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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농촌학교 살리기 연대가 21일 경상남도 거창교육지원청 앞에서 일방적인 통폐합 추진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토론 없는 일방적 통폐합에 학부모 뿔났다 거창농촌학교 살리기 연대가 21일 경상남도 거창교육지원청 앞에서 일방적인 통폐합 추진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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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설명회만을 개최해 소규모학교 통폐합의 당위성만 강조하고 있어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교육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이 조용하던 거창군까지 잠입해 지역민들과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관내 소규모 중학교 통폐합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한 가운데 거창농촌학교살리기연대는 21일 오전 10시 거창교육지원청 앞에서 반대 시위를 개최했다.

이날 시위에는 농민회, 여성농민회, 함께하는 거창 등 시민단체는 물론, 면 단위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및 조재규 경상남도의회 교육위원이 참석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중학교 통폐합을 규탄했다.

김태경 거창농촌학교살리기연대 집행위원장은 거창교육청이 중학교 통폐합을 추진하며 폭 넓은 의견수렴이 없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4월 경상남도교육청의 공문이 접수된 이후 현재까지 거창교육지원청은 설명회만 개최할 뿐 제대로 된 토론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특히, 설명회 과정에서도 소규모학교의 단점만 부각시키고, 통합 운영 중인 중학교의 장점만 부각시켰다.

김태경 집행위원장은 "두 차례에 걸쳐 답사를 다녀온 속리산 중학교도 시행 과정상의 오류가 분명히 있었지만, 장점만 부각시켜 학부모와 주민, 지역관계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며 "왜 설명회만 있고 토론회는 없는지, 단점을 감추기 위한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박정숙 거창여성농민회 사무국장도 "설명회에 참석한 박두립 교육장의 인사말씀에서 설득을 하러 온듯한 냄새가 풍겼었는데, 통폐합된 중학교 영상에서는 좋은점만 부각돼 울화통이 터졌다"며 "전국적으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추진을 위해 문제점들을 감추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창농촌학교 살리기 연대가 21일 경상남도 거창교육지원청 앞에서 일방적인 통폐합 추진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박두립 거창교육지원청 교육장이 현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토론 없는 일방적 통폐합에 학부모 뿔났다 거창농촌학교 살리기 연대가 21일 경상남도 거창교육지원청 앞에서 일방적인 통폐합 추진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박두립 거창교육지원청 교육장이 현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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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거창교육지원청 김종열 팀장은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교육부의 정책으로, 아이들의 교육환경개선을 위해 추진 중"이라며 "충분한 설명회와 질의응답을 통해 의견수렴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소규모 중학교는 학생 수가 작아 고등학교 진학에 불리한 점도 있다"며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학부모가 아닌 학생들을 위해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박두립 거창교육지원청 교육장도 "3월부터 지금까지 설명을 드렸고, 한 번의 설명회를 더 거친 후 학부모들이 판단을 하는 것이지 강제로 무리해서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설문을 거쳐 찬성하면 추진하고,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박두립 교육장은 학부모가 판단하면 된다고 해 놓고 설명회 이외에 가가호호 방문해 설득작업을 벌여 왔다"며 "판단은 학부모가 한다는 교육장의 대답이 과연 정말 학생들을 위한 대답인지 의심 된다"고 했다.

조재규 경상남도의회 교육위원도 "시행 초기에는 좋은 환경에서의 교육을 위해 기숙형 중학교를 선택하는 학부모가 많았지만,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며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가까이 있는 학교를 거점학교를 위해 강제폐교를 한다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 "한 반에 30명이면 학생과 교사가 눈을 마주치는 시간이 2분에 불과하지만, 소규모 학교는 많은 시간동안 눈을 마주치며 교육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여건이 있다"며 "이제는 학부모들의 손에 달려있다. 설득을 통해 통합보다는 반대쪽으로 마음을 돌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거창인터넷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거창교육지원청, #소규모학교 통폐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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