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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해찬의 정석정치> 두번째 전문입니다. 구어체를 그대로 옮긴 것이어서 일부 문맥이 고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오연호 : 안녕하십니까, 오마이뉴스 독자여러분, 오마이티비 시청자 여러분. 이해찬 전 총리를 모시고 현실 정치를 제대로 공부해보는 시간, <이해찬의 정석정치>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 시장 선거 판세를 심층 분석 해보겠습니다. 총리님 안녕하세요.

이해찬 : 네, 반갑습니다.

오연호 : 이 주 전에 뵀는데요, 오마이뉴스에도 보도가 되고 팟캐스트에서도 화제가 많이 일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죠?

이해찬 : 예, 보신 분들이 좀 있더라고요.

오연호 : 제 주변에서도 정치공부를 다시 한 번 제대로 하는구나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이제 서울 시장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이 17일인데요, 여론조사를 보니까 뜻밖에도 나경원 후보가 초월한 여론조사로도 나오고 있고, 여전히 박원순 후보가 앞서지만 근소하게 격차가 조금 줄어드는 것으로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게 어느 정도 실상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할까요?

이해찬 : 예상했던 바고요. 처음에 박원순 후보가 막 부상했을 때 그때는 안철수 효과가 많이 있던 상태에서 부상했기 때문에 그게 안정화되면서 지지층이 안정화되는 경향이 있고 나경원 후보는 한나라당 지지층이 '지는가 보다' 해서 패배의식이 있었다가 결집하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가 진검 승부라고 보면 되지요.

오연호 :  일반인이 볼 때는 초기에는 10~15%p 차이로 박원순 후보가 리드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격차가 굉장히 좁아졌는데 이게 큰 변화가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총리님 입장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고 보시는 거군요?

이해찬 : 예상했던 구도가 형성된다고 보면 되겠죠.

오연호 : 그렇다면 이게 실상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요? 사실 오늘 <중앙일보>와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를 봤는데, <중앙일보> 경우 아직도 박원순 후보가 1%p 정도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한겨레>의 경우, 물론 표본이 500명 정도 수준입니다만, 한 5%p 정도 나경원 후보가 역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직접 선거 현장에도 가보셨을 텐데 실제 분위기와 어떻게 다릅니까?

이해찬 : 여론조사는 모두 오차범위에서 나오는 것이고 여론조사 방법도 다 다르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이기고, 진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그것은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고, 현장의 분위기는 아직까지 박원순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 같아요. 대체적으로 보면 시민들은 MB 정권 심판 쪽에 무게를 두고 있고, 내곡동 땅 매입하는 게 터지면서 시민들은 그 쪽에 관심을 보이고 그러면서 안철수 교수가 이야기한 것처럼 한나라당을 응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아주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TV 토론을 통해 이런 쪽보다는 주로 네거티브한 인신공격, 인물 자질론 이런 쪽으로 진행이 되다 보니 시민들 기대와 안 맞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지금부터 한 7, 8일 아주 예측할 수 없는 정말 진검 승부가 되겠죠.

오연호 : 현장의 취재기자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경원 후보의 선거 현장, 박원순 후보의 현장을 보면 역시 박원순 후보 현장이 더 열기가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여론조사 상 격차가 줄어드니 박원순 후보 캠프 내부에서도 상당히 긴장감이 돌고 있지 않나…. 이렇게 현실과 여론조사에 차이가 났을 때 캠프 내부에서도 다음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복잡한 문제가 있을텐데 이럴 때는 무엇에 중심을 둬야 할까요?

이해찬 : 선거에서는 주도권이 중요한데, 티비 토론을 통해 주도권을 잡아 나가는 게 중요한 건데 현재까지는 박원순 후보가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죠.

오연호 : 티비 토론을 직접 보셨죠?

이해찬 : 다는 못보고 부분적으로 봤는데, 선거가 정책보다는 네거티브 전략에 박 후보가 말려들어가고 있는 양상으로 전개가 되고 있죠.

오연호 : 나경원 후보가 학력 문제나 병역문제, 아파트 크기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공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박원순 후보가 거기에 방어하는데 급급했지 박원순 변호사의 자기가 어떻게 바꿀 것인지 이런 것이 덜 부각됐다는 거죠?

이해찬 : 그런데 우리 시민들이 그런 것을 할 만한 사람이 주장을 하면 먹히는데, 시민들이 보기에 한나라당은 도덕적으로나 그런 우월한 입장에 있지가 않잖아요. 그리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본질이 아닌 것 아닙니까. 13살 먹은 애가 병역을 빼기 위해 양자로 갔다는 등 합리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약간 그런 것 때문에 박 후보가 자기의 인간적인 면모나 추구하는 정책이라든지 제시 못한 측면이 있지만, 시민들이 거기에 다 그 말만 믿고 따라가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현장분위기는 많이 살아있는데, 그게 또 어디서 나타나면 부산 동구에서 구청장 선거가 있는데 그 현장 다녀온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는 거거든요. 전혀 예상치 않았던 것인데, 한결같은 이야기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 이런 분위기가 부산에서도 나오는 거거든요. 그런 것을 보면 이번 선거가 결국 이명박 정부,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흘러 갈 가능성이 큰 것이죠.

