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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감 선거의 막이 올랐다. 후보들은 등록(24일~25일)과 동시에 '예비후보' 꼬리표를 떼고 진짜 '후보'가 된다. 오는 4월 8일 시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 경기도의  첫 주민 직선 교육감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 사이 김진춘 현 교육감의 관건 선거 논란도 있었고, 진보 진영 후보로 거론돼 온 김상곤-권오일 예비후보는 후보 등록 하루 전인 23일 단일화에 성공해 김상곤 한신대 교수가 범민주 단일 후보로 확정됐다. 이변이 없는 한 경기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6명이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하지만 여러 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투표율 때문이다. 유권자들 너무 무관심하다고들 한다. 경기 지역 거리마다에 붙여놓은 선관위의 선거 홍보 게시물을 눈여겨보는 이들도 많지 않다. 썰렁하고 외롭다.

 

지난해 7월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선명한 대립 구도 속에서 선거의 본질과는 다소 상관없는 것들까지도 뉴스거리가 되곤 했다.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은 15.5%. 선거 과정의 그 소란함과 아직도 끝나지 않은 후유증을 생각한다면 참담한 수준이다.

 

경기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서울보다 더 낮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더욱 염려스럽다.

 

일반적으로 선거에서 투표율이 떨어지면 조직력이 우수한 후보가 유리하다. 그렇게 되면 관전하는 재미는 반감하고 만다. 너무 뻔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무 뻔한 결과만을 기다리기엔 경기교육감이 지니는 무게가 너무 무겁고 크다. 방관자로 남았던 유권자인 주민들이 감당할 몫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경기교육감이 주무를 수 있는 경기도교육청의 연간 예산은 약 8조 5천억 원(2008년 기준)이다. 여기에 198만여 명의 학생(초·중·고, 특수학교, 기타학교 포함)과 10만 명이 넘는 교직원(사무직원 포함)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경기지역의 교육 관련 현안 문제들의 거의 모두가 경기교육감 손 안에 있다. 이쯤 되면 '경기교육 대통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럴진대 유권자들이 모르는 척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말 많고 탈 많은 교육이라고 앉아서 구시렁거리기 보다는 직접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일이 현재로선 가장 지혜로운 일이 다.

 

경기교육 대통령을 뽑는 잔치가 사람들로 넘쳐나고 흥청거리는 맛이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부정한 돈이 넘쳐나고 그릇된 편법이 횡행해서는 안 된다. 경기도민 모두는 이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이다. 기꺼이 초대에 응해 성대한 잔치를 가꾸고 꾸밀 의무가 있다. 이것이 하루 만의 잔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경기도민의 삶의 질 교육의 질이 이 잔치를 어떻게 가꾸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제 잔치의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렸다.

 

4월 8일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투표소로 가자! 후보의 공약 하나하나를 꼼꼼히 묻고 따지고 살펴서 누구에게 한 표를 찍을 것인지 충분히 살펴두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도 교육자다운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첫 주민 직선의 잔치를 가꾸어 주길 바란다.


태그:#경기도교육감, #투표, #선거, #교육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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