도저히 납득이 안 되겠다. '사드 유효 사거리', '도달 거리', '북 미사일 종류별 도달 거리', '핵에 대한 대응' 등 모두 다 알고 계시던 거죠. 그런 상황인데 김제동 씨에 의해 (성주 군민이) 선동됐다는 건 저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저희들도 결코 선동하거나 모르는 걸 알려 드린다는 건방진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가서 말씀 듣겠다는 생각이었고요. 저도 준비가 안 돼 있다가 '한 말씀 하시죠'라고 해서 한 건데요. 그런 성주 군민의 상황을 정부나 새누리당이 모르기 때문에 피상적으로 기사 내용만 보고 '선동'이란 표현을 쓴 것 같아요."

-그렇군요. 성주 군민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깎아내리고, '누군가의 선동에 의해 벌어지고 있다'고 공격하는데요.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을 호도하는 발언으로 보입니다. 이것도 여쭤야 할 것 같아요. 방중한 초선 의원을 향한 비판이 어마어마합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은데요.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이런 말을 하셨더라고요. '아무리 국내 정치적으로 정부에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국가 안보와 관련한 문제는 내부 분열을 가중시키지 말고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북한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하는 황당한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고 김한정 의원의 발언을 앞뒤 자르고 문제 삼은 것 같은데요. 그러면서 '중국의 입장에 동조하면서 사드 배치에 대해 의견 교환을 한다'면서 방중 의원을 겨냥했습니다. '중국 입장에 동조하기 위해 간 것이다. 그게 사대주의고, 굴욕 외교'라는 주장인데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어떻게 보십니까?
"적반하장이란 표현밖에 할 수 없을 것 같고요. 저도 시간이 됐으면 갔을 겁니다. 김영호 의원, 중국 베이징 대학에서 유학을 했던 분이거든요. 그분이 제안했던 시기는 상당히 오래전입니다. (김영호 의원이) 처음 사드 문제가 불거졌을 때 중국이 왜 반대를 하며, 환구시보 등 일부 언론에서 혐한 분위기를 부추기는 현상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해야겠고, 교민들의 피해나 중국과 거래하는 사람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해야 해서 민간 외교 차원에서 북경대 교수님 중 국제정치 전문가들과 연락을 하신 거예요.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간담회, 토론회를 가져보자'고 해서 시작된 것이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왜 적반하장이란 말씀을 드리냐면요. 가장 중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발언을 하신 건 박근혜 대통령이시거든요. 미국, 서방 세계의 불안과 경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가원수 최초로 중국 국경절 행사에 참여하면서 무력시위 현장을 지지하셨거든요. 최근 북한에 대한 동조를 적극적으로 하신 분도 박근혜 대통령 아닙니까? 2002년이었죠. 북한을 방문해서 김정일 북한 지도자와 2박 3일간 긴밀한 회담을 하고 오셔서 '김정일은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가장 고무, 찬양한 대표적인 분 아니십니까?

지금 사드와 관련해서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하는 학자, 언론인, 연예인의 이야기 중에 북한 동조나 중국 동조는 전혀 없습니다. 그분들도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응징 의지, 규탄 의지는 누구보다 강하고요. 다만, 실효성 있는 제재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하는 거거든요. 지금까지 UN을 중심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던 대북 제재 실효성을 확보하던 중이었잖아요. 과거 2007년 그런 노력 끝에 북한 영변 핵시설이 파괴되고, 북한 비핵화 선언이 이뤄진 전례도 있었고요. 그런 부분에 대한 노력들, 한반도 평화, 전쟁 억제를 위한 중요한 논의와 주장을 하는 건데요. 단순히 자신들이 취했던 위험한 행동과 상관없다는 듯이 빗대어 '중국에 동조하고, 북한에 동조한다'는 말을 하는 건 '적반하장도 유분수' 말고는 표현할 것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외교라는 게 정부와 외교부만 하는 전유물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어제 문재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런 말을 남겼네요. '한국 외교 최우선 과제는 사드 배치로 중국과의 관계가 훼손되는 걸 막는 것입니다. 사드 배치가 현실화되더라도 정부는 최선을 다해 중국을 설득하고, 관계 악화를 막아야 합니다. 도리어 노력하는 야당 초선 의원을 비난부터 하니 참 한심한 정부입니다'라고 비판하셨는데요. 박 대통령은 이런 논리 같아요. '안보는 분열되면 안 된다', '여아가 따로 없다'고 하시는데요. 정말 그렇습니까?
"그 얘기의 표면적인 부분은 맞다고 봅니다. 그거 때문에 저를 포함한 많은 분이 지난 대선 직후부터 '국민 분열 방지, 통합을 위해 포용하셔라',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하시라'는 요구를 해온 거죠. 사드 논란 이전까지 박 대통령의 행동은 통합이 아닌 갈라치기였습니다. 지금도 그런 모습이죠. 자꾸 국민을 이분화시키고, 싸우게 하고요. 어버이연합이나 일부 극우 단체가 행하는 이념 공격이나 불법적인 무력 행동에 대해 강한 처벌 의지를 표명한 적도 없어요. 청와대 행정관이 개입한 흔적도 나왔는데요. 그 사람이 안 했다고 하니 그냥 끝내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백남기 농민 문제도 그렇고, 세월호 사건도 그렇고요. 언제나 문제가 생길 때마다 통합과 해결, 갈등의 치유보다는 분열과 갈라치기, 고립시키기로 타개해왔단 말이죠. 갑자기 이제 와서 통합을 말하고, '안보 앞에 여야 없다'고 하는 건 어떻게 그렇게 얼굴을 붉히지도 않고 말하실 수 있는지 의아합니다."

