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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 귀농 18년을 맞은 임관수(56ㆍ태안읍 평촌길ㆍ사진 왼쪽)ㆍ김명옥(57ㆍ사진 오른쪽) 부부가 같은 웃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태안 귀농 18년을 맞은 임관수(56ㆍ태안읍 평촌길ㆍ사진 왼쪽)ㆍ김명옥(57ㆍ사진 오른쪽) 부부가 같은 웃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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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에 귀농 온 지 18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귀농인줄 모르고 시작된 시골생활은 척박하기만 했다.

지금이야 귀농, 귀촌이란 단어가 생겨 이방인에 대한 따뜻한 마음씨가 자리 잡기 시작했지만 당시만 해도 낯선 이방인에 대한 시선은 선뜻 아물지 않았다.

"그때야 뭐 귀촌이란 말이 있었나요?"

수더분한 충청도 사투리에 귀가 솔깃해 진다. 경상도 하고도 경북. 거기에 예천이라는 단어를 쓰니 그의 태안살이는 참으로 아득하고 까마득해 보이기만 한다.

하지만 이제나 저제나 태안으로 오는 그 길이 멀고 험난하지나 않을까 고민하는 부부가 있어 오늘도 태안 귀농의 앞날은 어둡지 않다.

임관수(56·태안읍 평촌길·사진 왼쪽)·김명옥(57·사진 오른쪽) 부부 얘기다.

이 부부가 태안에 온 지 벌써 18년이나 됐다. 그간 경북 의성 흑마늘 판촉이며, 태안읍 정수기 사업이며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영업력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건만 그래도 중요한 건 제2의 고향 태안, 그 태안이 잘 먹고 잘사는 방법이었다.

지금 이 부부는 건축·펜션, 목조주택 사업을 하며 태안을 제2의 고향으로 삼는 이들의 부모가 돼주고 있다.

태안이 여기 있노라고, 당신들을 위한 태안이었다고 그렇게 목소리를 높이며 태안 예찬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태안에서 살고 싶은 이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작지만 일터를 중개하며, 같이 함께 여럿이 행복하게 살 것을 제안한다.

"태안이요? 혼자 보기 너무 아까운 곳이죠. 아름다운 바다, 산, 들, 강, 그래서 모두 함께 이곳에서 잘 살자고 말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임씨 부부가 경기도 안산에서 잠깐 살게 된 걸 빼고는 줄곧 외딴 태안에서 살거리를 찾았다. 이제는 누가 이곳에 정착하기라도 한다면 한 가족, 한울타리가 돼 그들을 위해 돕고 싶다고 말하는 부부가 있다.

이들 부부가 처음 태안을 찾을 때는 토종닭과 감자농사를 위한 땅이 전부였다.

근흥면 안흥 마도분교에 외동딸이 첫 입학생으로 입학했을 때니 벌써 20여 년은 된 일이다.

"그냥 태안이 좋더라고요."

좋은데 이유가 있으랴. 태안에 머물자며 뜻을 같이한 부부사이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태안살이는 시작됐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시골집에 농사를 짓고 살자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1049명의 회원이 찾고 있는 '잇(it) 태안'의 태안홍보대사가 됐다.

"어릴 때부터 시골생활에 대한 동경을 꿈꾼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젊은 시절 안산에 살때도 시골에 내려가야 되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지금 부부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태안으로의 이주를 꿈꾸는 귀농인들에게 쉴 곳을 제공하고, 일자리를 중개하며, 더러는 중매를 서는 것으로 태안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전병록 농업기술센터소장이 이들 부부의 집에 깜짝 방문해 태안귀농정책에 대해 깨알 같은 좌담을 늘어놓기도 했다. 또 태안군귀농지원센터 사무장으로 이들 부부를 초빙하고 싶은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단다.

부부는 마음 같아선 당연히 그리하겠노라 대답하고 싶지만 더 좋은 분들이 카페 내에도 많이 있기에 나서기를 꺼린다.

"아치네파도소리라는 닉네임을 가지신 보일러 설비 일을 하시는 분이 있는데요. 독거노인 무료봉사로 많은 시간을 보내시곤 한답니다. 리모델링할 집이 있으면 그곳에 필요 없는 물품을 필요한 곳에 무료 나눔 하시기도 하고요."

부부의 소개로 이곳 태안에서 자리를 잡은 가정은 벌써 6가정에 이른다.

이들은 관상조류에 대한 연구로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소원면 송현리에서 토속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태안생활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또 지금은 3.306m²(1만여평)에 달하는 고구마농장과 또 냉이농장 등으로 태안을 인생 최대의 역전지로 꿈꾸는 이들도 있다.

"다들 태안을 사랑하고 죽을 때까지 있고 싶어 내려온 분들이죠. 저는 그런 분들에게 하나의 나침반이 되고 싶어요. 비바람이나 폭설에는 제 기능을 할지 못할 망정 태안이 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이고 마지막 종착점이게 하고 싶습니다."

돈 없이는 정착하기 힘들다고 말할 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근흥면 용신리, 소원면 송현리 땅을 빌어 함께 경작하고, 땀 흘리며 살기를 원하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 카페 '산이랑 밭이랑'을 통한 태안 홍보가 전부지만 점차 공동주택과 공동 일자리 등을 통해 함께 하는 태안을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인터넷 카페 정기모임과 번개모임을 통해 태안의 가치와 미래 발전가능성에 대해 외치고 있다는 이들 부부.

단순한 귀촌이 아닌 제대로 된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태안 땅이 포근하고 믿음 있는 땅이길 바란다는 부부.

태안의 산, 태안의 밭. 귀농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태안이 제대로 된 산과 밭으로 반겨 맞을 수 있길 바란다.

누구라도 태안으로의 귀촌이나 귀농을 원한다면 잠자고 있던 집들이비용과 귀농자금을 알려 태안이 충남도내 최고의 귀농지가 될 수 있길 이 부부는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태안의 발전과 앞으로 나아감을 꿈꾸며 희망한다.

"귀농인이 편하고 화합할 수 있는 태안으로 오세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미래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귀농, #귀촌, #경북 예천, #충남 태안, #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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