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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기자회견
▲ 함께 싸워 함께 승리합시다! 희망버스 기자회견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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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언론들이 '폭력으로 얼룩진 희망버스'라고, '불순세력 절망버스 물러가라'고 합니다. 또 일부 단체는 희망버스 집회를 손가락질해대지만 저에게는 전국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희망버스가 희망이었습니다.

'20일 전국에서 희망버스가 울산에 옵니다. 조합원은 한사람도 빠짐없이 15시 30분까지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으로 집결 바랍니다.'

2000년 7월 3일 현대자동차 수동변속기 생산라인에 들어가 일한 지 10여 년 후 저는 정리해고됐습니다. 2010년 3월 중순경 현대차는 제가 일하던 라인을 생산 중단 시켰습니다. 갑자기 길거리로 내몰린 저는 그후 3년 넘게 제대로 된 돈벌이를 못하고 있습니다. 나이들고 고혈압이 있는 저에게 알선된 일자리는 일용직뿐이었습니다. 지금은 학교 일용직으로 일하러 다니면서 지난 2010년 7월 22일 대법판결 난 현대차 불법파견에 희망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스스로 돈을 지불하고 희망버스에 올랐습니다.
▲ 시민들 자발적 참여 승차권 시민들은 스스로 돈을 지불하고 희망버스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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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희망버스'는 10여 년간 현대차에서 불법파견으로 간접고용된 바 있는 우리에겐 의미가 있는 행사입니다. 저도 함께 자리라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지난 20일, 울산 양정동의 현대차 정문이 있는 곳까지 버스를 타고 가니 길마다 경찰차량들이 넘쳐 났습니다. 전국 경찰서 차량을 다 동원했는지 부산, 광주, 경기도 경찰청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현대차 정문 앞엔 대형 컨테이너를 쌓아 올려 정문을 막았습니다. 옆 담으론 높게 양철판으로 담을 높이는 작업을 해두었습니다.

"희망버스는 효문에서 막혔습니다. 복잡하다는 이유로 못 들어오게 했습니다."

노동조합 깃발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무더운 날씨라 집회는 약식으로 진행됐고 바로 행진으로 이어졌습니다. 길 건너엔 어떤 사람들이 희망버스를 반대한다며 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625 참전용사회, 무슨 전우회 같은 문구들이 보였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았습니다. 할머니들은 모두 하얀색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자유로이 참석하고 싶어서 참석한 게 아니라 누군가 조직적으로 참가 시킨 것 같았습니다.

현대차는 대법판결 이행하라고 말하는 현수막이 있는가 하면 오른쪽 저사람들은 희망버스 반대한다며 모인 사람들 입니다. 저 노인들은 누가 배후조정해서 모였을까요?
▲ 대조되는 현수막과 행울협 현대차는 대법판결 이행하라고 말하는 현수막이 있는가 하면 오른쪽 저사람들은 희망버스 반대한다며 모인 사람들 입니다. 저 노인들은 누가 배후조정해서 모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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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4시경 울산 북구 현대차 앞 날씨는 무진장 무더웠습니다. 한발 내디딜 때마다 등줄기엔 땀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사람들이 깃발을 들고 행진해서 효문 4거리를 지나 철탑에 도착했습니다. 명촌길에 있는 현대차 출입문 쪽에도 경찰 차량은 줄지어 빼곡히 서있었습니다. 전경은 사람들이 현대차 쪽으로 진입 못하도록 겹겹이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면담을 해야 합니다. 경찰은 막지 마십시오."