-박 대통령이 계속해서 말하는 말, '나를 따르라. 동조하지 않으면 분열 세력이다', '북한에 동조한다', '중국에 동의하는 모습이다'. 어떻게 보면 외교적인 실패, 중국과의 관계를 훼손시키는 여러 부작용이 나온 것에 대한 지적을 야당 의원을 비판하는 것으로 국면 전환하는 모습인데요. 새누리당은 이런 말도 하더라고요.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행하겠다는 선언을 중국에 갖다 바친 이들은 더는 대한민국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면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300명이 아니라 294명이다'란 주장까지 했고요. 하태경 의원은 '출국은 마음대로 해도 입국은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까지 남겼습니다. 어떻습니까?
"그런 분들과 함께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참담하고요. 경찰관 생활할 때 늘 사직서를 품에 안고 일을 했거든요. 한 번도 승진을 탐해보거나 노력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하는 일에 지장이 초래될까 봐. 그때 심정이 다시 생각나요. 제가 지금 재선이나 저의 정치적 발전과 이익을 위한 계산을 한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해서는 안 되는 시기란 생각이 듭니다. 과연 협치란 말로 시작된 여야의 의정 활동에 대한 협력이 가능할지 고민이 많이 들고요. 저런 말을 내뱉는 사람들, 자신들이 전시작전통제권 반환이라는 국가의 결정, 자주국방의 염원 이룩 이런 부분으로 이뤄진 한미 간 정상 합의 결과를 뒤집기 위해 2006년 9월에 방미단을 편성해서 굴욕적이고, 굴종적으로 국방부에 면담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과오는 생각지도 않고요. 지금 방중 의원들 말씀드린 것처럼 오랜 시간 동안 주의 깊고, 면밀하게 국가 이익을 위해 일부 의원들이 학자적, 민간 외교 차원에서 방문해보고,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는데 저렇게 불필요하고 날선 비난을 내뱉는 것은 그들이 존경하는 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가 전혀 아니죠."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이 '사대외교다', '헌정 사상 이런 일이 없었다'고 주장을 했는데요. JTBC 보도를 보면 2006년 9월에 여섯 명의 의원이 갔었죠.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 전여옥, 박진, 정형근, 정문헌, 황진하 여섯 명이 갔는데요. 이상득 단장이 한 말이 저는 깜짝 놀랐어요. '우리가 옛날에 중국에서 죽지 않으려고 조공도 바치고, 책봉도 받으며 살아남지 않았느냐. 미국이 귀찮더라도 국익에 필요하면 귀찮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공하러 가겠다'는 말인데 참 창피합니다. 10년 전 일은 생각하지 못하고, 민간 외교적인 사절단이고, 학자들 이야기를 들으려고 간 더민주 의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정말 참담한데요. 사드 문제,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지적하고, 문제를 제기해야겠지만 사실 당내에서도 정리가 안 되고 있습니다. 김종인 대표도 '도로 민주당 되는 것 아니냐'면서 방중하는 걸 안 좋게 보기도 했는데요. 전략적 모호성을 따라 당론을 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해하죠. 민주 정당의 다양성으로 받아들이고 싶고요. 한 가지 한계가 있는 지도부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정식적으로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가 아니다 보니까 당이 위기 상황에서 특별한 명과를 위임받고 와 계신 분들이잖아요. 그 특별한 명과는 지난 분열 상황에서 정체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 그리고 극단적인 투쟁 일변도 모습에 대한 중도층 외면, 여기서 입지가 줄어들고 당 지지율이 20% 미만 떨어지는 상황에 대한 구원투수로 오신 거거든요. 그때 부여받으신 임무와 명과라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 이 당의 과거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고, 외연 확장을 하고, 합리적 보수층까지 연결시켜서 지금의 무도한 독재 상태를 끝내주는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인식과 자세라는 걸 이해합니다.

