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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 반에서 바자회를 열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바자회에서 판매할 계란토스트를 만들어서 책상 위에 식혀놓았다.
 
그런데 언제 일어났는지 엄마가 비몽사몽인 모습으로 "맛있겠다, 하나만 먹자"하시면서 눈독을 들이셨다. 나는 "안돼! 먹지 마. 개수 맞혀놓은 거란 말이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엄마는 입맛만 다시며 물러나셨다.

 

바자회에 필요한 토스트와 인형, 액세서리 등을 가지고 학교에 간 나는 친구들과 보기 좋게 물건을 진열하였다. 1교시 쉬는 시간에 바자회를 열었는데 소문이 언제 퍼졌는지 다른 반 친구들과 선생님들께서 구경 오셨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깔려 죽을까 봐 무서웠다. 물건을 많이 못 팔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우리 조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가게는 생각보다 호응이 좋았다.

 

친구들이 물건을 살 때 지폐를 많이 내놔서 잔돈 준비하느라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동전을 많이 가져간 탓에 거스름돈을 잘 주었다. 판매한 것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역시 먹을거리였다. 내가 만들어간 계란토스트는 첫 번째로 많이 팔렸고, 인형은 친구들의 눈에 보이자마자 바로 팔렸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친구들이 모두 나간 후 교실에는 내가 먹고 싶었던 음식이 눈에 안 띄었다. (엉엉엉) 실은 남학생들 조인 ‘먹고 또 올래 말래?’ 가게에서 햄버거를 사먹고 싶었는데 모두 동이 나버렸다.

 

2교시에는 드디어 우리에게 사먹을 시간이 조금 주어졌다. 그나마 조금씩 음식이 남은 가게로 가서 사먹었는데 그 중에서 제일 맛있었던 게 커피우유와 유부초밥이었다(햄버거에 미련이 많이 남는다). 쉬는 시간에 남은 물건을 더 판 뒤 우리 반 즐거운 바자회는 그렇게 끝이 났다.

 

나는 5800원을 벌었고, 나머지 친구들은 3200원이나 2800원을 벌었다. 내가 제일 수익금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우리 반이 바자회를 열어서 판매한 돈은 총 10만원이 조금 넘었다.

 

우리 반은 이 수익금으로 지금 기름유출로 상황이 안 좋은 서해안 태안반도에 보내기로 했다. 추운 바다에서 기름 닦느라 고생하시는 분들을 도와주게 되어 보람 있는 바자회였다.


태그:#바자회, #태안반도, #언양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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