오연호 : 우리 독자들이 큰 틀에서 봐야 되겠군요. 우리가 서울시장 선거만 딱 보기 보다는 지금 부산이라든지 다른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선거를 같이 보면….

이해찬 : 같이 보면 선거의 성격이 드러나는 거죠.

오연호 : 지금 말씀하신 부산 동구는 한 때 노무현 대통령 지역구였죠. 거기에서 민주당의 이해성 씨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나서고 있는데 이 분이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있다는 거군요?

이해찬 : 지금 아주 백중합니다. 거기가 부산 중에서도 제일 한나라당이 강한 곳입니다. 그런 지역에서 지금 백중지세입니다. 저도 의외다 싶은 부분이에요. 이해성 후보가 나간다고 할 때 '아이고 고생이나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어제 다녀온 분들이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 김정길 전 시장후보하고 같이 다녀보니까 박수치고 환호하고….' 그런 정도입니다. 관악산 어제 등산하는 분들, 제가 관악산 캠프니까 아침에 선대본부 나가려고 지나가다 보니까 마침 손학규 대표가 와서 유세를 하시더라고요. 보니까 환호성이 커요. 또 손 대표 본인도 자기가 악수를 청해서 거절하는 사람이 100명 중 3명 밖에 안 되더라는 거예요. 현장을 뛰어보면 그 분위기가 느껴지거든요. 이 선거의 성격이 단순히 자질론이나 서울시정 정책이나 이것만으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이죠.

오연호 : 그러니까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 큰 흐름 그런 것들, 또 엠비 정권에 대한 심판 들이 있다는 거군요. 아까 잠깐 내곡동 사저 건을 말씀하셨습니다만, 원래 한정식 집이었다고요?

이해찬 : 아주 고급 한정식 집이죠.

오연호 : 총리님도 가보셨나요?

이해찬 : 저도 한 10여 년 전에 가봤습니다.

오연호 : (웃음) 저희는 못 가봤습니다만….

이해찬 : 아주 좋은, 일반인들은 못 가는, 예약하고…그 비싸서 우선 일반인들은 못 가는 그런 한정식 집이죠. 그 집을 헐고서 0원으로 재산가격을 하나도 총계 안 한 것은 제가 볼 때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죠. 내곡동 이 사건은 오늘 이제 철회한다고 나왔는데 철회하는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고 경호처가 국가기관인데 국가 기관이 대통령 아들 명의로 공동으로 일부 땅을 구매하고 평가 가액도 이상하게 만들고…. 또 그렇게 구입을 해서도 안 되고 백지화 하면 또 다시 팔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게 어떻게 팔리겠습니까.

오연호 : 오늘 백지화를 한다고 했지만 참여연대같은 시민단체가 오늘 그 현장에 가서 플래카드를 걸었는데 '이 곳은 범죄의 현장입니다' 라고 걸었더라고요.(웃음)

이해찬 : 부동산실명제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 때 만든 것인데 그것을 어기면 이름을 빌려준 사람, 신탁한 사람은 징역 5년에 처하고 수탁자, 받은 사람은 징역 3년에 처하도록 돼 있거든요. 이건 대통령이 살 집 아닙니까. 그것을 아들 이름으로 산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거는 부동산실명제법에 전면으로 위반되는 것이죠. 이거는 공직자로서 상상도 못할 일이죠. 더구나 대통령이라는 분이 이렇게 하면 나라의 기강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오연호 : 저희는 이 뉴스를 보고 왜 대통령이라는 분이 왜 이렇게까지 할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요. 참모 쪽에서도 정돈을 했을 텐데 말이죠.

이해찬 :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도덕적으로 엄격한 재단을 해야 한다. 당연한 도덕률인데 이것은 뭐라 그럴까… 대통령이 아니라 일개 국회의원 정도가 되도 상상도 못할 일이죠.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고 법질서를 유린한 겁니까. 이건 완전 현대 건설 스타일입니다. 옛날 건설 회사들은 이런 짓을 많이 합니다. 아파트 단지를 지려고 하면 현대건설 이름으로 지면 값이 비싸지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임원명의로, 차명으로 땅을 사고 다 사놓은 뒤에 거기다가 아파트 단지 계획을 발표를 하죠.

오연호 : 그러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이던 시절에 늘 하던 방식이죠?

이해찬 : 늘 하던 방식이죠. 전 딱 보고서, 이거는 아주 땅투기의 전범 아닙니까.

오연호 : 땅투기의 정석을….(웃음)

이해찬 : 정석을 그대로 보여준 거죠. 이거는 제가 보기에는 지금부터가 더 큰 문제로 발전할 것 같아요.

오연호 : 철회를 했지만….

이해찬 : 철회로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경호처가 못할 일을 한 거라고 봐야죠 법적으로. 땅이 처분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이 땅을 누구한테 팔겠어요. 한두 푼도 아니고 40억 원이 넘는 땅인데 누가 개인이 어떻게 이것을 사겠습니까. 회사가 이 것을 살려고 하면 사회적으로 얼마나 지탄을 받겠습니다. 이제부터 문제가 시작된 문제입니다.

오연호 : 선거판과 공교롭게 겹쳐져 있습니다.

