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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10만인클럽 환경운동연합은 '흐르는 강물, 생명을 품다'라는 제목의 공동기획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구간을 샅샅이 훑으면서 7일부터 6박7일 동안 심층 취재 보도를 내보냅니다. 전문가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어민-농민-골재채취업자들을 만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 한강과 금강 구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기획기사를 통해 선보이겠습니다. 이 기획은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4대강조사위원회가 후원합니다. 10만인클럽 회원, 시민기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최종신 : 9일 오후 10시 40분]
독자의 격려문자, 눈물 납니다

9일, 날이 저물어 '오마이리버' 팀은 달성보 15km 앞두고 텐트를 쳤습니다. 도봉서원 앞입니다. 달성보까지 간다는 목표에 못 미쳤네요. 대신 내일(10일) 오전 7시 출발해 오늘 못달린 거리를 더 달리겠습니다.
 9일, 날이 저물어 '오마이리버' 팀은 달성보 15km 앞두고 텐트를 쳤습니다. 도봉서원 앞입니다. 달성보까지 간다는 목표에 못 미쳤네요. 대신 내일(10일) 오전 7시 출발해 오늘 못달린 거리를 더 달리겠습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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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목표치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오마이리버' 팀은 조선시대 전기 성리학자 김굉필을 배향했다는 대구 달성군 도동서원 앞에서 페달을 멈췄습니다. 달성보를 15km 앞둔 지점입니다. 한 시간 정도 밟으면 갈 거리인데, 사실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다람재라는 험한 고개가 우리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오후 5시 30분 해가 질 무렵, 도동서원 앞에 네 개의 텐트를 쳤습니다. 텐트를 펴 보니 물이 흥건합니다. 7일과 8일 비에 젖은 텐트를 그냥 싸매고 달렸더니 시큼한 냄새가 납니다. 물기를 털어냈지만, 역시 역부족. 대충 수건으로 훔친 뒤 깔판을 깔았습니다.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축축한 텐트. 부쩍 차가워진 날씨 때문에 휴대용 가스렌지를 텐트 안에 켜놨습니다.

오늘 달린 거리는 35km. 그야말로 산보 수준이지만, 아주 특별한 세 명의 교수분들이 할 말씀이 많았습니다. 낙동강변에서 '미니 토크'는 진지하게 오래 진행됐습니다. 9일 '오마이리버' 일정은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목표인 달성보에 이르지 못한 대신 내일 오전 7시 이곳에서 출발해 좀 더 달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리버' 팀은 숙소를 마련해도 활동을 멈추지 않습니다. 정대희 시민기자가 도봉서원에 텐트를 차려놓고 배종혁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과 야간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리버' 팀은 숙소를 마련해도 활동을 멈추지 않습니다. 정대희 시민기자가 도봉서원에 텐트를 차려놓고 배종혁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과 야간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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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차렸다고 '오마이리버'의 활동이 끝난 건 아닙니다. 모두 이날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기사를 쓰기 위해 텐트 안의 불을 밝혔습니다. 정대희 기자는 텐트를 치자마자 배종혁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서원 앞 잔디밭에서의 야간 인터뷰, 모양새가 그럴듯합니다.

오늘도 자전거 하나를 망가뜨린 이철재 에코 큐레이터는 '나홀로 텐트' 안에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분명 '자전거 먹는 하마'인데, 본인은 우연의 일치라고 우기는 중입니다. 오늘 새로 합류한 조정훈 기자는 오후에 열린 '미니 토크' 기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양영석 기자도 침낭을 목에 받치고 엎드린 황당한 자세로 기사를 마무리하는 중입니다(미국에서 공부한 사람이던데…, '아메리칸 스타일'인가?). 금강 전문가 김종술 기자는 투망을 던지듯 휙 던지면 2~3초 만에 펴지는 신기한 텐트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내일 기상 시간은 오전 6시. 모두들 아마 3~4시간 정도 밖에 눈을 붙이지 못할 듯합니다.

저녁은 컵라면과 김밥으로 해결했습니다. 젓가락은 역시 환경운동연합에서 제공한 억새젓가락입니다. 죽은 억새로 만든 이 젓가락은 일반 나무젓가락과는 달리 일회용이 아닙니다. 처음 사용할 때는 좀 어색했는데, 이젠 좀 적응이 돼 김치를 자유자재로 찢을 수 있는 날렵한 기술도 구현할 수 있답니다.

