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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정의당 비례1번' 이정미 "팟캐스트의 힘 절감... 똘똘 뭉쳐 약자 대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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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비례대표 당선인
 이정미 정의당 비례대표 당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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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 출연 : 이정미 정의당 비례대표 당선인

아래는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와 이정미 정의당 비례대표 당선인과의 일문일답이다.

<색깔 있는 인터뷰>

-이번 총선, 여소야대 정국이 되긴 했지만 아쉽습니다. 진보 정당들이 생각보다, 기대보다 많은 의석을 얻지 못해서인데요. 이 시간에는 이정미 정의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모시고 총선 평가와 진보 정치의 미래에 관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작지만 알찬 정당, 가만히 보면 예쁜 정당, 똑바르고 쓸모있는 정당, 정의당 20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된 이정미입니다. 이전에는 정치 카페 테라스를 통해 많은 분을 찾아 뵜었는데 이번엔 특별히 옆집에 놀러 와서 인사드려서 더 뜻깊고요. 20대 국회 의정활동을 앞두고 여러분을 찾아뵙게 돼서 더 각오를 다지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팟캐스트 출연이) 정치에는 도움이 되던가요?
"노유진... 우리 본가는 그 주의 핫한 이슈를 다룬다면, 테라스는 그보다 편한 방송. 문화적인, 인권 영역을 다뤘어요. 주로 문화 영역을 다루다 보니 좋은 책이 나오거나 좋은 영화, 좋은 음반을 소개하는 계기가 많았어요.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어야 하고, 우리가 소개하는 영화가 블록버스터는 아닐 거 아닙니까? 인디 영화다 보니 상영하는 시간도 얼마 안 돼서 막 뛰어가서 영화 보고 그랬어요. 그런 과정에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장애인의 문제나 성 소수자 문제, 세월호 문제를 많이 다루게 되면서 그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정치인이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연민의 감정을 갖는 것이다. 그러한 저의 감수성, 정말 사람들을 대할 때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세상을 바라봐야 할 것인가를 축적하는 시기로 보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요. 거기다 좋은 친구를 얻게 됐다는 것. (방송) 끝나고 술을 한 잔 마시고... 우리 당에서 주정뱅이 부대표냐는 얘기도 듣기도 했는데 한 잔씩 하면서 깊은 얘기를 나누기도 했고요."

