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국 신부 10만인클럽 특강 맛보기

정작 '신부님'은 이 영화를 어떻게 봤을까요? 대선 결과와 맞물려 '힐링 영화'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레 미제라블>에 대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총무인 김인국 신부(옥천성당 주임신부)는 "우리만 얻어터지는 게 아니구나, 역사 속에 지나간 분들도 눈물을 많이 흘리셨구나 하는 데서 공감을 일으킨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화는 참 더디게 바뀌는 세상이지만 어떻게든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던 이들의 이야기다. 당장 바뀌진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 움직이면 언젠가는 바뀐다. 그 가운데는 우리 세대가 맛볼 수 없는 것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을 위해서 늘 싸우는지도 모른다. 앞서 간 사람들이 쌓아놓은 그 위에 우리가 서 있고, 우리가 스러진 그 자리를 밟고 또 다른 이들이 역사를 그려나갈 것이다. 그렇게 이어져 우리가 있고, 다음 세대가 이어질 것이다."

1월 14일 "다시 5년, 김인국 신부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의 신년특강이 열렸습니다. 김 신부는 '이명박 5년' 동안 4대강 파괴, 용산 참사, 쌍용차 해고, 강정 구럼비 싸움 등의 현장에서 거리를 성전 삼아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의 편에 서 있으셨는데요. 때문에 대선 결과가 더욱 가슴 아팠다고 고백하셨습니다.

"너무나 억울하다.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가 아니라 꼭 이겨야만 하는 선거였다. 지난 5년은 천주교의 역사에서 특별했다. 거리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 눈물과 한숨으로 밤을 지새우는 분들을 일상으로 보내드려야 했는데…. 앞이 캄캄하다. 삼성이 특검으로 도리어 위풍당당해졌듯이, 유신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의기양양해졌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을 받아 삼성의 천문학적 비자금의 실체와 전방위 불법 로비를 폭로하면서 경제민주화의 포문을 열었던 김 신부는 당시 사건에 대해 "괜히 했다 싶다"고도 말하며 "결과적으로 삼성은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보편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마찬가지로 "70년대 유신정권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긴급조치 등의 별의별 수단을 썼지만, 이젠 그런 것 없이도 (유지) 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요.

대중의 표심에 대해선 "공공적 대의보다는 개체적 안정에 대한 강력한 열망, 강자에 대한 선망, 전체주의적 질서에 대한 동경 등이 분출되었다"며 <한겨레>의 이계삼 칼럼을 인용한 뒤, "사람들이 기가 많이 꺾여 사는구나"라고 공감을 표시했는데요. 아울러 "따라서 경제적 공황상태가 본격화되면 생존경쟁은 살벌해질 것이니 명심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신부는 "그렇다고 (51.6%의 사람들을) 원망해서는 안 되고, 역사가 우리를 반기지 않는다고 실망할 거 없다"라며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예수의 탄생인 성탄은 '찬양과 경배'가 아니라 '술렁거림과 칼'이었으며,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출애굽의 지도자 모세도 약속의 땅 '가나안'을 밟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즐거움에는 '맛'이 있듯이 괴로움에는 '값'이 있다. 혹시 (대선 결과 등에 관한) 멘붕의 밑바닥에는 내가 심어서 내가 거두지 못한 아쉬움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 희망은 희망이 있는 데서 찾는 거 아니다. 희망은 희망이 없는 곳에서 찾아지는 것이다."

이 날은 10만인클럽 회원들과의 신년하례회를 겸하는 자리로서 특강 시작 전 간단한 다과시간을 마련했습니다. 1시간 30여 분에 걸쳐 진행된 강연에서 70여명의 청중들은 질의응답 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지만 김인국 신부는 특유의 호방함을 보이며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회원께서는 영상을 통해 생생한 현장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이 동영상은 김인국 신부의 강연 맛보기 동영상입니다. 특강 전체는 10만인클럽 회원님들께만 제공되는 유료 서비스입니다. 아직 10만인클럽에 가입하지 않으신 분께서는 가입 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오마이TV | 2013.02.0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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