지금 사드가 무엇인지 전 국민이 알고 계시잖아요. 가장 중요한 건 TPY-2 레이더가 가지고 있는 2,000km 이상 도달하는 감지 거리 때문에 중국, 러시아가 자기 문제로 인식하는 것. 지금 그린파인 레이더 정도면 충분히 북한 미사일 작동이 감지되고요. 미국 조기 경보기에서 다 확보하는 상태여서 굳이 사드가 필요하지 않고, 사드 도달 거리와 고도에 있어서 우리나라를 겨냥하는 미사일을 위해 필요한 무기가 아니다. 이런 여러 가지를 보면 사드 반대를 해야겠지만, 그 이면에 있는 것이 있죠. 미국이 2000년대 초반 혹은 1990년대 말부터 우리에게 요구해왔던 MD 체계 편입에 대한 중요한 결정 사항이 있습니다. 그간 우리는 남북 관계 긴장 완화와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6자 간 협력 체제를 흩트리지 않기 위해 편입을 반대해왔거든요.

미국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모르는 정보에 의해서 미국이 만약에 현시점 우리가 MD 편입을 하지 않으면 한반도를 포기할 수도 있다면, 정부가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무리하고 급박스럽게 추진할 상황이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한 여지는 남겨둬야 하지 않느냐. 이것이 사실 제가 이해하는 김종인 대표의 전략적 모호성이에요. 이런 부분이 있겠죠. 그 가능성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해도 우리가 모르는 극단적 상황 상정 때문에 급박하게 닥친 경제에 대한 위기,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할 명분을 주는 문제, 국제 공조의 와해, 실질적인 북핵 억지력에 균열 생기는 문제 모든 것들을 우리가 감수해야 하느냐. 이런 문제가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현재 당내에서 빨리 사드 반대로 당론이 모이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비난은 감수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당내의 민주적인 의사 결정 과정에 걸리는 소요 시간은 양해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솔직하게 말씀을 해주셨어요. 여러 당내 상황에 의해 당론이 모이지 않고 있는데요.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당론이 모이질 수 있는 건가요?
"지금 세 분.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자들이 모두 사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셨습니다. 우리 당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 속에서 지도부가 취하는 전략적 모호성 시효가 전당대회까지일 것이라고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라 봐야겠죠. 전략적 모호성의 의미는 무엇이냐면요. 정말 국민에게 공개하지 못할 특급 정보와 거부하지 못할 요구나 요청 사항이 있다고 하면 이 전략적 모호성이 유지되는 시간 내에 우리 야당 지도부와 공유를 해주셔야 하는 거죠. 그렇게 돼야 '안보 앞에 여야 없다'는 말이 될 것이고, 정권교체보다 심각한 국가와 민족, 한반도 전쟁 억제라는 중요한 문제 앞에서 모든 것들이 양보 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근데, 그런 노력이 없는 거죠. 전당대회까지 그런 노력이 없다면 당 대표 후보자들이 주장하는 사드 반대가 당론이 될 수밖에 없고요. 의원 상당수가 사드 반대를 개인적으로 표명하고 잇어서 전당대회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은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 대통령의 지금까지 행태를 보면 '나만 믿고 따라와'인데요. '정부가 급박한 정보를 공유해줄지는 미지수지만,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면 더민주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정리해보겠습니다. 다른 현안도 짚어 보겠습니다. 세월호 문제인데요. 일요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조위 연장을 위한 릴레이 단식 농성을 하셨죠? 하루지만 쉽지 않잖아요. 폭염에서... 어떻게 견디셨습니까?
"제가 단식 며칠 전에 아내와 몇 지인들과 식사를 하다가 단식 얘기를 했어요. '저는 단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저는 단식이 무서워요. 어렸을 때 굶어본 적은 있거든요. 먹을 것이 없어서...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축구가 유행이었는데, 한 반에 60명, 10반이 있는 초등학교. 콩나물시루 같은 학교인데요. 점심시간에 운동장을 차지하는 건 전쟁입니다. 축구를 하고 싶어서 점심을 굶고 땡하자마자 나가는 일이 있었어요. 밥을 안 먹는 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안 주는 걸 걱정했지. 경찰대학 생활이나 경찰관 생활이나 전투경찰 소대장을 할 때나 '밥차 왜 안 와?' 이게 제일 큰 걱정이었지. '밥을 안 먹겠다'는 생각을 추호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단식을 한다고 해서 상대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걸 알기 때문에 '왜 우리가 스스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느냐', '많이 먹고 힘내야지' 이런 입장이었는데 동조 단식 요청을 받고, 개인적 소신은 꺾어 버렸죠. 저라도 한 부분, 한 자리를 메워 드려야겠다. 해보니까 12시간 정도는 할 만하더라고요. (웃음)"

