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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무설탕 주의자인데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설탕 들어간 것들을 만들게 된다. 전에 올린 전통 크리스마스 푸딩(관련기사: 불 붙여 먹는 플럼 푸딩, 이렇게 만듭니다 http://omn.kr/1w59r)도 그랬고, 남편이 연말에 만드는 너트 간식도 그랬고... 이렇게 전통 레시피들은 설탕을 대체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은 그냥 눈 딱 감고 타협하는 걸로.
 
오렌지껍질 초콜릿
 오렌지껍질 초콜릿
ⓒ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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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걸 굳이 만들고 싶었느냐 하면, 

1. 딸이 예전에 어디서 먹어봤는데 무시무시하게 비싸고 맛있다고 했다. 방학을 맞아 딸이 오는 날이 코앞에 닥쳤으니 해서 먹여주고 싶었다.

2. 지난번 크리스마스 푸딩 만들 때 재료로 구입한 오렌지 껍질을 먹어봤는데, 설탕 범벅이었지만, 그 오렌지 향이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죄책감을 덜 수 있도록 집의 재료로 좀 덜 달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3. 캐나다 동부에 사시는 시누님께 보내는 꾸러미에 넣으면 예쁠 거 같아서 겸사겸사 내친김에 시작!

그래서 오렌지를 사 왔다. 이렇게 껍질을 먹는 오렌지나 레몬 같은 것들은 유기농으로 구입하기를 추천한다. 아무래도 겉에 묻은 농약이나 왁스가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일반 오렌지라면, 베이킹파우더를 듬뿍 뿌려서 벅벅 문질러 씻어주고, 뜨거운 물로 한 번 더 씻어주면 좋다.  
 
오렌지 껍질을 까서 다시 길게 잘라준다.
 오렌지 껍질을 까서 다시 길게 잘라준다.
ⓒ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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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는 6등분의 칼금을 낸 후 벗겨내고, 그것을 다시 세로로 5등분 정도로 자르면 적당하다. 속껍질은 벗겨낼 필요 없다. 그 부분이 좀 있어야 씹을 때 촉촉 폭신해서 좋다. 이렇게 하면 오렌지 1개당 30개의 오렌지 껍질 간식이 나온다. 선물용으로 한다면, 오렌지 2개로 3인용 선물은 될 거 같다.

이것들을 냄비에 담고, 딱 잠길만큼만 물을 부어 끓여준다. 5분 정도 끓이고 물은 쏟아버린다. 이렇게 두세 번 정도 반복하면, 속껍질의 텁텁한 맛을 많이 뺄 수 있다. 끓이면 물이 노랗게 되어서 아깝다 싶지만, 향긋한 맛이 그렇게 쉽게 빠지지는 않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제 냄비에 물과 설탕을 넣어서 시럽을 만든다. 물과 설탕의 비율은 기본적으로 설탕:물이 1:1이다. 약간 윤기가 흐르는 예쁜 상태를 원하면 그렇게 하고, 좀 덜 달게 하고 싶다면 설탕을 반 정도로 줄여도 괜찮다.

이때, 오렌지의 맛이 더 강하게 나게 하고 싶다면, 껍질을 까고 남은 오렌지로 즙을 내서 물과 섞어서 넣으면 좋다. 액체를 냄비에 넣고, 그 위에 설탕을 뿌린 후, 중간 불로 녹여준다. 다 녹고 나면 거기에 오렌지 껍질을 던져 넣고 저어준다. 물의 양은 오렌지 껍질이 간신히 잠길 정도면 된다.

불을 중약불로 해서, 넘치지 않게 뚜껑을 덮고 졸여준다. 상태를 봐 가면서 끓이고, 가끔 한 번씩 저으며 상태를 보면 좋다. 시럽이 졸아들어 윤기가 날 때쯤이면 된다. 대략 40분~1시간 정도 끓이면 적당하다.
 
설탕물에 오렌지가 간신히 잠길만큼 준비하여 한시간 졸여준다
 설탕물에 오렌지가 간신히 잠길만큼 준비하여 한시간 졸여준다
ⓒ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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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박하게 졸아들고 윤기가 살짝 돌면 준비가 된 것이다
 잘박하게 졸아들고 윤기가 살짝 돌면 준비가 된 것이다
ⓒ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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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건져서 식힐 차례. 하나씩 건져서 식힘망에 얹어줬다. 이대로 어느 정도 말려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건조기에 넣어서 바싹 말려버리면 딱딱하고 질겨서 못 먹는다. 실온에서 말린다면 반나절 정도면 적당하다. 밤에 만들어놓았다면, 다음날 아침에 마저 작업하면 된다. 약간 쫄깃하면서 질기지 않으면 된다. 사실 이 상태에서 그대로 먹어도 된다. 하지만 초콜릿을 입히면 열 배 이상 맛있어진다. 
 
