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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그 서정적인 멜로디로 우리를 열광하게 했던 "여름과 가을 사이"(August and October)란 팝 음악이 있었다. 이 음악은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그런 계절을 노래해 팝송 팬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듬뿍 받았다.

 

사람에게 가장 좋은 것은 운동이다. 운동은 건강을 위해 필요한 그 모든 것들 중 최우선이다. 그리고 다음이 맑은 공기와 햇볕이다. 산책을 나가면 운동은 물론 맑은 공기와 햇볕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참 좋다. 공존하는 것은 아름답고 편리하다.

 

 

추워서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얼굴까지 싸매고 집을 나서면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옷 벗은 겨울나무들이 손짓을 한다. 그 앙상한 겨울나무들 사이로 키 작은 봄꽃들이 사방에 피어있어 봄인지 겨울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봄소식을 제일 먼저 알릴 산수유는 아직도 떨어지지 않은 빨간 열매와 함께 벌써 꽃눈을 달고 있었다. 지금은 봄인가 겨울인가.

 

개불알꽃이 따뜻하니까 봄인 줄 알고 피었다가 너무 추워서 꽃잎을 열지도 못하고 그대로 떨어져있었다. 어느 해던가 매화꽃이 봄인 줄 알고 얼굴을 내밀었다가 온통 냉해를 입은 때가 있었다. 그해 매화수확량은 많이 줄었다고 했다.

 

부지런한 민들레는 벌써 피었다가 홀씨까지 만들어 일을 끝내고 있었다. 봄은 봄다워야 하고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는데 요새는 계절을 알 수 없으니 꽃들도 지금 꽃을 피워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스러울 것이다. 우리 집 베란다에서 군자란이 잎 사이로 꽃대도 올리지 않고 주홍빛 꽃망울을 드러냈다가 그대로 멈춰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아름다운 나라였다. 겨울날씨 특징에 삼한사온이란 것도 있어 3일 추우면 반드시 4일은 따뜻했다. 어린 시절에 추워서 오들오들 떨면 어머니께서 이제 따뜻할 것이라고 하면 정말 따뜻했다. 어머니는 어떻게 그것을 아시는지 신기했었는데 학교에서 사회시간에 그것을 배우고는 아, 삼한사온이라는 것 때문이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이제는 아열대 기후에 들어섰다. 가로수 수종들이 달라졌다. 제주도에나 있던 종려나무가 곳곳에 가로수로 심어진 것을 처음 보았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불러온 재앙이다. 따라서 인과응보로 그 피해도 달게 받아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재앙을 불러들인 사람들보다 아무 피해를 입히지 않은 엉뚱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양선하기 그지없는 아프리카 소수민족들이 심각한 물 부족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미안하기 그지없었다. 지구환경이 더 나빠지기 전에 우리는 깨어나야 한다. 오늘 내가 편하다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나 편할 대로만 에너지를 낭비하고 산다면 인류에게 끼친 죄악을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대가를 치러야 하리라. 인류는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찬 겨울날 산책길에서 나 하나쯤이 아니라 나 하나라도 에너지를 아껴쓰며 친환경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모두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지구환경은 달라지지 않을까.


태그:#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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