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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이재명 "지방사또 당대표 도전, 민란 전 단계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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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이재명 성남시장

아래는 12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함께 한 인터뷰 내용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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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인터뷰>

- 오는 8월 27일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그런데, 벌써 흥행에는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죠. 좀처럼 분위기가 안 뜨기 때문인데요. 흥행 부진을 걱정하는 당내 여론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 가운데 <프레시안>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조사를 했는데요. 그 결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12.7%로 선호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왜 사람들은 이재명 시장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로 선호한 걸까요? 오늘은 그 화제의 주인공, 이재명 시장을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말씀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이재명 시장입니다. 장윤선 기자님이 저를 사랑하셔서 자꾸 불러 주셔서..."

- 저도 그렇지만, 방송을 시청하는 애청자께서 시장님을 너무 사랑하시는 것 같습니다. 시작도 안 했는데 '와, 이재명 시장님이다'라고 댓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장 기자님 덕분입니다."

- 광화문 단식 이후 저희가 처음 전화 연결을 하는데요. 건강은 어떠십니까?
"많이 좋아졌고요. 간이 좀 나빠졌는데, 큰 손상 없이 회복 중입니다."

- 아유, 정말 다행이네요. 그때 김종인 당 대표가 광화문 단식장에 방문하셔서 '지방 재정 문제는 당이 알아서 적극적으로 풀겠다'고 하셨는데 그 이후 전개 과정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당에서도 노력하고 있고요. 원내대표, 안행위 이런 분들도 공개적으로 '당이 책임지겠다'고 말씀을 주셨고요. 그 뒤에 행자부 관계자를 불러서 야단도 치고. 당이 개정 법안도 많이 내고 있는데요. '특정 자치단체 예산 문제가 아니라 예산 장악을 통한 지방자치 말살'이라고 명확하게 정리하고, 대응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이 문제를 상위 레벨로 조정해서 해결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그야말로 김대중 대통령이 단식 투쟁으로 (지방자치제를) 되살렸고, 박정희 정권에서는 폐지해버렸거든요. 중요한 정치 아젠다라는 뜻이거든요. 국가 지도자들이 명운을 걸고 싸우는 중요한 사안인데, 최근에는 별로 중시하지 않는 것 같고요. 그래서 정부가 교묘하게 예산을 빼앗는 방법으로 전국 자치단체 98%를 정부 지원 없이 부도나는 곳으로 만들어 버렸죠. 나머지 1%까지 그렇게 만들려고 하고, 그러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4개만 남게 되거든요. 그럼, 지방자치단체는 없어지는 거죠."

- 이렇게 지방자치가 말살되고 있고... 사실 행정은 지방 정부가 다 하는 거잖아요. 지방 정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을 뒷받침해줘야 하는데 다 뺏어가 버리니 어떻게 일을 하라는 것인지 답답합니다.
"말이 안 되는 거죠. 지방자치는 '스스로 자'자를 써서 스스로 정치하는... 스스로 하면 다른 곳과 다를 수밖에 없고, 그게 장점인데요. 그걸 통해 경쟁이 이뤄지고, (좋은 정책을) 확산하는 거죠. 우리 정부는 지자체가 다르게 하는 걸 싫어해요. '정부에서 하는 것만 해라.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마라. 복지 정책 싹 없애라. 공사대금 더 줘라. 새로운 복지 정책 하지 마라' 자치단체의 자치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안타깝죠."

- 우리가 개돼지 취급을 안 받으려면 우리가 낸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잘 쓰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감시해야 할 텐데요.
"이재명 개돼지가 한 말씀 드리면요. (웃음) 중앙 정치권력의 사고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이 국민의 주권성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다' 아주 단순한 건데,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고, 국가 권력은 분산돼야 하고,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토대고. 그래서 지방자치, 민주주의, 공화주의 이런 것들이 일관성 있는 얘기인데요. 우리나라 소위 지도층이라고 자부하는 자들은 자기들이 국민의 대리인이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지배자라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있죠. 전 집권당 대표였던 김무성 대표가 그랬죠. '국민한테 복지 많이 해주면 게을러진다' '저것들 많이 해주면 일 안 하고, 게을러진다'고 하죠. 홍준표 도지사는 그랬죠. '도민들이 배은망덕하다'. 어떻게 주인한테 머슴이 '배은망덕하다'고 해요. 자기가 월급 받아서 해야 할 일을 당연히 하는 거잖아요.