-단식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셨네요?
"네. 근데, 그 이상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웃음)"

-슬퍼요. 이 현실이... 누군가는 밥을 굶어야 하고. 김영오 씨가 50일 가까이 밥을 굶었는데도 정부에서는 끝까지 들어주지 않았거든요. 이석태 특조위원장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동조 단식을 하고 있는데요. 여소야대 정국이 됐는데도 세월호 문제가 풀리지 않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마찬가지죠. 초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성역없는 수사.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시피 그 내용을 실천해주셨으면 이미 끝날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과연 어떤 엄청난 비밀이 있을까요? 전 엄청난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작고, 혹시나 나올까 두려워서 덮고, 감추고, 이해하지 못할... 어떻게 국가와 정부가 그런 일을 합니까? 국회에서 특별법에 의해 만들어진 국가 기관인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을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해서 조사하기로 했으면 당연히 그 기관이 적극적으로 성과를 올리도록 하는 게 정부의 태도 아니겠습니까?

출범할 때도 예산 편성도 하지 않고, 시간은 가고, 까먹은 세월을 '기간이 다 됐으니 6월 30일부로 종료하라'는 말도 안 되는 태도가 어떻게 있을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가고요. '세금 도둑'이니, 뭐니 폄하하고, 비난하고요. 세금 도둑이면 감사를 통해서 문제를 제기하면 될 것 아니겠어요? 전혀 잘못된 예산 집행이나 이런 부분이 없습니다. 그런 공격을 하면서 조사 행위 자체를 방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그래놓고 이제 와서 '성과가 없다'고 하고 있어요. 갖가지 방법으로 모순되는 주장을 하면서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방해해왔고요. 그 와중에 특조위에서 참 열심히 노력하셨습니다. 그래서 많은 양의 조사 데이터가 확보돼있고요. 청문회도 열었고요. 비록 청문회가 공중파 방송에 의해 중계가 안 되는 바람에, 청문회 국회 장소도 마련해주지 않았던 상황이어서 '남아있는 법적 해석 여부에 따라서 연말 정도까지는 현재 특별법하에서 조사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지 않으냐'라는 해수부에 대한 유권 해석 요청도 거절했거든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단식할 때 어떤 분은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당신, 국회의원 아니냐? 국회 가서 법 고쳐서 하면 되는데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느냐', 그래서 제가 '맞습니다. 노력은 하고 있는데 현재 여소야대라서 국회선진화법이 있어서 다수만으로 법을 개정할 수가 없습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의 도움이 없으면 법 개정을 못 합니다. 법 개정 노력을 하는 한편에 단식에 대한 참여를 해서 국민 동조와 새누리당 협조를 확보하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답을 드렸죠."

-저희도 어제 광화문 광장에 나가서 박주민 의원과 인터뷰하고요. 권영빈 특조위 소위원장과도 인터뷰했는데요. 제가 2년 동안 세월호 유가족분들하고도 인터뷰를 했는데요. 가슴이 아파요. 질문을 드리고, 답변을 듣는 자체도 쉽지 않아요. 박근혜 정부는 '성역없는 조사를 하겠다', '진상 규명을 하겠다'고 해놓고 안 지키니 인터뷰하는 기자도 화가 나서 말문이 막히는 상황인데요. 법을 가지고 법안을 만들 수 있는 표 의원님도 참 답답하실 것 같아요.
"네. 힘의 한계도 느끼고요. '대체 왜 내가 국회의원이 되려고 했을까' 이 부분까지. 얼마 전에 아이들과 했던 탐정 놀이가 그리워지기 시작하고, 힘내야죠."