오늘은 즐거운 소식을 전달해 드리려고 합니다. 많은 독자 여러분의 응원 중 제게 온 문자메시지 하나를 소개합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기도 한 김학용님이 9일 보낸 겁니다.

"소중한 기자님♡ 태풍에도 불구하고 두 바퀴 현장 리포트로 고생이 많으시네요~^^ 실시간으로 엄지사진 잘 보고 있습니다!! 비오는 함안보, 물이 정체하니 태풍이 오는지 안 오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군요~~ 멀리서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밥 잘 챙겨 드시고... 특히, 돼지고기는 쫌만 드세요~zz 건강 잘 챙기시고 혹시라도 이 부근을 올 일 있으면 맛난 거 대접할게요~ 파이팅!!!!! 김학용"

'오마이리버' 팀은 낙동강 라이딩을 시작한 7일부터 지금까지 여러 독자 여러분의 격려랄 받고 있는데요. 8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기도 한 김학용 독자가 보낸 문자 한 통을 소개합니다. 독자의 격려는 '오마이리버'를 달리게 합니다!
 '오마이리버' 팀은 낙동강 라이딩을 시작한 7일부터 지금까지 여러 독자 여러분의 격려랄 받고 있는데요. 8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기도 한 김학용 독자가 보낸 문자 한 통을 소개합니다. 독자의 격려는 '오마이리버'를 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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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물론, 제가 수시로 보내는 엄지뉴스까지 챙겨보고 계신가 봅니다. 문자메시지 내용을 '오마이리버' 팀과 공유했습니다. 다들 의지를 불태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오래 자전거를 타면서 취재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당연히 낙동강 자전거도로는 물론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를 달려본 적이 없습니다. 사흘째 낙동강 자전거도로를 달리며 '이걸 누가 관리하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처음엔 도로로 넘어온 풀을 발로 차기도 하며 지루함을 달랬는데 '이게 계속 자라면?'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전거도로 절반 가까이를 풀이 덮고 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솔직히 말해 자전거도로에 자전거가 얼마 안 다녀 도로를 침범한 풀이 라이딩하는 데 위험요소가 되진 않을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제가 본 건 단순히 풀이 도로를 덮는 게 아니라 '관리가 안 되는 모습'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겠죠.

4대강 사업으로 만든 전국에 만든 자전거도로는 1187km입니다. 풀을 베는 일만 따져도 이 긴 거리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까요?

낙동강 합천보 인근의 생태공원입니다. '생태공원'이란 이름 때문에 이렇게 운동기구 옆에 풀을 키운 걸까요? 아니면 방치해서 이렇게 풀이 무성한 걸까요?
 낙동강 합천보 인근의 생태공원입니다. '생태공원'이란 이름 때문에 이렇게 운동기구 옆에 풀을 키운 걸까요? 아니면 방치해서 이렇게 풀이 무성한 걸까요?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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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자전거 취재를 하기 전, 주변 사람들에게 "자전거도로는 잘 돼 있을 거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백번 양보해 레저용으로는 뭐, 괜찮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레저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행정안전부(지금 안전행정부)가 2009년 조사한 결과에 다르면 '최근 자전거를 구입한 사람' 중 약 70% 이상은 이른바 생활자전거인 30만 원대 이하의 자전거를 샀다고 합니다. 100만 원대 이상의 자전거를 소비하는 사람은 1.4%이고요. 생활자전거로 국토 종주? 사흘째 직접 생활자전거를 타고 달려본 결과 만만찮은 일입니다.

경남 합천 합천보 부근 자전거도로입니다. 풀이 자전거도로의 절반 가까이 덮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는 1187km입니다. 관리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경남 합천 합천보 부근 자전거도로입니다. 풀이 자전거도로의 절반 가까이 덮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는 1187km입니다. 관리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 같습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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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표 자전거도로, '필요한 사람은 적은데 과도하게 만들어 놓은 길'이라는 게 사흘 자전거도로를 달린 제 느낌입니다. 어쨌든 '오마이리버'는 내일인 10일도 자전거도로를 달립니다. 달성보와 강정보를 거쳐 칠곡보 인근의 경북 왜관에 숙소를 잡을 예정입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이면서 농민이기도 한 이영희씨와 김종원 계명대 교수가 합류해 4대강 사업과 생태환경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오늘 현장중계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람재 고개 위로 별들이 촘촘하게 떴습니다. 몸살을 앓고 있는 4대강 위에도 수많은 별이 떴겠지요? 그런데 네 개의 텐트 곳곳에서 대포 같은 방귀 뀌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 저녁에 먹은 컵라면이 소화되는 자연의 소리입니다.

