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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의 전략공천을 받아 6.4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당선인. 그가 9일 인수위인 '희망광주 준비위'를 출범시켰다. 시민사회 출신으론 처음으로 광주시장에 당선한 그의 과제를 몇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말]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이 당선 후 첫 대중을 만나는 일정으로 '청년'을 택했다. 윤 당선인이 13일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대학생과의 간담회'를 가진 뒤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이 당선 후 첫 대중을 만나는 일정으로 '청년'을 택했다. 윤 당선인이 13일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대학생과의 간담회'를 가진 뒤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과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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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광주광역시장 당선인은 당선 후 첫 대중을 만나는 일정으로 전남대를 택했다. 지난 13일 광주 북구 전남대를 찾아 200여 명의 대학생 앞에 선 윤 당선인은 자신이 내세운 '청년 공약'을 설명하며 "청년이라는 중요한 의제를 담는 광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의 청년은 윤 당선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오마이뉴스>는 20일 전남대 캠퍼스에서 광주에 사는 청년 세 명을 만나 대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윤 당선인의 당선에 기대와 함께 우려를 표했다.

학벌없는 사회 광주시민모임 회원인 김진영(24)씨는 "광주에서 꾸준히 활동한 사람이 뽑혀 기대를 갖고 (이전 시장보다) 더 잘하길 바란다"면서도 "이번 선거는 '누굴 뽑아야 할까'보다 '누굴 뽑지 말아야 할까'를 고민했던 선거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윤 당선인 전략공천에 반감을 드러냈다.

"청년문제 고민 좋아... '모션'만 취해선 안 돼"

<오마이뉴스>는 20일 전남대 캠퍼스에서 광주에 사는 청년 세 명을 만나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의 청년공약과 관련해 대담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진영씨, 이상희씨, 김민규씨.
 <오마이뉴스>는 20일 전남대 캠퍼스에서 광주에 사는 청년 세 명을 만나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의 청년공약과 관련해 대담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진영씨, 이상희씨, 김민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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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모인 세 명의 청년은 "윤 당선인이 청년을 주제로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구체성과 실효성을 두고 지적을 쏟아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이자, 이번 윤 당선인 캠프에서 청년특보단장을 맡은 이상희(24)씨는 "눈에 쏙 들어오는 공약이 없다"며 "기존 정치인의 공약 중 괜찮은 것들을 모아놓은 정도다"고 쓴소리를 했다.

특히 인수위원회 격인 '희망광주 준비위원회'에 청년 분과가 없고, 청년을 대표할 만한 준비위원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진영씨는 "실질적인 움직임과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것"이라며 "'모션'만 취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상희씨는 "나도 처음엔 의아했는데 현재 내부적으로 청년 분과를 새로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윤 당선인이 내세운 청년 공약의 특징은 광주시와 청년 간의 소통창구를 건드렸다는 점이다. 광주시 내 청년정책 전담부서를 신설하겠다는 게 가장 대표적이다. 김민규(29) 전 전남대 총학생회장은 "(행정기관에 부서를 만든다면)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견제나 비판이 필요할텐데 장애인, 여성, 청소년 분야에 비해 청년 분야는 대표할만한 시민단체가 없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에 이상희씨는 "시민단체를 만드는 것도 시장의 역할"이라고 말했고 김진영씨는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시민단체가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놀이터'를 표방하는 청년문화특구 조성도 윤 당선인이 청년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생각으로 강조하고 있는 공약이다. 김진영씨는 "놀이터는 무엇을 하기 위해 가는 곳이 아니라 가면 할 것이 있는 곳이여야 한다"며 "(청년문화특구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 도구가 기존의 소비지향적인 놀 것을 넘어 다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청년문화특구에서) 청년자치를 시도하고, 청년언론도 만들어지면 좋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관성적 만남 그만... 실질적인 혜택 줄 수 있어야"