이해찬 :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보고 신속하게 대응을 하면서 철회를 요구를 했는데, 철회를 요구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에 문제가 됐을 때 '아 그러면 내 이름으로 돌려놔라'라고 했는데 그 자체가 과정에 명예신탁을 한 가장 솔직한 표현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게 선거에 미칠 영향은 굉장히 클 겁니다.

오연호 : 엠비식 정치에 대한 반감이 영향을 줄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요. 어쨌든 이제 거리에서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의 선거 홍보물이 나부끼고 있습니다. 박원순 후보 진영에서는 '박원순이 하면 다릅니다' 혹은 '나를 바꾸는 첫 번째 서울 시장', 나경원 후보 측에서는 '행복한 생활특별시'를 내놓고 있는데, 메시지 측면에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해찬 : 지금 박원순 후보의 메시지는 '더불어 사는 마을 공동체'입니다. 플래카드에는 아까 말씀하신대로 나와 있는데 실제 정책 공약집에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인데 공동체를 강조하고 있는 거죠. 주로 무상급식이나, 이번에 문제가 된 게 무상급식 아닙니까. 무상급식을 초, 중등학교까지 확대한다든가 사회적 투자를 많이 하겠다든가 가치를 그렇게 가고 있는 것이죠. 나 후보는 작년에 한명숙 시장 후보가 '사람특별시라'는 말을 썼거든요, 그것을 원용을 해서 생활특별시라고 개념을 잡았죠. 시정이라는 게 당연히 생활이니까 새로울 것 없는 얘기죠. 플래카드 상에는 어떻게 보면 나 후보 쪽이 조금 더 도드라져 보이는 측면이 있죠. 아무래도 박 후보 쪽이 조금 추상적이니까.

오연호 : 약 일주일이 남았는데 보통 선거를 하면서 핵심 구호를 정하게 되는데, 이게 잘 안 먹히는 것 같으면 중간에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까?

이해찬 : 대개는 바꾸기가 쉽지 않죠. 혼선이 오니까. 준비되지 않은 게 가서는 안 되니까 대개 일관되게 가는데 플래카드를 통해 알리는 방법도 있지만, 정책 홍보물이 각 가정에 배달이 되지 않습니까. 그것을 통해 알리는 방법이 더 차분하게 알리는 방법이죠. 또 텔레비전 토론에 나와 잘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한 기회가 되는 거죠. 티브이 토론에 몇 번 나왔는데 정책 이야기를 많이 못했어요. 20일 인가 또 티비 토론이 있습니다. 그날은 이제 정책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게 좋을겁니다.

오연호 : 선거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후보가 굉장히 일정이 많지 않겠습니까. 이럴 때 매일 매일의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또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 이게 굉장히 힘들 것 같습니다. 또 캠프 여러 사람들이 여러 차원으로 조언을 하고 지인들도 전화를 하거나 직간접적으로 의견을 표시할 텐데, 후보와 참모의 관계 설정을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게 좋을까요?

이해찬 : 그것은 후보 캠프마다 다른데요, 후보가 중심이 돼서 흘러가는 경우가 있고 경우가 있고 캠프가 중심이 돼 후보는 기획된 것에 따라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연호 : 전에 한명숙 캠프에서, 서울시장 캠프에서는 어땠습니까?

이해찬 : 그때 제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는데 저는 선거 경험이 많은 사람 아닙니까. 한 총리께서는 큰 선거는 처음 출마하시는 만큼 아무래도 캠프 중심으로 가죠. 지금은 시민단체와 정당이 혼성팀이 돼 있어서 다양한 것은 좋은데 조금 일사불란하지는 못해요. 후보는 굉장히 열심히 하는 분이거든요. 그래서 후보 위주로 선거가 진행되고 있죠. 그러고 나니까 후보의, 말하자면 일관된 철학, 가치가 중요해지는 거죠. 일관된 철학을 잘 유지하면서…. 박 후보는 네거티브는 일체 안 하는 분이거든요. 그것을 잘 유지하면서 선거를 정책을 주도해 나가는 게 필요하죠.

오연호 : 많은 일정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있는 일정을 취소하고 또 건강관리를 하거나 쉬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이해찬 : 선거는 어떻게 보면 종합예술입니다 말도 잘 해야 하고 말도 진실해야 하고, 현장도 많이 뛰어야 하고 한 번 하고 나면 큰 서사시 한편이 끝난 것 같은 그런 드라마거든요.

오연호 : 총리님도 직접 국회의원선거도 그렇고 대권후보도 여당 경선에서 해보신 적도 있고…. 그런데, 좀 유리했다가 불리해지는 국면이 있지 않습니까? 후보 스스로는 어떤 마음가짐이 있어야 할까요? 반장선거를 하다가도 불리해지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그러는데.

