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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1일자로 경남 마산시, 창원시, 진해시가 행정구역을 통합하여 창원시가 되었습니다. 지난 7월 1일, 통합창원시 출범 1주년을 기념하여 창원시가 맹형규 행안부 장관에게 통합 창원시 제1호 '명예시민증'을 주었다고 합니다.

 

창원시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제1호 '명예시민증'을 수여한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맹형규 장관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할 만한 공로가 있는가 하는 것이고, 둘째는 1호가 맞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선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게 된 사유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언론보도를 보면, "통합창원시 출범과 성공적인 안착에 대한 공로를 높이 평가"하였다고 합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통합창원시 출범과 성공적인 안착에 어떤 공로를 세웠는가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언론보도를 살펴봐도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공로는 발견할 수 없습니다.

 

통합창원시 출범의 1등 공신은 이명박 대통령과 창원 지역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그리고 옛 마산, 창원, 진해의 시의원들입니다. 그리고 한 분이 더 있지요. 전임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통합창원시 출범의 1등 공신에 포함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왜 난데없이 왜 맹형규 장관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했을까요? <경남신문> 기사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맹장관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으면서 창원시 통합을 실질적으로 주도했고 이어 행안부 장관 취임 이후 통합창원시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인센티브 확보 등 마무리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행정안전부 인센티브 때문? 나랏돈이 장관 돈인가요

 

행정안전부가 그동안 특별교부세 150억 원, 보통교부세 811억 원, 자율통합지원금 146억원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맹형규 장관이 사재를 털어 지원한 것도 아니고 행안부 장관이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것뿐인데 특별한 공로(?)에 해당되는지 납득이 잘 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가 지역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았던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하면서 통합을 하면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뒤늦게 그 약속을 지킨 것 뿐인데 그런 것도 공로(?)라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한때 시장, 군수들이 돈을 주고 각종 상을 받아오던 기억까지 다시 떠오르는 것은 무슨 일일까요?).

 

뿐만 아니라 이런 기준이라면 통합을 국정 목표로 삼고 신속한 통합 추진을 지시하고 맹형규 장관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한 이명박 대통령이 진짜 1등 공신인데 왜 맹형규 장관을 1등 공신으로 선택하여 명예시민증을 주었을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매우 섭섭하게 생각할 일이 아닐까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백번 양보하여 맹형규 장관이 명예시민증을 받을 만한 공로가 있다고 치더라도 어떻게 그 명예 시민증이 제 1호입니까?

 

만약 맹형규 장관이 받은 명예시민증이 제1호라고 하면 이것은 행정구역 통합으로 탄생한 통합 창원시가 옛 마산, 창원, 진해의 역사성과 행정의 연속성을 내팽개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는 창원시장이나 받는 행안부 장관이나 이런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봤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창원시 명예시민증 제1호는 맹형규 장관이 아니다

 

마침 7월 1일부터 3·15아트센터에서는 통합 1주년을 기념하는 역사 기록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저도 지난 주말에 이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통합 창원시의 옛 역사와 고지도, 그리고 각종 기록물들을 흥미롭게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아주 눈에 띄는 기록물을 하나 보았습니다. 바로 옛 마산시에서 만든 '명예시민증' 수여 대장이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옛 마산과 창원, 진해시가 명예시민증을 수여해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산, 창원, 진해시를 합친 통합창원시 명예시민 1호는 넌센스라는 것입니다.

 

마산, 창원, 진해시 행정의 연속성과 역사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맹형규 장관에게 수여된 명예시민증은 제1호가 아니라 마산, 창원, 진해시의 발행 번호를 합친 다음 숫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통합창원시'라는 것은 없습니다. 행정구역 통합 이전의 창원시와 구분하기 위하여 '통합 창원시'라고 부를 뿐이지 그냥 '창원시'가 맞습니다. 결국 맹형규 장관에게 수여된 명예시민증은 '통합창원시' 명예시민증 제1호가 아니라 '창원시 명예시민증 제1호'입니다.

 

그럼, 옛 창원시에서 첫 번째 명예시민증을 받은 분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누군지 모르지만 그분 참 불쾌할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창원시 명예시민증 제1호가 중복 수여된 것이지요.

 

만약 맹형규 장관에게 수여된 명예시민증 번호가 제1호가 맞다면  옛 마산, 창원, 진해의 명예시민증을 받은 분들은 더 이상 명예시민이 아닌 것이 됩니다. 창원시가 앞서 옛 마산, 창원, 진해시가 수여한 명예시민증은 모두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 것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맹형규 장관에게 명예시민증 제1호를 수여한 것은 엉터리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맹형규, #행안부, #행정구역통합, #창원시 , #통합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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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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