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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고덕동 방죽말길 내 유사시장에서 한창 진행중인 디자인 노점거리 사업 현장
▲ 디자인 노점거리 사업 서울 강동구 고덕동 방죽말길 내 유사시장에서 한창 진행중인 디자인 노점거리 사업 현장
ⓒ 강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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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고덕동 방죽말길 디자인 노점거리 조성 사업을 두고 주민들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인근 고덕동 아파트 주민들은 무단 도로점용 및 위생 등의 불편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이라고 반기는 반면 방죽말길에서 몇 년 동안 각종 야채를 팔면서 생계를 유지해 오던 일부 노점상인은 사업이 늦어지면서 시름에 빠져 있다.

고덕동 방죽말길(고덕동211 입구~대양교회 앞) 디자인 노점거리는 수십 년 기간 동안 무단으로 도로를 점용함으로써 주변 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로부터 소음, 위생 등의 문제로 생활불편을 호소하는 수많은 민원이 제기돼 오던 지역.

이에 강동구는 68개의 노점들이 들어서 있는 이곳의 문제를 개선하고자 지난 3월 방죽말길 노점을 디자인 노점거리 대상지로 선정, 지역 특성과 주변 경관을 고려한 판매대를 산뜻하게 디자인 제작했다. 입구 쪽 노점 디자인은 상가 앞에 배치되는 점을 고려해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고 벽면을 투명한 재질로 만들어 인근 점포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했다.

2차 구간인 고덕2단지 아파트 담장 앞 노점 디자인은 주변에 고려할 특이 사항이 없는 만큼 1차 구간과 동일한 디자인이 적용된다. 또 음식물 조리·판매 노점이 많은 점을 감안해 상·하수도 설비를 설치해 위생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며 도로를 재포장하고 디자인 노점 좌판 배치를 완료하면 도로점용 허가 후 점용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노점거리를 합법화해 운영할 방침이다.

생활불편 해소·노점 양성화 ‘일석이조’

주민 김모씨는 “고덕 재래시장 정비사업에 전적으로 동의 한다”며 “노점거리 조성 사업 현장에 나가보면 정리가 잘 돼 가고 있으며 단 반대 여론도 있는데 너무 개의치 말고 추진되길 바라며 이 사업은 기존상가와 노점의 활성화 사업이고 또 서로의 공생 관계 때문에 불편불만은 좀 감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그 동안 불법 노점상의 도로 무단점용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불편을 겪어야 했던 주민들의 경우 이번 사업을 반기고 있다.

디자인이 노점상·서민만 내쫓는다

반면 서울시와 자치구가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디자인 노점거리 사업과 관련해 ‘빛좋은 개살구’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시와 구청측이 기본적으로 노점을 운영하는 당사자와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점상과 서민들이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

이와 더불어 당초 계획했던 10월 말 완공이 지연되면서 한 달 째 장사를 못하고 있는 상인들은 울상이다. 상인 윤모씨는 “이왕 하기로 한 사업이면 기간 내 빨리 끝내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우리 같은 사람도 사는데…. 요즘같은 김장철에 장사도 못하고 서민들만 고생”이라며 끝내 욕을 쏟아 냈다.

22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상인은 “일부 상인들 중에는 500~600만원에 달하는 판매대를 구입하기 위해 은행대출도 받고 심지어 사채까지 끌어다 쓴 사람도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판매대 규격이 당초 계획보다 줄어든 것까지도 노점 상인들은 감수하고 있는데 정해진 기간 안에는 공사를 끝내줘야지 오늘같이 영하의 날씨에 상인들은 어떻게 살라고 하는건지…”며 말을 흐렸다.

기존 생계형 노점상들에게 양성화의 길을 터 안정적인 생계 보장은 물론 도시미관 향상에도 일조할 것이라는 디자인 노점거리 사업의 성적표가 몇 점이나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hs@dongbunews.co.kr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울 강동송파구 주민의 대변지 서울동부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강동구, #디자인 노점상, #고덕동, #방죽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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