이해찬 : 그럴 때일수록 동요하거나 기조를 잃으면 안 되거든요. 예컨대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처음에 부상이 됐다가 나중에 15% 수준으로 내려갔거든요. 그때 흔들었어요, 정몽준과 단일화하자고. 그때 '후단협'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그때 이제 노무현 후보가 이걸 어떻게 할 거냐, 당내 후보가 3등이 됐는데…. 그때 흔들려서 포기를 하거나 흔들리는 자세에서 다른 쪽으로 동요하면 대선까지 못 갔죠. 원칙을 지키고 우리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정책이 있지 않습니까. 정책을 중심으로 최선을 다하다가 궁극적으로는 한나라당 후보를, 내가 안 되더라도,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 안 시키는 게 국가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 그 원칙을 가지고 지는 경선을 자처한 것 아닙니까 나중에. 질 것을 각오하고 그 원칙을 지키니까 나중에 국민들에게 진실성이 정해지면서 정몽준 후보가 진 것 아닙니까. 그럴 때 원칙을 지키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선거는 당락도 중요하나 선거과정을 통해서 어떤 가치를 지켜내느냐, 그것이 당락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오연호 : 그런 측면에서 지금 이 선거판에서 박원순 후보가 핵심적으로 지켜야 할 핵심가치는 뭐라고 보십니까?

이해찬 : 가장 중요한 게 아까 말씀 드렸지만 정치적으로는 엠비,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 정책적으로는 공동체 서울을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만들어 가겠다고 하는 철학, 그것이 말하자면 사람을 중시하는, 토건이 아니고 사람을 중시하는 철학, 이것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

오연호 : 그동안 나경원 후보 측에서 병역 문제 등 이런 것들을 가지고 이렇게 네거티브를 해왔단 말이에요.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다고 보십니까? 계속 언급을 하는 게 좋은지 아예 무시 해버리는 게 좋은지?

이해찬 : 전혀 무시할 수는 없고요. 캠프에서는 국민들에게 알릴 것은 알려야지요. 그러나 후보 자신은 거기에 응할 필요가 없고, 실제로 큰 선거에서 그런 네거티브 캠페인에서 이긴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작년만 해도 한명숙 총리를 터무니없는 것으로 재판을 받게 하고 무죄가 나오니까 또 새로운 사건을 조장을 하고, 천안함으로 광풍처럼 쓰고 했어도 결국 지방 선거에서 별로 안 졌지 않습니까, 강남구에서만 진거죠. 옛날에 북풍이니 얼마나 많이 있었습니까…. 그래도 안 졌습니다. 네거티브로 약간 현혹은 시킬 수 있으나 그것으로 승리까지는 가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런 걸로 흔들리지 말고 시민들을 믿어야지요. 그런 걸로 흔들릴 시민들이라면 이 나라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어요. 시민들을 믿고 자신의 원칙을 지켜나가고. 더군다나 요새 20대 30대 젊은이들은 오히려 그런 터무니없는 주장에 분개합니다. SNS 등에 돌아가는 여론을 보면 그런 주장에 대해 공감하지 않거든요. 20, 30대는 오히려 지지율이 안 빠지고 있어요. 40대에서 동요가 오는데 그거는 네거티브에 의한 동요라기보다는 40대가 가진 삶의 조건들이 있지 않습니까. 생활의 질, 교육, 보육, 주거 문제 등에 대해 좀 더 확실한 비전이 조금 덜 보이는 게 아닌가 이런 우려가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오연호 : 그런 사람들에게는 공동체를 만들자 하는 게 추상적으로 보일 수 있는 거군요.

이해찬 : 공동체의 내용을 이야기해야죠. '무상급식을 중학교까지 하겠다', '보육 문제를 서울시가 책임을 지겠다' 하는 거나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겠다' 이런 것들을 예산과 더불어 명확하게 보여줘야죠.

오연호 : 그런 게 정책에 포함돼 있으나 핵심적으로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거군요. 나경원 후보 쪽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총리님이 예상하는 것보다 나경원 후보가 선전하고 있나요, 아니면 예상대론가요?

이해찬 : 선전은 아니고 한나라당 고정 지지표를 모으는 캠페인을 주력하고 있는 것이죠. 주민투표 한지 두 달 밖에 안 됐지 않습니까. 한번 예행연습을 해본 것 아닙니까. 25.7%다 나올지 몰라도 상당수가 나온다고 봐야죠.

오연호 : 거칠게 이야기해서 서울시민이 100%가 있을 때 한나라당 고정표, 민주당 고정표 이런 고정표라는 이름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게 대략 몇 퍼센트나 된다고 봐야 할까요?

이해찬 : 무상급식 때 나온 25.7%가 전체적으로 보면 약 2백20~30만 정도 됐잖습니까. 그 정도 표면 한나라 표는 거의 다 나온 거거든요. 굉장히 많이 나온 거에요. 민주당도 서울에서 그 정도는 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결속도가 어느 쪽이 세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고 부동표가 많이 줄긴 했는데 약 15% 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거기서는 박 후보가 훨씬 유리합니다.

오연호 : 왜 그런가요?

이해찬 : 부동표가 주로 40대에 있거든요. 투표장에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인데 나오면 박원순 후보가 유리한 것이고, 투표율이 50% 이상이면 박원순 후보가 유리해지는 거고 50% 밑돌기 시작하면 조금 어려워지는 거고, 55%만 넘어서면 박원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고….

오연호 : 아까 40대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40대가 많이 나오면 박원순 후보가 유리하다고 하셨어요. 그러나 아까 한겨레나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40대가 조금 박원순 후보에게 뜨뜨미지근해지는 현상이 있다고 하셨는데, 결국 40대가 투표장에 나오면 나경원 후보보다는 박원순 후보를 더 많이 찍을 것이다?

