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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 2인자' 다음과 '모바일 메신저 1인자' 카카오가 하나로 합친다. 모바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국내 인터넷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에 맞설 강력한 경쟁자가 탄생한 것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과 카카오(공동대표 이제범 이석우)는 26일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통합법인인 '다음카카오'를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양사는 이미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고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연내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시총 3조4천억 원대... 네이버 맞설 '모바일 인터넷 강자' 탄생

'인터넷 포털 2인자' 다음과 '모바일 메신저 1인자' 카카오가 하나로 합친다
 '인터넷 포털 2인자' 다음과 '모바일 메신저 1인자' 카카오가 하나로 합친다
ⓒ 카카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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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를 합치면 연간 매출 7천억 원대에 직원 숫자만 3200명, 시가총액 3조 4천억 원대에 이르는 초대형 인터넷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양사 대표는 서로의 핵심 역량을 통합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극대화하려고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국내 모바일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혀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양사의 핵심 경쟁력을 통합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다"면서 "통합법인은 모바일을 비롯해 IT 전 영역을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정보-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세훈 다음 대표 역시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이 보유한 우수한 콘텐츠 및 서비스-비즈니스 노하우, 전문 기술이 결합하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은 피합병법인인 카카오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발행신주와 약 1(다음):1.556(카카오) 비율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통합법인은 다음과 카카오가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되, 공통 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부터 순차적으로 통합해갈 예정이다. 통합 법인의 직원수는 다음 약 2600명과 카카오 약 600명을 합쳐 3200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다음은 1995년에 설립한 인터넷 벤처기업 1세대로 인터넷 포털, 검색 시장에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검색 점유율이 70%대에 이르는 네이버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고 모바일 시장에선 구글의 강력한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게임 창업자이자 NHN(현 네이버) 대표를 지낸 김범수 의장이 2006년 창업한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워 전세계 1억 4천만 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국내 모바일 플랫폼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카카오 게임을 성공시켜 수익 기반을 확보했지만 모바일 광고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전문가들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 겨냥... 글로벌 진출은 글쎄"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지난 2012년 11월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와 파트너사, 사용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상생의 모바일 생태계와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지난 2012년 11월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와 파트너사, 사용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상생의 모바일 생태계와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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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플랫폼과 다음이 보유한 모바일 광고 플랫폼과 검색광고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앞으로 국내 모바일 사업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IT 전문가들은 모바일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양사 시너지를 기대하면서도 글로벌 진출 전략에는 회의적이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왜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 확대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자금은 확보할 수 있는 기업 공개를 놔두고 다음과 합병을 선택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카카오가 게임으로 돈을 벌었지만 모바일 광고로 돈을 벌 만한 콘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다음의 콘텐츠 비즈니스 노하우와 결합해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역시 "다음과 카카오 합병은 글로벌 진출보다는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 차원"이라면서 "카카오가 글로벌 진출을 생각했다면 외국에 나갔을 때 시너지가 생길 만한 콘텐츠가 있는 기업을 선택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음카카오 출범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네이버 대응 전략도 관심 포인트다.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4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정작 국내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선 카카오에 밀리는 상황이다.

강정수 박사는 "네이버는 해외시장에서 '라인'을 성공시켰지만 국내 모바일 시장에선 '밴드' 정도를 제외하면 힘을 받지 못하고 있어 다음카카오에겐 유리한 국면"이라면서 "앞으로 네이버의 대응에 따라 모바일 광고 시장이 크게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과 카카오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통합법인 출범을 공식 발표하고, 합병 배경에 대해서도 밝힐 예정이다.


태그:#다음카카오, #다음, #카카오, #카카오톡,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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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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