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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샌가 내 얼굴에도 주름이 눈에 띄기 시작하는 건 기분 탓일까, 세월 탓일까. 겨울이 되면, 보습이 절실한 피부걱정을 하게 된다.
 어느샌가 내 얼굴에도 주름이 눈에 띄기 시작하는 건 기분 탓일까, 세월 탓일까. 겨울이 되면, 보습이 절실한 피부걱정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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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가을을 맞아 안티에이징 제품을 심사숙고하여 고를 때가 왔다. 안티에이징은 기본적인 보습부터 자외선 차단까지 포함하는 넓은 범위의 피부관리이다. 여름의 강렬한 자외선을 막기 위한 각종 노고들은 가을과 함께 그 열기가 식고, 그로 인해 방치된 피부는 노화의 징후를 드러내고 만다. 가을을 지내면서 다소 센티멘털해진 기분도 한 몫 하겠지만 코 끝 '쌩'할 만큼 급격히 떨어진 기온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어딘지 모르게 내 얼굴에 주름 한 개 더 생긴 듯한 기분도 든다.

20대여 영원하라

불로장생의 명약을 찾으러 떠났던 진시황의 사두마차, 영원불멸한 아름다움의 상징 클레오파트라.세월의 흐름을 막아보자 했던 대표적 동서양 아이콘
 불로장생의 명약을 찾으러 떠났던 진시황의 사두마차, 영원불멸한 아름다움의 상징 클레오파트라.세월의 흐름을 막아보자 했던 대표적 동서양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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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 연장으로 '젊음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는가'는 국적을 막론하고 전세계 모든 이들의 주된 관심사다. 특히 최근 몇 년 째 이어지는 "동안 열풍"은 아름다움의 척도가 "영원한 청춘"에 집중되어 있음을 방증한다. 사실 청춘에 대한 열망은 어제 오늘의 것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피부관리를 통해 흘러가는 세월을 막고자 하는 노력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클레오파트라는 이미 기원전에 우유로 목욕을 하면서 보습을 챙겼고, 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 더 아름다워지고 싶은 인간의 기본 욕망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고전 토픽 중 하나인 셈이다. 화장품 업계에서 각종 고서에 남겨져 있는 피부관리비법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인 셈이다.

피부나이를 20대에서 멈추고 싶은 욕망. 요즘은 10대의 피부를 꿈꾸기도 한다
 피부나이를 20대에서 멈추고 싶은 욕망. 요즘은 10대의 피부를 꿈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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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 유지를 담보로 하고 또 지향하는 수많은 제품 중에서도 21세기 들어 "피부과학"을 탄생시키며 각종 과학기술을 집약시킨 안티에이징 관련 제품은 꾸준히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2009년 세계 화장품 시장(3330억 달러 규모) 중 안티에이징 관련 제품시장은 10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전 세계를 아우르는 트렌드로 계속 8~10%의 성장률을 전망한다니, "20대여, 영원하라"는 소원은 역시 인류의 영원한 숙제인 듯하다.

인간의 게놈지도를 분석한다

노화방지 화장품의 1세대는 레티놀 화장품이다. 비타민A를 이용하여 만든 레틴A에 주름살을 방지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인기를 끌었다. 2세대 안티에이징 화장품은 피부를 구성하는 콜라겐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자극을 차단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주로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성분이나 코엔자임 성분을 주로 한 화장품이 그것들이다.

최근 출시되는 안티에이징 제품은 하나같이 "조기 노화"를 예방하고 차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제품 타깃층의 연령대를 2535세대 직장여성들로 낮췄다. 정상적인 세월의 흐름에 의해 '늙는 것'도 슬프긴 매한가지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는 현대여성에게 피부시계는 빠른 속도로 흘러간다. 불규칙한 생활과 스트레스, 실내 온도와 건조한 공기 같은 소위 '피부의 적'과 동침하고 있는 셈인지라.

인간 게놈지도가 완성되면서 사람의 유전자 특성을 결정짓는 염색체 3만여 개의 특성이 밝혀졌다. 
이 중 노화와 관련된 유전자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역할을 해독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 게놈지도가 완성되면서 사람의 유전자 특성을 결정짓는 염색체 3만여 개의 특성이 밝혀졌다. 이 중 노화와 관련된 유전자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역할을 해독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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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노화의 조기예방을 위해 화장품 업계가 주목한 것은 바로 DNA, 인간의 게놈지도이다. 노화의 근본 원인을 찾고, 어떤 성분으로 유전자 기능을 복구하거나 활성화할 것인지에 주력하는 것이다. 최근 앞다퉈 출시되는 안티에이징 제품도 노화와 관련된 유전자 세포에 대한 규명과 처방이 한창이다.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인 시세이도는 하버드 의대 및 전세계 7곳 연구센터와 합동으로 7년간의 연구한 결과, 서핀b3라는 유전자 속 노화근본물질을 발견하여 이를 억제하는 성분을 주로 한 '퓨처솔루션LX'를 선보였다. 미국의 뉴스킨은 유전자 평형을 깨뜨리는 효소를 억제하는 물질을 성분으로 한 "에이지락"을 내놓았으며 랑콤, 시슬리같은 유수의 화장품 브랜드들도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유전자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출시했다. 하나같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유전자 기술을 집약한 안티에이징 제품들, 왼쪽부터 시세이도 퓨쳐솔루션LX, 뉴스킨 에이지락, 랑콤 제네피끄
 유전자 기술을 집약한 안티에이징 제품들, 왼쪽부터 시세이도 퓨쳐솔루션LX, 뉴스킨 에이지락, 랑콤 제네피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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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법

지난 달 식품의약안전청은 일부 화장품 브랜드가 효과를 과장했다는 이유로 과대광고금지처분을 내렸다. 일부 화장품 브랜드가 내건 "유전자 활성"이라는 문구가 문제가 된 것이다. 유전자 활성은 의학의 영역에서 정의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역시 화장품을 바르는 행위는 영원한 청춘을 꿈꾸는 욕망의 발현, 그리고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일종의 정신적 위안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욕망이라도 채워줄, 과학적 성과를 뒷받침한 안티에이징 제품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 깊이 침투하고 있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특명을 수행하기 위해 화장품 업계는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고 우리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노고에 대한 보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태그:#안티에이징, #노화방지,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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