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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각 정당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대책, 반값등록금 등 연이어 청년을 위한 정책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정책들이 모든 청년층을 샅샅이 살펴본 뒤 나온 것일까. 혹시 대학생이라는 특정 신분에 치우친 정책들은 아닐까. 대학생만 청년인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도, 청년유권자>라는 기획을 통해 2030세대에 속하는 비대학생 청년들을 만나 그들이 하고픈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자 주>

바리스타의 길을 가고 있는 최신철씨
 바리스타의 길을 가고 있는 최신철씨
ⓒ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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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봄기운이 완연한 날씨 속에 경기도 성남 도촌동의 카페에서 한 청년을 만났다. 올해로 29살이 된 최신철씨는 2011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아담한 규모에 은은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카페 안은 평일 오후여서 그런지 한적했다.

이야기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원래 커피를 좋아했던 최씨는 우연한 기회에 바리스타 학원을 다니게 됐고 이 카페에 취직하게 됐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학원에 다니게 됐다고 했지만, 앞으로 계속 이쪽 분야로 나갈 거냐라는 질문에 "바리스타는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래하지 않으면 별로 의미가 없어서 계속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의 말에서는 일에 대한 만족감이 묻어났다.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집값이나 생활비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보증금 같은 경우 아직까지는 부담하기 힘들다 보니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됐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생계전선에 뛰어든 최씨. 대학생시절 때와 졸업 후 일하는 지금을 비교해볼 때 그는 어떤 차이를 느끼고 있을까?

"대학생 때와 지금 생활 사이에 그렇게 큰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대학생 때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나 생활비를 해결하려고 노력했거든요. 그러다보니 공부도 별로 못하고 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했어요.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지금은 학교란 틀이 아니라 사회란 틀 안에서 현실적인 문제들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겠죠."

20대 후반이면 결혼에 대해서 한 번쯤은 생각하게 되는 나이. 그는 결혼에 대해선 항상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는 입장에서 바라는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엔 "아직 현실적으로 와닿진 않지만,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끼는 건 있다"며 "신혼부부를 위한 저금리주택 같은 제도는 좋은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잠시 숨을 돌린 뒤, 이번에는 정치를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정치에 대해서는 사실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투표할 수 있으면 하고, 일이 있으면 못하고 그런 식이었는데 올해 총선이나 대선이 있다 보니까 이제야 관심을 좀 갖기 시작했지요" 라고 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투표 잘 하고 싶은데 정보를 얻기 어려워요"

총선과 대선이라는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는 올해, 선거를 잘 치루기 위해서는 투표를 잘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평소 투표를 하는 것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듣고 싶었다.

"투표는 해야 되죠. 문제는 투표하기 전에 얼마나 투표대상자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하는 것 같아요. 인터넷이 활성화되다 보니 인터넷으로 선거에 나오는 후보를 홍보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인터넷만 봐서는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봐요.

대선의 경우는 유명한 사람이 출마를 하기 때문에 비교적 정보를 잘 알 수 있는데, 총선 같은 경우 많은 후보가 출마하다 보니 일일이 다 알 수 없고 따라서 정보가 부족해서 투표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직접 알아보고 투표를 해야 되니까 이걸 왜 내가 알아봐야 하나 생각하며 귀찮아하기도 해요."

좀 더 쉽고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총선을 앞두고 청년들이 직접 정치권으로 진입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최씨도 긍정적이었다. 그는 "물이 고이면 썩는다고, 항상 나이나 경력이 많은 사람들로만 정치세력이 형성되는 것보다 젊은 층들이 투입됨으로써 정치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특정 후보를 언급하며 청년이 가지고 있는 정책이나 능력보다는 자칫 이미지로 승부가 이루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냈다.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의 경우를 보면 일단 젋고 예쁘게 생겼는데, 그러한 이미지적인 측면에 치우쳐 인기투표식으로 가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돼요. 젊은층들은 이미지에 크게 끌리기도 하니까요"

어느덧 인터뷰하기로 한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평범한 한 명의 청년으로 그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곳일까?

"원래 생각하는 게 좀 이상적인데요(웃음). 기성세대들이 이루어놓은 것들에 대해 청년들이 지금 뛰어들고 있잖아요. 젊은 사람들이 그러한 과정에서 충분히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나이가 어려서, 돈이 없어서 실력발휘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입니다. 이런 문제가 없도록 청년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한시간 남짓한 인터뷰 내내 그는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가끔씩은 당황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그는 질문 내용 중 본인이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것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해주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실생활이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고, 정치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의 정치 참여로 그가 꿈꾸는 세상이 오는 날을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김솔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20대,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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