-그래도 국민을 대신해서 싸워주고, 대변해주는 역할을 야당 의원에게 기대하고 있어서 그 기대를 짊어지고 끝까지 힘을 내셔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세월호 특조위 문제에 더민주가 앞장서서 싸우고 있는데요. 이런 진상 규명 문제도 있지만, 사실 검찰 개혁이나 주식 대박 진경준 검사장 구속이나 법조 비리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 더 나아가 우병우 민정수석 비리를 보면 '검찰 개혁을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 출신 의원님이 보시기에 검찰 개혁은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세 가지 차원이죠. 하나는 검찰 개혁이 이뤄지기 위해 사법 개혁이 필수적이거든요.  검찰이 왜 그렇게 썩었는지, 부패와 비리에 빠졌는지는 답을 다 알고 있습니다.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돼있어서죠.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죄 없는 사람도 죄 있는 사람으로 둔갑시킬 수 있고, 죄있는 사람도 죄 없는 사람으로 봐줄 수 있으니까요. 그거 하나로 권력과 야합, 재벌과 야합을 하면 돈도 엄청나게 벌고, 국회의원도 할 수 있는 게 검사들의 삶이었죠. 아무리 개혁을 외쳐도 그 권한에 대한 분산을 하지 않는 한 눈 가리고 아웅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권한 분산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은 사법 제도의 개혁입니다. 원래 삼권분립 원칙에 맞춰서 행정부가 사법 영역에 대한 침해를 하지 못하도록, 재판을 오롯이 법원의 영역으로 하려는데 그게 안 되는 이유는 사실 공판중심주의가 이뤄지지 않아서거든요. 재판이 이뤄지기 전에 검찰 수사 단계에서 모든 게 결정됩니다. 특히나 정보의 양. 검찰이 수사하면서 경찰 수사를 지휘하고 지배하고, 그 외에도 독자적으로 수사하고, 기소 과정에서 필요 정부 일부를 누락시키거나 추가시키는 과정을 통해 검찰이 제시하고 싶은 것만 제시합니다.

검찰이 주고 싶은 것만 공개해서 아는 거죠.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뤄진 수사 결과가 공정하길 기대하기 어렵죠. 공판중심주의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쉽게 말씀드리자면 당사자주의라 해서 검사와 변호사의 힘과 역할을 대등하게 만들어주면 됩니다. 어느 쪽이 우월한지 봐서 진실을, 유무죄를 가리겠다는 거죠. 핵심 중 하나입니다. 조서의 증거 능력이란 부분이에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겁니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없어요. 수사 과정에서 만든 조서가 고문이나 다른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 증거로 채택된다. '말한 게 사실이 아니에요'라고 해도 진실로 받아들여지죠. 그러다 보니 법원에서 재판이 실효성을 갖지 못하는 거죠."

-'검찰이 조서를 만들어서 내면 끝이다'.
"그렇죠. 검찰 작성 조서와 경찰 작성 조서가 다릅니다. 경찰 작성 조서는 피의자가 피고인이 돼서 법정에서 '네, 맞습니다. 그런 얘기를 하고 사실입니다'라고 해야 증거 능력이 인정받아요. 만약에 법정에서 '경찰에서 작성한 건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하면 고문 등의 증거가 없더라고 증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근데, 검찰 작성 조서는 그렇지 않아요. 고문이나 조직, 왜곡 등 특별한 사안이 발견되지 않으면 인정받습니다. 재판 이뤄지기 전에 검찰 수사 과정에서 게임은 끝난 거죠. 이러한 공판중심주의. 만약 검사가 수사 과정에 참여했으면 그 수사 행위 증인으로 법정에 출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서울시 간첩 조작 사건 같은 경우 검사의 조작 행위 가담 징후가 농후하거든요. 검사 스스로가 국가보안법에 의해 입건되고 조사받아야 할 엄청난 사안입니다.