-방송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옆집 누나를 만난 것 같은... 사람을 편하게 해주시는 재주가 있으신 것 같아요.
"비례대표 경선을 나갔을 때 저를 보고 떠오르는 정치 이미지를 많이 얘기해주셨는데요. 저와 방송을 진행하는 김보경 대표가 있어요. '당신은 나를 볼 때 어떤 느낌이 들었냐'고 하니까 '가난한 집 맏딸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선거 때 카피로 썼어요. 힘들고 어려운 집안에서 다 뒷바라지하는 느낌이 든다는 건데... '이제는 자기 목소리 더 내고, 챙겼으면 좋겠다'. 우리 당원들 사이에서도 집안 누나 같은 역할을 해서...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자, 이정미 당선인과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노유진 출연자도 축하해주셨죠?
"노회찬 전 의원님도 딱 한 마디로 문자를 보내주시더라고요. '사필귀정'이라고... 아마 제가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됐던 건 창간 멤버이기도 했고, 당이 어려울 때 당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면서 아래로부터 다져 나가는 일을 제 나름대로 헌신적으로 일했다는 것에 대한 당원의 평가가 있지 않았나 싶었어요. 노 대표님께서도 '이제 이정미가 그런 평가를 받을 만 하지 않았나' 그런 느낌으로... 제겐 고마운 문자였고요. 총선 끝나고 나서는 (노회찬 전 의원님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이제 한 번만 하기는 없기입니다'라고 하시는 거에요. 엄청난 부담을 주시더라고요. '당선 첫날부터 재선을 고민해야 하나'. 실질적인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노유진을 통해서 이정미라는 이름도 많이 알릴 수 있었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됐네요.
"네, 저는 사실 팟캐스트를 통해 배운 것이 많아서 이것을 기획했던 과정에서부터 당에서 제게 그런 역할을 준 것까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도 총선 방송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많이들 들으시더라고요.
"저희 테라스는 특히, 20대와 30대 젊은층이 많이 들으시더라고요. 지난번 골목을 걸어가고 있는데 봉고차가 서더니 문이 줄 열리더니 '테라스 마담님'하고 알아보시는 분도 계시고. 저희 방송도 노유진만큼은 아니지만, 고정적으로 듣는 청취자가 있으셔서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보수 언론에 기울어져 있는 언론 환경에서 이런 진보적 목소리, 진실에 대한 갈구 때문에 팟캐스트를 많이 찾으시는 것 같고요.
"특히, 세월호 방송을 제가 두 번 했어요. 그때 되면 사람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참, 이정미 당선인 모셔 놓고 팟캐스트 이야기만 했네요. 본격적으로 총선 평가를 얘기해보겠습니다. 이번 총선 결과로 드러난 민심, 뭐라고 보십니까?
"황당한 이야기긴 하지만, 청와대가 국회를 심판하자고 하고, 여당이 야당을 심판하자고 하고, 야당이 여당의 경제 실정을 심판하자고 하고. 청와대야 선거 중립 의무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선거판에 뛰어드신 것이라 봐서... 이 선거판에 뛰어든 사람들이 서로 다 탓을 한 거에요. 그걸 지켜본 국민이 심판을 하실 만큼 제대로 하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새누리당에 대한 엄청난 회초리를 든 것이고. 거기에는 민생이 너무 망가진 상태에서 '그래도 저 사람이 어떻게 하려나' 봤는데 막판에 공천 파동까지 터지면서 '정말 정신 못 차리는구나'해서 (새누리당에)  심판론이 일어난 것 같아요. 다른 곳이 잘하니 거길 키워줘야겠다 보다는 제1야당도 일정하게 심판을 하신 거죠.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해서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당선될 수 있을 정도로 표를 몰아줬지만, 정당 투표에서는 제3당이라는 포지션을 만들어준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국민의 전략적 사고라는 것이 굉장한 수준까지 올라오지 않았나. 깜짝 놀랐어요."

-제가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부산, 대구. 여당의 텃밭에서도 시민분들이 '너무 살기 어렵다', '바꿔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경북 경산에 저희 당 배윤주 후보가 나갔는데 마침 최경환 후보와 일대일 구도가 된 것 같아요. 그날 장날이라서 후보와 함께 시장 안을 돌아다녔거든요. 놀랐던 게 시장 안의 할머님들이 '에휴, 최경환 이제 안돼'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상당히 새누리당에 대한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첫날 느낄 수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유권자의) 힘을 결집할 줄은 몰랐죠."

-엄중한 심판이 내려진 것인데 박 대통령은 사과나 인적 쇄신은 이야기 안 하시더라고요.
"본인이 필요할 때는 선거에 개입하고, 불리할 때는 선거 바깥에 있는..."

-총선 전체적으로 보면 청와대와 여당이 심판받았는데 세세히 들여다보면 아쉽습니다. 진보 정당을 응원해왔던 분이 보기에는 정의당 총선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해요. 총 6석인데요. 어떠세요?
"많이 아쉽고, 안타깝죠. 사실 저희가 무모한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저도 진보정치 10년 하면서 거저 얻어지는 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정의당이 기존의 진보 정당에 쓰라린 실패 위에 만들어진 것 아닙니까? 그 위에 3년 반 동안 지어진 거에요. 끝까지 완주한 후보가 51명밖에 되지 않아서 '진보 정당이니까 뭘 해주실 거야' 이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조금 아쉬웠던 건 안양동안을 정진후 후보님이 막판에 야권 협상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더불어민주당에서 그 룰을 깨면서 결국 두 개가 쪼개서 (선거가) 치러진...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심판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안 됐던 점이 아쉬워요.