대통령도 그렇잖아요. 300명의 국민이 죽고, 실종됐는데 '조사 비용이 아깝다'는 얘기. 국민의 생명 자체를 돈보다 하위에 둔 거거든요. 어떻게 국민의 생명보다 아까운 게 있겠어요? 이런 인식이 그 집단 지도층에 있다 보니까 거기 지휘를 받는 사람은 그렇게 말하는 거죠. '국민은 개돼지다', '국민 버릇 나빠져', '국민이 은혜를 몰라' 이게 머슴이 아니라 국민을 지배 대상, 종으로 여기는 겁니다. 이 개돼지 열 받습니다."

- 이재명 개돼지 열받으니까 장윤선 개돼지도 열 받습니다. 정말 불쾌해요. 국민을 대상으로 종, 머슴 취급하면서 행세하고, 군림하려는 태도는 더는 보고 싶지 않거든요. 우리는 개돼지가 아니거든요.
"책임을 묻는 문제가 아니라 처단해야 하고요. 그게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되찾는 길이기도 합니다.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완벽히 부인하잖아요. 국가 공무원, 정치인, 행정가가 가져야 할 덕목이 여러 가지지만, 근본적으로 '나는 대리인이다', '(국민한테) 월급 받는 고용된 사람이다'라고 생각해야죠. 이 사람들은 반대로 생각하죠. 제일 나쁜 게 주인 따귀 때린 인간들. '국민 버릇 나빠져', '배은망덕해' 이런 것들이 따귀 때리는 행동이고요.

두 번째가 국민한테 거짓말하는 겁니다. 사드 문제도 거짓말이죠. 국가 안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안보를 위하는 것이고, 대한민국 안보는 해치는 거잖아요. 그보다 하위에 나쁜 것. 덜 나쁜 게 무능과 부정부패라고 봅니다. 무능과 부정부패보다 나쁜 건 거짓말이고, 거짓말보다 나쁜 게 국민 따귀를 때리는 겁니다. 이 개돼지 열 받습니다."

- 아침부터 이재명 개돼지 열받아서 성토하고 계십니다. <프레시안>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 대표 후보 중 선호도 1위를 하셨어요. 우선, 이 조사 어떻게 받아들이신 건가요?
"사실 조금은 (결과를) 예상했던 거고요."

- 예상하셨어요? (웃음)
"네. 왜냐하면, 이게 당 지도부 선거에 관여하는 여러 층이 있지 않습니까? 당원들, 더민주 지지자들이 있는데요. 여기저기 루트를 통해 확인해본 바에 의하면 그런 열망이 꽤 있고요. '총선 끝나고 당이 무언가 했으면 했는데, 이건 아닌 것 같다', '새로운 지도력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욕구가 있었던 것 같고요. SNS 투표 결과에서 지지층이 모이니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오고, (<프레시안> 조사) 저거는 의외였어요.

더민주 지지자 중에서는 29% 정도 나오고, 다른 분들은 10%, 9%밖에 안 나왔잖아요. 3배 정도 나왔는데, 그 격차는 의외였습니다. 그렇게 심하게? 제가 잘났다기보다는 국민, 야권 지지자 사이에서 '이건 아니다', '새로운 방식의, 새로운 사람에 의한, 새로운 아젠다, 새로운 투쟁 방식'을 요구하신 것 같아요."

- 말씀하신 대로 많은 국민. 특히, 야권 지지자들은 '야권의 동력, 활력을 찾는 정치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무거운 흐름이 지배하고 있어요. 발랄하고, 가볍고, 경쾌하게 정치가 가는 게 아니라 무겁게... 물론, 책임감을 느끼고 무겁게 가는 건 중요하지만요.

'이슈에 대해서 능동적으로 대응이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새로운 지도부에 대한 요구가 분출하는 것 같다. 특히, 더민주 지지자는 이재명 시장에 대한 지지가 폭발적이다'라고 볼 수 있는데요. (국민과 지지자들이) 어떤 의제를 원한다고 보시나요?
"일단은 기존 정치 양식이라고 할까요? 이게 국민의 의사와 대비돼 있어요. 국민은... 특히, 야권 지지자는 야당의 역할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정부의 독선과 일방통행을 견제한다', '정부가 반영하지 못 하는 다른 정치적 욕구를 대변한다' 이거는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거든요.

정치라고 하는 게 각자 지지자의 입장을 대변해서 그걸 관철하기 위해 다투는 거거든요. 다툼이나 투쟁을 나쁘게 볼 것이 아니라 방식을 순화하더라도 권장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야권이 책임 의식이 과하고,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어요. 야권 지지자들이 바라는 바대로 강력한 투쟁, 선명한 입장 그런 것들을 대중이 원했던 것 같아요.