근데, 검사는 빠져 버리고 국정원 직원 일부만 책임을 묻는 상황인데요. 수사권과 지휘권을 가진 검사라면 해당 사건에 대해 증인으로 출두해서 자신이 수사할 때, 취조할 때, 심문할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진술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국민참여재판제를 시범적으로 하잖아요. 유무죄를 평결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만을 제시하거든요. 미국이나 영국식으로 평결권을 가진 국민참여 배심제로 해서 민주적으로 해야 하고요. 그래야 검찰이 가진 무소불위 권력이 공개되고, 검증받고, 균형이 이뤄질 수 있거든요. 일차원적이고요.

두 번째는 검찰 개혁이죠. 검찰의 인사권. 검찰총장을 누가, 어떻게 인선하느냐. 지금은 대통령이 마음대로 낙점하는 형태죠. 이걸 막기 위해서 검찰총장인사추천위원회라는 걸 만들었어요. 그 위원회가 추천한 삼 배수 내에서 선정하는 건데요. 이게 형해화되지 않고 처음 제대로 작동한 대상이 채동욱 검찰총장이었어요. 대통령이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지 못한 첫 번째 케이스였던 거죠. 그렇다 보니 채동욱 검찰총장이 임기대로 일하지 못하고, 오명을 받고 물러나게 됐죠. 검찰총장 인사, 검찰 내 인사, 파견 나가 있는 형태. 우병우 민정수석도 마찬가지거든요. 청와대 파견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서 검찰청법 개정을 해서 현직 검사 신분으로는 청와대에 파견할 수 없다고 했는데 편법을 쓴 거예요. 휴직 내지는 사직을 하고 청와대에 가요.

민정수석 마치고 나면 복직합니다. 완전 눈 가리고 아웅 아닙니까? 이런 형태, 검찰의 제도 개혁이 필요하고요. 세 번째로는 수사권 분권화죠. 검경 수사권 조정도 있고요. 고위공직자수사처처럼 제3의 기관을 만들어서 검찰을 견제할 필요도 있고요. 검찰이 가진 수사권과 지휘권 둘 중 하나는 떼야 하는 거죠. 수사 지휘만 하는 기관으로 남아있을 때 검찰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고, 스스로도 하고 싶은 수사를 하고, 욕심을 걷어내야 하죠. 다양한 차원의 검찰 개혁과 이슈가 있는데, 들어보니 쉽지 않겠죠? 하나도 하기가 쉽지가 않고요.

우선은 검찰 조직의 진정한 반성이 있어야 할 거고, 개혁에 대한 수긍이 있어야 합니다. '정말 이건 안 됩니다', '검찰이 거악과 싸우는 중요한 역할을 못 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으면 개혁 전반에 동참하시면서 자기 이익이 아니라 검찰을 위한 바탕을 두고, 호소해주셔야 하고요. 국회도 마찬가지로 계속 이야기하지만, 검찰 및 친검찰 출신 국회의원분들이 여야를 떠나서 검찰 개혁을 위해 역할을 해주셔야 합니다."

-쉽지 않은 길이에요. 사실, 국민참여재판. 유무죄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재판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해요. 법조 용어도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설득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고,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검찰이 좀 더 개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쉽지 않아요. 진경준 검사장이 역사상 유례없는 해임을 당하는 상황이고요. 국민 여론이 높습니다. '검찰, 이대로 두면 안 된다'. 여론을 잘 받아서 여소야대 국면에서 검찰 개혁하면 좋을 텐데, 의원님이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저는 말단 초선의원이다 보니까 밑에서, 우리 수면 아래 있는 갈퀴 같은 역할이죠.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요. 거대한 검찰 개혁 과제 중에서 당장 국민께서 쉽게 납득하시는 공수처. 여기에 야 3당이 뜻을 모았죠. 새누리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계시는데, 조금만 협력해주시면 이 부분만큼은 우선적으로 가능할 것 같아요."