인천에서의 야권 연대도 기대만큼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아서 의석을 건지지 못했던 것이 아쉽고요. 비례대표도 선거 초중반에는 수도권에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어서 많은 분이 4,5석 이야기할 때 '저는 이번에 당선됐다고 좋아할 처지가 아니다. 꼭 6번 조성주 후보까지는 데리고 들어가서 일을 하게 해달라'는 바람을 가졌어요. 두 자릿 수까지 기대를 했었는데 역부족이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제1야당도 일정하게 반사이익, 제1야당에 대한 기대 때문에 수도권에서 많은 의석을 얻었다기보다 여당의 심판론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었고요. 제1야당에 대한 심판론으로 국민의당이 반사이익을 얻었는데 거기까지 오면서 정의당까지 주목받기 어려웠던 선거란 생각이 들고요.

선거 구도나 기울어진 언론에 대해 이야기도 하지만, 3년 반 지나오면서 '(정의당이) 갖춰진 실력만큼 평가받지 않았나', '여기서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어쨌든 정의당이 존재할만한 정당이라는 것까지는 봐주신 거거든요. 우리 당에서 선거 다음 날 걸어 놨던 플래카드가 눈에 보이던데 '국민의 지지 속에 한 뼘만큼 자랐습니다' 문구를 걸었어요. '정말 딱 한 뼘만큼 컸구나' 했어요. 그만큼이 우리 실력이었고, 그 실력만큼 평가받은 거니까 너무 좌절하지 말고 다음을 기대해야 하지 않을까."

-국민의당이 (정치판에) 들어오면서 정의당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어요.
"사실 국민의당은 종편이 키웠다고 봐요. 어떻게 보면 더불어민주당을 까기 위해 그런 측면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그게 국민의당을 부각하는 역할을 한 거죠. 안철수 대표가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듯한 느낌을 받아요. 그런 변신에 대한 주목도도 생겼다고 봐야겠죠. 어쨌든 대권 주자로서 (안철수 대표가)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해나가면서 의지를 보여준 측면에서 주목을 받는 게 있죠. 이게 이제 3당 체제라기보단 양당 체제가 허물어진 상황이잖아요.

국민한테도 편식하지 않을 밥상이 차려졌으니까 다양한 반찬을 보여줘야죠. 언론 환경도 이제는 '3당이 있으면 4당도 있는 것'이라면서 민주주의 수준을 올리는데 협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가능할지 걱정입니다. 비례대표 후보 중 추혜선 단장이 그쪽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당에서 그런 정책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선거 기간, 어떻게 지지를 호소하셨나요?
"제일 중요한 거는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다는 체감이 심하죠. 저는 주로 우리 부모님 세대에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부모님들이야 덜 먹고, 덜 입어도 내 자식은 나보다 나은 삶을 살길 바라면서 나라를 위해서도 노력하시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셨는데 그 결과가 너무 억울하게 나타난 거잖아요. 내 자식이 나보다 못한 삶을 사는 거고. 충격적인 게 편의점에 '혜리 도시락'이 출시된 거에요. 3,000원짜리 도시락이 나오면서 젊은 청년들이 한 끼를 때우기 위해 냉장고 안에 들어가 있는 밥을 먹어야 하는... 따뜻한 밥 한 끼 먹이기도 어려운 사회가 됐다는 생각이 많았고.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이제는 정말 같이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새누리당이나 청와대나 너무 쉽게 해결 방법을 찾으려는 거에요. 관성적으로... 경제가 어려울 땐 돈을 풀고, 기업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해서 정리해고나 이런 것을 허용하고. 사람이 여유가 있을 때는 자기 것을 더 챙겨도 돼요. 근데, 지금은 그런 타이밍이 아니지 않나. 다 같이 잘 살려는 방법은 어떻게 찾아야 하나. 일정하게 소득을 보장해주고, 자기가 이제까지 너무 독식했던 것을 나누는 것이 궁극적으로 기업에도 좋다.

저희가 내놓은 핵심적인 공약이 평균 임금이 230만 원 정도 되는데 300만 원 시대까지는 만들어야 하지 않냐. 20대 국회 임기가 마감할 때까지 70만 원 정도 임금 수준을 높여서 300만 원은 돼야지. 1인 독신 가구 혼자서 최저생계비가 150만 원이 넘는단 말이에요. 그런 수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요. OECD 평균 노동시간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2달은 더 일해요. 그런 만큼 소득이 높아졌냐. 그건 또 아닌... 서비스 직종이 많아지면서 근무 형태가 복잡해지고, 사람들한테 부당한 업무시간 강요가 많아졌습니다. 일찍 퇴근해서 한 끼는 가족과 애인과 먹었으면 좋겠다."