이해찬 : 지금 50대 이상은 원래 한나라당 지지와 나경원 후보 지지가 많고 40대 이하는 박원순 후보 지지가 높고 했었거든요. 그러다가 40대에서만 약간 부동표 현상이 생기면서 격차가 좁아진 것이거든요. 그러나 이 사람들이 나오면 한나라당으로 갈 가능성은 적습니다. 오히려 6대 4 내지 7대 3 정도로 박원순 후보에게 갈 가능성이 높은거죠.

오연호 : 박원순 후보 입장에서는 40대를 어떻게 참여를 시킬거냐가….

이해찬 : 그게 제일 관건이라고 봐야죠.

오연호 : 나경원 후보 쪽에서 박근혜 대표가 등장하지 않았습니까. 일부 언론에서는 박근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보는데 그게 맞습니까?

이해찬 : 그게 한나라당 지지층을 결속시키는 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고 봐야죠. 그러나 그렇게 해서 나오는 효과가 전체적으로 전체 표의 25%를 크게 못 넘어 선다는 거죠. 전체표의 한 230만 표.

오연호: 박근혜 의원이 이번에 나올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결국에는 나오게 된 그 선택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이해찬 : 거기까지는 제가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생각해 본적은 없는데…. 저는 선거 지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봐요. 당연히 당의 지도자고 큰 선거가 벌어졌는데, 그것을 나몰라라 한다는 것은 당의 지도자로서 좋은 자세가 아니죠. 오히려 그동안 다른 선거, 지난 번 지방선거에 참여 안 한 것이 잘못된 것이죠. 당연히 나와야 하는 거죠. 거기서 유불리를 따지면 지도자가 아니죠. 나로서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해야 하는 거죠. 나와서 결과가 나쁘면 본인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면 그것은 지도자가 아니죠.

오연호 : 또 다른 측면에서 박원순 후보는 이른바 무소속 후보이지 않습니까?

이해찬 : 아니죠, 범시민야권후보죠.

오연호 : 그렇게 설명은 하지만….

이해찬 : 무소속이 아니라 범시민야권후보입니다.

오연호 : 선거법상으로 무소속으로 이름이 돼 있죠, 그래서 시민단체가 원래 지지하는 분이니 당연히 지지를 할 텐데…. 과연 민주당 바닥표가 얼마나 움직일까, 아까 손학규 대표 유세현장이 상당히 뜨거웠다고 말씀 하셨습니다만 전통적 민주당 바닥표가 과연 얼마나 움직일까요?

이해찬 : 아무래도 민주당 소속 후보면 좀 더 낫겠지만, 전체적으로 이번 선거는 범시민야권통합후보거든요. 엊그저께 티브이 방송에 나가는 광고물을 찍는 선대위원장들 합창회가 있었어요. 저도 가서 했는데 '우리가 하나되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주제를 가진 노래를 부르면서 하는데, 밤 12시에 촬영하는데 각 선대위원장이 거의 다 왔어요. 끝나고 집에 오니 한 시 반이던데. 그 정도로 이 선거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연호 : 출연료도 받지 않고?

이해찬 : 무상이죠.(웃음) 제가 하는 것은 거의 공짭니다. 제가 그걸 보며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밤 열두 시에 이렇게 모여서 전혀 안 하던 합창을 해 본 것입니다. '이런 열정이라면 이번 선거가 되겠다' 제가 많은 선거를 치러봤는데 이렇게 하나가 되어 본 것은 처음입니다.

오연호 : 민주당 전통적인 바닥층도 올라온다는 거죠?

이해찬 : 올라오죠. 지도부들이 서로 간에 이견을 보이고 지리멸렬하면 당원들도 그 꼴을 보기가 싫죠. 하지만 이제는 거의 다 나왔어요. 손학규 대표, 유시민 대표, 이정희 대표, 한명숙 총리 다 나와 가지고 같이 합창을 했거든요.

오연호 : 지난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시민씨가 나왔을 때 '민주당 바닥표가 별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게 한 패인이라고 하는데 그 경기도지사 선거와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 바닥층이 움직인다는 측면에서 다를 것이다?

이해찬 : 다르죠. 경선방식이 다르거든요.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 때는 방법론을 가지고 서로 유리한 방식으로 하려다가 막판에 단일화를 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 단일화가 됐어요. 그래서 민주당원들이 소외감이나 거부감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가 감동이 있는 단일화를 해야지 게임을 하는 단일화 하면 안 되겠다 해서 조건을 성큼 성큼 다 받아들인 것 아닙니까. 그래서 경선을 해서 1만8000명이나 현장까지 나온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원들이 갖는 소외감이나 거부감이 그때보다 훨씬 적죠.

오연호 : 감동이 있는 단일화, 흔쾌히 상대를 인정하는 단일화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실제로 손학규 대표나 만나셔서 대화를 나누셨을 텐데 실제로 움직임이 밑바닥에서는 그렇게 다릅니까?