-검찰 개혁 얘기가 나오니까 새누리당이 '야당이 검찰을 자신 입맛에 맞게 하는 것 아니냐'고 하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우선, 공수처에 국회의원도 포함됩니다. 스스로 감시하고, 평가하기 위해 공수처를 매의 눈으로 수사할 기관으로 만들 수밖에 없고요. 현재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 합의가 이뤄진 공동안이 나왔지만, 정의당도 곧 같은 내용으로 나올 것 같은데요. 골자는 무엇이냐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처장 임명을 대통령이 하도록 합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검찰총장추천위원회처럼 공정성, 대표성, 객관성을 가진 추천위원회가 들어가지만, 임명은 대통령이 하고요. 법무부나 대한변협 등 국가중추기관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거예요. 야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요. 오히려 정권이 마음만 먹는다면 또 다른 검찰 중앙수사부같이 운영될 수 있다는 내부 비판이 있는 상태입니다. 고위공직자수사비리처가 별동 부대라기보다는 국가의 사정 기관 혹은 수사 기구가 사법 구조 내에 하나 더 생기는 거고요. 내부 견제와 균형 원리가 적용되는 겁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마음대로 운영하려면 할 수 있어요. 새누리당에서는 현 정권 상태에서 그다지 반대할만한 기구는 아닙니다."

-사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거든요. 그걸 막겠다는 건데, 새누리당이 이번 야당의 개혁안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 마디만 더 드리면 두렵기도 한데요. 새누리당이 대단히 전략적으로 능란하다는 평가가 많지 않습니까? 그 일환 중 하나로 공수처 신설 반대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사실, 공수처가 기대만큼 대단한 검찰 개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새누리당이 반대를 극렬하게 하다가 최종적으로 공수처를 수정해서 받아들이게 된다면 새누리당은 검찰 개혁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상당히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외부에 드러낼 수 있고요.

반면에, 야당은 그렇게 강렬히 요구하던 것을 새누리당이 받아줬으니 더 요구하는 건 지나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됐는데 공수처도 정부에 대한 견제나 장악, 통제가 작용해서 정권 입맛에 맞는 야권 정치인 사정. 고위 공직자 중 마음에 안 드는 사람에 대한 부작용이 된다면 야권이 부메랑을 맞는 상황이 되는 거죠. 내부 일부 의원들은 공수처에 대해 반대하고 계십니다. 이런 복잡한 사정이 있습니다."

-'표적 수사' 이런 걸 염려하시는 거네요. 참, 쉽지가 않네요. 
"쉽지 않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세 가지 차원에서 검찰 개혁이 동시에 이뤄져야만... 검찰이 검찰이어서 문제가 아니라 그 이름을 밥찰로 바꾸면 밥찰의 문제가 되는 거거든요. 그 기구를 둘로, 셋으로 나누면 똑같이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요. 누구여서가 아니라 권력 구조가 집중돼있고, 권한이 모여 있는 게 문제인 것이거든요. 이걸 민주적 논리에 의해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고요. 현재 상태에서 그게 너무 힘겹고, 버거워서 정권교체가 가능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하고요. 그 이후에는 국회에 입법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해야 하고요. 정권교체 이전에는 국회가 할 수 있는 입법에서 노력을 해야 하고요. 궁극적 검찰 개혁은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은 새 정권이 초기에 검찰 개혁을 중요한 국가 정책과제로 내걸고, 세 부분에서 개혁을 해낼 때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의 폐해, 우리가 얼마나 많이 봤습니까? 저번에 검사 출신 금태섭 의원님을 모셔봤는데요. '세상 어디에도 검사에게 술 사주고 벤츠 선물해주는 나라는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우리나라 검사의 권력이 큰지, 다른 나라와 동떨어져 있는지 단적으로 설명해주신 기억이 있는데요. 검찰 개혁 문제, 이번에 민심을 등에 업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병우 수석 얘기도 잠깐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양파 수석이란 별명을 갖고 있어요. 휴가 다녀와서 정상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끝까지 버티면 어쩌죠? 야당에서 할 수 없는 거죠?
"자꾸 야당에 '조치를 취하라'는 국민의 요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특히 트위터에 멘션을 날리거나 관련 기사를 소개하면 '뭐하냐'는 질타가 오고요. '지금 기사나 퍼 나를 때냐', '가서 조치를 취하라', '총선에서 너희들 다수당으로 만들어주지 않았느냐' 이런 식인 거죠. 저희도 하고 싶죠. 근데,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많지 않다 보니까. 그런 말을 많이 하세요. '해임 요구', '탄핵'. 우 수석은 법적 대상자가 아니어서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게 언론에서 우병우 수석에 대한 문제를 얘기하고, 여론을 만들 수밖에 없는 게 한계일 수도 있는데요. 우 수석을 박 대통령이 계속 지키는 것 같습니다. 특별 감찰도 한다고 하지만, 어차피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어서 시간 끌기로 보이는데요.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을 지키는 모습, 이건 박 대통령이나 정권에 도움이 안 되는 거죠?
"도움이 안 된다고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죠. 이 정권 내에서 일어난 많은 일이 상식 밖에서 이뤄졌는데 또 '이렇게 해보니 통하더라'는 학습 효과가 있는 상태요. 그러다 보니 '불리할 텐데 왜 그렇게 끌고 가시는가'라는 의문이 생기면서도 '그게 통하는 사회구나'라는 아쉬움도 생깁니다."

