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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지난 19일, 세번째로 다시 태안 현장을 찾았다. 몇몇 지인들과 방제 봉사작업에 참여하는 길이기도 했으나, 얼마전에 거창하게 출범한 '서해안살리기 한국교회 봉사단'이  하루 3000명씩 최소한 2~3개월간 자원봉사자를 보내겠다'는 약속이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 지 돌아보기 위해서였다.

 

 

한국교회 봉사단이 책임진 의항 지역엔 19일(토) 유수의 대형교회 교인들 1600여명이 찾았다고 현지 상황실 책임자인 의항교회 이광희 목사는 전했다. 최소한 2개월 이상 매일 3000명씩 자원봉사자를 보내겠다는 한국교회 봉사단의 약속은 그런대로 지켜지는 것 같다.

 

그러나 한국교회 봉사단 서울 본부와는 달리 현지 상황실은 아직도 차려지지 못했고 관리 실무자조차 배치하지 못해 방제도구 관리는 물론 조악하고 화장실은 겨우 두 칸 뿐이었다. 거기에다가 이전의 자발적인 교회와 교인들의 자원봉사자들과는 달리 제멋대로 인지라 실무자의 통제가 어려워 보였다. 사전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장으로 가는 길에 달린 검은 현수막들은 현장의 민심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18일 기름유출 관련 행사장에서 분신했다 기어이 19일 사망한 지창환씨, 10일과 16일에는 기름유출 사고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모(65)씨와 김모(73)씨가 각각 음독자살하는 등 열흘 동안 3명의 자살사고로 태안지역의 민심까지 극도로 험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밀리고 밀리던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생계비 지원이 겨우 결정이 났다지만 아직도 밀고 당겨야 할 일이 적지 않아 일주일 이상 걸릴 모양이다. 아마도 22일자 신문에 삼성중공업 등의 사과문이 실린다는데, 사건이 일어난 지 47일 만에 사과서 한 장 달랑 내놓는 건 정말 낯간지러운 일이다.

 

▲ 만리포 모래 떠내기와 의항 갈음의 자원봉사자들 필자가 만리포를 찾았을 때 포크레인이 걷어낸 모래사장에서 수백명의 학생들이 숟가락으로 오몀된 모래를 한술한술 뜨고 있었다. 백리포에서는 EM사업단이 미생물을 이용한 방제작업을 하고 있었다. 의항 갈음지역에서는 한국교회봉사단의 이름으로 1,600명의 자원 봉사자가 자갈 닦아내기를 하였다
ⓒ 이필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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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무한책임을 져야할 관련 기업들의 중과실을 유보하고 보험 등에 의지하면 될 업무상 과실로 발표가 난 다음이라니 더욱 아쉽고 화가 날 뿐이다. 오늘 삼성 특검단은 삼성의 비자금으로 구입한 1조원대의 고가 미술품이 숨겨진 것으로 알려진 에버랜드 창고를 압수 수색했다고 하니 차제에 태안 지역 검은 현수막에 새겨진 대로 삼성은 우선 ‘삼성 미술품 팔아 태안 굴밭 매입하라’는 현수막의 글귀에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당당뉴스(dangdang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태안 , #삼성, #피해어민,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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