[4신 : 9일 오후 5시 20분]
죽은 버드나무 군락... 녹조와 녹슨 고철더미까지

합천보에서 상류 약 2km 지점. 멋진 버드나무 군락이 있던 곳인데요. 4대강 사업 이후 대부분 죽었습니다.
 합천보에서 상류 약 2km 지점. 멋진 버드나무 군락이 있던 곳인데요. 4대강 사업 이후 대부분 죽었습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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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사진기자 혹은 사진작가면 얼마나 좋을까.' 낙동강 따라 북상하면서 4대강 사업으로 망가진 현장을 많이 봤습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생생히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폰카'의 한계도 있지만, 제 사진 찍는 능력이 부족해 미안합니다).

합천보에서 상류로 약 2km 지점. 이 현장도 독자 여러분에게 생생히 전달하고 싶지만 한계가 있네요.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버드나무 군락이 멋지게 펼쳐진 곳이었습니다. 강변 버드나무 군락은 많은 야생동물의 안식처입니다. 물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 버드나무는 대부분 죽었습니다. 500여 미터 이어진 버드나무 군락이었지만, 지금은 처참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가슴이 먹먹합니다.

대구 달성군 낙동강변의 녹조입니다. 태풍 간접 영향 탓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녹조는 여전합니다.
 대구 달성군 낙동강변의 녹조입니다. 태풍 간접 영향 탓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녹조는 여전합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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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의 상처는 '녹조라떼' 현장로 이어집니다. 어제 태풍 간접 영향 탓에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도 불었지요. 하지만 낙동강 녹조 현상은 그대로입니다. 위 사진은 대구 달성군 낙동강 현장입니다. 가을의 한복판인 10월, 그리고 비바람도 날리지 못한 강력한 녹조입니다. 4대강 사업의 '위력'을 실감케 합니다.

낙동강가에 붉게 녹슨 쇠덩이들이 놓여 있습니다. 방치된 준설선과 굴착기 등도 낙동강 곳곳에 있습니다.
 낙동강가에 붉게 녹슨 쇠덩이들이 놓여 있습니다. 방치된 준설선과 굴착기 등도 낙동강 곳곳에 있습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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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방치된 거대한 고철 더미와 굴착기 등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붉게 녹슨 고철이 강에 좋을 리 없겠지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고철 등을 철거하겠다는 계획만 세울 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점심 식사 후 짧게 이동하면서도 이렇게 죽은 버드나무 군락, 녹조 현상, 방치된 고철 덩어리 등을 봤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풍경을 보게 될까요?

9일 오후 낙동강변의 한 쉼터에서 일명 '4대강 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종술 기자, 최영찬-박창근-박재현 교수, 박창재 국장, 조정훈 기자입니다.
 9일 오후 낙동강변의 한 쉼터에서 일명 '4대강 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종술 기자, 최영찬-박창근-박재현 교수, 박창재 국장, 조정훈 기자입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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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한 대로, 9일 오후 낙동강변에서 '4대강 사업 미니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오랫동안 4대강 사업 현장을 취재한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최영찬·박창근·박재현 교수, 전정휘 '합천보관련덕곡피해주민대책위' 사무국장 등이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문가·기자·시민·활동가 등이 4대강 사업을 두고 나눈 이야기는 따로 전하겠습니다.

노란 나비가 날갯짓으로 뺨을 때렸습니다. 나비가 난다는 건 비가 그쳤다는 증거겠지요. 구름은 아직 걷히지 않았지만 비는 그쳤습니다. 낙동강을 따라 다시 북상하고 있습니다.
 노란 나비가 날갯짓으로 뺨을 때렸습니다. 나비가 난다는 건 비가 그쳤다는 증거겠지요. 구름은 아직 걷히지 않았지만 비는 그쳤습니다. 낙동강을 따라 다시 북상하고 있습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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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9일 오후 1시 50분]
자전거 타는 세 교수... "우리가 왜 왔냐고?"

합천보 옆 소수력발전소 아래 제방에 균열이 간 모습입니다. 우레탄으로 메운 흔적이 보이는데요. 박창근 교수가 살펴보고 있습니다.
 합천보 옆 소수력발전소 아래 제방에 균열이 간 모습입니다. 우레탄으로 메운 흔적이 보이는데요. 박창근 교수가 살펴보고 있습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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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교수가 걱정스런 눈으로 합천보 옆 소수력발전소 아래 제방에 생긴 균열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우레탄으로 메운 흔적이 보이는데요. 현장을 살피는 박창근 교수의 입에서 탄식이 터집니다.

