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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화) 오전 11시 30분. 울산 동구지역 내년 총선출마자로 노옥희 선생님이 나선다는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저도 가보고 싶었으나 직장에 출근하는 관계로 못 가보고 퇴근 후에 그분의 선거사무실로 가보았습니다. 거기엔 제가 참 좋아하는 이영도 형님과 최장윤 형님이 있거든요.

 

이날 기자회견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볼 겸해서 가보았는데 모두 많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더군요. 저는 기자회견한 자료를 하나 얻어 들고 그냥 그곳을 나왔습니다. 선거 사무실로 쓰는 곳은 일산지에서 가까운 큰도로에 있는데 건물 3층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었고, 입주한지 얼마 되잖아 아직 사무 집기도 별로 없고 좀 어수선 한 분위기였습니다. 도울 일 없나 찾아봤으나 제겐 마땅한 일거리가 없어 떡이나 먹고 왔습니다.

 

집에 와서 기자회견문 자료를 펴보았습니다. '19대 국회의원 선거 울산동구 출마'라 쓰여 있고 '진보정치 울산대표, 노옥희 출마 기자회견'이라고 제목을 달아 두었습니다. 작은 명함 하나도 들고 왔는데 노옥희 선생님의 얼굴 사진이 있고 '통합진보당(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통합연대) 진보정치 울산대표 노옥희'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명함 뒷면엔 '당신의 손과 가장 닮은 노동자 정치인 노옥희'라 해놓고 아래엔 노 선생님이 그동안 해오신 일을 적어 두었습니다. 기자회견문 뒷쪽을 펴보니 '통합진보당 노옥희 울산 동구 국회의원 출마선언문'이라는 제목을 써 놓고 노 선생님이 출마하게 된 이유와 어떤 정치를 펼치겠다는 소견을 밝혀두었습니다.

 

출마선언문에 보니 노 선생님은 지난 1988년 이미 노동자 후보로 옥중출마를 한 적이 있고 그동안 다섯 차례나 정치후보로 출마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번 19대 국회의원 출마는 노동자 정치세력화 연장선임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노 선생님은 출마 이유로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노예같이 살아왔던 노동자들이 노동자도 인간임을 선언하며 남목고개를 넘었던 87년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희망 만들겠다 약속

 

노 선생님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으로 대표되는 대기업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 동구라며 "그 대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의 삶이 곧 동구 주민의 삶"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안타깝게도 이곳에는 정규직을 넘어서는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로 넘쳐난다"고 했습니다. 해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없이는 동구를 더블어 살아가는 공동체로 만들수 없으며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도 없다"면서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 선배 노동자들은 차별없는 세상, 함께사는 세상을 꿈꾸었다"고 말했습니다.

 

노 선생님은 선거기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려내고 이들과 함께 승리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를 정치화하여 반드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제가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고 당선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노동에 기반 둔 대중적 진보정당 추구

 

노 선생님은 "저는 노동자 정치, 진보정치의 여망을 안고 정치활동을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노 선생님은 또 짧은 정치활동 기간이지만 많은 시련도 겪어 왔다고 하면서 "선한 의지를 갖고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하고 "이상을 현실로 만들 힘이 필요하다"며 함께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려면 노동에 기반한 대중적 진보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흔들림 없는 복지사회로 새로운 시대 열 것

 

노 선생님은 "무상급식으로 시작된 복지는 그동안 진보진영만이 외치던 주장에서 이제 국민 모두의 바람이 되었다"면서 "그러나 아직 이러한 국민들의 바람을 외면한 채 1% 부자감세를 통해 99%의 복지를 위협하는 집단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바로 "한나라당과 수구 세력"임을 밝히고 그들을 "공공의 자산으로 사욕을 채우는 부패비리집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 선생님은 "무상보육, 무상교육, 무상의료, 주거와 일자리 보장을 위해" 수구세력과 함께 할 것이 아니라 "튼튼한 야권연대를 통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노 선생님은 끝으로 "노동자의 도시 동구에서 재벌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계속되는 거꾸로 된 현실을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끝장낼 것"이라며 "노동자, 서민의 삶을 따뜻하게 하는 희망의 정치를 만들 것이고, 함께하고 성원해 주실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노옥희 선생님 걸어 온 길

 

노옥희 선생님은 1958년 5월 15일 경남 김해 면소재지에서도 10리 떨어진 시골마을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습니다. 1972년엔 고향을 떠나 부산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였고, 1975년엔 부모님 반대를 무릎쓰고 대학에 진학합니다. 대학 4년 내내 입주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사리 공부하여 1979년에 졸업합니다. 좋업 후 사택을 제공한다는 교사채용공고를 보고 울산 현대공고에 지원하여 교사의 길을 걷게 됩니다.

 

1982년엔 YMCA 글우리 독서회와 교사모임을 하면서 교육문제와 사회문제에 눈뜨게 되었고 저녁에는 근로청소년 야학에 참여하기도 하고, 졸업한 제자들의 현장 실태를 조사하면서 노동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986년 YMCA 중등교육자협의회 소속 교사들이 주도한 교육민주화선언에 참여하고 학교에서 해직되었으며, 그 후 울산사회선교실천협의회에서 운영한 노동문제상담소 간사로 일하였습니다.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노동현장의 노조설립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7월, 8월 노동자 대투쟁 시기에는 제3자 개입 혐의로 장태원 소장과 함께 구속되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1989년엔 전교조 결성과 함께 정교조 활동을 시작합니다.

 

1994년 전교조 결성 관련 해직교사들이 모두 복직 되었지만 노 선생님은 복직에서 제외된 후 홀로 상근활동을 1999년까지 하게 됩니다. 1999년 13년간 해직생활을 끝내고 명덕여중으로 복직발령이 납니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2000년에는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에 당선되어 활동하게 되고 2002년에는 울산시 교육위원으로 출마하여 당선되면서 겸직금지 규정에 의해 교사직을 퇴직합니다.

 

2005년엔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였으나 낙선하였고 2006년엔 민주노총 시장후보 내부경선을 거쳐 민주노동당 시장후보로 출마하여 25.3%의 지지율을 얻게 됩니다. 2008년 3월 진보신당 창당과 함께 4월 9일 총선에서 32.32%의 지지를 받았고, 2009년부터 진보신당 울산시당 위원장으로 활동해왔고, 삶을 나누는 공간 '더블어 숲'이라는 북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0년엔 노동자 서민에게 희망주는 새로운 진보정치를 펼치고자 울산시장 후보로 출마하기도 하였습니다. 2011년 9월 진보신당 대의원대회에서 진보대통합안이 부결된 후 진보신당을 탈당하고 통합의 흐름을 이어가고자 통합진보당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노 선생님은 길지 않은 정치활동이지만 제대로 된 대중적인 진보정당만이 노동자, 서민의 희망이 된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울산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울산시엔 모두 70여 명의 후보자가 내년 총선을 위해 뛸 것이라 예상된다고 합니다. 그 중 제가 살고 있는 동구엔 이번에도 재벌후보와 노동계 후보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저는 후보가 많이 나오던 적게 나오던 부자후보는 별로 달갑지 않습니다. 재벌후보도 반갑지 않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인 저로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주겠다는 후보가 있으면 그 후보가 반갑습니다. 많은 후보 중 누가 될지 모릅니다. 심판은 투표권자가 합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철폐를 말하는 후보가 당선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노 선생님이 울산동구지역에서 19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 하신다는 이야기 듣고 드는 생각입니다.


태그:#울산 동구, #노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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