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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대표가 '다음카카오'로 합병을 선언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다음카카오' 출범 선언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대표가 '다음카카오'로 합병을 선언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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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청첩장을 보냈는데 많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과 카카오의 '결혼식'은 성대했다. 26일 오후 2시 서울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다음-카카오 합병 기자회견엔 갑작스런 초대에도 많은 '하객(취재진)'들로 붐볐다.

이날 양사를 대표해 단상에 오른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도 '진한' 포옹으로 애정을 과시했지만 합병 후 사업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양사 최대주주인 이재웅 다음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역시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카카오 "기업공개 대신 우회상장 선택... 현금보다 다음 자원 필요"

최세훈 대표는 "양사가 서로 부족한 점을 각자 장점으로 가지고 있고 참여와 개방, 공유의 정신과 수평적 기업문화 등 주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이 보유한 콘텐츠와 서비스-비즈니스 노하우, 전문기술인력이 결합하면 최상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간 주식 양수도가 없는 순수한 합병은 국내 기업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석우 대표 역시 "이번 합병은 양사의 차별적 경쟁력을 결합해 당면 과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강점을 강화하는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IT 모바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또 이 대표는 "모바일 메신저에서 출발한 플랫폼이 게임, 쇼핑, 금융과 같은 기존 다양한 산업군과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면서 "우수한 IT 인력과 모바일 광고 플랫폼, 검색 네트워크를 가진 다음과의 결합이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합병은 외형상 코스닥 등록기업인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하는 형태지만, 합병 이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지분 22.23%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는 카카오의 '우회 상장'이다. 그동안 내년 중반을 목표로 기업 공개를 추진하던 카카오가 우회 상장으로 선회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상장 시기는 앞당길 수 있지만 기업 공개를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자금을 확보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석우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이용자에게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현금도 중요하지만 다음이 가진 훌륭한 자원과 인재, 콘텐츠, 검색 서비스가 필요했다"면서 "시너지 많은 자산을 합치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카카오의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고 있지만 자생적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공감이 있었다"면서 "해외 기업들은 발 빠르게 성장하는데 힘들게 직원 선발하고 비즈니스 모델 열어가는데 시간이 너무 걸려 글로벌 경쟁에 뒤쳐진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세훈 대표 역시 "양사가 각각 장점과 부족한 면이 있고 양사가 반대쪽 장점을 느끼는 게 많아 그게 하나가 되면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로 더 빨리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양사가 합병하면 시가총액이 코스닥 시장에서 2위 정도 될 것이고 1위를 목표로 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 합병 과정에선 양사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재웅 다음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경영진이 업계에서 항상 만나며 같이 할 게 뭐 없을까 논의해 오다 발전해서 합병까지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고, 이 대표는 "(두 창업자가) 당연히 의견을 나눴고 작은 역할만 했다고 할 수 없고 큰 결정을 해 합병이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네이버 독주 견제? "강력한 경쟁력 갖게 될 것"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대표가 '다음카카오'로 합병을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다음카카오'로 합병 선언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대표가 '다음카카오'로 합병을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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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다음 최대주주는 지분 13.67%를 갖고 있는 이재웅 창업자지만 합병 이후엔 최대주주 자리를 김범수 의장에게 넘기게 된다. 다만 경영진은 최세훈 대표와 카카오쪽 대표가 공동 대표를 맡게 되고 양사 이사회도 통합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본사는 제주에 있는 다음 본사에 두고 기존 다음 서울 사옥과 카카오 성남 판교 사옥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카카오톡과 사업 영역이 겹치는 마이피플을 비롯한 중복 사업이나 인력 정리 문제와 관련해 이석우 대표는 "뭘 정리한다는 고민보다는 훨씬 더 채용하고 규모 늘리고 새로운 것 더 해 시너지를 낼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이 결국 네이버 독주를 견제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관점에 대한 양쪽 반응은 조금 엇갈렸다. 김범수 의장과 함께 네이버 출신이기도 한 이석우 대표는 "앞만 보고 달리기도 바쁘다"면서 "옆에 누구를 의식해선 한 건 아니고 잘하는 거 더 잘하게 결정했다"고 조심스럽게 답한 반면, 최세훈 대표는 "(경쟁사에 대해)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합병이 사용자들에 어떤 이득을 주느냐는 질문에도 이석우 대표는 "모든 의사 결정의 중심은 사용자에게 더 좋은 가치를 주는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서비스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가 가진 모바일 친구 관계를 활용하면 다음의 검색, 생활 관련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여러 시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 이후 카카오톡 가입자 확대 등 장기적 목표에 대해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1억 명 목표를 끝낸 이후 더는 가입자 수 늘리기가 목표가 아니다"라면서 "수익 내는 100만 파트너 만들기와 연관 매출 10조 원 계획을 갖고 있는데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가 성숙하게 플랫폼 사업자 역할을 계속할 거고 다음과 함께 빨리 성취할지는 합병 과정을 거치며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다음 거래가 중지된 주식 시장에서 네이버 주가는 전주보다 4%포인트에 가까운 3만1천 원 폭락하며 74만5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태그:#다음카카오, #다음, #카카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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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인포그래픽 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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