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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천 시작점인 연무동에 서 있는 안내판 세 개

수원천의 시작점인 연무동 하천변에는 '수원천에는 무엇이 살고 있을까' '수원천 수서곤충' '수원천 서식식물' 등 한꺼번에 세 가지 푯말이 서 있다.

 

푯말에는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으로 광교산과 수원천에 생태축이 복원되어 수원천 상류인 광교산 문암골에는 반딧불이 서식지가 있고 하천에는 90여종의 식물과 청정수역에 서식하는 버들치 등의 어류, 물땡땡이, 게아제비 등의 수서곤충이 서식하고 있으며 어류는 상류부에 밀어, 붕어, 피라미, 꾹저구, 미꾸라지, 버들치 중류부에 밀어, 피라미, 미꾸리, 얼룩동사리 등입니다'라고 표기돼 있다.

 

수원천에 이렇게 많은 어류와 곤충, 식물들이 살고 있었나 하고 의아하겠지만 이미 수원천은 물고기들의 놀이터가 돼 있다.

 

수원천은 어떤 변화를 겪어 왔을까

 

 지난 2년전 남도의 한 지방 하천에서 8개월 동안 찍은 사진 모음

20대 전후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어릴 적 수원천은 썩은 하천일 것이다. 하지만, 60대 전후의 사람들은 어릴 적 맑고 깨끗했던 수원천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여름이면 멱을 감던 수원천을 그리워한다.

 

그런데 20여 년 전부터 오폐수에 온갖 쓰레기, 악취 등으로 하천은 생명력을 잃었고 어릴 적 멱 감으며 알게 모르게 마시던 그 물이 청년이 되니 물고기는 물론 식물까지도 먹지 못하는 썩은 물로 변해 있었다고 한탄한다.

 

하지만 그 한탄은 이곳 수원천만의 과거사는 아닐 듯하다.

 

기자는 2년 전 약 8개월 정도 남도의 중소도시 하천에서 매일 생활하다시피하면서 왜 하천은 더러워질 수밖에 없는가를 몸소 경험하고 또 조사를 했던 기억이 있다.

 

사진은 당시에 하천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말해주고 있다. 농자재, 폐비닐, 생활용품, 각종 쓰레기, 심지어 석면의 위험이 있는 슬레이트나 건축폐자재들까지 마구잡이로 버려져있고 소각까지 이뤄지고 있어 그 심각성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정도였다. 수원천도 20여 년 전 그런 형태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비오면 자연히 쓸려 내려가는데 왜 그러느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은 반응이었다.

 

그랬던 수원천이 어떻게 이렇게 변하게 됐을까

 

 수원천에서 노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는 시민들

기록을 살펴보면 지난 1991년, 수원천은 복개를 시작했다. 표면적으로는 교통난 해소였다고 하지만 썩은 물을 매장하는 절차였다고 표현하고 싶다. 치부를 가장 손쉽게 감출 수 있는 방법으로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는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물을 두 번 죽이는 결과였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4년 뒤인 1995년 당시 환경운동연합을 이끌던 염태영 사무국장(현 수원시장)은 15개 시민단체를 규합해 '수원천 되살리기 시민운동본부'를 결성, 수원천 복개 반대 시민운동을 전개해 끊어졌던 수원천의 숨을 가까스로 돌려놨다.

 

이후 2005년 지동교∼매교 길이 780m, 너비 30m 복개 구간 구조물 철거를 결정하고 2009년 복원공사에 착공, 2년 7개월만인 2012년 4월 콘크리트를 모두 거둬냄으로써 수원천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수원천의 중요성,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지난해 이 무렵에 찍어뒀던 방화수류정 앞 수원천의 모습

수원에는 서호천, 수원천, 원천리천, 황구지천 등 네 개의 하천이 흐른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지만 수원천의 이름이 갖는 상징성과 하천이 흐르는 지정학적 중요도는 나머지 세 개에 비해 월등하다는 평가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관통해 흐르고, 방화수류정과 화홍문 풍광의 절반 이상을 수원천 물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연이 없었다면 방화수류정의 경치는 반감됐을 것이며 물에 반사되는 보름달의 모습도 감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화홍문 무지개의 향연도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20여 년 전, 쓰레기가 넘쳐나고 오폐수가 흐르며 악취가 진동했을 방화수류정 앞 용연의 모습과 화홍문의 풍경은 모든 이에게 지우고 싶은 과거일 것이다. 다시 그런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2012년 4월의 마지막 날 해질녘의 수원천 풍경은 사랑스럽기만 하다. 한가롭게 하천변을 거니는 사람들, 돌 의자에 앉아 물고기가 노니는 모습을 보면서 쉬는 사람들, 수초 속에 숨어있는 작은 물고기들과 장난이라도 칠 생각으로 물로 뛰어드는 사람들...

 

수원천은 수원의 보배다. 수원 화성이라는 보배에 담겨있기에 더욱 그렇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시인터넷신문 e수원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수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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