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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7일 태안앞바다 기름사고 유출사고가 일어난 뒤, 필자는 그곳의 인근인 가로림만 건너편 서산시 대산면 독곳리에 고향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필자의 고향도 약간은 피해를 입은 상태여서 시골에 계신 71세의 어머니께서 약 1주일정도 바닷가에 가셔서 기름제거작업을 해오시는 것을 보고 바쁘다는 핑계로 못 가본 것이 늘 마음에 걸려 있었던 터라 이번에 시골에 가면서 우리아이들과 처형네 아이들 두 명, 형네 조카 두 명을 데리고 태안의 구름포 인근에 짧은 시간이나마 자원봉사를 다녀왔습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계셔서 한편으로는 희망을 가졌고, 또 한편으로는 이제서야 처음 현장에 왔다는 부끄러움이 교차하면서 '바다에 놀러간다'는 인식이 팽배해있는 아이들에게 "여기는 놀러온 것이 아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환경피해가 어떻게 심각한 상황을 연출되는지를 눈으로 직접 보고 나중에 너희들이 크면 환경보호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꼭 느껴야 한다"라고 언질을 주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현장에 아무런 사전지식과 준비물도 없이 무작정 현장에 갔는데 현장에서 필요한 방제복, 장화, 장갑, 마스크 등을 비롯한 장비들이 많이 있어서 별도의 준비를 안했어도 작업에 바로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향후 자원봉사를 가려고 계획을 잡고 계시는 분들은 무작정 현장에 달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자원봉사를 함에 있어서 나이를 불문하고 걸어다닐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즉, 올해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딸아이는 방제복도 크고 거추장스러웠기 때문에 바위를 닦는 작업을 할 수가 없다고 짜증을 내길래 딸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에 헌옷을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했더니 흔쾌히 자신의 역할을 찾은 만족감으로 냉큼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얼마 작업을 하지도 못 했는데 바닷물이 들물이 되어서 만조가 되는 바람에 작업을 종료할 수밖에 없어서 작업종료를 하였는데, 자원봉사를 가기 전에 현장에 바닷물이 언제 빠지고 언제 들어오는지를 사전에 파악을 하고 그에 맞추어 일정계획을 잡으면 조금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나와서 화장실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는데 현장에 구비되어 있는 화장실에 아연실색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현장상황이 아무리 방제에 초점을 맞추더라도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업을 끝내고 점심이라도 먹어볼 요량으로 옛날의 그 달콤한 회를 생각하면서 태안기름유출사고의 현장에서 가장 큰 경제상권을 유지하고 있는 만리포해수욕장으로 차를 몰았으나 기름유출사고에 의한 환경피해보다 더 심각한 현지주민들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넘어서 '황야의 무법자에 등장할 법한 썰렁한 거리와 문닫은 식당들'이 필자의 가슴을 아프게 짓누르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현장의 문닫은 식당들을 다니면서 물고기를 넣어 놓는 어항을 청소하고 있는 식당의 주인이 있어 반가워서 "아주머니 식당을 운영하시려고 청소하시는 겁니까?"라고 여쭈었더니 아주머니는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에휴, 손님이 기셔야지 문을 열쥬. 아주 죽겄슈"라는 말과 함께 모든 것을 체념한 표정을 지으셨는데 그 옆 가게의 어항에는 썩어가는 물고기가 부패하면서 역한 냄새를 풍기고 있어 현장의 심각함을 실감케하였습니다.

 

 

결국, 만리포에서 점심 먹기를 포기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터덜터덜 한없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희망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었지만 현장의 관계자에 따르면 '자원봉사자들의 수도 갈수록 급감하고 있어서 걱정이 태산같다'는 말을 들으면서 또 한번 한숨이 나왔습니다.

 

끝으로 이글을 읽는 독자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자원봉사의 손길은 아직도 너무나도 부족하고 할일은 끝없이 널려있기 때문에 많이 참여를 부탁드리는 것과, 둘째, 가급적이면 태안의 현장에 가급적 많이 방문을 해서 지역경제를 살려달라는 부탁입니다.

덧붙이는 글 | 미디어다음에도 송고하였습니다. 


태그:#태안기름유출사고, #지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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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과 국가가 향후 진정한 자주, 민주, 통일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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