명촌 출입문 쪽을 보면서 사람들은 항의 집회를 했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기 위해 명촌 출입문 쪽과 철탑 가는 길 쪽으로 왔다갔다하며 상황을 보았습니다. 앞에서 집회가 진행중인데 철탑과 가까운 곳에서 무슨 일이 터졌는지 연기 같은 게 현대차 안에서 솟아 나왔습니다. 명촌 쪽은 철망으로 울타리가 쳐저 있습니다. 그래서 안이 다 보였습니다. 안에는 현대차 직원 옷을 입은 수백여 명의 사람들이 우리 쪽을 보고 서있었습니다. 그들 손에는 우산도 들려 있었습니다. 뭣하러 우산을 들고 있는지 잠시 후 알게 되었습니다.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 쬐는 그날.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은 끝까지 명촌 철탑까지 행진을 마쳤습니다.
▲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서라면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 쬐는 그날.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은 끝까지 명촌 철탑까지 행진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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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달려가 보니 현대차 안에서 작은 소화기를 들고 밖으로 마구 뿌려 댔습니다. 순식간에 주변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뿌옇게 분말 소화기 가루로 뒤덮혔습니다. 숨 쉬기가 힘들었습니다. 매운 맛도 느껴지는 것이 목이 컬컬해졌습니다. 소화기를 다 뿌렸는지 이번엔 물대포를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화가 난 참가자들은 준비한 밧줄을 철망 위에 걸어 당겨 마치 줄다리기 시합을 하듯이 영차영차 하면서 힘차게 줄을 당겼습니다. 철망은 철기둥과 함께 울타리에서 떨어져 나왔습니다. 현대차 안으로는 둥글둥글한 철조망을 설치해 두었습니다.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은 현대차 앞으로 공문을 보냈습니다. 만나서 대화로 풀자는 공문 제안을 현대차는 분말 소화기와 물대포로 응답 했습니다.
▲ 사전에 현대차 앞으로 보낸 문서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은 현대차 앞으로 공문을 보냈습니다. 만나서 대화로 풀자는 공문 제안을 현대차는 분말 소화기와 물대포로 응답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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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나이든 직원들은 뒤에 우산 들고 서있었고 앞쪽엔 용역으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 머리엔 헬맷을 쓰고 앞에는 방패를 들고 서있었습니다. 철망 울타리는 순식간에 30여미터를 떨어져 나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대차는 수십 개의 분말 소화기를 살포하고 물대포를 쏘며 저지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불이냐, 왜 소화기를 뿌리고 물을 뿌리느냐"며 화가 많이 난 희망버스 참가자의 분노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준비한 대나무로 현대차 울타리 안에서 줄지어 있는 용역을 향해 때렸으나 방패에 맞고 튕겨져 나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많은 사람이 다쳐 들려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런 현대차를 이해 못하겠습니다. 경찰도 폭력을 조장하는 거 같고 지금껏 시위 현장을 다니며 취재를 했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봅니다. 제가 현대차 안에서 밖으로 사진 좀 찍고 취재를 좀 하고 싶은데요, 하면서 기자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이야기했는데 갑자기 소화기와 물대포를 쏘아 댔습니다. 뭐 이런 현대차가 다 있습니까?"

그는 한 신문사 기자였습니다. 그는 분말 소화기 가루와 물로 머리부터 흠뻑 젖은 채로 서서 허탈하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들고 있던 취재수첩도 모두 물에 젖어 버렸습니다. 그 신문기자는 본사 차원에서 분명히 항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 안에 들어 가려다 본 건데요. 제가 봤어요. 저 안에 쇠파이프도 많아요"라고 그걸 어디다 쓰려는지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한 여성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과 전경 사이에서 항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차가 소화기도 무자비하게 뿌려대고 물대포도 쏘는데 경찰은 뭐하냐"면서 항의했습니다.

현대차 철탑농성장 희망버스 참가자로 장애인도 다수 있었습니다.
▲ 희망버스 장애인 참가자 현대차 철탑농성장 희망버스 참가자로 장애인도 다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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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때 시작된 현대차와 희망버스간 대치상황은 1시간 넘게 진행되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오후 8시가 넘자 경찰이 방송을 했습니다.

"집회 참가 시민 여러분, 즉시 불법집회를 중단하고 해산하십시오."

처음엔 현대차 안에서만 소화기와 물대포를 쏘아 대더니 이번엔 현대차와 경찰이 같이 희망버스 참가자에게 물대포를 쏘아 댑니다. 그리고 경찰은 강제로 밀고 들어 왔습니다. 젊은 남녀 참가자가 서로 팔짱을 끼고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치며 못들어오게 막았습니다. 한곳엔 몸싸움이 벌어져 젊은 참가자가 경찰에 강제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현대차와 대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친 것 같았습니다. 계속 앰블런스 소리가 나고 사람들이 실려 가기도 했습니다. 어떤 젊은 남자는 현대차 안에서 날아오는 돌멩이에 맞아 머리를 다치기도 했고, 어떤 남자는 뇌진탕으로 쓰러져 119 구급대에 실려 응급실로 가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현대차 문지기 행세를 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 현대차 명촌 차량 통제실로 가는길 경찰이 현대차 문지기 행세를 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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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가 철망을 뜯고 진입 시도를 멈추고 뒤로 물러나 있을 때도 현대차 안에선 계속해서 소화기를 뿌리고 물대포도 쏘았습니다. 일부러 그러는지 위에 지시를 받았는지 현대차 안에선 밖에 있는 참가자에게 상스런 욕설을 써가며 "와바라 0000" 하면서 자극 시키는 거 같았습니다. 결국 오후 9시경 다음 순서를 위해 정몽구 회장 면담을 위한 진입 시도는 중단되었습니다. 그리고 희망버스 철탑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참가자가 모두 뒤로 빠지자 전경들은 버스로 현대차를 빈틈없이 막고 전경을 경비로 세웠습니다. 현대차는 파손된 철망 부분을 즉시 펜스 작업으로 다시 막아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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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철탑문화제가 시작되고 연사로 백기완 선생이 단상에 올라 왔습니다.