-저는 마음에 들었어요. 일찍 퇴근하고 월 300만 원 받을 수 있는...
"그 정도는 해야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헌법 최고 가치라 이야기하는데 사람들 삶이... 집값이 비싸서 출퇴근만 3,4시간 걸리고...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하는데 대통령만 행복해 보이고 그래요.
"대통령도 인간이시기에 본인도 밤에 '너무 행복해' 이러시지 않을 것 같아요. '찜찜해' 하실 텐데 저희가 방법을 알려 드리는 거에요. '대통령도, 우리도 행복할 방법이 있습니다' 하고... (웃음)"

-어떻게 진보 정치의 미래를 그려 나가야 할까요?
"정의당이 3년 반이 지나면서 당이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정립이 거의 되어 가고 있다고 봐요. 뭐든 처음 시작하다 보면 '이 길이 맞나봐', '저 길이 맞나 봐' 고민과 혼란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정의당이 제대로 된 민생 정당으로, 진짜 이 정치 울타리 안에 전혀 목소리를 낼 수 없던 사람이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정당으로서, 저런 정당이야말로 대한민국에 꼭 하나 있어야 하는 곳 아닌가 하는 역할을 분명히 하는 것이 우리 몫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그런 실험들이 성공하는 외국 사례도 많아서 10년 정도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여기까지 오신 분들은 마음도 지치시고... 그분들 생각하면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되는 게 천근 되는 걸 달고 다니는 생각이 들 것 같지만,

이번에 30대 정치인의 도전도 있었거든요. 낙선하신 분들에 위로의 문자, 각오의 문자를 드렸는데 이번에 도전한 청년 정치인들의 답문에서 희망을 많이 봤어요. '더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나는 1%에서 시작했는데 4%를 받았다'. 영등포의 정재민이란 후보가 있어요. 그 후보는 퇴근 시간마다 계속 나가서 유권자에게 인사하고 있어요. 지나가시던 분들이 어제 나왔던 사람이 또 나오니까 '넌 계속 왜 나오니?'하다가 입당하시는 분들이 있는 거예요. 다시 기본부터 다지려는 청년 정치인이 있는 한 과거의 아픔을 지닌 사람도 있지만, '정의당이 이런 기운을 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생겨요."

-아직도 '노회찬, 심상정이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어요. 
"저는 '이제 노회찬, 심상정'이라는 말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외국에 유명한 정치인들 보면 그 당에서 2~30년 동안 당수를 했던 분들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어떻게 보면 진보 정당 자체가 불안정해서 당은 잘 보이지 않고, 특정한 정치인만 주목받다 보니까 '왜 아직도 노회찬, 심상정이냐'고 하시는 것 같아요. 진보 정당이 탄탄하게 당을 잘 키워왔다면 그 속에서 노회찬, 심상정은 이런 말을 듣지 않았을 것 같아요. 당이 없는 상태에서 그분들만 주목받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온 것 같고요.

한편으로는 새로운 인물도 많이 나와야 합니다. 이전에 조성주 후보가 당 대표로 도전함으로 인해서 이런 도전들이 당 안에서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고, 도전이 꼭 성공해야지만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게 나중에 강력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느껴서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이 도전 속에 '이 당에 노회찬, 심상정도 있지만, 참신한 인물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 드릴 기회가 더 많아질 거라 봅니다."

