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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출가해서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명상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편집자말]
인터넷에서 명상을 찾아보니, 주로 "알아차림", "마음챙김", "행복", "힐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팔풍"과 같은 개념은 자주 언급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명상을 한다면 우선 내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들을 분명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팔풍(八風)"의 개념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팔풍이란 말 그대로 여덟 가지 바람입니다. 이것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바람이 불면 어떤 일이 생깁니까? 바람은 만나는 것들을 움직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내면이 움직일 만큼 강한 힘을 가진 것들을 바람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달리 말해서 팔풍이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만큼 강력한 여덟 종류의 힘을 뜻합니다. 

팔풍은 네 가지 상반된 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는 이(利)와 쇠(衰)입니다. 즉 이득과 손해(gain&loss)를 뜻합니다. 바로 일차적인 충동이기도 합니다. 누군가 도와달라고 하면 '왜 도와야하지? 나한테 무슨 이득이 있을까?'부터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이익이 되거나 손해가 되는 이(利)와 쇠(衰)가 팔풍의 첫번째 쌍입니다. 

두번째 쌍은 훼(毁)와 예(譽) 즉 불명예와 명예(infamy&laudation)입니다. 이건 무슨 뜻일까요? 바로 나쁜 평판과 좋은 평판입니다. 요즘 우리는 혼자있는 걸 선호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떤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우리는 좋든 싫든 그 안에서 다른 이들과 소통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가족, 학교, 직장, 나라, 동호회 등 여러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로부터 개인적인 평판을 얻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사람들은 나에 대해서 그들만의 평가가 있습니다. 설령 우리가 그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세번째 쌍은 칭(稱)과 기(譏) 즉 칭찬과 비판(praise&criticism)입니다. 마지막 쌍은 고(苦)와 락(樂) 즉 고통과 즐거움(suffering&joy)입니다. 

이것이 마음을 움직이는 여덟 가지 힘입니다. 우리는 칭찬들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누군가 나를 비판하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그럴 때 우리 마음은 자동으로 거기에 응합니다. 

예로 어떤 사람이 "정말 음식 솜씨가 좋으시네요?"라고 말하면,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많은 경험이 있다고!'하고 우쭐해집니다. 그것이 바로 팔풍 중 "칭"의 한 예입니다. 이렇게 "칭과 기"는 보통 즉각적인 반응을 만들어냅니다. 

반면에 "훼와 예" 즉 평판은 더 오랜 시간을 두고 생깁니다. 게다가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판은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됩니다. 

자신의 마음을 더 잘 알고 싶다면, 이런 외부 힘들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두어야 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요동칠 때, 무엇이 원인이 되었는지 더 수월하고 빠르게 식별하게 될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평판은 시간이 더 소요되고, 힘도 더 큽니다. 어떨 때에는 사실과 무관하게 여러 사람들이 특정한 사람을 쳐다보고, "저 사람은 사악합니다. 모두 다 저사람을 조심하세요!"라고 말합니다. 그런 게 바로 "훼(毁)" 즉 불명예 또는 훼손입니다. 

누군가 우리를 비난하면, 그냥 그 한 사람만 쏘면 됩니다. 그러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판의 힘은 훨씬 더 큽니다. 다루기가 더 어렵습니다. 

이렇게 팔풍은 우리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힘입니다. 우리의 삶은 쉬지 않고 팔풍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힘들을 잘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어떤 힘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지조차 모른다면 계속 혼란 속에 살아야 할 것입니다. 

작은 힘들은 알아차리는 즉시 제압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힘이 커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명상으로 팔풍을 더 잘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리고 더 잘 대처할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알아차리고 다스려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들을 팔풍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알아차리고 다스려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들을 팔풍이라고 부릅니다.
ⓒ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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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 동시 발행합니다.


태그:#결가부좌, #명상, #참선, #수행, #마음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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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위산사에서 영화스님의 제자로 출가했고,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정진하며 선 명상과 대승불교를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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