이해찬 : 지난 번에는 시장 후보, 구청장 후보, 구의원 후보, 시의원 후보가 많았잖아요. 플래카드도 엄청나게 많이 붙고 차량도 많이 다니고 하다 보니 가시적인 선거 분위기가 있죠. 하지만 이번에는 시장 후보 달랑 하나뿐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플래카드도 한 장씩 밖에 안 붙고. 선거분위기는 지난번보다 훨씬 차분하게 진행이 되는데, 실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흐름은 지난번 투표율까지 다 나올지는 제가 장담을 못하겠는데 의외로 지금 20, 30대 내에서의 소통, 예를 들어 블로그라든가 트위터라든가 이런 데에서 움직이는 흐름으로 봐서는 그쪽은 나오는 거 같아요 흐름이. 그래서 투표율이 그렇게 낮지는 않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해요.

오연호 : 또 다른 이슈, 안철수씨 이야기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박원순 후보가 등장할 때 안철수 교수와 단일화를 하면서 상당히 인지도가 급상승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지금 초반 효과가 있었을 때와 비교를 해보면 나경원 후보와 상당히 접전을 하는 모습인데, 민주당에서 오늘 보니 안철수 측에 공식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사인을 보낸 것 같습니다. 구원등판 사인이겠죠? 시기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안철수씨가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해찬 : 저는 안철수씨가 알아서 판단해서 어떤 것을 할 거라고 봐요. 왜냐하면 그분이 지난 번에 시장 후보로 거론이 될 때 여러 말씀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확실한 말씀이 한나라당이 확장되서는 안 된다. 나라를 이렇게 망가뜨렸기 때문에 안 된다. 한나라당을 응징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그러면서 박원순 후보가 꼭 본인이 하겠다면 양보를 한다 한 것 아닙니까. 그 입장이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이야기는 그냥 내가 중립적인 입장에 있겠다고 한 게 아니라 한나라당을 응징해야 한다 이렇게 한 것이기 때문에 이게 잘못돼 한나라당이 확장되는 것을 본인이 방치를 하겠습니까. 그것을 선거가 불리해 질 것 같으니까 가서 요청하는 것은 당당한 태도가 못되고요, 오히려 안철수 교수 본인이 이 선거가 이겨야 한다고 판단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그 판단에 본인의 무게를 실어야죠. 실어가지고, 말하자면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지 않도록 역할을 당연히 하시리라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왜 이런 표현을 썼겠습니다. 저는 그 분이 하신 태도를 믿어야 한다고 봅니다.

오연호 : 선거가 일주일 남았는데, 예컨대 박원순 후보 캠프를 방문하든지 유세장에 같이 모습을 드러내든지 혹은 직접 마이크를 잡든지 그런 흐름이 형성될 것으로 보십니까?

이해찬 : 그것은 본인이 검토를 하시든지 판단을 하시겠죠. 선거 운동원은 아니지 않습니까. 본인의 입장에서 선거에 어떻게 참여할지 기여할지 본인이 판단하시리라 보는데,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것도 하나의 도움이 되는 요소지 그것이 선거를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지 않습니까. 역시 선거는 후보가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후보가 열심히 해서 이겨가면서 그런 도움이 있으면 더 좋은 것이죠.

오연호 : 이제 7일 내지 8~9일 남았는데, 이 프로그램을 팟캐스트로 들을 분들도 있고 2~3일 뒤에 들으시면 점점 더 긴박해질 텐데, 그 동안 선거를 치러보신 경험으로 보면 선거 국면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어느 후보가 치고 올라왔다가 다시 접전이 되고 출렁거림이 있나요, 아니면 일정한 흐름으로 이어지나요?

이해찬 : 대개 커브가 옵니다. 대개 상승을 했다가 정체했다가 떨어졌다 다시 또 반전이 오는데 제가 보기에는 지금 박원순 후보가 막 올라갔었죠. 처음에 5% 에서 시작해서 약 50%까지 올라갔었죠. 나경원 후보가 떨어졌다가 지금 다시 올라오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이 8~9일 남지 않았습니까. 남은 기간이 어떻게 전개되냐 하는 건데, 제일 핵심적인 것은 마지막 일주일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주말부터 마지막 일주일 중에서도 이번 주말부터 선거 당일 날까지 그러니까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마지막 닷새가 제일 중요한 것이죠.

오연호 : 투표하는 서울시민 입장에서….

이해찬 : 태도가 결정이 됩니다. 쭉 지켜보다가 태도 결정이 대개 금요일 날 술 한 잔들하면서 또 토요일 일요일 날 등산 다니거나 가족들과 이야기하면서 그러고 나서 월요일부터 회사 나와서 이야기 하면서 이루어지는 거거든요. 태도 결정이 대개 금, 토, 일, 월, 화 이때 이루어지는 거죠. 지금부터 목요일까지는 관찰을 할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 그러니까 20일 토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오연호 : 오늘이 17일 월요일인데 이제 이번 주 중에 어떤 흐름을 만들어서 다음 주에 그것을 유권자들에게 어떤 인상을 줄 것인가?

이해찬 : 태도 결정하는 판단의 재료를 이번 주에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이번 주 전반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오연호 : 후보 입장에서는 격차를 좁히거나 역전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흐름을 만들어낼 그런 시간적 여유는 있는 셈이군요?

이해찬 : 그렇죠. 지금부터 일주일이죠. 이번 주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죠. 태도 결정 할 때는 분위기가 생기지 않습니까. 그때는 지금 이번 주에 지켜보며 태도 결정 한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정책 자료집이 집에 전달되고 티비 토론이 이뤄지고 또 뉴스에 나오고…. 아마 제가 보기에는 주말쯤 되면 윤곽이 나올 것입니다.