총선 전 제일 심각한 의제였던 테러방지법, 지금 조용하잖아요. 저는 그것만 생각하면 화가 나거든요. 전화기도 바꾸고, 제가 왜 온갖 보안 방법을 연구하고 다녀야 합니까? 혹시 내 전화기에 야동이 심어 두지 않을까? 국정원이 아동 포르노 심는 해킹 프로그램을 샀다는 거 아닙니까? 중요한 문제인데, 지금은 사라졌고. 저는 국가 제1의무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으로 생각하고요.

그래서 안보가 중요하고, 안전이 중요한 거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습니까? 먹고사는 것보다 중요하잖아요. 기본이라는 건데... 국민 수백 명이 이유도 없게 죽어 버렸고, 그 원인을 밝혀야 재발하지 않을 텐데 그만큼 중요한 민생이 없는데 자꾸 (그 문제와) 멀어지고 있죠."

- 세월호 문제 말씀하시는 거죠?
"네.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돈이 아까워서 조사를 못 하겠다'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밝혀야 하는 거죠. 책임도 물어야 하고요. 이런 점들... 또는 지역 경제 양극화가 심해져서 나라의 미래가 암울해지고 있잖아요. 애를 안 낳고... 경제적 불평등에서 오는 건데, 이런 문제들. 그리고 정치적 퇴행. 나라의 주인이 진짜 국민인가. 국민을 개돼지, 지배 대상으로 알고, 독재하고, 왜곡하고... 이런 것에 대해서 강경하고, 분명하게 입장을 세워서 전선을 치고 싸워줘야 하는데 국민이 볼 때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점에서 분명하거든요. 기득권자들, 공격하는 측의 프레임에 쉽게 넘어가요. '안보'라 하면 부르르 떨어요. '종북'이라 하면 다 도망가버리고. 정면 돌파해서 나쁜 프레임은 깨고, 이겨야 하거든요. 이런 점이 국민이 바라는 바인데, 그게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겠죠. 그래서 정부와 맞짱뜨고, 싸워서 관철해내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저 같은 사람에게 (국민과 지지자들이) 기대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영광이라 생각하지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죠. 당에서 처리했어야 할 역할이라 보거든요. 근데, 이게 보수 언론들... 저는 악성 언론이라 표현하는데요. 정상이 아니니까. 거기가 요구하는 대로 '중도니, 타협이니'. 무슨 강도들하고 어떻게 타협을 합니까? 거기에 휘둘리는 느낌이 들어요.

현실 문제도 있지만, 그것도 우리가 이겨내야 할 장벽 같은 것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국민이 기대하는 바에 아직은 못 가고 있지 않으냐. '그렇게 해주면 좋겠다'는 이런 열망들이 모이고 있어요. 그게 당 지도부에 '새로운 걸 해보자'는 열망을 가지게 해서 저한테 온 것 같아요. 저는 지나가는 그릇인 거죠. 사람들의 열망이 모인 것이지. 제가 잘났다는 게 아닙니다."

- '테러방지법, 세월호 등 사회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더불어민주당이 일정 정도 각도 세우고, 엣지있는 입장도 표명해주고. 국민의 감성 혹은 견해를 확 끌어당겨서 폭발적으로 열망하게 하는 매력적인 정당의 역할을 못 하고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이재명 시장이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여론이 상당하다'는 건데요. '내가 당 대표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하신 건가요?
"사실은 저번 주부터 구체적인 생각을 해봤고요."

- 아니, 지난주요?
"네. (웃음) 당에서 '너무 밋밋하다' 이런 얘기도 있고, '무언가 새로운 걸 해봐야 하지 않느냐'고 해서요. 바닥에서, 지역에서 분권 운동하는 분들 권유가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지방자치가 통째로 무너지고 있고, 저도 단식하면서 싸워봤는데요. 지방자치단체장의 활동으로는 도저히 저지할 수 없다. (지방 자치 문제를) 의제화할 수조차 없다. 광화문에서 굶으니 (사람들이) 관심을 조금 가지는 수준에 불과해서요.

자치와 분권 문제는 그냥 지방자치 문제이기보다는 조금 더 들어가면 통일의 기반을 만드는 거거든요. 각 자치단체가 자유권을 가지고 행동하면 통일에도 상당히 역할 할 수 있죠. 한쪽이 먹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분권이 중요하고요. 분권형 개헌도 중요한 정치 의제가 되는 중이라서 '이거는 무언가 중앙정치의 영역에서 만들어 내야 할 텐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당신같이 새로운 사람이 (당 대표를) 해보라'는 얘기가 있던 와중에 실제로 몇 군데 의견을 타진해보니까 그런 흐름이 있는 거예요. 저번 주에 '한번 물어나 보자'였는데, 제가 물어본 것 이상이어서 처음 고민보다 깊어진 거죠.