<오마이뉴스>는 20일 전남대 캠퍼스에서 광주에 사는 청년 세 명을 만나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의 청년공약과 관련해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대담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이자, 윤 당선인 캠프에서 청년특보단장이었던 이상희씨.
 <오마이뉴스>는 20일 전남대 캠퍼스에서 광주에 사는 청년 세 명을 만나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의 청년공약과 관련해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대담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이자, 윤 당선인 캠프에서 청년특보단장이었던 이상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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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세 청년은 "윤 당선인이 좀 더 많은 청년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규씨는 "(이전의 광주시는) 관성적, 형식적으로 청년을 만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학생회 같은 학생 대표자 뿐만 아니라 많은 청년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영씨는 "광주시 혹은 광주시장의 인맥구조 외의 사람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한정적인 인맥 안에서 한정적인 이야기만 들으면 구름 위의 이야기, 내놓기 좋은 말만 나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세 청년과 나눈 대담의 전문이다.

- 윤장현의 광주시장 당선, 어떻게 평가하나.
이상희: "생각 이상으로 표 차이가 났다. 광주 시민이 그만큼 변화의 필요성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를 안 해봤던 사람이라 불안한 마음은 있다."

김진영: "이번 선거는 '누굴 뽑아야 할까'보다 '누굴 뽑지 말아야 할까'를 고민했던 선거다. 개운하진 않지만 그래도 일단 광주에서 꾸준히 활동한 사람이 뽑혀 기대를 갖고 (이전 시장보다) 더 잘하길 바라고 있다."

- 윤 당선인의 청년 공약을 간단히 평가한다면.
이상희: "눈에 쏙 들어오는 공약이 없다. 기존 다른 정치인의 공약 중 괜찮은 것들을 모아놓은 정도다. 구체적이지 않고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게 많다. 이를테면 '대학 내 청년문화예술학과 개설'이란 공약의 경우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김진영: "청년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공약인지 의문이다. 윤 당선인이 13일 전남대를 찾았을 때 총학생회가 시내버스·고속버스 요금 할인, 주거문제 대책 등을 건의했는데 이런 일상의 삶에 도움이 되는 공약도 필요하다."

"청년정책 전담부서, '쓴소리' 시민단체 동반돼야"

<오마이뉴스>는 20일 전남대 캠퍼스에서 광주에 사는 청년 세 명을 만나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의 청년공약과 관련해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대담에 참석한 김민규 전 전남대 총학생회장.
 <오마이뉴스>는 20일 전남대 캠퍼스에서 광주에 사는 청년 세 명을 만나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의 청년공약과 관련해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대담에 참석한 김민규 전 전남대 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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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눈에 띄는 게 '청년정책 전담부서'다. 장애인, 여성, 청소년 등과 같이 광주시 내에 청년 부서를 만들겠다는 건데.
이상희: "실현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이런 부분을 신경쓰고 있다는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부서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시장에게 청년의 여론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깊이 고민한다면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규: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견제나 비판이 필요할텐데 장애인, 여성, 청소년 분야에 비해 청년 분야는 대표할만한 시민단체가 없어 걱정이다."

- 그런데 인수위원회 격인 '희망광주 준비위원회'에는 청년 분과가 없고, 위원들도 청년을 대변할 만한 이가 없다.
김진영: "실질적인 움직임과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것이다. '모션'만 취한다는 생각도 든다."

이상희: "나도 의아했다. 현재 내부적으로 청년 분과를 새로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명예 청년부시장제'를 이야기 했다. 현재 윤 당선인은 주변의 의견을 청취한 후 방향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명예 청년부시장제, 어떻게 생각하나.
김민규: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잘 되면 소통의 창구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하나의 자리, 즉 권력욕이나 출세욕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

김진영: "권력욕, 출세욕의 자리가 되는 것도 문제지만 '허수아비'가 될 수 있다는 게 더 문제다."

