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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도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설레임에 들뜬 그들에게 우도의 첫인상은 어떤가요? 하고 물어보았더니 열 명 중 예닐곱 명은 '깨끗해서 좋다'고 답했다.
▲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청정지역 우도 오늘도 우도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설레임에 들뜬 그들에게 우도의 첫인상은 어떤가요? 하고 물어보았더니 열 명 중 예닐곱 명은 '깨끗해서 좋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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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현재, 제주시 우도를 찾은 관광객은 160만 명이고 연말까지 2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도에 살고 있는 주민이 1600여 명이므로 그 세 배에 가까운 5천여 명이 매일 이 작은 섬을 찾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1993년에 1만 3000명이 우도를 방문했다는 기록과 비교해 볼 때, 관광지로 급부상하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됐다. 즐거운 현상이기는 하지만 그 뒷면에 가려진 주민의 고통을 이제는 한 번쯤 사회적으로 공유할 때가 되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쓰레기 대란'이다. 

관광객 160만 명 돌파, 소각장도 포화 상태

우도에는 현재 2000년대에 지어진 소각장이 하나 있으며, 매년 실시되는 정밀 검사에서 모두 합격을 받았을 만큼 철저하게 잘 운영되어 왔다. 소각장의 하루 최대 소각 용량은 2톤 정도로, 그것은 1600명 주민 수 기준의 규모다.

그러나 주민들이 버리는 쓰레기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 부식거리는 집 안에 있는 텃밭에서 길러 먹기 때문에 슈퍼에 가는 일도 별로 없고, 음식물 쓰레기 역시 거름으로 쓰인다. 또한 생활이 간소해서 쇼핑도 거의 없는 편이기 때문에 버릴 것도 많지 않다.

따라서 우도가 1600명 주민들만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소각장은 아마도 매일매일 하품하며 소일거리를 찾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하루 평균 5천여 명의 관광객이 먹고, 마시고, 즐기며 남기고 간 쓰레기의 양은 4.5톤(여름 성수기 기준)에 달해 소각장은 포화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들의 고충도 심각하다.

쓰레기 소각장에서 소각을 담당하는 중년 남성에게 가장 당부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제발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와 분리해서 버려달라'고 거듭 강조한다. 음식물이 일반 쓰레기 혹은 재활용품과 섞이게 되면 도저히 수작업으로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소각도 힘들어 매립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음식물 쓰레기만 분리된다면 기계로 발효되어 다시 흙으로 돌아가니 환경에도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작업도 수월하다며 음식점과 관광객들의 각별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우도 면사무소 앞에서 클린하우스 지킴이 발대식이 있었다
▲ 10월 20일 오후 3시 우도 면사무소 앞에서 클린하우스 지킴이 발대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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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가 관광지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우도를 오래도록 지켜내는 일이라는 사실에 주민 모두 공감했다. 그래서 쓰레기 없는 섬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클린하우스 청결 지킴이' 발대식이 지난 20일 우도 면사무소 앞에서 열렸다.

클린하우스란 아래 사진과 같이 쓰레기 분리 수거장을 일컫는 말이며, 제주에서는 지난 2007년 처음 실행되었다. 집집마다 문 앞에 쓰레기봉투를 버리던 문전 방식에서 벗어나 마을 단위로 분리 수거하는 형식을 갖춘 것이다. 일반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회색 통에 넣고, 고철이나 플라스틱은 녹색통, 그리고 종이류는 주황색 통에 넣으면 된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통과 깨진 유리를 버리는 통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클린하우스 청결 지킴이란 우도의 27군데 클린하우스를 전담하여 지키기 위해 선발된 18명의 우도 주민을 이르는 말이다. 지원자격은 65세 이상이며 매일 오후 4시에서 7시까지(금요일부터 화요일) 클린하우스를 지키며 주민과 관광객에게 분리수거 요령과 방법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 클린하우스 클린하우스 청결 지킴이란 우도의 27군데 클린하우스를 전담하여 지키기 위해 선발된 18명의 우도 주민을 이르는 말이다. 지원자격은 65세 이상이며 매일 오후 4시에서 7시까지(금요일부터 화요일) 클린하우스를 지키며 주민과 관광객에게 분리수거 요령과 방법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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곯머리 앓던 주민들, 직접 나섰다