오연호 : 그렇다면 7~8일 남았는데 나경원 후보 쪽에서는 최후의 흐름을 어떤 방식으로 가져갈까요? 지금처럼 공세를 유지할까요, 어떻습니까?

이해찬 : 제가 한나라당 전략까지 알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계속해서 그런 방식으로 가면 나 후보가 좋은 이미지를 갖지 못한 후보가 됩니다, 되든 안 되든 간에. 나경원 후보의 얼굴과 다른 후보가 되는 것이죠. 나경원 후보의 얼굴이 깨끗하고 청순한 이미지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선거는 옛날에 '더러운 전쟁'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더티 워(dirty war)라는 게, 이런 게 되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나 후보로서도 길게 정치하는데 안 좋은 것 입니다.

오연호 : 박 후보는 남은 기간 어떤 포인트를 주로 강조해야 합니까?

이해찬 : 방어는 좀 해야 하지만... 터무니 없는 것을 방어하지 않으면 마치 진실인 것처럼 보이니까, 그러나 네거티브 캠페인을 박 후보 진영에서는 안 하는 게 좋다, 원칙대로 하자, 시민들을 믿자. 엠비 정권을 심판하자 이런 것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거니까 얼마든지 하고 아까 말 한대로 서울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철학과 정책을 제시하고, 본인의 솔직한 마음을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이것을 적극적으로 해나가면 시민들이 그것을 보고 판단하지 네거티브로 판단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거죠.

오연호 : 현재 분위기라면 투표율은 얼마나 나올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아까 50%가 넘으면 박원순 후보가 유리하다, 밑지면 나경원 후보가 유리하다 말씀하셨는데, 관심은 높은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해찬 :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지표상으로 보면 50%가 조금 안 될 것 같다는 우려도 듭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거의 패턴이 대의민주주의제도에서 직접 민주주의 요소가 많이 도입되는 식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이른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쓰는 SNS 방식의 소통구조가 생기면서 쏠림현상이 막 생기죠. '아 이번에 투표하자'는 등 진폭이 큰 선거가 되고 있기 때문에 그 쏠림이 크게 나오면 50%는 넘을 것 같고 그 쏠림이 적게 나오면 50%가 안될 수 있겠죠. 저는 젊은 사람들 사이트에 들어가서 유심히 관찰을 해 봐요. 그런데 생각보다는 활발합니다.

오연호 : 아까 40대가 승패를 결정한다고 말씀하셨는데, 40대 투표율이 평균 투표율이 될까요, 어떻게 될까요?

이해찬 : 40대 투표율이 평균투표율과 거의 비슷하죠. 조금 밑돌죠. 50~60대가 완전 높으니까. 그날이 마침 휴일이 아니에요. 어떤 분들은 휴일이 아니라서 투표 안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휴일이면 놀러 가버리거든요. 휴일이 아니면 놀러 가지는 않아요. 아마 고민을 할겁니다. 투표율이 어떻게 전개되는 지를 보고서. 마지막 저녁 때 와서도 투표하는 법이거든요.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오전에 일찍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직장에 가서 보고서 투표율 낮으면 '한나라당 후보가 될 것 같다, 아 우리가 투표 해야 되겠다' 이런 분위기가 생기는 법이거든요. 오히려 저는 휴일이 아닌 게 투표율을 올리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오연호 :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터넷으로 투표율이 시시각각 나오고 인증샷을 찍어서 올리는 흐름이 아마 그 날도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이해찬 : 지난 번 장충 체육관에서 경선 할 때도 막판 마감을 6시인가 7시인가에 했는데 지하철 역에서 뛰어오는 사람도 있었고 나중에 줄까지 섰어요. 그런 흐름이, 투표율이 낮아질수록 우리가 참여해줘야겠다는 현상들이 2002년 노무현 대통령 선거 때부터 있었어요. 선거 전날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했잖습니까. 오전까지 지는 줄 알았는데 오후 되니까, 그 때는 트위터나 이런 게 있을 때가 아닌데도, 그 때는 쌍방으로 하는 게 아니라 보내기만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도 인터넷에 불이 나더라고요. 케이티 전화가 불이 나서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2000만 통화가 이뤄졌다는 거 아닙니까. 엄청나게 소통이 이뤄진 거에요. 그게 나중에 투표율을 높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이거든요. 이번에도 그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상당히 있는 겁니다.

오연호 : 종합해보면 어찌 보면 박원순 후보의 당락에 대한 운명은 40대가 결정한다고 봐도 좋은 것이군요?

이해찬 : 현재까지 흐름으로 보면 그렇지요.

오연호 : 서울 시장 선거가 10월 26일, 운명의 한판승이 있는데…. 이 결과에 따라서 이른바 민주개혁세력 민주진보진영의 이후의 플랜, 어떤 정권교체를 위한 플랜도 상당히 많이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이겼을 경우와 졌을 경우 어떤 파장이 있을까요?