"내가 말이오. 일제시대도 살아보고, 4.19도 겪어 보고, 박정의 군사독재 시절도 지내 봤지만 또, 희망버스로 309일째 크레인 농성을 했던 김진숙도 살렸지만 오늘 와보니 정몽구 정말 야비하고 째째하더라 이거요. 우리 요구가 뭐죠? 정몽구 면담 한번 해보자 이거여. 우리가 희망버스 만들어 내려 올 때 정몽구 감옥 보내고 최병승, 천의봉 빨리 내려오게 하자 이거여. 말로 하자. 이렇게 해서 늙은 나도 따라 내려 왔는데 이게 뭐여. 경찰,용역 깡패 내세워 폭력으로 우릴 맞이 하다니 말이야. 일평생을 통일과 민주화를 위해 싸워 왔는데 날 전국 체포령 내렸다고 해. 그런다고 내가 기죽을 거 같어? 우린 이겼어요. 양심으로 이겼어요. 우리 몸부림은 진 게 아니다. 이긴 거다 이거야. 희망버스 운동 오늘로 끝이 아니지요? 비정규직 900만 모두 살리려고 하는 거여. 전국에 비정규직 없애는데 우리 모두 함께 합시다."

그리고 문화제가 이어졌습니다. 어느 춤패가 나와 의미 심장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희망버스 참가자 여러분. 소화기와 물은 불을 끄는 도구죠? 오늘 우리는 현대차에서 무차별 살포한 분말 소화기와 물대포를 무자비하게 맞았습니다. 여러분은 불꽃이고 불길입니다. 소화기 분말 좀 많이 마셨더니 속이 울렁거리고 이상하네요. 여기서 공연 중단되면 우리 투쟁의 불길이 꺼지기 때문에 끝까지 공연 사수 해보겠습니다."

철탑 문화제는 21일 일요일 새벽 1시 30분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모두 희망버스 별로 모여 밤새워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저는 새벽 5시 40분경 잠에서 깨었습니다. 밤새 대화하느라 잠도 안 자고 있는 분도 계셨고 피곤해 잠든 분도 계셨습니다. 저는 현대차 명촌철망을 보호하는 경찰 차량이 빈틈없이 줄지어 선 철망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끝에서 끝까지 내 걸음으로 몇 걸음이나 되는지 세어 보았습니다. 780보가 되었습니다. 한걸음에 1미터만 잡아도 780미터나 됩니다. 그 긴 거리에다 경찰버스로 줄을 세웠습니다. 철망 안엔 현대차 직원도 밤새워 경계근무했는지 풀밭에 누워 잠들어 있었습니다.

높이 쌓은 담도 부족한지 중무장 경찰이 보초를 섭니다. 시민들은 지나다니기 불편합니다.
▲ 높이 쌓은 현대차 담과 경찰 높이 쌓은 담도 부족한지 중무장 경찰이 보초를 섭니다. 시민들은 지나다니기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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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희망버스 참가자는 모두 일어나 철탑 주변을 청소했습니다. 경찰도 도시락을 시켜 아침 식사를 하는 거 같았습니다. 오전 9시 마무리 일정으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사회자는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가 제대로 보도 안 되고 있어 아쉽다는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우린 희망버스를 준비하면서 현대차 정몽구 회장에게 만나서 대화로 풀자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묵살 당했습니다. 김진숙씨가 309일 만에 크레인에서 내려왔습니다. 우리는 그 사태처럼 오랫동안 가게 놔둘 수 없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갖가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음이 안타깝습니다."