-<팟짱>에서 정의당 정치인을 많이 키웠습니다. (웃음) 김종대 단장도 국회에 이번에 입성했고, 조성주 후보와도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고요. 김제에서 직접 강상구 후보를 만나기도 했어요.
"제가 선거 운동하는 동안 팟캐스트 진행할 때도 눈물 많은 마담으로... 이야기하다 울컥하면 눈물을 못 참고 그랬어요. 근데, 선거 때는 울지를 않았어요. 한 번 못 참고 차 안에서 운 적이 있어요. 강상구 후보 어머님이 유세차에서 연설하는 장면을 본 거에요. 김제에서 공부 잘하는 아들이 서울대 법대를 갔는데, 자기는 그 순간 세상을 다 얻은 것 같고 행복했는데 그 아들이 막 울면서 노동자들이 너무 힘들게 살고, 그 노동자를 위해 무언가 해보려 남동공단에 취직했다는 거에요. 아무도 자기를 받아주지 않아서 혼자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강상구 후보가 '나는 노동자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을 해서 어머니께서도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강상구 후보가) 옷만 갈아입으면 의원 되는 사람인데 사람들이 정의당에 나와서 왜 고생하느냐고 하는데 정의당에 대한 이야기를 제가 할 테니 들어 봐주세요. 정의당이 있어야 힘없는 사람을 대변하는...' 이 얘기를 어머님이 하시는데 너무 눈물이 나는 거에요."

-노회찬, 심상정 이후 (진보 정치를) 기대해보겠고요. 시청자, 청취자분들이 이정미 당선인에 대한 궁금증도 많으실 것 같아요. 저는 (이정미 당선인을) 정의당 대변인, 부대표로 알고 있어요. 정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거에요?
"저는 정치를 하게 될 거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2013년 6월에 민주노동당 평당원이었거든요. 전화가 온 거에요. 급하게 보자고 해서 그 높으신 권영길 대표님이 나를 어떻게 알고... 그 이전에는 노동운동하고 사회운동했지만, 당에서는 당비만 열심히 내는 당원이었는데 민노당이 고위 당직자 여성 할당제 문제가 된 거에요. 왜 하위직 당직자는 여성이 많은데 위원장은 전부 남자가 다 하고 있냐. 그게 2013년이에요. 깨어 있던 정당이었던 거죠.

그래서 수소문을 한 거에요. '여성 중에 일을 잘할 만한 사람이 누구냐해서 추천을 받았다. 내년 모레가 중앙위인데 인준을 받아야 한다. 해보지 않겠냐'. 저도 여성 공부를 해서 할당 문제가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그게 갑자기 (제안이) 오니까 그걸 안 하면 이율배반적이란 생각이 드는 거에요. '해보겠다'해서 중앙위에 간 거에요. 권영길 대표님이 얼마나 급하게 결정하셨으면 절 소개하시는데 300명 있는 자리에서 이름도 모르시는 거에요. 그런 해프닝이 있었어요.

그때 겨우 (정치판에) 발을 디뎌서 6개월 정도 일을 하면서 민노당 안에 정파색에 대한 갈등이 치열하던 때였어요. 당원들이 '저 사람은 특정 출신에서 일했던 누구 파라고 알고 있었는데 일을 하는 거 보니까 그렇지 않게 일을 한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그때 좋게 당원들에게 평가를 받고 최고위원회에 출마하게 되면서 한발, 한발 들여놓기 시작한 거죠."

-정치하면서 성숙해지신 건데 뭘 느끼신 겁니까?
"사실 제가 이번에 출마하면서 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인간 사회도 하나의 공동체잖아요. 함께 어우러져 사는... 우리 사회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들어서 혐오와 배제 세력이 많아진 거에요. 세월호 농성장 앞에서 그걸 반대하는 방식이 폭식 투쟁하면서 아이 잃은 부모를 조롱하거나 소수자에 대한 엄청난 혐오, 여성에 대한 혐오가 당연시되는 상황까지 온 거죠. 그게 부끄럽다는 것을 잘 못 느끼는 상황이 되는 거에요.

17대 국회 때를 돌이켜 보면 그 당시 야당 의원이 많긴 했지만, 소수자 의제가 국회 안에서 많이 다뤄졌어요. 차별금지법도 17대 국회 때 처음 제의가 됐고, 장애인 이동권을 다루기 위해 저상버스가 도입됐다거나 무상교육, 무상보육 의제도 논의해볼 만한 이야기라고 인정이 됐어요.