이해찬 : 그 이야기는 지금 말씀 드리기에 약간 부담이 있지요. 선거 결과가 안 나오고서 이겼을 때와 안 이겼을 때를 전망하는 것은 옳은 자세가 아니고요, 선거는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해야 하고 제가 보기에 이 선거는 처음에는 당연히 이긴다고 봤다가 지지자들이 약간 이완이 됐었죠. 그랬다가 접전이 되면서 다시 긴장이 되는데, 저는 이긴다고 봅니다. 그 입장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안 이겼을 때 어떻게 될까라는 이야기는 이런 자리에서 말씀 드릴 수 있는 게 아니고 이긴다고 보면 여러 교훈이 나오지 않습니까. 한나라당이 왜 졌구나, 왜 이겼구나. 이번에 이긴다고 하면 그만큼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을 서울 시민들이 강하게 요구한다고 봐야 하는 거죠.

오연호 : 여론 조사에서 접전이 많이 일어나고 있으나 최종적으로 이해찬 전 총리께서는 '박원순 후보가 이길 것이다'라고 전망하시는 거죠. 희망이 아니라 전망하시는 건가요?

이해찬 : 희망도 하고 전망도 하고.

오연호 : 희망은 충분히 알겠고 전망에서 그렇게 보신다면 어떤 포인트 때문에, 이렇게 상당히 접전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보시는 겁니까?

이해찬 : 핵심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입니다. 우리가 보궐선거에서 대개 그 동안 해보면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이기는 예가 참 드물었지 않습니까. 그러나 경기도 교육감, 서울시 교육감 선거도 근소하게 졌지 않습니까. 인천 부평구인가요, 거기 보궐선거라든가 수원 장안 보궐선거라든가 분당 보궐선거라든가 보궐선거에서 이기는 예가 참 드물었는데,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 그런 현상이 계속 생겨요. 그것의 가장 큰 확대판이 이것 아닙니까. 게다가 이번에 내곡동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국민들이 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해야겠다는 심정이 더 강해지는 것 아닙니까. 저는 그 힘이 결국 이 선거에 크게 작용하리라고 봅니다. 실제로 저도 일반 시민들과 대화해보면 그런 생각들이 강해요.

오연호 : 표면의 잔물결을 보면 나경원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를 했을 때 박 후보가 밀리는 듯하고, 한나라당이 결집하고 있는 흐름 때문에 접전 국면으로 가고 있지만, 큰 흐름을 보면 박원순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로 나올 것이다?

이해찬 : 현재까지는 그 흐름이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생각보다 어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니까 제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라면서 '이게 뭐야?' 라고 주변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 걱정들을 많이 하는데 그런 것들이 전부다 이런 심정이 실려있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선대위원장인줄은 아니까 주변 사람들이 꼭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그 선거 어떻게 되는 거냐' '왜 그렇게 되냐' 이런 걱정들을 해요.

오연호 : 지난 첫 번째 방송에서도 맨 마지막에 '이해찬의 예측' 이런 코너가 있었는데, 오늘은 제가 여쭙지도 않았는데 벌써 말씀하셨어요. '박원순 후보가 이길 것이다. 결국은 이명박 심판이 핵심이고, 결국은 박원순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마무리 발언을 해주셔야 하는데, 박원순 후보 캠프에 여러 고민이 있을 것 같습니다. 박원순 후보 개인 또한 아마 그럴 것 같고요. 어떤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이해찬 : 실제로 이번 선거는 안 해도 될 선거를 오세훈 시장이 자초해낸 선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이 선거를 자초한 진영에 대해서 책임을 묻는 선거가 돼야 되는 거거든요 실제로. 이 얼마나 낭비입니까. 정말 중요한 문제 가지고 주민투표에 붙였다면 동의하겠는데, 전에 말씀 드린 것처럼 무상급식이라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인데, 돈이 정말 1000억밖에 안 되는 그런 것 가지고 몇 백억의 선거비용을 써야 하는 선거를 만든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런 선거에 대해서는 당연히 서울 시민들이 심판을 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이런 선거를 계기로 해서 이명박 정권의 잘못된 국가운영, 이것을 심판을 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가지고 시민과 유권자들이 말하자면, 냉정한 자세를 보여줘야 되는 거거든요. 그래야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죠, 저는 그것을 믿습니다.

오연호 : 알겠습니다. 이해찬의 정석정치, 저희가 이주에 한 번씩 말을 나누는데요, 오늘 두 번 째였습니다. 10월 26일 선거가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 주 후니까 저희가 선거 결과를 보고 세 번째 방송을 하게 됩니다. 팟캐스트에 이주일 만에 업데이트가 되다 보니까 조금 더 했으면 싶다 하는 분들이 계신데 우리 총리님께서 워낙 바쁘신 분이기 때문에…. 혹시 서울시장 선거 전에 긴급 돌발 사태, 국면에 굉장히 바뀔 만한 게 있으면 저희가 한 번 전화를 드려보겠습니다. 오늘 함께 해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정치공부 좀 되셨습니까? 세 번째 토론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오늘 총리님도 너무 감사합니다.

이해찬 : 예, 수고하셨습니다.

* 동영상은 18일 오후 5시부터 <오마이뉴스> 메인면에서 보실 수 있으며, 아이툰즈에서도 <이해찬의 정석정치>로 검색해 내려받으실 수 있습니다.


태그:#이해찬의 정석정치, #이해찬, #박원순, #나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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