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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복도 한부분을 헐어내고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 엘리베이터 공사중 학교의 복도 한부분을 헐어내고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 문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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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지금 엘리베이터 공사중!

학교들이 때 아닌 엘리베이터 설치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내년 5월부터 효력을 갖을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각 지역교육청이 올 안으로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를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취지와 달리 예산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일선 교육기관은 장애학생을 위해 건물 1층에 특별실을 배정토록 하고 있다. 장애학생이 있는 학급은 되도록 1층에 두고 보건실을 비롯한 학습도움실도 1층에 자리하고 있다. 휠체어 등이 건물에 쉽게 들어가고 나올 수 있도록 각 학교에는 경사면 출입구를 별도로 만들어 놓은 상태다.

휄체어가 이동하기 편리하도록 학교의 출입구에 설치된 경사면의 모습이다.
▲ 경사면 휄체어가 이동하기 편리하도록 학교의 출입구에 설치된 경사면의 모습이다.
ⓒ 문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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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엘리베이터는 보행이 어려운 장애학생을 위한 시설인데 대부분의 중증장애학생들은 특수학교에 다니는 상황이다. 일반학교에 다니는 장애학생은 이동이 상대적으로 덜 불편한 지적장애아동들인 경우가 다수다.

학부모 K씨는 “장애학생에 대한 정책과 배려가 이미 시행되고 있고 거액을 들여 만든 학교 엘리베이터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실정인데 왜 설치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차라리 그 돈으로 점심을 굶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사시기도 문제로 지적된다. 신설학교는 엘리베이터를 기본적으로 갖추는 추세지만 지어진지 오래된 학교는 새롭게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겨울공사는 각종 하자의 위험과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기피하는 게 상식이다. 공사 기간이 계획보다 길어질 경우 또 다른 예산낭비가 우려된다.

공사중으로 좁아진 복도에서 아이들이뒤어 놀고 있다.
▲ 공사중인 복도의 모습 공사중으로 좁아진 복도에서 아이들이뒤어 놀고 있다.
ⓒ 문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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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동부교육청 시설팀 이현식 씨는 “올해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는 학교는 총 11개 학교로 현재 5개교가 공사 중”이라며 “전체학교에 장애인용 시설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 학교당 1억2천만원, 전체 13억2천만원이 편성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해까지 시설비가 장애인복지기금에서 지원됐지만 올 해엔 교육청 자체예산으로 해야 하는데 추경예산안이 8, 9월에 집행되다보니 공사 시기가 늦어졌다”면서 “이미 공사가 시작된 곳은 겨울 동안 중단시켰다가 봄에 다시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해가며 서둘러 공사를 추진한 이유와 사업 자체의 중요성에 대한 의구심은 말끔하게 풀어주지 못하는 분위기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학교, #복도, #엘리베이터, #공사중,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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