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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장 서남부에 위치한 파미르고원의 산악지대. 위구르족은 1933년 파미르고원에 인접한 카슈가르에서 '동투르키스탄이슬람국'을 건국했었다.
ⓒ 모종혁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공안기관은 1월 5일 신강 서남부 파미르고원 산악지역에 있던 테러리스트의 훈련기지를 급습하여 18명을 사살하고 17명을 체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8일 보도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공안청 바옌(巴燕, 여) 대변인은 "훈련기지를 수색하고 테러분자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양측 간의 무력충돌이 벌어져 신장 공안도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테러분자들에게 반격하는 과정에서 18명을 사살하고 17명을 체포했으며 자체 제조한 수류탄 22개와 제조중인 수류탄 1500여개도 노획했다"고 밝혔다.

@BRI@바옌 대변인은 "이번에 발각된 테러 훈련기지는 '동(東)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가 설립한 것"이라며 "소수의 테러분자가 탈출하여 현재 추적중"이라며 상세한 상황에 대해서는 추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훈련기지 세운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은 지난 1990년대 초부터 활동한 신장 분리독립 운동단체 중 하나로, 신장에서 위구르인이 주체가 된 동투르키스탄 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구르족은 이번 사건이 벌어진 파미르고원에 인접한 카슈가르(喀什)에서 1933년 '동투르키스탄이슬람국'을 건국한 바 있다.

1949년 중국에 의해 점령당한 신장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신장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저항운동이 지속되어 왔다. 중국도 9.11 테러사건 이후 신장 분리독립단체들이 오사마 빈 라덴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2002년 1월 중국정부가 발표한 <반테러백서>에 따르면, "중국 외부에 근거를 둔 신장 분리독립 운동단체들이 빈 라덴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면서 "지난 수년간 신장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은 대부분 이들의 소행"이라 지적했다.

<반테러백서>는 "빈 라덴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분리주의자들 등이 신장 분리주의자들에게 무기와 탄약, 통신 및 운송장비 등을 공급했다"면서 "빈 라덴은 ETIM가 신장에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를 건설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여러 테러단체들과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ETIM은 중국정부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2002년 9월 유엔 총회에서 테러조직으로 지정됐다. 같은 해 10월에 중국 인민해방군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ETIM의 소탕을 목표로 키르기스스탄에서 처음으로 해외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ETIM을 이끌던 핵심간부 중 하나인 하산 마숨은 2003년 10월 국경지대에서 파키스탄과 합동 대테러작전을 진행하던 중국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전해진다.

▲ 한 이슬람사원 앞에서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 위구르족은 인종, 언어, 종교, 문화 등에서 한족과 전혀 다르다.
ⓒ 모종혁
재작년 10월 무장투쟁 선언

중국 공안부는 2003년 12월 ETIM와 함께 신장의 분리운동을 이끌어 온 동투르키스탄해방기구(ETLO), 세계위구르청년의회(WUYC), 동투르키스탄정보센터(ETIC) 등 4개 단체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핵심조직원 11명의 명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공안부는 "ETIM를 포함한 4개 신장 분리독립 테러조직이 서로 연계하면서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의 자금지원을 받으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훈련을 받고 있다"면서 당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로 조성된 반테러 분위기를 이용, 신장 분리독립 단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었다.

2005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22회 '세계법률대회' 석상에서 자오융천(趙永琛) 공안부 반테러국 부국장은 "지난 10여 동안 신장 독립운동 단체들에 의한 테러가 260여 차례 일어나 사망 160여명, 부상 440여명 등 인명손실이 발생했다"면서 "ETIM를 비롯한 신장 분리독립 세력은 중국을 위협하는 주요 테러집단"이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ETIM와 더불어 가장 많은 조직원을 거느린 것으로 알려진 동투르키스탄해방조직(ETLO)은 2005년 10월 중국에 대해 처음으로 무장투쟁을 공식 선포했다. ETLO는 신장자치구 성립 50주년을 맞아 발표한 영상 메시지에서 위구르족 동포들에게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신장을 강제 점령하고 위구르족 공동체를 파괴하는 중국정부에 무장투쟁을 전개할 것을 호소했다.

▲ ETIM의 훈련기지 소탕사건을 주요 뉴스(빨간 선안)로 보도한 신화사 홈페이지.
소탕사건 보도에 미온적인 신장 언론매체들

한편 이번 훈련기지 소탕사건을 전하는 중국 언론매체의 보도에 미묘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사건을 처음 보도한 관영 신화사 홈페이지(www.xinhuanet.com)는 관련 뉴스를 동영상과 함께 주요 뉴스 중 하나로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위치한 신화사 신장뉴스 홈페이지(www.xj.xinhuanet.com)는 오늘 오후에야 훈련기지 소탕소식을 전하고 있다. 신장자치구정부가 발행하는 <신장일보>(www.xjdaily.com) 또한 뒤늦게 관련뉴스를 보도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각종 이미지와 동영상까지 동원하여 대대적인 보도를 하는 중국 중앙언론매체와 달리 신장지역 언론매체들은 간략한 사실 전달에만 치중하는 점이다.

이는 신장 분리독립 운동단체들의 활동상을 현지 위구르인들에게 전달하지 않으려는 모종의 조치로 추측되고 있다. 외국과의 교류 증대와 인터넷의 발달로 분리독립 단체들의 존재가 신장 구석구석에 알려지면서 여기에 참여하려는 위구르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월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005년 중국 공안은 신장에서 분리독립운동에 관여한 테러혐의자 1만8000여명을 체포했다"면서 "이들은 국가안보를 위협하거나 테러활동을 한 혐의로 구금되었는데 이중 상당수는 법적 절차도 거치지 않고 구금되어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인종, 언어, 종교, 문화 등이 한족과 전혀 다른 신장의 위구르족 문제는 앞으로 중국에게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태그:#신장, #위구르,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 #ETIM,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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