이후에는 여러 참가자이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철탑 희망버스에 참가한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 지역 여러 분이 나와 이야기했습니다. 모두 10년 넘게 해결 안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기자 회견까지 마치고 저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잠을 못 잔 탓에 발길이 무거웠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보니 명촌문은 물론 출고문, 2공장문, 정문, 4공장문, 5공장문에서 성내까지 경찰이 나서서 재벌기업 문지기를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희망버스를 생각합니다. 노숙인처럼 아무곳에나 널부러져 자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기꺼이 울산 철탑 농성장으로 모여든 희망버스가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면담 요청을 공식적으로 하고 그날 모였지만 현대차는 면담 거절을 저렇게 희안하게 하고 있는거 같았습니다.
▲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면담 요청을 공식적으로 하고 그날 모였지만 현대차는 면담 거절을 저렇게 희안하게 하고 있는거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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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희망버스 기자회견문
재벌의 광기(狂氣)를
노동자 시민의 열기(熱氣)로 반드시 다스릴 것입니다.

어제 우리가 본 현장은 재벌 탐욕의 현장이었고,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를 은폐하고 가리기 위해선 어떤 일도 저지를 수 있는 한국 재벌의 거리낌 없는 폭력의 현장이었다. 정몽구 회장으로 대표되는 현대차는 면담과 대화 제의에 처음부터 폭력으로 응답했다. 정문은 컨테이너박스로 철옹성을 만들었고 모든 문은 무기를 소지한 용역들의 전시장이었다.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수많은 노동자 시민들의 열기를 소화기와 방패 그리고 물대포로 진압하고 짓밟았다. 그 과정에서 눈에 돌을 맞는가 하면 발뒤꿈치 뼈가 빠지고 왼쪽 새끼손가락이 탈골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귀 옆이 잘리고, 오른손 울대가 15센티미터 찢어지는 등 중상자만 십 여 명이 넘는 상황이다. 또한 경찰의 무더기 폭력 연행으로 7명이 연행되어 현재까지 중부서와 동부서에 6명이 불법 연행된 상태다. 이 같은 일련의 행위에 대해 현대차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최병승 천의봉 동지는 278일째 철탑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에서 달려온 4000명이 넘는 노동자 시민들을 맞이하기 위해 편지까지 준비했던 천의봉 동지는 갑작스런 몸의 이상으로 준비한 편지를 결국 읽지 못했다. 장기화되는 철탑 농성이 건강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철탑이라는 좁은 물리적 공간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옹색한 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몰릴 대로 내몰린 하청노동자들의 숨 쉴 수 없는 상태를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탄압의 강도는 더욱 세지고 있다.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는 사회적 요구는 재벌 앞에선 찻잔 속 태풍이다. 적반하장 격으로 불법파견에 대해 난데없이 헌법 소원을 제기 하는 등 시간 끌며 사태를 더욱 악화 시키고 있다. 막강한 재벌 권력을 이용해 한국 사회를 맘대로 저글링하는 자본의 파렴치함을 우리는 똑똑히 보고 있는 것이다.

... 희망버스 참가자는 반칙을 일삼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불법을 꺾기 위해 전국에서 모였다. 이것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사태 해결이 되지 않고 정몽구 회장의 전향적 입장 표명이 없다면 우리는 더욱 강도 높고 분명한 방식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다. 특히 지난 2011년 한진 중공업 김진숙 지도위원의 크레인농성이 309일만에 마무리된 것을 우리는 주목한다. 또 다시 그 기록이 깨지는 것을 우리는 묵과할 수 없다. 이 점 분명히 확인한다.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박정식 열사 문제 또한 전향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그 책임을 정몽구 회장이 다 해야 한다. 우리는 전국적인 열사 추모 분위기를 확대하고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나갈 것이다. 다가오는 폭염에 철탑 농성자들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우리는 막고자 한다. 그것이 희망버스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며 바람이다.

사람을 보자, 사람을 봐야한다. 그리고 재벌에 농락당하는 대한민국의 법치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대한민국 을의 상징인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희망버스가 중단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한다. 현대차 사측은 신규채용 즉각 중단하고,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전환 즉각 실시해야 한다.

철탑 농성이 300일을 향해 힘겹게 달려가고 있다. 우리에게 인내는 없다. 더는 관용도 없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불법파견 즉각 인정하고 이 모든 사태 즉각 해결하라.
2013년 7월 21일
희망버스 참가자 일동



태그:#현대자동차, #울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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