근데, 지금은 정치가 너무 극단적으로 된 거에요. 그러다 보니 이런 (소수자) 사람의 목소리는 논의되지 않는 거에요. 사회에서는 더 극심한 현상으로 이런 (혐오와 배제의)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국회 안에서 이런 (소수자를 위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어야겠다가 제 소명의식 같은 거에요.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어제 구조 개혁 얘기가 나왔는데 노동 문제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가진 당이 기존 체제 안에서는 없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정의당이 똑바로 풀어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듣고 있어요. 제가 환경노동위원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의원님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해보려고요. '이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그렇게 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방안을 찾아보려는 게 제 목표 중 하나입니다."

-의석수는 정의당이 적지만, 빛과 소금이랄까요?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번 선거에 야권 연대를 한 지역도 있어요. 아까 강병원 후보와 대화를 나눴는데요. 앞으로 야권 연대를 추진하실 생각이 있으신 건가요?
"지금 국민의당이 생존 실험에서 성공한 거잖아요. 그런 조건에서는 안철수 대표 입장에서는 대선 가도를 달리는 것까지는 밀어붙이시겠단 느낌이 들었어요. 정치가 한 달, 두 달 앞을 내다보기는 어렵지만, 다음 선거까지는 그런 프로세스가 남아 있는 것이어서. '야권 연대라 하는 것을 필연적으로 보기는 어렵겠다', '기존처럼 단순하게 보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거 다음 날 모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제가 말했어요.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다뤄 봐야 하지 않겠는가'는 말씀을 드렸어요. 자신의 정치적 진로에 따라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니까요. 다당제를 보장할 수 있는 선거 제도 개혁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뤄 보는 것. 이거는 20대 국회에서 꼭 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 민심이 전략적 투표를 한 건데 그게 소신 투표까지 이어지는 선거 제도 개편은 제대로 다뤄야 할 것 같아요.

좋은 얘기는 아니어서 동네방네 말하진 않지만, 국회가 민주주의를 따르는 곳이잖아요. 그럼, 국회 운영 자체도 민주주의를 따라야 해요. 진보 정당 안에서도 '진보주의자는 민주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계속 하는데 (지금의) 민주주의 방식이 더 없는 곳의 것을 빼앗아 가는 거죠.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처럼 많은 의석을 차지한 곳이 더 많은 보조금을 가져가고, 더 많은 국회 공간을 차지하는 건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 안산 합동 분향소 앞에서 저랑 마주치셨잖아요. (웃음)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이 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거나 성장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사실 제가 당선된 다음날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안산 세월호 유가족분들이었어요. 제가 비례대표 1번 되고 나서도 많은 사람이 제게 축하를 해주시진 않았어요. 우리 당 같은 소수당의 당선자는 책무가 무겁다는 것을 알기에 가까운 지인은 '고생길이 훤하다', '앞으로 얼마나 힘들겠니'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날 그 부모님들이 막 우시면서 (저의 당선을) 좋아하시는 거에요. '하늘에 있는 아이들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줬다. 20대 국회는 기대해도 되지 않겠느냐' 하면서 축하를 해주시고...

정의당도 세월호 특별법을 고치는 걸 일차적 목표로 보고요. 특조위 시한이 연장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잖아요. 특조위 만들려고 2년 전부터 얼마나 싸웠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끝날 순 없잖아요. 지금 여소야대 정국이니까 야당 의원이 정신 나가지 않는 이상 세월호 특별법 개정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국민이 이렇게까지 요구를 하셨으면 새누리당도 이렇게까지 버티기는 하시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분들도 정치의 한 축을 책임지는 분들인데 여당이니까 대통령을 감싸는 게 아니에요. 세월호 진상 규명이 전체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새누리당 의원님들) 그러시면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방금 저희가 작은 화면으로 방송에 내보내기도 했는데요. 어버이연합의 돈줄이 전경련이라는 의혹 보도가 되고 있는데요. 놀라지 않으셨어요? 저는 충격적이었는데요.
"저는 그 후의 반응이 놀라운데... (웃음) 어떤 종편에서 보수 단체 한 분이 나오셔서 전경련을 옹호하시면서 어떻게 이야기하시냐면 '이런 이야기로 시비를 걸면 기업들이 사회적 기부 문화를 통제할 수 있게 되고,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발언을 하시는 거에요. 이것이 사회적 기부 행위라 할 수 있는가. 결과적으로 전경련은 그걸 부정한 거잖아요. 돈이 투명하게 돌지 않았다는 건 음흉한 속셈이 있었다는 거고, 국회 차원에서도 진상 규명을 해야죠. 저는 사실 30대 우리 재벌 대기업이 글로벌한 기업입니다. 이 행위는 너무 치사한 거죠. 부끄러운 행위죠. 보수 단체는 지원할 수 있다고 봐요. 어떤 일에 지원했는가가 중요한 거죠."