전당대회는 두 가지 측면이 있거든요. 이긴 다음에 하는 일이 있지만, 정치적 의제를 내놓고 국민에게 공감을 얻고, 전파하는 과정도 중요하잖아요. '과정에 충실해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막상 진짜로 당 대표가 되면 어떻게 할 거냐' 그러면 구체적인 고민이 당장 다가오지 않습니까? '시장은 어떻게 할 거냐', '사퇴 안 하고 가능하냐'. 일부 얘기로는 '시장은 법률상으로 겸직은 가능한데, 선거 유세를 못할 텐데 어떻게 할 거냐'.

내년 정치 일정과 관련된 얘기도 나와요. 양자택일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니까요. 고민이 깊어진 거죠. 정말로 선택을 해야 하는... 시장은 쉬웠는데, 갈수록 첩첩산중이 되어 가고 있네요."

- '정치의 고비마다 서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지금 출마 결심은 굳히신 거죠?
"할지, 안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니까요. 사흘밖에 안 됐습니다."

- 이 정도 되면 '출마 임박'이란 기사가 나와야 하는데? (웃음)
"일부에서 그렇게 (기사를) 쓴 것도 있긴 하던데요. 어제 (당 대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니까 고민이 더 깊어졌죠. 장난이 아니지 않습니까? 한 나라의 운명을 놓고 개인의 정치적 계산을 해서는 안 되고, 전체를 봐야죠. 책임감 있게 결정해야 하는데 단순한 일이 아니죠.

저는 국가권력 정상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거기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판이 난다고 보기 때문에 거기에 어떻게든지 기여해야 한다. 어떤 게 진짜 바람직한가, 어떤 게 더 나은 결정인가. 저를 믿고 4년 동안 계약해준 성남 시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물어봐야죠."

- 성남 시민의 여론은 어떨 거라고 보십니까? 성남에서 특화된 이재명표 정책들이 있지 않습니까? 당 대표가 되시면 이 일들을 다 하지 못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잖아요?
"경선 과정에는 (성남시장의 역할을) 유지할 수 있지만, 실제 (당 대표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봅니다. 진짜 당선된 경우에는 '양립 가능하냐'고 당연히 논쟁이 벌어지겠죠. 저는 양립 가능하다고 봤는데, 그 지적이 일리가 있더라고요. '정치 중립 때문에 (당 대표 선거에) 관여할 수 없다', 내부 의사결정에 의해서 (선거 운동에) 참여할 수는 있겠지만, 대외적 의사 표시를 못 하게 되니까 극단적으로는 '지원 유세를 못 하는 당 대표가 어디 있느냐' 이런 얘기가 나오면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겠죠.

그럴 때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 문제고요. 어제 택시기사 10분들을 만나서 우연히 얘기하게 됐는데요. 물어봤죠. '어떻습니까?' 그중 2명 정도가 '아니, 뭐 그게 본인의 정치적인 길인데 가야죠'. 그런데, 다른 분들이 말을 안 하시는 거예요. (웃음)"

- 왜냐하면, 성남시민들 입장에서는 손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 정치인 하나 잃어버리는 게...
"'미안하지만...' 이런 입장도 있는 것 같고요. 각종 통로를 통해서 시민 의견도 물어보는 중입니다. 저도 지금 머슴살이하는데, 머슴이 농사 중에 막 가면 안 되잖아요. 심각하고 중요한 일이 있으면 주인이 양해할 수도 있지만... 과연 그런 상태인지 물어봐야 할 것 같아요."

- 성남 시민들이 이럴 것 같아요. '우리 시장님 큰물로 보내 드리면 좋을 것 같긴 한데, 당장 우리 삶이 팍팍해질 수 있어서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지 않으실까 싶어요.
"그런 분위기더라고요. 어쨌든 당에 혼선을 주면 안 되니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번 주 안에 정리가 되는 거죠?
"그래야죠. (그것이) 예의라고 생각하니까요."