서로 겹치지 않게 잘 펼쳐서 완전히 식힌다
 서로 겹치지 않게 잘 펼쳐서 완전히 식힌다
ⓒ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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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콜릿을 녹여준다. 오렌지 껍질이 이미 달기 때문에, 초콜릿은 70% ~ 100%의 다크 초콜릿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미리 작은 사이즈로 잘라줘야 골고루 빨리 녹는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경우, 한꺼번에 1분씩 돌리지 말고, 30초 정도 돌리고 꺼내서 섞어주고, 다시 30초... 이런 식으로 반복한다. 안 그러면 쉽게 타버리고, 쓴 맛이 난다.

예쁘게 하려면, 손가락으로 잡아서 하나씩 초콜릿을 입혀준다. 그러면 오렌지색이 갈색 초콜릿과 만나서 투톤이 되면서 눈의 즐거움을 상승시킨다. 초콜릿을 입힌 오렌지 껍질은 유산지 위에 나란히 늘어놓고 말린다. 식힘망 같은 곳에 올려놓으면 다 달라붙는다. 반드시 유산지를 사용하여야 나중에 깨끗이 떨어진다. 
 
녹인 초콜릿을 묻힌 후, 유산지에 펼쳐 말린다. 남은 시럽이 아까워서 집에 있는 레몬과 라임을 잘라서 졸인 후 함께 작업하였지만, 껍질만 사용한 것이 더 맛있었다
 녹인 초콜릿을 묻힌 후, 유산지에 펼쳐 말린다. 남은 시럽이 아까워서 집에 있는 레몬과 라임을 잘라서 졸인 후 함께 작업하였지만, 껍질만 사용한 것이 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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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투톤 색감을 포기하면 좀 더 빠르게 작업할 수 있다. 오렌지껍질 여러 개를 한꺼번에 초콜릿에 집어던져 넣고 젓가락으로 건져서 놓으면 된다. 빨리 굳힌다고 냉장고에 넣는 것보다 실온에서 굳히는 것이 더 좋다. 빨리 굳히면 손으로 만졌을 때 더 빨리 녹기 때문이다. 급하게 생긴 결정의 입자가 커서 그렇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온에서 완전히 굳히기를 추천한다.
 
녹인 초콜릿에 던져 넣고 젓가락으로 하나씩 집어서 유산지에서 굳히면 쉽다.
 녹인 초콜릿에 던져 넣고 젓가락으로 하나씩 집어서 유산지에서 굳히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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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후에는 밀봉해서 냉장 보관하면 한 달은 너끈히 먹을 수 있다. 선물할 때에는 투명한 비닐에 넣고 리본으로 묶으면 예쁘다. 아니면 작은 상자에 담아도 좋다. 아무 생각 없이 먹으면 한 없이 집어먹게 되는 고급진 맛의 간식이다. 

서부 시누님댁으로 보냈더니, 이거 원래 좋아하는데 어떻게 알고 보냈느냐는 반응이 왔고, 엊그제 도착한 딸은, 역시 엄마표가 최고라며, 냉장고에서 들락날락 하나씩 꺼내먹는다. 물론, 남편도 좋아하고, 단 거 안 즐기는 나도 자꾸 손이 가니 큰일이다! 연말에는 역시 허리 둘레가 늘 수밖에 없는 듯하다.

<< 오렌지 껍질 초콜릿 >>

재료: 오렌지 5개, 오렌지 즙 1컵, 물 1컵, 설탕 2컵, 70% 이상 다크초콜릿 300g

1. 오렌지 껍질을 벗긴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준다.
2. 냄비에 넣고, 찬물을 잘박하게 담은 후 5분 정도 팔팔 끓여준다. 
3. 체에 받혀내고, 다시 물 부어 끓여서 버리기를 2~3회 반복한다.
4. 체에 걸러주고, 물이 빠지는 동안 오렌지 즙을 짠다.
5. 오렌지 즙 1컵과 물 1컵을 섞어주고, 설탕을 넣어 불을 켠다.
6. 설탕이 다 녹으면 오렌지 껍질을 쏟아 넣고, 고루 묻게 저어준 후 졸여준다.
7. 40분~1시간 정도 졸이고 나서 건져낸다.
8. 식힘망에 낱낱이 떼어서 올리고, 완전히 식도록 기다린다.
   실온에서 2시간~반나절 정도면 적당하다
9. 겉면의 설탕이 어느 정도 굳으면, 초콜릿을 준비한다.
10. 초콜릿은 잘게 썰어서 중탕이나 전자레인지로 녹여준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때에는 한 번에 많이 돌리지 말고, 30초씩 돌리고 저어주고 확인하는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지 않으면 쉽게 타버린다.
11. 쟁반에 유산지를 깔고 하나씩 집어서 초콜릿에 적신 후 건져 놓는다.
12. 완전히 마르면 밀봉하여 보관한다. 대략 150개 분량이 나온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브런치에도 같은 내용이 실립니다 (https://brunch.co.kr/@lachou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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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거주하며, 많이 사랑하고, 때론 많이 무모한 황혼 청춘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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