-카메라 보시고 필리버스터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인사 말씀 좀 해주세요.
"저는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많이 혐오하시잖아요. '아유, 정치 꼴도 보기 싫다' 그런데, 정치가 망가진 이유에는 좋은 정당이 대한민국 사회에 자리 잡지 못해서라고 생각해요. 그런 문제의 결정판을 20대 총선 준비하면서 보여 줬다고 생각해요. 이번 총선에서 대한민국에서 정당 시스템이 다 붕괴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도 했어요. 우리 정당이 국민의 세금으로 국고 보조금을 받습니다. 정의당의 10배 가까운 돈이, 1년에 190억 정도 양당에 가고 있습니다. 국민이 왜 그 정당에 세금을 줄까?

첫 번째는 조금이라도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두 번째는 그런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정치인을 길러라는 의미에서 돈을 준다고 생각해요. 이번 선거는 정책 실종 선거였죠. 각 당이 어떤 대표 공약으로 국민 삶을 변화시킬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 대표적 공약은 어제오늘 말이 다른 문제도 하생했습니다. 새누리당은 거의 지난 대선 대통령 공약을 그대로 베껴서 가져다 놓고, 대통령이 폐기한 공약을 집권당이 가져다 다시 쓰는 웃지 못할 일이 생겼고요. 후보 문제도 그렇고요. 제가 늘 하는 이야기가 '왜 정당이 맨날 인재를 영입하냐. 정당의 목표는 인재를 키우는 것인데'. 코앞에 두고 인재를 영입해요. 그분이 어떤 자질을 가지고 있고, 그 당의 정책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유명인사들. 무언가 푯값이 되는 사람을 영입하는 것을 정치를 잘하는 거로 생각합니다.

그러면 뭐하러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주느냐는 거죠. 정의당은 3년 반 동안 정책 정당으로서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차분차분 노력해왔고, 1,000페이지 가까운 정책 자료집을 냈어요. 그렇게 만들어 온 성과들이 축적됐어요. 이 당에서 많은 수는 아니지만, 청년 정치인을 발굴하려 했고, 저처럼 당에서 오래 일해온 사람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인재를 잘 기르는 시스템도 확보하는 상황이라 보여요. 이런 정당의 꼴이 제대로 갖춰질 때. 그런 의식을 가지고 국회로 들어가야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거든요.

정치와 정당의 관계를 잘 바라봐 주시고, 좋은 정당과 쓸모있는 정당에 기회를 주신다면 앞으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정의당이 6석이지만, 똘똘 뭉쳐서 노동자의 삶의 문제라든가, 청년의 문제라든가. 정치권 안에서 보호받지 못했던 많은 분의 목소리를 60명처럼 목소리내도록 더 많이 노력할 테니까요. 앞으로 조금 더 키워 주시고, 거름도 주시고, 물도 주시고, 사랑도 주시면 더 힘이 나서 열심히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팟짱> 애청자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팟짱> 애청자 여러분, 대한민국을 너무 걱정 많이 하시는 분인 거 잘 알아요. 게시판에 올리는 후기글들도 보면서 이분들께서 어떤 걸 걱정하고, 무엇을 원하시는 지 들여다보거든요. 그런 마음들, 그렇게 모이는 걱정거리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 저도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청취자 여러분이 '이정미 나와'하면 들릴 수 있으니 많이 불러 주세요."

<끝>



태그:#이정미,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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