- 그렇군요. '경선까지는 가볼 수 있다'는 말씀을 주셨는데요. 이번 당 대표 선거가 조용하게 되고 있고, '흥행이 안 된다'. 중진들 사이에서도 '너무 재미없는 선거가 돼서 큰일 나겠다'라고 하는데 이재명 성남시장님이 출마하시는 것 자체로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을 것 같고요. 이게 지방자치 단체장으로는 처음 출마하시는 거잖아요. 역사적인 일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특이한 일인데, 지방자치가 발달해있는 유럽 지역에는 일상적인 일이에요. 거기는 지방자치 단체장들이 정당의 공천도 받지만, 정치 자유가 보장돼 있고. 그러니까 지방자치단체장을 하면서도 당 대표를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근데,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단체 알기를 우습게 알지 않습니까? 지방정부인데, 무슨 계모임처럼 '단체'라는 이름을 붙여놨어요. 지방정부 아닙니까? 실제로 국민이 집행 책임자, 수반이라는 사람을 뽑고, 견제 기구로 (시)의회까지 구성하는 하나의 정부인데 우리나라는 일부러 인정하기 싫어서 '단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요. 행자부 같은 곳에서 백만 도시 시장보고 '3년 전 2월 9일에 뭐 했는지 배차일지하고 일정표를 내놔라'고 완전히 무시하고 있죠.

지방자치단체장이 중앙 정치, 전국적 의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생소해요. 저는 이 벽을 깨뜨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것도 좋은 기회이긴 하다'. 어쨌든 처음 가는 길이니까 모두에게 생소하고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고요. 한편으로는 '새롭게 해보자. 똑같은 레퍼토리 지겹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 당내 현역 의원들 사이에 이런 시선이 있는 건 사실이더라고요. '기초단체장이 무슨 당 대표에 출마하느냐', '지방 행정이나 잘해라'는 마뜩잖은 시선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고요. '당 대표는 3선 이상 국회의원이 해야지'라는 시각이 있는 건 사실이거든요. 무시하거나 깔보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저는 깔본다기보다는 현실적인 시각이라 생각해요. 중앙당에서 여의도 정치와 국가 사무를 다뤄보고, 당내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려면 경륜이 필요하죠. 저는 그래서 국회 경험, 중앙정치 경험이 많은 분이 (당 대표를) 하는 게 기본적으로 맞다고 생각해요. 저보고 '주류냐, 비주류냐'고 하던데 저는 둘 다 아니고, 변방이잖아요. 그러니까 흐름 속에 있던 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의아할 수밖에 없어요.

문제는 그 속에서 국민이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이 바라는 지도력을 충분히 발휘해주면...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 열망을 충족시켜주면 이런 요구가 없겠죠. 예를 들면, 더민주 지지자들이 '한양 도성 안에 있는 대신이 아니라 변방에 있는 사또가 해봤으면 좋겠다'가 민란 전 단계일 수도 있거든요. 역사적으로 재미있게 얘기 하자면요. '야권 지지자들의 욕구와 열망을 충분하게, 만족스러울 만큼 대변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있는 거죠. 중앙정치권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했던 것.

국민이 볼 때 '다음 정당 지도부가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라고 봤을 때 '아닐 것'이라는 의구심을 가진 상태로 보이는 거죠. 다음 지도부에서 이런 논란들이 녹아서 조금 더 선명하게 야권 지지자의 의사를 반영하고요. 저는 당이 무언가 문제를 제기하면 끝장을 봤으면 좋겠어요. '한번 문제 삼으면 끝장을 보더라' 이래야 두려워하거든요. 사건으로 사건을 덮는 이유는 '이렇게 하면 (야당이) 정신을 못 차리더라'고 해서 그러는 거예요.

집권한 쪽에서 의제 설정에 영향력이 있잖아요. '그거 아니야. 이거 놔두고. 나 이걸로 끝장내야 겠어'라고 하면 (집권한 쪽이) 무서워합니다. 그런 쪽으로 보강하면 좋겠다는 거죠. 저는 (반대하는 사람들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사람이 당 대표를 잘해낼 수 있을까요? 저도 사실은 만약 (당 대표가) 진짜로 되면 걱정이 없을 수가 없죠."

- 조금 약한 모습 보이시는 것 같아요. 시장님답지 않은데요? 이런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사드 배치로 첨예한 안보 논쟁이 붙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김종인 대표 그리고 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 당의 전략기획위원장이기도 하죠? 김성수 의원, 이분 당 대변인인데 당 요직에 계신 분들이 사드 도입에 찬성하고 계시잖아요?

이런 내용이 '실제 사드와 관련된 당론을 정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측면이 있는 것은 아니냐'. '사드 절대 안 된다'고 입장을 고수해왔던 분들도 밖에다 자기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고요. 이런 점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당에 소속된 조직원 입장에서는 당 지도부와 목소리를 같이 내줘야 하거든요. 그건 어쩔 수 없잖아요. 조직이니까. 우리 대표님이나 주요 간부들이 이렇게 말하는데, 거기 소속된 다른 쪽에서는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하면 '콩가루 집안', '중구난방'이 돼버리니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죠.

