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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 박사는  어린이들에게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자세하게 들려주었다.
▲ <10대와 통하는 정치학>의 저자 고성국 박사와 독자들의 만남 고성국 박사는 어린이들에게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자세하게 들려주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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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문턱없는 밥집  2층 강당에 아버지나 어머니의 손을 잡은 어린이와어른 50여 명이 모였다.  예스 24시와 철수와 영희 출판사가 주최한  <10대와 통하는 정치학>의 저자 고성국 박사와 독자들이 만나는 자리였다. 고박사는  민주주의가 무엇이고 왜 민주주의를 지키며 살아야 하는지를  부모와 함께 온 초중학생들에게 실제적인 예를 들어가며 차근차근 들려주고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강의를 들으러 온 초등학생, 중학생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강의를 경청하고는 기다리던 질문 시간이 되자,  평소 어린이다운 호기심으로  궁금하게 여겼던 여러 가지 질문들을 마음껏  던지며 궁금증을 풀어냈다.

“도대체 정치가 뭐예요?”
“공부를 못해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나요?”
“우리 엄마는 너무 독재를 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대통령은 왜 필요한가요?”
“옛날보다 더 살기 좋아졌는데 왜 더 행복하지 않은가요?”

대안학교인 '이우 학교에 다닌다는 여학생이 학생이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가를 질문하고 있다.
▲ 교복착용에 대해 질문하는 여학생 대안학교인 '이우 학교에 다닌다는 여학생이 학생이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가를 질문하고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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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꼭 입어야 하나요?”
“학교에서 머리를 못 기르게 하고  머리 길다고 선생님이 학생을 때렸다면 그건 민주주의 인가요?”
“정치가 칼싸움으로 바뀔 수도 있나요?”

고성국 박사가 독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 질문에 답하고 있는 고성국 박사 고성국 박사가 독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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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 박사는 “정치를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게임에 비유했다. 그는  집, 학교 모든 사회에  이미 정치가  들어있다.   정치 없는 세상을 만들 수는 없다면 나쁜 정치를 없애고 좋은 정치를 만들어 가야 한다.  학생들이 가정과 교실에서부터  민주적으로 만들어가는 것, 교실에서 누군가 지배하려고 하거나 폭력을 사용하는 친구가 있다면  한대 맞더라도 행동을 할 때  비로소 민주주의가 시작된다” 며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다. 정치는 국회의원과 대통령 장관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처럼 교사와 힘을 가진 특정인이 다수를 억압하고 불의를 행하거나 힘센 아이가 약자를 괴롭힐 때 여럿이 힘을 합해 불의에 당당하게 맞서 바꾸는 것 그것이 바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즉 인간은 그  누구의 간섭이나 압력을 받지 않고  신념에 따라 올바르게 자기 선택을 할 수 있을 때 참 주인으로 살 수 있다.

고박사는 1960년 군인 3000명 정도가 탱크 몇 대를 가지고 나와  “이제부터 내가 주인 노릇을 하겠다”라고  불법적으로 말했을 때 당시 누구도 그 일에 저항 하거나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못해  민주주의를  도적질 당해  1987년까지 독재정치가 이어졌다. ‘우리 국민이 주인이다’라고 선언을 했지만 주인노릇을 제대로 못했기에 민주주의가 없어졌던 암담했던 현실을 상기 시켜주었다.