사실 깨끗한 우도를 유지하기 위한 주민들의 부단한 노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4월만 하더라도 30인 분의 도시락에서 나온 음식 쓰레기 더미를 무단으로 투기하고 간 단체 관광객을 끝까지 찾아내어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했다. 우도면과 이장단 협의회가 야간에 불법 쓰레기 투기를 단속하며 철저한 분리 배출 및 쓰레기 감량 홍보를 전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하루 5천 명의 관광객이 드나드는 우도에서 이와 같은 노력은 주민만의 행동으로는 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지난 8월 3일 우도에 부임한 윤영유 면장은 주민과 관광객이 서로 하나가 되어 우도를 깨끗하게 만드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선 클린하우스 청결 지킴이 발대식부터 시작하였다.

윤 영유 면장은 9월 2일부터 매일같이 오전 6시면 집을 나서 자전거를 타고 해안가로 향한다. 쓰레기를 주우며 청소하기 위해서이다. 작은 행동이지만 스스로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는 믿음으로, 공적 업무로 인한 상황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 없이 해안가 청소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 우도면 윤영유 면장 윤 영유 면장은 9월 2일부터 매일같이 오전 6시면 집을 나서 자전거를 타고 해안가로 향한다. 쓰레기를 주우며 청소하기 위해서이다. 작은 행동이지만 스스로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는 믿음으로, 공적 업무로 인한 상황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 없이 해안가 청소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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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하우스 청결 지킴이 역시 윤영유 면장의 아이디어다. 깨끗한 우도 만들기와 더불어 노인 일자리 창출까지 겸할 수 있고, 분리수거된 재활용품의 소득을 부녀회가 마을의 복리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한다.

윤 면장의 계획에 따르면 주민들이 클린하우스 지킴이를 하면서 철저한 분리수거를 위해 노력한다면, 관광객을 대상으로는 각자의 쓰레기를 우도에 버리지 않고 챙겨가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사실 관광객의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은 진작부터 시작되었지만, 아직 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라서 좀 더 적극적인 아이디어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구상 중이냐고 묻자 성산항에서 배 표를 살 때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관광객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고, 나갈 때 쓰레기 봉투를 도로 가져가는 것이 확인되면 우도의 명산물인 땅콩을 선물로 주는 방법도 강구 중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지난 21일 오후 4시, 클린하우스 한 곳을 찾아가 보았더니 지킴이 한 분이 재활용 박스를 뜯어 정리하고 계신다. 잠시 후 식당을 운영하는 분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왔다가 지킴이로부터 교육을 받고 돌아가더니 식당마다 들러 음식물 쓰레기 분리 배출 관련 당부를 하기도 하였다.

2015년 12월까지 시범운영 될 예정인 우도의 클린하우스 지킴이의 활약이 기대된다.

본격적인 활동 개시
▲ 클린하우스 지킴이 본격적인 활동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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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환경의 섬 우도라는 명성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한 우도면과 주민들의 노력은 내일도 계속될 것이다.
▲ 우도에 불기 시작한 주민들의 클린-그린 열풍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환경의 섬 우도라는 명성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한 우도면과 주민들의 노력은 내일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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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이 선정한 대한민국에서 꼭 가봐야 할 곳 50에 선정된 아름다운 섬 우도.
▲ 아름다운 섬 우도. CNN이 선정한 대한민국에서 꼭 가봐야 할 곳 50에 선정된 아름다운 섬 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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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깨끗하게 가꾸어 간다면 세계에서 인정하는 휴양지로 각광받게 될 것이다.
▲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청정지역 우도 아름답고 깨끗하게 가꾸어 간다면 세계에서 인정하는 휴양지로 각광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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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우도, #청정지역, #CNN이 선정한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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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우도에서 살고 있는 사진쟁이 글쟁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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