"부실공사이거나 보 아래의 '파이핑 현상'(물이 새는 현상)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100년 갈 건물이 50년 가고, 50년 갈 건물은 20년밖에 못 버팁니다."

제가(소중한 기자) 오전에 올린 사진 보셨습니까? 오전에도 말했듯이 현장에서 보면 낙동강 보 주변의 물 흐름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흐르지 않는 강' 때문에 마음이 아픈데요. 마침 수자원공사에서 합천보로 나와 초음파 표면 유속계로 유속을 측정하고 있었습니다.

9일, 수자원공사 관계자가 나와 합천보 인근에서 유속을 측정하고 있었습니다. 김병기 기자(오른쪽)가 해당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9일, 수자원공사 관계자가 나와 합천보 인근에서 유속을 측정하고 있었습니다. 김병기 기자(오른쪽)가 해당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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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을 보면 김병기 <오마이뉴스> 기자(오른쪽)가 마치 방송 인터뷰를 하는 것 같지요? 김병기 기자 앞에 놓인 기계는 카메라가 아니라 초음파 표면 유속계입니다. 김병기 기자는 수자원공사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요.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합천보 인근 낙동강 유속이 초속 0.2m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박재현 교수는 "초음파 유속 측정계는 고속으로 흐르는 물을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라며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측정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장에 합류하자마자 교수분들의 활약이 눈에 띕니다. 벌써 점심입니다. 일단 식사를 하고 다시 현장 상황 전하겠습니다.

최영찬 교수가 경남 합천의 한 식당에서 국내산 돼지고기를 쐈습니다. 저 멀리 이철재 활동가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영찬 교수가 경남 합천의 한 식당에서 국내산 돼지고기를 쐈습니다. 저 멀리 이철재 활동가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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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찾은 세 교수, 도대체 왜?

'오마이리버' 팀에 합류한 '교수 삼인방'이 점심을 먹으며 먹방 대결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대로 쌈 싸드시는 박창근(맨 위), 박재현(맨 아래) 교수와 갓 구운 뜨거운 고기 4점을 한 번에 입에 넣는 최영찬 교수입니다. 오늘 세 교수도 9일 열심히 자전거를 탈 예정입니다.
 '오마이리버' 팀에 합류한 '교수 삼인방'이 점심을 먹으며 먹방 대결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대로 쌈 싸드시는 박창근(맨 위), 박재현(맨 아래) 교수와 갓 구운 뜨거운 고기 4점을 한 번에 입에 넣는 최영찬 교수입니다. 오늘 세 교수도 9일 열심히 자전거를 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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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말씀드린 대로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 박재현 인재대 교수(토목공학), 최영찬 서울대 교수(농업경제학)가 '오마이리버' 팀에 합류했습니다. 세 교수는 왜 고생(?)을 자처했을까요. 육성을 그대로 옮깁니다.

박창근 교수 : "4대강 댐은 참 허접하다. 한국 토목을 살리러 왔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든 보는 국토부와 수자원공사의 아킬레스건이다. 머지 않아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예측하고 관측한 현상을 한 번 더 현장에서 확인하고 싶어 왔다."

박재현 교수 :  "MB가 자랑한 자전거길, 한 방 먹이러 왔다. 학자라서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현장을 찾을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이번 기회에 4대강 사업 탓에 발생한 문제 등을 강에서 직접 확인하고, 정확하게 평가하고 싶다."

최영찬 교수 : "4대강 사업이 지역경제를 살린다고? 아니다. 현장에서 그걸 말하겠다. 황강과 낙동강 합류 지점은 굉장히 좋은 강이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이 끝난) 지금 예전의 경치를 찾을 수 없다. (강을 보고자 하는) 관광객들은 이제 섬진강 주변의 광양과 하동으로 갈 것이다.

세 교수는 4대강 사업 문제점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문적으로 설명해 드릴겁니다. 일단, 먹어야 자전거도 타고 4대강 사업의 문제점도 파헤치겠지요. 최영찬 교수가 9일 점심으로 삼겹살을 '쐈습니다.' 3일째 자전거 타고 비에 온몸이 젖기도 했던 '오마이리버' 팀원들의 눈빛에서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잘 먹고 좋은 소식 전하겠습니다. 세 교수의 '먹방 대결' 사진을 공개합니다.

