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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년된 아름드리 나무가 단 하루 만에 잘려나가고 있다. 전남대생에게는 자랑거리이고 지역주민들에게는 소중한 휴식처인 이곳이 아무런 통보도 없이 잘려나가 파장이 예상된다.
ⓒ 장성필
광주광역시 용봉동에 위치한 국립전남대학교는 50여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전남대학교에는 수십년 된 나무들과 울창한 수목이 있으며 용지라고 하는 큰 연못이 있다. 이러한 수목과 용지는 이곳을 다니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곳 지역 주민들에게도 커다란 자랑거리이며 휴식 공간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전남대학교는 많은 건물을 올리는 각종 공사로 인해 울창한 수목이 자르고 있다. 커다란 키를 자랑하던 나무들은 몸통만 남긴 채 잎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러한 나무들이 단순히 몇 년 된 작은 나무들도 아니고, 병에 걸려 생명을 다한 나무들도 아니라는 것이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공사를 하는 데 방해가 되고 건물을 올리기 위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이유에서 이다.

5월 22일 잘려나갔던 나무들이 위치한 맞은 편에는 지금 교수연구동이 올라가고 있다. 그곳에는 원래 전남대학교 출판부가 있던 자리이다. 몇 남지 않은 고풍스런 옛 건물이었고 그 주변에는 많은 나무들이 있었다. 하지만 공사가 시작되면서 건물은 헐리고 나무들은 잘려나가고 말았다. 그리고 공동구 공사를 하면서 교내 곳곳에 있던 아름드리 나무들은 잘리고 잔디밭은 사라지고 말았다.

특히 이번에 베어지고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는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데도 잘려나가고 있다. 전남대 후문에서 학교로 들어가는 100m 정도되는 길 한쪽을 가득채웠던 푸르던 잎들을 이제 더이상 볼수도 없고 한여름 따가운 햇볕을 가릴 아무런 보호막도 없게 된 것이다. 지역 주민들은 좋은 휴식 공간을 잃게 되었으며 이곳을 다니는 학생들에게도 소중한 자랑거리 하나가 사라지게 된 셈이다.

전남대 주변 용봉동, 신안동, 중흥동, 오치동 등에는 주민이 쉴 수 있는 공원이나 산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일정 부분 전남대학교가 지역 주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고 주말이면 많은 지역주민들이 자녀들과 함께 와서 운동도 하고 휴식을 취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커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비난이 무서워서인지 전남대학교는 학교 홈페이지의 의견 게시판을 닫아 이에 대한 의견글을 쓸 수 없게 해 놓았다.

지금은 70, 80년대 밀어붙이기식 개발 지상주의가 판치는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이곳 전남대에는 아직도 그러한 사고 방식이 존재하고 있다. 전남대학교는 국립대학교이고 국민의 세금으로 일정 부분 운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공공성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사를 강행할 때에는 학생과 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토의를 거친 후에 했어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과 이곳 주민들은 그러한 사실조차 몰랐고 단 하루만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베어져 아쉬움과 함께 분통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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