-'지지층만 끌고 가겠다' 같아요. 사드 문제도, 세월호 문제도 그렇고, 돈 얘기 꺼내면서 갈라치기 하면서 끌고 가는 거고요. 우 수석 문제도 야당에서 비판하고 반대하는 여론이 있지만, 귀를 닫고 '나 혼자 갈래' 이런 것 같은데요.
"게다가 부모님의 비극적인 죽음을 떠올리면 지지율이 올라가잖아요. 경북 지역은 12%, 전국적으로 4% 올랐다고 하니까 박 대통령과 주변인은 정치 아이돌 스타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팬들한테 서비스해주면 지지율이 올라갈 텐데 뭘 그걸로 난리를 쳐?' 이런 거죠. 안타깝죠. 저도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로부터 '대통령은 비판하지 마라'. 워낙 아이돌 스타 같은 분인데... 예를 들어 '엑소는 건드리지 마라'고 저희 아이들이 늘 그러거든요. '아빠, 절대 엑소에 대해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얘기를 하면 안 된다'. 현재 우리나라가 그런 상황인 것 같아요. "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어요. 부모님 얘기를 꺼내면서 감성에 호소하고, 애국심에 호소하는 박 대통령의 전략이 먹히는 것 자체가 비정상으로 보이는데요. 어쨌든 여소야대 정국 20대 국회 야당 의원들이 내년 대선에서 수권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야성을 보여주면서 대안을 어떻게 보여줄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것도 여쭤볼게요. 이철성 경찰청장 내정자 인사청문회가 19일로 예정돼있습니다. 벌써부터 음주운전, 위장전입, 표절 등 도마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 내정자가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나요?
"그전에 경찰청장의 자질이 무엇인지 말해야겠죠. 교과서적 자질은 답이 나와 있지만, 대한민국 현실에 비춰봤을 때 도덕성 기준이 어디인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장관들, 청와대 비서관들 도덕성 문제와 비교해본다면 지금까지 드러난 이철성 후보자의 소위 말하는 도덕성 문제는 23년 전 음주운전 사고, 또 500만 원 오른 땅에 대한 투기 의혹들이거든요. 그래서 우선은 지금 공개된 것만 가지고는... 현재 국회 인사청문회 의결권이 없거든요. 인사청문회 보고서만 채택할 뿐이고, 어떤 문제가 제기되더라도 대통령 임명이 가면 그만이거든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이철성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파고들어서 흠집을 내서 청장의 집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소극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게 방법인가.

아니면 그가 정말 치안 철학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가. 특히, 정치적 중립성 차원에서. 권력 바라기의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 대선에서 그런 잘못된 행동이 반복될 여지를 남겨둘 것인가. 우리가 집중적으로 관심 가지는 건 밀양에서의 그의 적극적인 강경 폭력 진압 모습들. 그가 어떤 지시를, 어떻게 내렸고, 어떤 생각이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지난해 11월 14일 백남기 농민 사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대선 관리 계획은 무엇인지 집중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백남기 농민 사태에 대해 강신명 경찰청장은 끝내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어요. 저도 그날 물대포를 맞았어요. 경찰청에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끝내 경찰청장 사과는 못 받았고요. 경비과장인가요? 그분의 사과 공문이 왔는데요. 기자들까지 폭력 진압하는 경찰의 모습, 그대로 반복한다면 정말 이거는 민주국가의 공권력이 아니죠. '그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파헤쳐 주신다고 하고, 거기에 대한 답변을 듣겠다'는 말씀이신데요. 인사청문회 잘 준비해서 국민을 대신해서 검증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저희 애청자분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팟짱> 애청자 여러분, 항상 사랑하고,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저에 대한 희망도 늘 감사해 하고 있고요. 제가 언제까지 정치를 할지 모르겠지만, 정치를 하는 그날까지는 앞이나 뒤를 보지 않고 여러분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끝>



태그:#표창원, #장윤선,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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