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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에 발생한 충남지역 국민보도연맹사건 희생자에 대한 위령제가 27일 오후 대전 동구 낭월동 골령골에서 열린 가운데, 정기룡 대전동부경찰서장이 조현오 경찰청장의 추도사를 대독하고 있다.
 1950년에 발생한 충남지역 국민보도연맹사건 희생자에 대한 위령제가 27일 오후 대전 동구 낭월동 골령골에서 열린 가운데, 정기룡 대전동부경찰서장이 조현오 경찰청장의 추도사를 대독하고 있다.
ⓒ 대전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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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전쟁 당시 충남(대전 포함) 지역 보도연맹원 등이 경찰에 의해 집단 희생된 사건과 관련, 조현오 경찰청장이 "깊은 성찰과 함께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사과했다.

충남국민보도연맹사건희생자유족회와 대전민간인희생자대책회의는 27일 오후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학살사건 현장에서 '충남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추모제 및 진실 규명 고유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현오 경찰청장은 정기룡 대전동부경찰서장이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국가 차원에서 사건의 진상이 재조명되고, 이제야 고인들과 유족분들의 명예가 회복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을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전시였다고는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공권력에 의해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었던 불행했던 역사에 대하여 깊은 성찰과 함께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울러 고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정부의 후속조치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며 "또한 이곳에서 영면하신 영령들의 소중한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통한 미래 발전에 경찰이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국민보도연맹 사건(한국전쟁 전후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에 포함된 충남보도연맹사건 중 대전지역에서 희생된 사람들에 대해 진실 규명 결과를 보고하고,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9월 내려진 진실규명결정문을 통해 "1950년 전쟁이 발발하자 대전과 공주·연기 등 충남지역 각 경찰은 보도연맹원과 요시찰인들을 예비검속하였고, 이 중 일부는 대전형무소로 이송되어 대전시 동구 낭월동에서 사살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또 다른 일부는 해당지역의 경찰서나 지서 및 형무소 등지에 구금되었다가 군경의 후퇴 직전에 사살된 것이 확인됐다"면서 "국가는 공식 사과와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가족관계등록부 등 공식 기록 정정, 평화인권교육 강화 등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러한 권고에 따라 이날 국민보도연맹원들을 희생시킨 가해자로서 경찰청장이 '사과'의 뜻을 전하게 된 것. 이 같은 사과를 하기까지 꼬박 60년이 걸렸다.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김종현 회장은 유족대표 인사말을 통해 "대전 산내에서 희생당한 분은 수천 명인데, 진실 규명이 된 숫자는 5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또한 국가에 의해 불법적으로 희생당한 사건에 대해 국가는 배상 및 보상을 하지 않아 유족들은 힘겨운 배상·보상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법을 제정하여 유족들에게 정당한 배상·보상을 해야 하며, 아직도 그대로 암매장되어 있는 유해를 발굴하여 위령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족들은 또 고유문을 통해서도 "대규모의 학살 중 일부인 충남국민보도연맹사건의 진실이 밝혀졌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며 "영령들 앞에서 맹세한다, 대전산내학살사건의 모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오늘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충남국민보도연맹원 학살 사건은 한국전쟁 당시 대전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예비검속자와 국민보도연맹원, 일반 재소자 등 최소 1400여 명이 산내 골령골에서 집단 학살된 사건의 일부로 지난해 진실규명 결정이 났다.


태그:#보도연맹, #산내학살사건, #골령골, #민간인학살,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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