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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라치의 지나친 취재 경쟁에 윌리엄 왕자가 화가 났다고 보도한 <텔레그라프>.
 파파라치의 지나친 취재 경쟁에 윌리엄 왕자가 화가 났다고 보도한 <텔레그라프>.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다. 살아있는 사람보다 더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그. 다이애나 왕세자비.

최근 다이애나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새로운 사진과 정보가 공개되면서 몸과 마음이 무척 힘든 사람이 있다. 바로, 아들 윌리엄 왕자다. 엄마처럼 파파라치의 ‘끈질긴 추격’에 고통스러워하는 윌리엄과 미모의 애인 미들턴.

미공개된 사진과 동영상... 연인과 다정한 다이애나

다이애나가 파리의 거리의 한 기둥에 부딪히기 직전의 차량 내부 모습. <스코틀랜드맨 뉴스>
 다이애나가 파리의 거리의 한 기둥에 부딪히기 직전의 차량 내부 모습. <스코틀랜드맨 뉴스>

이번에 새로 공개된 다이애나가 호텔을 나서기 직전 연인과 손을 잡고 있는 모습. <스코틀랜드맨 뉴스>
 이번에 새로 공개된 다이애나가 호텔을 나서기 직전 연인과 손을 잡고 있는 모습. <스코틀랜드맨 뉴스>

최근 영국 고등법원에서는 다이애나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사실 심리(inquest)가 한창이다. 그녀가 숨진 것은 10년이 되었지만 영국 정부가 지난 해 말에 사망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제출, 이제야 사망원인을 최종적으로 결론 짓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당시 보고서는 ‘단순 교통사고’로 고속운전으로 길가의 기둥에 부딪힌 것으로 보고했다.

이번 심리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이제까지 그녀가 사망 직전 찍힌 사진과 CCTV에 찍힌 화면이 새로 공개된 것. 특히, 그녀가 사고 직전 파리의 한 호텔에서 파파라치의 집요한 취재를 피해 호텔의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장면이 공개됐다. 이 화면에서 다이애나는 연인 도디 파예드와 손을 잡고 가볍게 안는 등 서로의 은근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나왔다.

또, 사고 차량이 파리의 지하도를 지나다가 사고 직전에 찍힌 사진도 공개됐다. 한 파파라치가 찍은 이 사진에서 앞 좌석에 앉은 운전사와 경호원은 무엇인가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다이애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파파라치에게 사진이 찍히지 않으려고 얼굴을 숨긴 것으로 보인다.

다이애나의 사망에 대해서는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해서 사망했다는 단순 교통사고라는 입장과 함께 갖가지 음모설이 끊임 없이 제기되어 왔다. 영국 왕실이 그녀의 부정을 못마땅하게 여겨서 영국 정보부(MI6)를 통해서 사고를 일으키게 했다느니, 미국 정보부(CIA)가 개입되었다는 주장들이 그것들이다.

도디 파예드 아버지이자 런던 하로드 백화점의 소유주인 모하메드는 이 같은 음모론을 강력히 주장한다. 그는 “영국 정보부(MI6)가 이들의 관계를 용인할 수 없어서 의도적으로 두 사람을 암살시킨 것”이라며 “다이애나는 당시에 임신 상태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찍힌 CCTV를 보면, 운전사인 헨리 폴이 정문에 있는 파파라치에게 이야기를 나눈 이후에, 후문으로 세 명의 파파라치가 나타난 장면이 있었다며 “운전사가 영국 정보부의 돈을 받고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한편, 배심원들은 이번 심리에서 각종 음모론에 대한 설명도 들었고, 사고 현장인 파리를 직접 방문해 당시 상황을 점검했다. 앞으로 배심원들은 6개월 동안 ‘진실’을 캐내기 위해서 노력할 작정이다.

괴로운(?) 윌리엄 왕자... 첫 사랑과 재결합

런던의 나이트클럽에서 취해서 나온 윌리엄 왕자와 연인 미들턴. 선데이 메트로 신문
 런던의 나이트클럽에서 취해서 나온 윌리엄 왕자와 연인 미들턴. 선데이 메트로 신문

다이애나의 심리가 진행되는 날, 윌리엄 왕자가 술에 잔뜩 취해서 한 여인과 런던 사우쓰 켄징턴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새벽에 빠져 나오는 사진이 신문을 장식했다. 그녀는 윌리엄 왕자의 첫 사랑 케이트 미들턴. 윌리엄 왕자가 다른 여성과 ‘밀회’를 즐기는 것을 발견한 미들턴은 6개월 전에 그와 결별했었다. 그런 그들이 다시 결합한 장면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보인 것이다. 이제 20대의 장성한 남성으로 자랐지만 자신의 어머니가 다른 남성과 관계를 맺는 장면이 계속 보도되는 등 심리가 그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첫 사랑의 연인에게서 그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것일까. 미들턴의 가운데 손가락에는 전에 없던 새로운 다이아몬드 반지가 끼어져 있었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더 이상 그들이 결혼을 할 것인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언제 결혼할 것인가가 궁금하다”는 멘트를 인용, 벌써 그들의 결혼을 기정사실화 했다.

문제는 그 사진이 찍히는 과정에서 윌리엄 왕자와 미들턴이 수많은 파파라치들의 공격적이고 집요한 취재에 시달렸다는 점이다. 물론, 그들이 처음 나이트클럽에서 나오는 장면에서 미들턴은 활짝 웃는 등 비교적 취재를 순순히 허용했다. 파파라치인 알랙산드로 코페티는 일간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진을 찍을 제대로 된 시간에 장소에 있어서 운이 좋았다”며 “그들은 아주 평범하게 걸어나왔다. 전혀 문제될 것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이 탄 레인지로버 자동차가 출발하자, 파파라치들은 오토바이와 차량을 통해서 대거 ‘추격전’을 펼쳤다. 여러 차선에 걸쳐서 파파라치들이 바짝 추격해와서 몇 번이나 위협적인 순간이 있었다는 게 영국 왕실의 설. 윌리엄 왕자의 대변인은 “그런 공격적인 추격은 매우 위험하고 왕자와 미들턴이 이를 걱정하고 있다”며 “특히 요즘 같은 시점에 왜 이런 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윌리엄 왕자도 이번 일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다고 한다.

사진 한 장에 '2만 파운드'... 목숨 건 파파라치의 질주

사고 자동차의 운전자가 음모론과 연관이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텔레그라프>.
 사고 자동차의 운전자가 음모론과 연관이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텔레그라프>.

영국 언론들은 윌리엄 왕자가 어머니 다이애나처럼 자칫 파파라치의 추격으로 인해 혹시라도 불의의 사고를 당할 지, 우려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타임>과 <인디펜던트>는 “우리를 그대로 둬(leave us alone)” “윌리엄 왕자가 다이애나처럼 파파라치의 추격 당하다 (Prince William ‘chased by paparazzi like Diana)”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영국 왕실은 파파라치의 공격적인 취재에 맞서서 개인의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휘팅게일 보수당 의원도 언론 불만위원회를 통해 “위협을 가하면서 사진이 찍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이를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지적이 받아들였는지, 일부 언론에서는 이런 사진을 게재하지 않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파파라치의 목숨을 건 질주가 그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파파라치들은 사진 한 장만 잘 찍으면 무려 2만 파운드(3700여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밝혔다. 파파라치들은 사진을 위해서 며칠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오늘도 파파라치들은 어딘가에서 윌리엄 왕자와 미들턴의 뒤를 슬그머니 밟고 있을 것이다. 멋진 사진 한 장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태그:#파파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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