저는 그 점에서 자유로우니까요. 변방에 있으니 상관없잖아요? 이게 '당이 안보 정당을 표방하고, 안보에 충실한 정당이라는 것을 심고 싶어서 안보에 관해서는 가급적 다른 소리를 안 내겠다'는 생각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국민이 진짜 원하는 안보가 무엇이냐'. 사드가 북한을 겨냥한, 대비한 것이 아니란 사실은 세상이 다 알아요. 북한은 노동 미사일만으로도 제주도까지 커버하고요. 수도권은 장사정포면 충분히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는데 고고도미사일이 왜 필요하겠어요?

미국이나 다른 곳을 겨냥한 것인데, 그걸 탐지하고 대비한다고 (사드를) 설치하니까 중국과 러시아가 화를 내지 않습니까? 결국은 군비 경쟁 확대될 것이고, 한반도 불안정성 높아지고, 대한민국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이 오지 않습니까?

진정한 안보 정당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튼튼하게 해야죠. 군사 비리, 병역 비리, 방위 비리도 없애고, 국방 예산에 정확하게 잘 쓰여서 스마트한 군대가 되도록 만드는 것. 안보가 정략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통제하는 것, 대한민국의 안보가 다른 나라에 의해 위태롭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진정한 안보거든요.

'이런 면에서 (사드 배치가) 국민의 판단. 특히, 야권 지지자의 판단과 대비되는 것 아니냐'. 그런 점에서 분명하게 해야죠. 만약에 국민이 잘 모르면 정확한 정보 공개를 통해 설득해야죠. 예를 들어 (사드) 찬성 여론이 높다고 하는데 '북한의 미사일을 견제하는 효과는 아주 부수적이다', '실제로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하는 것이다', '미국에는 이익이 되지만 대한민국 안보에는 훨씬 위협적'이란 사실을 알면 누가 찬성하겠어요? 이게 우리 정치 집단이 해야 할 일이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의 판단을 돕고, 정확한 판단에 기초해서 국민 여론을 대변하는 과정이 생략된 거죠."

- 말씀하신 내용 매우 정확한데요. 저희 <팟짱>은 매일 아침 사드에 대한 방송을 하고 있어요. 판단을 내리기 위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건데요.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이 제1야당이어서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측면에서 유리한 건지, 불리한 건지' 이런 얘기를 분명하게 해줘야 하는데, 여론을 잠재우는 듯한 느낌을 줘서 국민에게서 '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궁금증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다못해 공청회라도 해야죠. 중요한 국가 안보 문제고, 나라의 미래가 달린 문제 아닙니까? 중국도 무시 못 할 현실이고요. 미국도 중요하죠. 양자를 잘 조화시키는 것. 한번은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중국에 끌려갔다가 미국에 끌려가면서 왔다, 갔다 할 수도 있고요. 중국에 끌려갈 때는 미국 핑계를 대고, 미국에 끌려갈 때는 중국 핑계를 대서 여지를 넓히는 방법도 있거든요.

휘두를 것이냐, 휘둘릴 것이냐. 우리가 중요한 위치에 있으면 휘두를 수도 있습니다. '나 저쪽하고 논다? 저쪽 갈래' 이런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여기 멱살 잡혀서 이리 끌려갔다가, 저기서 멱살 잡혀서 저리 끌려갔다가. 이건 국가 지도자의 기본적인 철학과 의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해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수도 있게 돼서 국민이 '하지 마'라고 해서 협상력을 높여줘야죠. '우리 머슴 괴롭히지 마', '우리 머슴한테 권한 없어', '꼬시거나 압박해도 소용없다'고 해주면 자유로워지잖아요. 그 역할을 야당이 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 김종인 대표가 오늘 <한겨레신문>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사드가 반미 운동으로 발전해서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태처럼 가면 대선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라는 얘기를 하셨어요. 사드와 반미 운동을 연결했어요.
"저는 (김종인 대표의 발언이) 지나친 우려라고 생각하고요. 우리 국민은 미국이 자기들 국익을 위해 한반도에 사드 배치하자고 해서 '미국 밉다. 반미하자'고 할 정도로 수준이 낮지 않습니다."