이상희: "현재 내부적으로 명예 청년부시장제는 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

- 어쨌든 윤 당선인은 청년 혹은 청년조직이 광주시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를 만들려는 것 같은데. 어떤 모양새가 바람직할까.
이상희: "요새 유행하는 말로 '핫라인'이 마련돼야 한다. 시민사회에 청년단체가 없다면 그런 단체를 만드는 것도 시장의 역할이다. 건강한 시민사회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담부서를 만들고 부시장을 세워봤자 별 소용이 없다."

김진영: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시민단체가 많아져야 한다."

"청년자치·청년언론 시도... 주변인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오마이뉴스>는 20일 전남대 캠퍼스에서 광주에 사는 청년 세 명을 만나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의 청년공약과 관련해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대담에 참석한 학벌없는 사회 광주시민모임의 회원인 김진영씨.
 <오마이뉴스>는 20일 전남대 캠퍼스에서 광주에 사는 청년 세 명을 만나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의 청년공약과 관련해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대담에 참석한 학벌없는 사회 광주시민모임의 회원인 김진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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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학생회는 어떤 방식으로 광주시와 소통을 했나.
김민규: "관성적, 형식적인 경우가 많았다. 또 학생회가 대학생을 대변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생회 대표만 만나는 것도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자가 아닌 사람들을 통해 보다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

김진영: "광주시 혹은 광주시장의 인맥구조 외의 사람들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정적인 바닥 안에서 한정적인 이야기만 들으면 구름 위의 이야기, 내놓기 좋은 말만 나오게 된다. 짜장면을 먹고 싶은데 탕수육을 시켜주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 광주 청년들이 "갈 곳, 놀 곳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실제로 어떤가.
김민규: "소비지향적인 곳이 대부분이다. 때론 돈 없이도 놀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노는 것마저 부담이 되는 사회가 안타깝다."

- 윤 당선인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해 '문화놀이터'를 표방하는 '청년문화특구'를 만들겠다고 한다.
김진영: "왠지 뻔할 거 같다. 카페에 책꽂이 조금 있고, 약간 개방적이면 술도 팔테고. 놀아야 할 것들이 인위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을 '맘껏 놀라'고 놀이터에 풀어놓고 엄마들이 지켜보는 느낌이랄까. 놀이터는 무엇을 하기 위해 가는 곳이 아니라 가면 할 것이 있는 곳이여야 한다. 가지고 놀 수 있는 도구가 기존의 소비지향적인 놀 것을 넘어 다양해야 한다."

이상희: "꼭 금남로의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하지 않더라도 한 곳이 아니라 곳곳에 놀 거리가 퍼져있었으면 한다. 또 문화놀이터의 개념을 좀 더 발전시켜 청년들이 스스로 관리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김진영: "그렇다. 공간 안에서 청년자치를 시도하고, 청년언론도 만들어지면 좋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윤 당선인에게 꼭 바라는 것이 있다면.
김민규: "선거 캠프에서 만드는 일방적인 정책이 아니라 실제로 청년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아보고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구체적 계획과 흐름, 방향이 명확해야 한다. 벌써 명예 청년부시장제 약속이 깨져버리지 않았나.

김진영: "친근한 시장이 윤 당선인의 강점 아닌가. 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너무 경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써 친근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니 사무적인 느낌이 난다. 이제 카메라와 마이크에서 벗어나 일상을 챙기는 친근한 시장이 됐으면 한다.

이상희: "청년에 대한 고민을 좀 더 깊게 했으면 좋겠고, 주변인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한다.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이 당선 후 첫 대중을 만나는 일정으로 '청년'을 택했다. 윤 당선인이 13일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대학생과의 간담회'를 가진 뒤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이 당선 후 첫 대중을 만나는 일정으로 '청년'을 택했다. 윤 당선인이 13일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대학생과의 간담회'를 가진 뒤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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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윤장현, #광주시장,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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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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