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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당 대표에 도전한 이강래 후보.
 민주통합당 당 대표에 도전한 이강래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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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실패에서 경험을 얻어야 한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근간을 이루는 호남 출신들이 등을 돌리면 이 당은 다시 무너진다. 민주통합당의 뿌리인 호남 출신들을 상징하려면 호남 출신이 지도부에 있어야 한다."

이강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강한 어조로 말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호남 출신이 꼭 있어야 하는 이유를 위와 같이 설파했다. 같은 호남 출신인 박지원 후보와의 차별성은 정책, 기획, 전략통이라는 점과 도덕성을 강조했다. 그는 "나처럼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난 6일 저녁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 중진 의원들의 '기득권 포기' 실천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다만 그는 "호남 출신 의원들이 전부 다 수도권으로 와버리면 지역은 어떻게 하나"라며 "수도권에 경쟁력 있는 인물이 많은데 굳이 장기판에 장기알 이동하듯 하는 게 옳은가 비판과 반론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남원·순창에서 정치를 끝낼 생각이라고 못 박았다.

무엇보다 그는 이번 경선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이 의원은 "토론이나 유세가 핵심적인 선거운동이 아니"라며 "자기를 지원하는 선거인단을 얼마나 많이 모집하는가 하는 게임이 돼버렸다"고 개탄했다. 이어 그는 "선거인단이 폭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좋으나 모집경쟁으로 갔으니 진정한 의미의 대표 최고위원 경선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일갈했다.

공천 물갈이와 관련해서는 "17대 국회를 생각해보라"며 "탄핵 바람으로 초선이 70석 정도 됐지만 그런 물갈이로 초선만 우글거리는 국회가 생산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초선만 우글거리는 국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다른 후보들과의 차이는 도덕성... 여론조사 대세·우세 주장 다 허구"

- 대표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합동토론회가 진행 중이다. 쟁점 형성이 안 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지금까지 진행된 합동토론회를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경선은 토론이나 유세가 핵심적인 선거운동방법이 아니다. 자기를 지원하는 선거인단을 얼마나 많이 모집하는가 하는 게임이 돼버렸다. 토론과정에 무슨 쟁점이 형성되는 것도 아니고 전부 일방적인 자기주장에 그치고 있다. 선거인단이 폭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좋으나 결국 선거 자체가 선거인단 모집경쟁으로 갔으니 진정한 의미로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선거라고 하기 어렵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은 그들이 갖는 정책이나 당의 노선, 추구하는 가치를 비교평가해서 유권자들이 선택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번 선거는 그런 게 잘 안 됐다."

- 대표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12월 20일 최종 결심을 했다. 민주당 측에서 볼 때 호남 출신은 나와 박지원 후보 둘뿐이다. 박 후보는 통합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입은 상태여서 나마저 빠져 버리면 호남 출신이 없는 상태가 된다.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를 받을 만한 호남 출신이 없는 상태가 과연 총·대선에 유리할까 고민했다.

또 10·26 이후 드러난 2040세대와 무당파층을 끌어안는 전략, 결국 시민정치와 정당정치를 결합해낼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가 고민했다. 이번 통합과정에서 한국노총이 민주통합당의 한 축으로 들어왔는데 이들과 유기적인 결합을 누가 할 것인가, 브리지(다리) 역할을 누가 해야 하는가 결국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호남 출신이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꼭 들어가야 하는 이유는 뭔가.
"열린우리당 실패에서 경험을 얻어야 한다. 2004년 열린우리당 창당,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발언, 그리고 2006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왜 그랬나. 전부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당시 호남 지역에서는 열린우리당 후보가 구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민주당의 근간을 이루는 호남 출신들이 등을 돌리면 이 당은 다시 무너진다. 지역으로서 호남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민주통합당의 뿌리가 호남 출신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분들을 상징하려면 호남 출신이 있어야 한다."

