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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청년당 당원들이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홍대 앞. 청년당 당원들이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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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은 민주주의의 축제, 선거가 있는 날이다. 단 하루라도 국민이 제대로 주인행세를 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곳곳에서 이색적인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낮 12시경, 홍대 앞에 한 무리의 청년들이 모였다. 주황색 후드티를 입은 청년들은 갑자기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주위를 대학생들과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며 지나갔다. 춤을 추는 청년들은 신나 보이는데 정작 그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민망해했다. 신기하고 재밌다는 표정으로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춤이 끝나자 이들은 마이크를 잡고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교육은 공공재입니다. 국공립대 무상등록금, 사립대 반값등록금…(중략)…저희 청년당이 실현하겠습니다!"

이들은 대학 내 동아리도 아니고 시민단체도 아닌, 대한민국의 정당이었다. 주황색은 청년당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마이크를 붙잡고 장황하게 공약만 내세우는 선거유세에 비해 이들의 모습은 참신해 보였다. 밝게 웃으면서 춤을 추는 모습은 보는 사람도 신나게 만들었다.

'17보 일배'와 오체투지로 선거운동 하는 청년당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오체투지하고 있는 모습.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오체투지하고 있는 모습.
ⓒ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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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에서의 거리유세를 마치고 청년당은 광화문 일대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부터 이들은 오체투지를 시작했다. 오체투지는 신체의 다섯 부위를 땅에 닿게 하는 절로, 두 무릎을 꿇은 다음 두 팔과 머리를 땅에 대 절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오체투지는 오만하지 않고 스스로를 낮추는 마음을 갖는 수행법이기에, 예로부터 티벳 사람들이 순례여행을 할 때 많이 행했다.

이렇게 이들의 유세는 오체투지로 이어졌다. 오체투지를 하며 처음 도착한 장소는 서울지방경찰청이었다. 이들이 도착할 무렵, 경찰서 주변은 방패를 가진 경찰들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경찰청 앞에서는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청년당 우인철 비례대표 후보의 연설이 있었다.

청년당원들이 불법사찰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청년당원들이 불법사찰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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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을 지나 종로 일대를 '17보 일배'하며 오체투지는 계속 진행됐다. 이들의 등 뒤에 '미친 등록금, 미친 집값, 청년실업'이란 글자가 쓰여져 있는 짐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무겁게 보였다.

거리에서 오체투지하고 있는 모습
 거리에서 오체투지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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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 앞에 도착할 무렵, 날은 조금씩 저물고 있었다. 장시간의 오체투지로 인해 옷은 점점 까매지고 얼굴에는 피곤한 표정이 역력해 보였으나 이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를 격려해 가며 힘을 북돋아 주고 있었다.

정부청사 앞. 오체투지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정부청사 앞. 오체투지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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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 앞에서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청사 앞에서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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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이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모였다. 날은 이미 어둑해졌으나 광장에는 도심의 불빛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이때 광장 한쪽에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나와 있었다. 그는 청년당이 힘들게 선거운동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현장으로 나와 이들을 격려해 주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가운데)과 청년당 비례대표 후보 4인(왼쪽부터 강연재, 우인철, 강주희, 오태양)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가운데)과 청년당 비례대표 후보 4인(왼쪽부터 강연재, 우인철, 강주희, 오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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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는 여기서 마무리됐다. 오체투지 유세에 동참한 사람들의 얼굴은 뽀얀 연기와 까만 그을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렇지만 누구하나 찌푸린 얼굴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당원은 "힘들었지만 끝나고 나니 괜찮다, 유세를 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청년당에 대해 비판적으로 말할 때는 속이 좀 상했지만 격려와 응원해주신 분들이 훨씬 많아서 힘을 낼 수 있었다, 끝까지 잘해준 모두에게 고맙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청년들이 자립해 청년의 힘으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만든 청년당. 하루 동안이었지만, 이들이 보여준 열정은 놀라웠다. 총선이 이제 하루 남았다. 이들은 마지막까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태그:#청년당, #오체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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