-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하고 (김종인 대표가) 인식이 같더라고요.
"미국이 자기들한테 필요한 일을 대한민국에 요구했다고 해서 국민이 '반미'하겠어요? '싫다'고 할지라도.. 국제적 관계에서 자기들 국가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에 무언가 요구하고, 관철시키려 노력하는 건 당연하잖아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무언가를 요구했다고 해서 그 나라 국민이 우리나라를 '반한'하겠습니까? 안 하면 그만인 거죠. 거부하면 되죠.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무언가 다른 거래를 하면 되는데, 그건 지나친 기우 같네요."

- 그렇군요. '이런 인식이 당내에 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고요. 또 다른 측면에서 앞서 시장님이 지적해주기도 했는데요. 동네 축구하듯이 공 하나 보고 몰려다니는 정치 행태를 지적해주셨습니다.

사드 바로 그 전에는 서별관 회의 논란이 상당히 세게 있지 않았습니까? 특히, 5조 원대 부실을 알고도,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 원을 퍼붓고. '구조조정 한다'면서 20조 또는 12조를 자본확충펀드로 만드는 문제에 대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지나갔어요. 그전에도 또 있었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빼라, 뒤로 미뤄라'. 언론노조에서는 '언론 장악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분개하는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도 그냥 흘러갔어요. 이 점은 어떻게 보십니까?
"농사에 비유하면 이런 거죠. 워낙 엉망진창이 밭이라서 돌이 많아요. 돌을 집어내야 하는데 '어떤 돌이 먼저고, 나중이고'가 없어요. 한 개라도 집어내면 되는 거예요. 잘못 집어서 '이 돌 집었다가, 저 돌 집었다가' 이러면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옵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집단에서는 이게 문제 됐는데, 다른 문제를 내놓으면 되니까 걱정이 없어요. 정말 무서워하는 건 하나를 집어내서 끝장을 보는 거예요. '걸리면 드러낸다', '반드시 바닥을 본다'고 하면 무서워하죠. 이 돌을 가지고 끙끙거리고 있을 때 다른 돌을 던지면 그걸 놓고 이리로 온단 말이에요. 그러니 무섭지가 않죠.

집요함, 치열함 이런 것들을 (더민주가) 발휘할 필요가 있다. 무서운 맛을 보여줘야 한다. 저 같은 경우에도 그렇게 하거든요. '됐다. 그거 놔두고, 이거 먼저 정리하자' 거기에 악성 언론들이 일조하죠. '그거 아니야. 이거 해야 해' 막 던지죠. 그러더라도 좀 버텨줄 필요가 있죠. 장윤선의 <팟짱>같은 언론도 있잖아요. SNS 믿고, 스마트폰 믿고. 국민의 합리적인 판단과 힘을 믿고 가면 되는 거죠."

- 8·27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될 지도부는 내년 대선을 관리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습니다. 1년 6개월 정도 대통령 선거가 남아있는 상황인데요. 만약에 당 대표가 되신다면 '대선 관리를 어떻게 하겠다'가 있으신가요?
"큰 방향을 잡는다면 가능한 판을 키워서 내부 치명상을 입지 않게 관리하는 거죠. 불필요한 갈등으로 정쟁해서 동료, 전우를 죽이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또, 시너지라는 게 필요한데요. 다양하고, 다를수록 효과가 크죠. 자갈 많이 모아서 뭐하겠어요? 자갈과 모래, 시멘트 이런 다른 요소를 적절히 섞어야 하거든요.

그래야 통합했을 때 시너지가 있습니다. 성격도, 행동 양식도, 지향도 다른 후보들을 많이 발굴하는 게 중요하죠. 격렬한 경쟁을 통해서 관심을 끌고, 결국은 같이 손잡고, (지면) 승복하고.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한 룰이 중요합니다.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립적인 지도부가 필요합니다. 누구를 편드는 판으로 가게 되면 안 됩니다. 안전한 상황은 안전한 패배를 의미한다고 봅니다. 우리는 판을 흔들어야 합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위험 지역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그걸 통해서 마지막 대외전을 제대로 치러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지금 가진 안전한 옥토 중심으로 승부를 벌이면 안전하게 진다."

- 굉장히 강렬한 메시지입니다. 어제 우리 방송에 전재수 의원이 출연하셨는데요. '문재인 대표는 당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이긴 하지만, 태평성대에 대통령 하면 좋은 분이다. 전투력이 필요한데, 주변에서 만들어줘야 한다'고 하셨어요. 시장님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훌륭한 분이죠. 사람이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는데, 장점이 많은 분이세요. 부족한 부분은 집단을 통해 만들어내야죠. 정치는 1인 플레이가 아니라 단체 경기기 때문에 부족한 역할은 다른 쪽이 메워주면 됩니다. 축구 같은 건데요. 제가 축구 구단주 아닙니까? 저는 이렇게 표현하겠죠. '나는 중앙 수비수다'. 수비수는 수비 잘해야겠죠? 골키퍼도 있어야 하고, 공격하는 스트라이커도 있죠. 대개 관중은 스트라이커만 보죠. 스트라이커가 부족한 것도 있어요. 수비 잘못해요. 골 많이 먹어서 전체가 져버리면 본인이 골을 아무리 많이 넣어도 어떡합니까?