- 같은 호남 출신인 박지원 후보와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인가.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나는 띠 동갑이다. 그는 1941년생이고, 나는 1953년생이다. 박지원 대표가 청와대 공보수석을 했고, 나는 정무수석을 했다. 나는 주로 정책 기획 전략 쪽이고 그분은 속필로 받아쓰는 공보쪽이었다. 또 다른 후보들과의 차이는 도덕성이다. 나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오거나 사생활에서 비판받은 일이 없다. 나처럼 털어도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 흠집없이 3선 의원을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 호남에서부터 물갈이가 이뤄져야 한다는데 어떤 입장인가.
"대의원 표가 30%나 차지한다. 표가 달아날까봐 정작 하고싶은 말을 못하는 게 이번 경선의 딜레마다. 일단 물갈이나 공천 문제는 전당대회 이후의 일로 생각한다. 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16대 국회 이후 호남이 전국 평균보다 항상 우위였다는 점이다."

- 공천에는 어떤 원칙이 필요하다고 보나.
"도덕성이 첫 번째 원칙이다. 또 의정활동 능력이나 정치적 역량, 성취도나 자질이 필요하다. 시대적 가치를 이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봐야 한다. 다만 전략적으로 분석할 때 민주통합당이 공천 잘하고 진보당과 1:1 구도를 잘 만들어내면 150석 이상도 가능하다. 그런데 17대 국회를 생각해보라. 탄핵 바람으로 초선이 70석 정도 됐다. 그런데 물갈이로 초선만 우글거리는 국회가 생산적인가. 국정과 정치안정에 도움이 되는가 고민이 필요하다. 머리와 허리, 손발이 조합과 균형을 이뤄야 한다. 초선만 우글거리는 국회가 돼서는 안 된다."

-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불출마, 대구로, 수도권으로, 부산으로 치열한 전장으로 떠난다. 이들의 실험을 어떻게 생각하고 이 후보 자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다 저마다 사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장선 의원의 불출마는 정말 마음 아프고, 김부겸 의원의 대구 출마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정세균 대표나 김효석 대표가 서울로 온 것도 지역의 복잡한 사정이 있지만 큰 결단으로 본다. 그렇다고 해서 호남 출신 의원들이 전부 다 수도권으로 와버리면 지역은 어떻게 하나. 18대 때는 호남의 중진들이 수도권으로 와서 싸워야 한다는 당위가 있었지만 지금은 수도권에 경쟁력 있는 인물이 많은데 굳이 장기판에 장기알 이동하듯 하는 게 옳은가 비판과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지역주민에 대한 고마움과 빚이 있다. 이 지역(남원·순창)에서 내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시민 선거인단의 참여가 폭발적이다. 이 흐름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는데 이유는 뭔가.
"광주 토론 때 이번 경선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다음 총선 때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혁신과 통합 쪽에서 오신 분들이 개방형 시민경선제를 주장하는데, 이번 선거인단은 핸드폰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그런데 이게 역선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누구를 배제하거나 떨어뜨리기 위한 투표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지점에 대해서는 토론과제로 남아있다고 본다."

- 여론조사를 보면 열세다. 역전 전략은 뭔가.
"여론조사에 관심 없고 보지도 않았다. 지금까지 취합된 모든 선거인단을 놓고 하는 여론조사라면 모를까 그 외를 놓고 하는 것은 난센스다. 투표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대세다 우세다 주장은 다 허구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영입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걱정 안 한다. 총선 이기면 당연히 올 수밖에 없다. 안철수 교수가 총선 전에 움직인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흐름으로 보면 총선 전에 움직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 안 교수가 정치를 하고 대선에 나선다면 이겨서 국정을 끌고 가야 한다. 이땐 여당이 필요하다. 민주통합당이 과반 의석을 갖는 정당이 된다면 민주당 이외의 다른 당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선 우리가 총선을 이겨놓는 게 중요한 과제다."


태그:#이강래, #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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