자유를 박탈당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독재정치에 저항하다 고문당해 죽고, 정신병동에 갇히고 머리가 길면 경찰이 길거리에서 자르고,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잡혀가는 세월을 살았다.  그 뿐만이 아니라  “1948년 5월 10일  단독선거를 반대하는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제주도 인구 25만 명 중  전체 1/3인 8만 명이 죽거나 사라졌다. 대부분 죽은 사람들을 368개의 오름에 생긴 1000개 이상의 동굴에 아무렇게나 던져 넣어서 동굴마다 시체로 가득 찼고 바다로 곧바로 떨어지는 정방폭포는  사람들을 일렬로 세워두고 폭포로 떠밀어 죽이는 처형장으로 사용됐다“는 참혹한 4.3의 비극을 들려주며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하고 주인노릇을 제대로 못하면 그런 비극이 일어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이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다.
▲ 열심히 강의를 듣는 어린이와 부모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이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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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박사는  어린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에게 “국민이 주인노릇을 잘해야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사람답게 살 수 있다. 젊은 친구들이 주인노릇을 잘못하면 큰 불행을 당하니  글자를  배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주인노릇 잘하는 법을 공부시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며 그  불완전함을 극복하고 뛰어넘으려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중 하나가 민주주의라는 정치 형태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의견에 바탕을 둔 것이어서  소수를 존중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며 다수가 소수가 될 수 있고, 다수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즉 소수는 다수의 권위를 인정하고 다수는 소수를 존중하는 개방과 관용의 정치문화가 필요하다는 것.

관용은 차이를  차별이 아닌, 차이로만 인식하는 것이다. 누군가 나와 다르면 “재는 나와 다르니 나쁜 거야.”라고 하면  차별이지만  그것을 다양성으로 받아들이면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제 농촌  인구 1/5이 이주민인데 백의민족이라는 개념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 다른 것에 대한 배려가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되어 다양성으로부터 나오는 힘, 타인에 대한 배려와 같은  민주주의의 핵심을 몸으로 체득해야 한다.

학생이 두발과 복장의 자유를 통제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복장, 두발, 성적, 기호 식품 등 개인의 취향을 국가가 통제해서는 안 된다. 개인의 취향은 다양할수록 좋은 것이다.”고 답하였다.  교복에 대해서도 “계급을 복장으로 표시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찰, 군대 같은 경우 유니폼을 입어야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는 서열 관계가 필요 없으니 유니폼이 필요 없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또 자녀의 선택에 대한  최종적 판단은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며   어떤 경우라도 최종판단을 어른이 대신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아이들의 판단에 맡기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이 고성국 박사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 강의가 끝난 후 사인을 받는 어린이들 어린이들이 고성국 박사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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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꼭 해야 하느냐?“ 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람이 사람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공부는 꼭 해야 한다. 학교공부는 사람 노릇을 하는데 꼭 필요한 원리를 묶어 놓은 것이라 재미가 없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공부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라.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총리인 처칠은 낙제를 했지만 자기혼자 열심히 공부해서 위대한 정치가가 되었다 처칠처럼 공부하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또 상대적 행복 빈곤지수에 대해 “ 행복은  상대적인 개념이라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다 잘사는 나라는 아니며 티베트 같은 나라는  가난하지만 행복지수가 무척 높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우리나라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양극화의 심화에서 오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건강한 자본주의 사회가 되려면  중산층이 많아져야 하는데 교육, 경제 사회진출 기회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자녀들을 데리고 강연에 참석한 아버지들이 자녀와  고성국 박사와
기념촬영을 했다.
▲ 독자와 저자의 기념사진 자녀들을 데리고 강연에 참석한 아버지들이 자녀와 고성국 박사와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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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어린이가 “민주주의의 반대가 공산주의라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느냐?” 고 묻자  고박사는 “민주주의의 반대는 독재고 공산주의의 반대는 자본주의인데  정치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의도적으로   만주주의의 반대가 공산주의라고 가르쳐 왔다”고 알려주었다.

자매를 데리고 강의에 참석한 한 아버지는 “ 올바른 정치와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린 세상에서 아이들이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미래 세상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일요일 오후의 나른함을 떨쳐 버린 부녀의 모습이 빛나보였다.


10대와 통하는 정치학 - 고성국 박사가 들려주는 정치와 민주주의

고성국 지음, 배인완 그림, 철수와영희(2007)


태그:#<10대와 통하는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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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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