[2신 : 9일 낮 12시]
다시 쌓이는 모래... 혈세 낭비의 현장

경남 합천의 합천보를 500여m 앞둔 지점. 낙동강과 황강이 만나는 곳인데, 다시 모래 퇴적 작용이 생겼습니다. 현장을 설명하는 배종혁 마창진 환경연합 상임의장.
 경남 합천의 합천보를 500여m 앞둔 지점. 낙동강과 황강이 만나는 곳인데, 다시 모래 퇴적 작용이 생겼습니다. 현장을 설명하는 배종혁 마창진 환경연합 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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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경남 합천의 낙동강 합천보를 500여m 앞둔 지점입니다. 낙동강과 황강이 만나는 곳인데요. 보시다시피 강에 다시 모래가 쌓였습니다. 배종혁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은 "이곳은 4대강 사업 공사 때 모래를 다 파냈지만, 다시 모래가 쌓이는 등 원래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겁니다. 이 전 대통령이 퍼냈지만 다시 쌓인 모래, 저걸 다시 퍼내야 할까요? 그래봤자 또 쌓입니다. 그게 강과 자연의 순리입니다. 강에 손을 댄 이 전 대통령의 오만함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현장에서는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숙소를 출발한 지 두 시간. 낙동강 합천보에 도착했습니다.
 숙소를 출발한 지 두 시간. 낙동강 합천보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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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리버' 팀은 숙소를 출발한 지 두 시간여 만에 합천보에 도착했습니다. 말이 '보'지, 현장에서 보면 '댐'입니다. 역시 보 위에 올라 상류 쪽을 바라보면, 물 흐름이 보이지 않습니다. 강인지 호수인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9일 오전 11시 합천보 현장에서 '오마이리버' 새 멤버가 합류했습니다. 낙동강 곳곳에서 전문적인 견해를 말해 줄 박창근, 최영찬 교수입니다. 8일 부상을 입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도 다시 자전거에 오릅니다. 오른쪽부터 조정훈 기자, 최영찬, 박창근 교수, 정수근 국장.
 9일 오전 11시 합천보 현장에서 '오마이리버' 새 멤버가 합류했습니다. 낙동강 곳곳에서 전문적인 견해를 말해 줄 박창근, 최영찬 교수입니다. 8일 부상을 입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도 다시 자전거에 오릅니다. 오른쪽부터 조정훈 기자, 최영찬, 박창근 교수, 정수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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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께 합천보에서 '오마이리버'에 새 멤버가 합류했습니다. 조정훈 <오마이뉴스> 대구경북 기자, 낙동강 곳곳에서 전문적으로 설명을 해 줄 박창근 관동대 교수와 최영찬 서울대 교수가 그들입니다. 그리고 8일 내리막길에서 부상을 입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도 다시 자전거에 오릅니다.

이렇게 새롭게 찾아오는 이들이 있어 힘이 납니다. 그쳤던 비가 다시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허벅지에 힘 빡 주고 힘차게 달려보겠습니다. 더불어 4대강 사업 탓에 생긴 낙동강의 상처도 보다 상세히 전달하겠습니다.

'오마이리버' 셋째 날인 9일 경남 합천의 한 모텔에서 출발합니다. 오늘부터 지원팀 차량에 멋진 시트지를 붙이고 달립니다. "나는 고발한다, 책임자에게 정의를! 4대강에 생명을!"
 '오마이리버' 셋째 날인 9일 경남 합천의 한 모텔에서 출발합니다. 오늘부터 지원팀 차량에 멋진 시트지를 붙이고 달립니다. "나는 고발한다, 책임자에게 정의를! 4대강에 생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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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9일 오전 9시 30분]
먹통된 장비... 그래도 계속 달립니다

9일 아침, 경남 합천의 한 허름한 모텔에서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켰습니다.

'힘 빠진 태풍 다나스.'

오늘도 생고생을 할 것 같아 조마조마했는데, 반가운 소식입니다. 창문을 여니 상쾌한 바람이 금세 방안에 가득 찼습니다. 전날 빗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던 산새 소리와 함께 '오마이리버' 3일째 자전거 질주를 시작합니다.

전날 젖은 신발은 모텔에 있는 드라이기로 말렸습니다. 단체로 모텔 세탁기를 빌려 빨래를 했으나 미처 다하지 못한 건 손빨래를 했습니다. 손빨래한 것들은 여전히 척척한 채 그대로 널려 있습니다. 젖은 채로 다시 비닐봉지에 담았습니다.