그러니 이걸 집단 경기로 보고, 역할 분담을 잘하고 그 역할 분담을 한 멤버들끼리 '쟤가 골 넣었네? 꼴 보기 싫어' 이러면 안 되잖아요. 전체의 승리,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의 승리로 가려는 조직 풍토가 필요하고. 그걸 경선 과정에서 만들어내야죠. 부족하면 다른 거로 채워 넣으면 되죠. 그게 또 정치입니다."

- 전재수 의원과 어떤 면에서는 일맥상통한 말을 주셨습니다. 지금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안 지사는 '불펜투수론'을 말하면서 '몸을 풀고 있다'고 하는데요. 시장님도 대선 출마 여부가 강력하게 검토된 것으로 정치권에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대선 출마에) 관심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죠. 당 대표 선거,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서 고려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내년 정치 일정과 연관성이죠. 양자택일을 해야 하니까요. (대선 출마가) 고려 대상이 아닌 건 아니죠. 중요한 일이고.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판이니까 미세한 도움이라도 된다면 뭐든지 해야 하는 겁니다. 정말 중요한 시기라 생각합니다."

- 시간이 다 돼서요 끝으로 당 대표가 된다면 '더불어민주당을 어떤 정당으로 만들겠다', '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이것만큼만 하겠다' 어떤 게 있을까요?
"선명한 야당성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야성 회복이라 그러죠. 그다음에 정치 의제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정치 민주화, 경제 민주화. 핵심은 민주주의 회복, 불평등 해소라 생각하거든요. 여기에 총력을 다해야 하고요.

그리고, 국민을 믿자. 정치인은 국민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정치인이 국민을 지도한다. 이번 총선에서도 나왔지만, 정치인은 국민에게 끌려다니고 있어요. 국민의 집단지성이 훨씬 정치인의 판단보다 뛰어납니다. 그걸 믿고 선명한 정당으로 갔으면 합니다."

- '선명한 정당, 의제를 분명히 하고, 양극화를 해소하고, 불평등을 없애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그런 정당' 이것만 해도 큰일 하는 정당이 되겠어요.
"그게 다죠. (웃음)"

- 이게 다죠. 이것만 해주시면 집권하시겠어요. (웃음)
"한 말씀만 더 드리자면 중도를 얘기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국민은 어정쩡한 사람이 아닙니다. 중도는 어정쩡한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거든요. 색채를 줄이고 어정쩡하게 행동해야 어정쩡한 사람이 우리를 지지한다는 생각이에요.

국민은 그렇게 바보가 아닙니다. 국민은 판단하고, 골라요. '저 정당이 뭘 하려고 하는구나', '저게 나한테 이익이 되는구나'하면 지지하죠. 어정쩡하게 중간쯤 하면 몰라요. 정책을 분명히 제시하고, 그 정책 추진의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하는... 그야말로 야당성을 분명히 해야 국민의 지지를 얻는 거예요.

이미 여당은 자기 색채를 분명하게 하고, 집권하잖아요. 다른 어젠다를 제시하고, 여당이 잘했으면 지지해줘야죠. '잘하고 있네'라고 해야죠. 그런데, 중간쯤 어정쩡하게 한다고요? 보수 쪽으로 살짝 이동한다고요? 이건 국민한테 거짓말하는 겁니다. 거기에 속을 만큼 국민이 바보가 아닙니다.

야당성을 분명히 하게 하고, 정책을 제시하고, 관철 의지가 뚜렷하면 거기에 이익을 얻겠다는 국민은 지지합니다. 중도 영역은 어정쩡한 태도가 아니라 입장을 명확하게 해서 확산해나가야 하는 거죠. 중간쯤 어정쩡한 판단을 하는 사람에게 '저쪽이 이기네'라고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게 야당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 무언가 색깔 있는 정당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재명 시장님이 당 대표를 하시면... 이번 주 안으로 (당 대표 출마를) 결정하신다고 하니까. 결정이 나고, 본격적인 라운드가 시작되면 저희가 또 한 번 말씀을 들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정말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이재명 성남시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끝>


태그:#이재명, #장윤선,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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