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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시중 "대통령제에선 모든 정부인사가 측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편파적으로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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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환영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일 오후 6시 서울 무교동 한국정보사회진흥원 대회의실에 모습을 나타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가 20여명의 취재진을 돌아보며 환하게 웃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후 3시 최시중 방통위원장 내정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최 내정자에 대해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오랜 언론 생활과 한국갤럽 회장 등 풍부한 언론 경험을 토대로 방송·통신 분야의 중립적인 위치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 내정자의 인선 발표는 새로운 게 아니었다. 이미 방통위원장 내정이 확정 돼 있는 상태였고, 공식 발표만 남겨뒀었다. 당초 지난 27일 이춘호 전 여성부장관 내정자 낙마에 따른 교체 인사와 함께 발표되는 듯 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아직도 조금 더 조율할 부분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발표를 미뤘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재검토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고사는 아닌 것 같다"면서 "좀 더 고려할 사안이 있다"고 설명하긴 했지만, 인선 발표 연기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일각에서는 최시중 내정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막후 조력자 역할을 해온 만큼 청와대가 '최시중 카드'를 교체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최시중 내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립성과 전문성을 우려하는 야당과 언론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결국 휴일인 2일 김하중(통일), 이만의(환경) 장관 내정자와 함께 최시중 내정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김·이 내정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각각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다. 출신지역도 강원(김하중)과 전남(이만의)이다. 조각 파동을 매섭게 질타해왔던 야당에서조차 "대체로 검증된 인사들로 비교적 무난하다"고 평가했다.

 

결국 청와대가 자질 시비가 예상되는 최시중 내정자를 김·이 내정자와 함께 묻어가게 하기 위해 '꼼수'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최시중 내정자에 대한 인선발표가 이날까지 늦춰진 이유에 대해 "모양이 좋지 않냐"고 말했다.

 

최시중 "복잡한 것 말고 가벼운 인물 보도로 해달라"

 

이날 최시중 내정자의 기자간담회도 당초 오후 4시로 예정됐다가, 다시 2시간을 연기해 오후 6시에 열렸다.

 

최 내정자는 "오늘 방송통신위원장 내정 명을 받은 최시중"이라고 인사를 한 뒤, "제가 맡은 일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 지는 아직 구상된 바 없고 오늘은 여러분들의 얼굴을 뵙는 상견례의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혹시 복잡한 질문을 하고 싶어도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가벼운 인물 보도로 해달라"는 '편집 방향'까지 제시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선거캠프에 참여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최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방통위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편파적으로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모든 정부기관 사람들은 적든 크든 대통령과 호흡을 함께 할 수 있는 측근이고 동지적 의식이 필요하다"며 "그렇다면 저도 그 많은 동지적 멤버, 측근 멤버의 한 사람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가 선거캠프에 참여한 것도 사실이고 이명박 대통령을 만드는 데 제가 생을 걸다시피 노력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독립성 논란에 대한 정면 돌파를 시도했지만, 해석에 따라서는 자신의 분명한 한계를 스스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를 더욱 키우는 발언이다.

 

다만 그는 "그러나 위원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그것 때문에 편파적으로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방통위는 엄격한 독립적·중립적 시스템이 마련 돼 있고, 그시스템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식견을 충분히 반영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최시중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독립성 저해하는 것 막는 방패 될 것"

 

- 소감 한 마디.

"퍽 중요한 새로운 기구의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정말 이것이 내가 충분히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에 대해서 두려움 갖고 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 두 가지 논란이 있다. 독립성과 전문성 문제가 있는데.

"독립성의 문제, 특히 방송 언론의 독립성의 문제는 전혀 여러분께서 염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제가 지금까지 두개의 직업을 갖고 살아왔다. 하나는 언론인, 하나는 여론조사인이었다. 이 두가지 직업 모두가 독립성, 객관성, 중립성을 강조하는 직업이었다. 제 스스로 그런 의식에 충실하려고 노력해왔고, 그것이 어쩌면 제 생활의 원칙처럼 살았다. 거의 체화되다시피한 정신이다. 방송이 가야될 그 길에 상당히 훈련된 사람으로 살아왔다. 여러분의 독립성, 공정성을 저해하는 것을 막아주는 방패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성의 문제는, 오늘의 세계를 정보화 시대라고 한다면 신문이나 방송은 정보산업의 3차 산업으로 보고 있다. 2차 산업은, 언론에서는 '연합뉴스'같은 통신이 2차 산업이다. 여론조사 기관이 정보산업의 1차 산업이다. 그래서 저는 정보산업의 1차, 2차, 3차 산업을 다 거쳤다. 여론조사 통해서 1차 생산되면 통신에 전달되고 그것이 방송·신문에 전달된다. 저는 초기에 동양통신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동아방송 기자로 생활했고, 그 후에 동아일보에서 신문기자 생활을 했다. 정보산업 1·2·3차 거쳐서 오늘에 왔다. 그렇다면 그 분야의 전문성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으로서의 통신 문제에 있어서는 솔직히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휘자는 반드시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전문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군대에서 보면 장군을 제너럴이라고 한다. 장군이 되면 병과가 없어진다. 정상에 올라오면 일반적인 식견이 있는 사람을 요청하고 있다. 그 점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수준의 식견있는 리더의 훈련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전제로 해서 정보·통신·방송 분야의 우리나라 최고급 전문가, 가장 높은 식견이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 위원회를 구성해서 운영한다면 별 문제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 지난 대선 때 선거 캠프에 참여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최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대통령 보좌하는 모든 정부기관 사람들은 적든 크든 대통령과 호흡을 함께 할 수 있는 측근이고 동지적 의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저도 그 많은 동지적 멤버, 측근 멤버의 한 사람으로 봐 달라. 제가 선거캠프에 참여한 것도 사실이고 이명박 대통령을 만드는 데 제가 생을 걸다시피 노력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위원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그것 때문에 편파적으로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 위원회는 알다시피 엄격한 독립적·중립적 시스템이 마련 돼 있고, 그시스템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식견을 충분히 반영되도록 돼 있다. 그것을 충분히 활용하고 중립적으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데 있어서 최선을 다 하겠다."


태그:#최시중,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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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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