오마이리버 '이모저모'
유성호 사진기자와 정민규 부산경남 주재기자가 8일 오마이리버 팀을 떠났습니다. 각자 다른 업무를 위해 현업(?)에 복귀한 건데요. 둘의 떠나는 모습이 슬퍼 보이나요, 기뻐 보이나요.

오마이리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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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리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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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오마이리버의 총책(?)인 김병기 기자의 휴대폰이 바빠졌습니다. 9일부터 조정훈 대구경북 주재기자가 합류합니다. 조정훈 기자는 10일 '이모저모'에서 소개하겠습니다.

오마이리버 취재팀
 오마이리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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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엔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높여 온 배달래 작가가 오마이리버 팀을 찾아 직접 라이딩을 했습니다. 특히 기자가 '낙동강 차마고도'라고 평가한 개비리길도 통과했습니다. 인터뷰 기사는 곧 나갈 예정인데요. 그 전에 미모의 배 작가를 만나보시죠.

오마이리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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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틀 연속 이모저모에 실린 이철재 활동가는 후배들에게 재밌다고 연락이 온답니다. 그는 "후배들에게 근엄한 선배인데"라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반론권을 드립니다.

오마이리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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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8일) 밤부터는 제 아이패드 종료 버튼이 먹통입니다. 종일 빗속에서 사진 찍고 뉴스를 전송하느라 하자가 생긴 모양입니다. 아이패드로 엄지뉴스로 상황을 전달하면 이를 편집부가 검토해 기사화하는 방식이라, 아이패드의 고장은 적잖은 불편함을 줄 것 같습니다. 제 아이패드, 오늘 하루 무사히 버틸 수 있을까요?

어제 오후 사고를 겪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다행히 괜찮아 보입니다. 전날 정 국장이 느끼던 사타구니의 통증은 단순 타박상이라고 합니다. 전기 자전거를 타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자전거를 타지 못하더라도 곳곳에서 '오마이리버' 팀과 합류해 일정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오늘도 정 국장과 함께 낙동강을 둘러볼 수 있어 든든합니다.

라이딩 이틀째인 8일 오마이리버 팀은 총 68.7km를 달렸습니다. 합천보까지 가지 못했지만 첫날보다 20km 더 달렸습니다. 순수하게 자전거만 탄 시간은 약 8시간 31분으로 첫날보다 3시간 40분 더 탔습니다. 평균 8.1km의 속도를 냈고, 최고속도는 44.8km를 기록했습니다. 1km를 평균 7분 27초 만에 달렸습니다.
 라이딩 이틀째인 8일 오마이리버 팀은 총 68.7km를 달렸습니다. 합천보까지 가지 못했지만 첫날보다 20km 더 달렸습니다. 순수하게 자전거만 탄 시간은 약 8시간 31분으로 첫날보다 3시간 40분 더 탔습니다. 평균 8.1km의 속도를 냈고, 최고속도는 44.8km를 기록했습니다. 1km를 평균 7분 27초 만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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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자전거 취재 이틀째였던 8일 오마이리버 팀은 총 68.7km를 달렸습니다. 합천보까지 가진 못했지만 첫날보다 20km 더 달렸습니다. 순수하게 자전거만 탄 시간은 약 8시간 31분으로, 첫날보다 3시간 40분 더 탔습니다. 평균 8.1km의 속도를 냈고, 최고속도는 44.8km를 기록했습니다. 1km를 평균 7분 27초 만에 달렸습니다.

'오마이리버' 팀은 9일 합천보를 거쳐 달성보까지 갈 예정입니다. 합천보에 오전 11시께 도착해 박창근, 최영찬, 박재현 교수, 그리고 전병휘 합천보관련덕곡피해주민대책위 사무국장을 만납니다. 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점심을 먹으면서 '미니 토크'를 할 예정입니다.

어제 저녁까지 지원팀에 합류해 탑차를 운전해 주신 배종혁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님이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십니다. 참고로 노익장을 발휘하고 계시는 배 의장님은 76세이십니다. 또 한정도(53) 창녕 환경운동연합 의장님께서는 단감 2박스와 부식을 쾌척해 주셨습니다.

아참, 오늘이 한글날이지요? 전날 회의를 하며 비로소 오늘이 쉬는 날임을 알았습니다. '오! 나의 강' 셋째날, 휴일에도 자전거는 출발합니다. 독자 여러분, 오늘 하루 편히 쉬시면서 '오바이리버'와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태그:#4대강 사업,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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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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